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Live As A Writer In A Fantasy World RAW novel - Chapter 759
■ 758화. 그놈의 입 (1) □ ᓚᘏᗢ
나는 바보처럼 웃고 있는 라오스를 안쓰럽게 내려다봤다. 지금쯤 행복한 꿈을 꾸고 있겠지.
차라리 신체적 고문을 받았을 때가 더 나았을지도 모른다. 그때는 적어도 꿈이길 빌었을 테니까.
하지만 행복한 생활을 지내고 있을 현재가 모두 꿈이다. 꿈에서 깨어나면 현실 부정부터 하겠지.
‘미쳐버리겠지.’
나 같아도 현실 부정을 하는 걸 넘어 미쳐버릴 거다. 당장 여태까지의 일들이 모두 꿈이라 생각해보자.
눈을 뜨니 전생의 자취방이었다면? 아무것도 없이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면?
과연 그걸 꿈이라 넘길 수 있을까. 정신병원에 입원할 정도로 미쳐버릴 것이다.
‘자업자득이지만.’
라오스는 수명이 다할 때까지 평생 고통 받다가 생을 마감할 예정이다.
제아무리 타락한 영혼이라지만 순리로 돌아가면 전부 깨끗해질 터. 어쩌면 내가 관리할 수도 있다.
물론 영혼 차원에서 괴롭히진 않을 거다. 다음 생에는 좀 더 착하게 살 수 있도록 조절할 뿐이지.
나는 바보마냥 해맑게 웃는 라오스를 내려다보다가 케이트에게 질문을 걸었다.
“지금 무슨 꿈을 꾸고 있는지 알 수 있나요?”
“아뇨. 그건 알 수 없습니다. 다만······”
“다만?”
케이트는 대답하려다 말고 망설이는 표정을 지었다. 뒤이어 라오스를 쳐다보더니 혐오감이 가득해진다.
아무래도 라오스가 어떤 꿈을 꾸고 있는지 대충 알고 있는 모양. 대신 나에게나 케이트에게나 좋은 쪽은 아닌 듯했다.
“······불쾌하실 수도 있습니다.”
“상관없습니다. 케이트 씨 혼자 아는 것보다 낫겠죠.”
“······알겠습니다. 후우.”
케이트는 깊게 한숨을 내쉬더니 인상을 구겼다 폈다를 반복했다. 입 밖으로 꺼내기 힘든 내용인 것 같다.
도대체 라오스는 어떤 꿈을 꿨기에 저러는 걸까. 일단 루미너스와 모라가 사라진 세상인 건 확실하다.
“······신세계의 신.”
“네?”
“히르트가 세상을 멸망시킨 후의 신세계. 그곳의 신이 되어 세상을 다스리는 꿈입니다.”
“··· ···”
“그것도 아이작 님의 여인들을 강제로 취한 상황이었죠. 천사로 강제로 부활시켜서······ 네.”
케이트가 말하면서 내 눈치를 살살 본다. 아무래도 내가 분노할까봐 노심초사하는 듯했다.
하지만 분노는커녕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나올 지경이다.
신세계의 신이라니, 너무 전형적인 악당의 상상이다.
‘데스노트가 있으면 몰라도.’
그래도 나름 그런 생각을 할만하다. 히르트가 세상을 멸망시켰다면 말이다.
아예 불가능한 상상은 아니라는 뜻이다. 물론 그 상상은 라오스의 꿈 속에서나 펼쳐지고 있을 터.
나는 금방이라도 라오스를 찢어죽일 듯한 케이트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그러자 그녀가 깜짝 놀라며 나를 바라봤다.
“너무 화내지 마세요. 어차피 저 인간이 꾸는 꿈에 지나지 않는데요.”
“하지만······ 너무 불쾌하지 않습니까?”
“불쾌하다라······”
그녀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 나는 말로만 들었지, 눈으로 직접 확인하지 않았다.
