How To Live As A Writer In A Fantasy World RAW novel - Chapter 635
■ 634화. 건강한 몸 (3) □ ᓚᘏᗢ
건강한 몸의 효과는 굉장했다. 저 말을 제외하고는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신성력이 사라지기 전까지는 그 누구도 몸에 해를 끼칠 수 없으며 체력은 대폭 상승했다.
또한 나에게 이성적인 호감을 갖고 있는 사람, 그러니까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독특한 효과가 나타났다.
“얼굴은 여전히 깨물어주고 싶을 정도로 잘생겼는데 몸을 보니까 와······ 감탄만 나오더라. 그리고 안기고 싶다는 욕구가 드는 거 있지?”
“그래? 아델 누나는?”
“나도 똑같아. 관계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냥 안기고 싶다? 그런 충동이 올라와서······”
가까이 접근하면 그냥 안기고 싶다는 욕구가 든단다. 그 욕구 안에 성욕이 포함된 나머지 끝까지 해버린 거고.
내 몸에서 은은하게 피어나오는 기운, 그러니까 신성력이 사람을 끌리게 만든다고. 꿀벌이 꽃을 찾는 것처럼 말이다.
다행히 모든 사람에게 통하는 건 아니다. 어디까지나 나에게 이성적인 호감을 갖고 있는 사람에 한해서다.
혹시나 싶어서 부모님에게 물어봤더니 향수 뿌렸냐고 묻더라. 편안한 느낌이 드는 건 덤이다.
“우으응.”
“오빠가 좋니?”
“응. 조아.”
여동생, 릴리는 나에게 시도때도 없이 안겼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내 안에 안기는 걸 좋아하더라.
이제 짧게나마 말을 할 수 있게 된 릴리다. 빨간 머리카락과 황금색 눈동자가 정말 잘 어울리는 여동생.
나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면서 몸을 꼼지락거렸다. 좀 더 편하게 안길 수 있도록 해주기 위해서다.
“고모. 이제 아리엘이 안길거야. 나와.”
“시러. 저리 가!”
“고모가 양보해줘! 아리엘도 아빠한테 안길거야!”
그 모습에 질투가 난 건지 아리엘과 릴리가 투닥거리며 싸웠지만.
겉으로 보기에는 아리엘이 더 나이가 많아 보이지만 서로 비슷하다. 아리엘이 천사여서 그렇지.
결국 둘 다 품에 안는 걸로 타협했다. 다행히 어느 순간 둘 다 잠을 자기 시작해서 몰래 빠져나왔다.
“이러다가 우리 아이도 너한테만 안기는 거 아니야?”
개인 침실로 돌아오자마자 마리가 먼저 꺼낸 말이었다. 나는 여기에 따로 부정하지 않았다.
실제로 그럴 것 같았으니까. 당장 릴리와 아리엘도 이러는데 우리 아이도 그럴 확률이 매우 높다.
“그럴지도 모르지. 그런데 잠은 안 자도 괜찮아?”
“별로 피곤하지 않아서. 오랜만에 영양 보충을 해서 그런가?”
어젯밤의 일을 영양 보충으로 비유하는 마리. 나는 그 비유를 듣고 마리를 지그시 바라봤다.
원래라면 그녀는 지금 이 시간에 잠을 자는 편이다. 임신한 이후로 하루의 반 정도는 잠으로 채웠으니까.
하지만 오늘은 다르다. 낮잠을 자는 건 똑같지만 잠으로 기력을 회복하는 시간이 훨씬 줄어들었다.
새하얀 피부와 머리카락에도 생기가 가득하다. 정말로 영양 보충을 한 것처럼 말이다.
한창 성욕이 왕성하던 시절에 나를 쥐어짤 때마다 피부에 윤기가 흐르던 그녀다.
허나 그때는 ‘느낌’에 가까웠지, 지금처럼 진짜로 그러지는 않았다.
“아델 언니도 그렇지? 지치지 않고 힘이 나는 것 같아.”
“응. 막 끝냈을 때는 죽는 줄 알았는데······ 푹 자고 일어나니 온몸에 힘이 넘치는 것 같아.”
함께 밤일을 끝마쳤던 아델리아도 다를 게 없다. 얼굴에 꽃이 피어오른 것처럼 생글생글 웃고 있다.
컨디션이 좋을 때나 보이는 아델리아만의 반응이다. 뭐, 둘 모두 컨디션이 좋다니 다행이니 상관없는 문제겠지.
다만 이제 두 명만으로는 밤을 버틸 수 없다. 건강한 신체를 얻기 전에는 두 명만 있어도 새벽 내내 운우지정을 나눌 수 있었다.
하지만 더이상 그것조차 힘들다. 자정이 되기도 전에 둘 다 나가떨어지더라. 나는 팔팔하기 그지 없었고.
“이제 공공재라고도 못 놀리겠어. 나도 운동을 해야되나? 아델 언니가 도와줄래?”
“알았어. 대신 지금 말고 출산 후에. 지금은 다른 사람을 부르는 식으로 해야 될 거야.”
“그러다 한 명이라도 임신하면 큰일나는데······ 빨리 리나를 꼬드겨야 되나?”
진지하디 진지한 분위기에 웃어야할지 함께 고민해야할지 모르겠다. 마리와 아델리아는 진심이다.
건강한 신체를 얻기 전까지는 밸런스가 맞아떨어졌는데 오늘부로 주도권이 완벽하게 넘어온 듯했다.
나야, 그녀들을 만족시키는 게 우선이라 개의치 않다. 도리어 남자로서 자존심이 무럭무럭 자라나는 느낌이다.
“대체 신전에서 뭘 했길래 그런 몸을 갖게 된 거야? 무슨 고행이라도 겪었어?”
그런 고민도 잠시, 마리는 근본적인 질문을 꺼냈다. 아델리아도 그걸 듣고 나에게 고개를 돌렸다.
하기야 이들 입장에서는 하루 아침도 아니고 고작 몇 시간만에 사람이 달라진 셈이다.
원래도 몸이 좋았는데 거기서 한 단계도 아니고 몇 단계나 업그레이드됐으니.
“고행이라면 고행이긴 한데······ 이걸 설명하려면 조금 길어. 진지한 이야기이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도 들어야 된다는 거지?”
“응.”
아무래도 수명과 깊은 관련이 있다보니 애인들은 전부 들어야 되는 이야기다.
한 명 한 명 따로 얘기를 나눠도 상관없다. 하지만 서로 의견을 조율할 필요가 있으니 한 자리에 모이는 게 낫다.
가족들에게는 내가 따로 사실을 밝힐 예정이다. 애인들은 평생을 함께 할 동반자라면, 가족은 본인만의 삶을 즐기고 있었으니.
대신 마리와 아델리아 이 둘에게는 미리 말해야겠지. 그래야 나중에 조금이라도 진척이 있을 테니.
“우선 둘에게만 얘기할게. 어떤 일이냐면······”
나는 두 사람에게 그동안 있던 일을 하나둘씩 밝혔다. 우선 건강한 신체를 얻기 위해 고행을 거친 것부터다.
지난번 모라의 고행과 달리 루미너스는 완급 조절을 잘 하여 내가 피폐해질 일은 없었고, 도리어 깡만 늘었다는 것까지.
두 사람은 고행을 거쳤다는 소리에 순간적으로 표정이 굳었지만, 이야기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표정이 점차 풀렸다.
“다행이네. 나는 또 손목을 자른다는 소리가 또 나올 줄 알았어.”
“이제는 자르지도 못할 거야. 신성력이 항상 내 몸을 보호하고 있거든.”
“그러면 이제 네 볼을 세게 깨물어도 돼?”
“한 번 해볼래?”
이건 나도 궁금하다. 여태까지 마리는 나를 향한 애정을 볼 깨물기를 여러번 시전했다.
가끔 힘조절에 실패해서 내 볼에 치아 자국을 선명히 남기는 경우도 있다. 그때마다 조금 자제했었지.
마리는 나에게 슬금슬금 다가오다가 내 얼굴을 살포시 붙잡았다. 그리고 그윽한 눈빛으로 쳐다보더니 행동에 나섰다.
“앙!”
북극곰처럼 내 뺨을 강하게 깨무는 그녀. 하지만 일정 수준의 감각만 느껴질 뿐이지, 그 이상의 고통은 없었다.
“안 아파?”
“안 아픈데?”
“히히. 앙!”
원없이 내 뺨을 깨물어도 된다 판단한 건지 마리가 한 번 더 뺨을 깨문다.
아예 잘근잘근 씹는 느낌까지 나는 걸 보면 어지간히도 내가 좋은 듯하다. 나는 그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마음 같아서는 이대로 본방까지 진행하고 싶었으나 설명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에 마리를 조심스레 떼어놓고 진정시켰다.
“보다시피 나는 신성력을 받는 몸이 아닌, 남들에게 주는 몸을 얻은 거야. 너랑 아델 누나가 힘이 나는 이유도 신성력 때문이겠지.”
“그러면 너랑 하면 할수록 우리의 몸도 더 좋아진다는 거네?”