그러니 당장이라도 처리하고 싶겠지. 아마 지금도 초인적인 인내심으로 틀어막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너무 아깝다. 라오스는 두고두고 오래 살려야 그 악행에 대한 처벌을 할 수 있다.
“그럼 그 불쾌감이 모두 사라지게 해드릴까요? 라오스를 처리하는 게 아니라, 제가 도와드릴게요.”
“아이작 님이 직접······?”
“네. 제가 직접 그 불쾌감을 모두 사라지게 해드릴게요.”
뒤이어 나는 케이트의 귀에다 입을 대며 작게 속삭였다.
“저기는 꿈을 꾸고 있지만, 저희는 아니잖아요?”
“··· ···”
그 말에 케이트가 몸을 움찔 떨더니 서서히 몸에 힘을 풀었다. 뒤이어 그녀가 조심스레 내 손을 붙잡았다.
신전에서 하는 건 불경하니 저택으로 돌아가야겠지. 나는 그녀를 껴안아주고는 조용히 말했다.
“케이트 씨.”
“······네.”
“기분이 안 좋을 때마다 저에게 부탁하셔도 돼요. 전 언제든 괜찮으니까.”
“흐으······ 아, 알겠습니다······”
지금쯤 얼굴이 토마토처럼 붉어졌으려나. 나는 부끄러워하는 케이트를 데리고 심문실 밖으로 나섰다.
“헤헤······ 모두 다······”
뒤에서 라오스가 바보처럼 웃었지만 신경도 쓰지 않았다.
좋은 꿈 꾸고 있겠지, 뭐.
* * *
라오스의 현황도 알았겠다, 남은 건 별거 없었다. 그냥 일상을 즐기면 끝이다.
저택은 언제나 시끌시끌거렸으며, 나는 육아에 집중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더구나 곧 있으면 한 명 더 늘어날 예정이라 여러모로 정신이 사납다.
그렇다고 주변인에게 신경을 못 쓰는 건 아니다. 따로 잠이 필요없는 몸이라 24시간 내내 활동이 가능했으니.
“클라크 할아버지.”
[왜 부르느냐.]“할아버지는 언제 가시려고요?”
[글쎄. 타이밍을 놓쳐서 계속 이렇게 살 것 같다만?]“그러면 저와 제 지인들이 살아있는 동안에는 수호자로 남아주세요. 그럼 되겠네요.”
[그것도 나쁘지 않겠지. 보수는 세계수잎 시가로 부탁하마.]“애들도 있는데 좀 끊으시지.”
클라크는 결국 나와 주변인들이 모두 현세에서 사라질 때까지 남기로 정했다.
그때까지 세상이 얼마나 발전할지도 궁금하고, 아직 하고 싶은 게 너무 많다나 뭐라나.
물론 그때까지 시가는 못 끊을 것 같다. 만약 세계수잎 시가만 아니었다면 강제로 끊게 했을 거다.
“레오나.”
“응? 왜?”
“너는 인간이랑 수인의 혼혈이지?”
“응. 그렇지.”
하지만 우려되는 부분이 없는 건 아니다. 바로 나와 레오나 사이에 태어날 자식.
그녀는 수인과 인간 사이에 태어난 혼혈이다. 그래서인지 ‘감각’과 관련된 부분이 매우 예민하다.
예전에도 세계수잎 시가에서 뿜어져 나온 연기에 취하지 않았는가. 사실 가끔 가다 그렇게 취한 상태에서도 거사를 치르긴 한다.
내가 걱정하는 건 내 자식도 그렇게 되는 거다. 앞으로 아이를 숨풍숨풍 낳을 건데 문제가 있으면 안 되니까.
“그럼 우리 자식도 세계수잎 시가에 민감해?”
“나처럼 헤롱헤롱거리지는 않을 거야. 대신 알러지마냥 재채기가 심하겠지. 우리 엄마 말로는 꽃가루 알러지랑 비슷하다던데?”
“들으셨죠?”
[에잉······]또다른 증손주가 태어나면 밖에서 펴라는 내 부탁에 클라크가 혀를 쯧쯧 찼다.
겉으로는 툴툴거려도 내 부탁은 웬만해서는 다 들어주신다. 아마 지금 것도 들어주겠지.
“그런데 아이작.”
“응?”
“넌 대체 몇 명이나 낳을 생각이야?”
레오나의 질문이다. 나는 그녀의 질문을 듣고 잠깐 생각에 빠졌다.
각각 한 명씩 낳는 건 이미 예정된 일이지만, 얼마나 낳을지는 모른다.
마리는 한 명당 최소 3명을 주장하고 있었으나 세실리는 5명(…)이 어떠냐는 등.
평소 정실부인으로서 마리의 의견을 존중하던 세실리였지만, 이것만큼은 양보하지 않았다.
“글쎄······ 그건 나도 잘 모르겠어. 그냥 낳다보면 늘지 않을까?”
[그럴 거면 저택을 보수하려무나. 여기에 그 많은 사람이 감당되겠니? 최소한 보모를 몇 명 고용해야 될 텐데.]클라크가 일리 있는 의견을 꺼냈다. 사실 우리 저택이 조금 좁은 편이긴 하다.
영지는 꾸준히 발전하고 있는데 정작 우리 저택은 옛날 옛적 그대로다. 조만간 보수는 필요할 것 같다.
마음 같아서는 아이들 한 명 한 명 내가 전담하고 싶지만, 그건 분신을 익히지 않는 이상 불가능하니 보모를 고용하는 게 낫다.
“그래야겠네요. 아버지께 의견을 물어보는 게 좋겠어요.”
[그렇게 하려무나.]“또 이상한 일이 터질 거 같은데······”
클라크는 흔쾌히 수락한 반면 레오나는 뭔가 불안하다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증축도 섞여있지만 어디까지나 보수였기에 큰 문제는 터지지 않을 것이다. 단순 최첨단이라 생각하면 되겠지.
그래도 가족에게 미리미리 언질하는 건 잊지 않았다. 때마침 가족들도 리모델링의 필요성을 느껴 내 의견에 힘을 실어줬다.
여기서 아주 소소한 문제가 있었는데, 니콜과 데이브의 방은 어떻게 하냐는 것. 그들은 현재까지도 네이비 기시단에서 복무하는 중이다.
“북부의 상황은 괜찮은 편이죠?”
“자잘한 충돌이 있다지만 대화로 풀어가려는 조짐이 보이는 걸로 안다.”
야만수인이 활개치고 있는 북부 지대. 그 북부에는 석유가 콸콸 쏟아져 나오는 유정 지대다.
원래라면 검은 물이라며 쓰레기 취급을 했겠지만, 내가 그 용도를 180도 바뀌게 만들었다.
쓸모없는 검은 물이 아니라, 땅에서 나오는 황금으로. 그 덕에 미네르바 제국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비록 지금은 야만수인의 때문에 아무것도 못하고 있지만, 조만간 어떻게 할지 리나가 알려줄 것이다.
“다 괜찮은데 얘네들은 언제쯤 좋은 짝을 찾을지 모르겠구나. 차남은 벌써 딸만 셋 아니, 넷인데 말이지.”
“하하······ 언젠가 찾아오지 않을까요? 능력도 좋고 외모도 출중하잖아요.”
“그건 그렇지. 그러니 이제 슬슬 아들을 낳을 때가 되지 않았니?”
“그건 저도 어떻게 할 수 없는 거라······”
할 게 많아도 너무 많다. 하루가 지나면 지날수록 어서 빨리 분신을 익혀야 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그렇게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다사다난 일들을 겪으면서 일상을 보내고 있을 때였다.
[제논교의 교리가 담긴 ‘성서’가 출판되었다!]“······?”
이건 또 머선 소리고.
난 이런 걸 들은 적도 없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