“조금 날로 먹는 느낌이 있지만······”
마리는 눈을 반짝이며 좋아하는 반면, 아델리아는 기사로서의 양심이 찔리는 모양이다.
하기야 신체 단련이 얼마나 힘든지 잘 아는 그녀이기에 날로 먹는 느낌이 강할 것이다.
자기가 직접 움직일 필요가 없는데다가 기분까지 좋아지는 운동? 모든 사람들이 원하는 운동이다.
“응. 그리고······ 둘뿐만 아니라 레오나도 포함될 거야. 수명과 깊은 연관이 있거든.”
“수명?”
“응. 수명.”
상당히 민감한 사안이다. 역사적으로 종족의 한계를 초월한 인간들은 셀 수도 없이 많다.
그러나 이들조차 수명의 한계는 넘길 수 없었다. 다른 건 몰라도 수명만큼은 신들이 직접 정한 법칙이다.
신들로서는 가장 예민하게 반응할 ‘순리’와 밀접하니 당연한 일이다.
“만일 내가 정말로 신성을 갖게 된다면, 나는 수명의 한계를 초월할 거야. 어쩌면 엘프나 마족들보다 오래 살지도 모르지.”
“··· ···”
“하지만 마리나 아델 누나, 그리고 레오나는 아니잖아? 100년 후면 자연의 품으로 돌아갈 거야. 결국 헤어져야된다는······”
“싫어.”
내가 미처 말을 끝내기도 전에 마리가 먼저 말을 잘라버렸다. 이에 시선을 돌려 그녀를 쳐다봤다.
임신으로 인한 감정 기복 때문인지 몰라도 그녀는 불퉁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눈치가 빠른 그녀이니 눈치챘을 수도 있고.
“난 너랑 헤어지고 싶은 마음은 눈꼽만큼도 없어. 너는 나랑 아델 언니랑 헤어지고 싶어?”
“······아니.”
“아델 언니는?”
마리는 나 다음으로 아델리아에게 질문했다. 갑작스러운 질문에 아델리아는 당황한 것도 잠시, 고민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그 고민조차 마음에 들지 않았을까. 마리는 아델리아의 속마음을 꿰뚫었는지 먼저 입을 열었다.
“설마 아이작이랑 지내면 지낼수록 폐가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은 한 건 아니지?”
“으, 응? 아, 아냐! 그런 건······!”
“그러면 가슴에 손을 얹고 고민해봐. 나는 평생동안 사랑하는 사람이랑 지내고 싶다! 지금처럼 아이작이랑 섹스하면서 지내고 싶다! 어때?”
“··· ···”
다소 직설적인 표현이었지만 실로 그녀다운 질문이다. 마리는 이따금씩 사람의 심리를 정확히 꿰뚫고 있다.
아마 특유의 독심술 때문이겠지. 마리는 사람의 본심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으니까.
아델리아도 그 점을 알아차렸는지 피식 웃을 뿐이었다. 아무래도 결정을 내린 듯하다.
“역시 너다운 질문이네. 양심이 찔려서라도 거짓말을 못 하겠어.”
“그것 봐. 누누이 말했지만 언니는 욕심을 부려도 된다니까? 지금보다 더 오래 살 텐데 아이 한 명 없이 지내려고? 최소 5명은 욕심을 내야지!”
“······넌 대체 몇 명이나 낳으려고?”
어처구니가 없어진 아델리아가 마리에게 물었다. 이건 나도 어이가 없어서 그녀를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그에 마리는 내 쪽으로 시선을 옮기더니 얼굴을 빤히 쳐다봤다. 그러더니 손가락으로 숫자를 세는 것이 아닌가.
입으로 ‘3년에 한 명씩······’이라 중얼거리고 있었는데, 그걸 듣고는 살짝 아찔해질 뻔했다.
더 압권인 건 본인도 세다가 포기했다는 것. 그녀는 어깨를 으쓱거리며 평온한 목소리로 말했다.
“글쎄? 난 아이는 계획적으로 낳는 게 아니라 생각하거든. 그리고 전에 축구 인원수만큼 채울 거라고 말했잖아? 일단 이것부터 해야지.”
“······왜 그리 많이 낳고 싶어하는 거야? 난 이해가 안 가는데.”
“그만큼 너를 사랑한다는 거지. 앙!”
사랑스럽게 말한 그녀는 사랑을 듬뿍 담아 내 뺨을 깨물었다. 어찌된 일인지 전보다 나를 향한 사랑이 더 깊어진 듯하다.
임신으로 인한 감정 기복 때문일 수도 있겠지. 나는 애교를 부리는 그녀를 말없이 토닥여줬다.
이래나저래나 다둥이를 원하는 건 변치 않을 듯하다.
‘그런데 신성을 얻고 난 후에 아이를 얻으면 어떻게 되는 거지?’
이건 조금 궁금해진다. 조만간 루미너스에게 물어봐야지.
똑똑똑-
[마리? 우리 왔어. 들어가도 되지?]마리가 내 뺨을 깨물깨물하고 있을 때 문 밖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이 목소리는 세실리다.
그러고 보니 아침에 정신을 차리자마자 애인들을 다 불렀던 걸로 알고 있다. 듣자하니 애인들마다 통신용 수정 구슬을 나눠줬다고.
마법에 문외한인 레오나조차 사용하기 쉬운 거라 했으니 아마 연락을 받고 온 모양이다.
“아. 왔어? 누구랑?”
[네가 부른 사람들 전부 다. 혹시 안에 아이작도 있니?]“있으니까 빨리 들어와.”
끼익-
마리의 허락이 떨어지자마자 문이 열린다. 문이 열리자 그 너머로 애인들의 모습이 드러났다.
가장 앞에 있는 세실리부터 시작해 양 옆의 아르웬과 레오나까지. 내 기준으로는 정말 오랜만에 보는 얼굴들이다.
각기 색다른 매력을 지닌 미녀들. 며칠이 넘는 시간동안 루미너스에게 고강도 중량(?)을 받아서 그럴까.
분명 뜨거운 밤을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가슴이 두근거렸다. 아무래도 욕구가 덜 풀린 모양이다.
“역시 아이작도 있었네. 무슨 일로······”
가장 먼저 다가오던 세실리가 말을 하다 말고 우뚝 멈췄다. 뒤이어 멍한 표정을 짓더니 달뜬 숨을 내쉬는 게 아닌가.
따라 들어온 아르웬과 레오나도 비슷한 반응이었다. 아르웬은 얼굴을 잔뜩 붉히며 당황한 반면, 본능이 강한 레오나는 더 심했다.
“크르륵······ 못 참겠다!”
캣잎에 취한 것마냥 나에게 곧장 달려들었으니까. 다행히 옷을 냅다 벗지는 않고 내 얼굴을 혀로 핥았다.
애정을 표하는 그루밍. 하지만 분위기를 보아 머지않아 거사를 치를 듯했다.
“이, 이 기분은 무엇이냐? 보기만 해도 뭔가 이상야릇한 기분이······”
“저, 절제가 안 돼······”
마리와 아델리아도 처음 나를 보았을 때 딱 저랬다. 그리고 뜨거운 밤을 보냈지.
나는 안을 파고드는 레오나를 말없이 안아주다가 마리를 쳐다봤다. 그녀는 역시나라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보아하니 이런 일을 예상하고 전부 부른 듯했다. 그렇다면 이 다음에 벌어질 일은 뻔하다.
마리는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문 쪽으로 걸어갔다. 그 행동에 모든 사람의 시선이 그녀에게로 향했다.
“여기 오기 전에 전부 씻고 왔지?”
철컥-
그리 말하면서 문을 잠구는 마리. 문을 막았다는 건 그렇고 그런 행위를 할 거라는 신호다.
물론 안쪽이 아니라 바깥의 사람들에 한해서다. 분명 안에 있는데도 문이 잠겨있으면 대부분 그렇게 해석하더라.
아무튼 문까지 잠군 마리는 몸을 빙글 돌리더니 부드럽게 미소를 지었다. 그사이 나에게 안긴 레오나가 점점 짐승이 되어간다.
“설명은 나중에 할게. 그러니까······”
마리는 다시 침대로 돌아오며 내 옆에 앉았다. 그리고는 돌처럼 단단한 내 허벅지를 야릇하게 만지는 것이 아닌가.
안 그래도 성욕이 슬금슬금 올라오던 차여서 반응할 수밖에 없었다. 벌써 아랫도리에 자극이 간다.
그러는 동안 마리는 여전히 어쩔 줄 몰라하는 세실리와 아르웬에게 말했다.
“일단 좀 도와줄래?”
정실 부인다운 지시가 떨어지고, 대낮부터 뜨거운 정사가 시작됐다.
결과는 어떻게 됐냐고?
“이제 좀 개운하네. 그만해도 될 것 같아.”
“우으······ 그래······”
“하아······ 하아······ 됐다······”
“드디어······ 드디어 휴식을······”
전보다 맑고 개운해진 정신을 얻을 수 있었다.
침대가 워낙 넓다보니 여러명이서도 잘 수 있더라. 사람이 많아 교대할 수도 있었고.
“아니다. 한 번만 더 할까?”
“빨리 자! 무서운 소리하지 말고!”
농담이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