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Live As A Writer In A Fantasy World RAW novel - Chapter 96
■ 95화. 기묘한 인연 (1) □ ᓚᘏᗢ
팬아트 란에 새로운 팬아트 올렸습니다! 엄청난 퀄리티라 표지로도 쓸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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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흐르고 아델리아는 어느 정도 마음을 추스렸는지 진정될 수 있었다. 하지만 통곡 수준으로 눈물을 터뜨렸기 때문인지 가끔 가다가 히끅! 거리며 딸꾹질을 해댔다.
보아하니 속이 제대로 놀란 것 같아 근처 분수대에서 급히 물을 마셨으나 도통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눈은 눈대로 심하게 부어있고 코끝은 딸기마냥 빨개진 상태다.
전시회를 구경하고 싶어도 구경할 수 없는 상태일 뿐더러 자칫하다 테르스 왕족과 또 만나게 된다면 더 심각해질 수도 있다.
“그냥 저녁이 될 때까지 저택에서 쉬는 게 낫겠다.”
“그래도 괜찮겠어요? 아직 못 본 작품이 많을텐데.”
“조금 아쉽긴 해도 어차피 하이라이트는 저녁부터 시작이잖아. 그때까지 명상이나 하면서 마음을 달래야지. 지금 이대로 갔다간 어떻게 될지 모르고.”
결국 아델리아는 저택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내가 곁에 있어준다고 해도 그녀는 한사코 사양했다.
괜히 나까지 휘말리게 할 수 없는데다가 전시회 구경에 방해될 것 같다고. 아쉽지만 납득이 가는 말이어서 하는 수 없이 그녀를 저택에 데려가줬다.
데려가는 도중에 혹여 테르스 왕족과 다시 한 번 만날까봐 노심초사하는 건 당연했다. 아델리아도 나와 비슷한 마음이었는지 주변을 연신 둘러보느라 정신이 없었다.
‘확 그냥 책에다 써버릴까?’
이미 내 마음 속에서 테르스 왕국의 왕족들에 대한 호감은 바닥을 뚫기 직전이다. 아무리 사생아라지만 이런 식으로 모멸차게 대우하는 건 결코 옳은 일이 아니다.
설령 자기 자식으로 인정하지 않아도 정서적인 학대만큼은 해서는 안 된다. 솔직히 아델리아가 올바르게 성장한 것도 기적이라 할 수 있었다.
마음 같아서는 제논 일대기에 사생아와 관련된 이야기를 담고 싶었지만, 개연성이 부족할 뿐더러 테르스 왕족에게 들킬 가능성이 크다. 아델리아와 테르스 왕족 간의 관계는 비밀로 붙여져 있는만큼 용의자가 크게 좁혀진다.
그러니 아쉽긴 해도 차근차근 기회를 보는 것이 현명한 선택지다. 욱한 나머지 내가 먼저 선빵을 쳤다간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다.
그렇게 우리는 가슴 속에 불안감을 가지며 저택을 향해 좀 더 빨리 나아갔다. 천만다행히도 도중에 테르스 왕족과 만날 일은 없었다.
“아델!”
“응?”
머지않아 저택에 도착하고 대문 앞에 니콜이 서 있는 걸 발견할 수 있었다. 아델은 니콜을 발견하고는 살짝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고 보니 니콜과 함께 다니다가 길을 잃어버렸다고 했던가. 내가 그 생각을 하는 동안 니콜은 이쪽으로 성큼성큼 가까이 다가오더니 아델리아를 혼내기 시작했다.
“대체 어디 있던 거야! 한참 찾았… 뭐야? 너 눈이 왜 그래?”
“…사정이 있어.”
니콜은 아델리아를 혼내려다 말고 퉁퉁 부어있는 그녀의 눈을 확인하고 의문을 드러냈다. 복잡한 사정이 있는 아델리아로서는 당연히 말할 수 없는 비밀이었기에 얼버무렸다.
니콜도 아델리아가 말하기를 꺼려하자 의문을 가진 것도 잠시, 옆에 있는 나를 향해 시선을 옮겼다. 혹시 네가 대신 설명해줄 수 있냐는 시선이다.
하지만 나 또한 말해줄 수 없는 건 마찬가지여서 어깨를 으쓱이는 걸로 대신했다. 내가 능청스레 넘어가자 니콜도 하는 수 없이 넘어가기로 정했다.
“뭐, 사정이 있겠지. 그런데 내가 얼마나 찾아다닌지는 알고 있어?”
“…미안.”
“미안한 거 알면 됐어. 혹시 몰라서 저택으로 돌아왔는데 때마침 아이작이랑 같이 돌아오네. 이제 다시 가자.”
“그… 괜찮으면 저택에 잠깐 쉬어도 될까? 조금 피곤해서 그런데…”
“뭐?”
아델리아의 조심스러운 부탁에 니콜의 황금색 눈에 의아함이 새겨졌다. 하기야 평소 아델리아가 보이던 태도와 달라도 너무 다르니 의문을 품을만도 하다.
뒤이어 니콜은 부어있는 아델리아의 눈과 어딘가 불안해 보이는 모습에 그녀를 지그시 바라봤다. 니콜도 눈치가 빠른 편이니 아델리아에게 무슨 일이 생겼다는 것을 대강 예상하고 있을 터.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니콜은 고개를 천천히 끄덕이며 아델리아의 말을 들어주기로 정했다. 자세한 속사정을 묻지 않는 걸 보면 나름대로의 배려인 듯했다.
“알았어. 그럼 나랑 그때 같이 나가자.”
“아, 아냐. 나만 쉬는 거고 너는 전시회 구경하면 돼.”
“불안해서 그래. 불안해서. 나중에 또 싸돌아다니다가 길을 잃어버리면 어쩌려고?”
“저택에만 있을 건데 길을 잃을리가 있어?”
“됐고, 잔말말고 안으로 들어가자. 아이작 너는?”
니콜이 나를 보면서 묻는다. 곧 있으면 세실리와 마리가 돌아올 것 같았기에 전시회를 관람할 생각이다.
“난 계속 전시회 구경하고 있을게. 아직 일행이 있어서.”
“아, 그렇지 참. 그럼 나랑 아델은 저택에 있을테니까 저녁 먹을 때 쯤이면 돌아와.”
“응.”
“근데 아델 너 괜찮은 거 맞지?”
“괜찮아.”
그리하여 니콜과 아델리아는 저택으로 돌아갔다. 나는 두 사람이 대문 너머로 이동할 때까지 제자리에 서서 가만히 지켜보았다.
그러다가 아델리아가 뒤를 돌아보며 내 얼굴을 바라봤는데, 그녀는 고맙다는 듯이 잔잔하게 웃어주고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평소 털털한 미소만 짓는 줄 알았는데.’
아무튼 간에 아델리아도 돌아갔겠다, 나는 다시 전시회를 구경하러 가기 위해 발걸음을 돌렸다.
이제 슬슬 마리와 세실리도 돌아올 때까 되었으니 마을 광장으로 갈 생각이다. 그때까지 뭘 해야할지 고민이지만 우리 영지는 생각 외로 넓은 편이니 여기저기 돌아다니면 괜찮을 것이다.
‘아, 그렇지. 책이나 살까?’
아버지가 여러 상단과 계약을 맺었으니 다양한 물품이 반입되었고 그중에는 책 또한 있을 것이다. 우리 영지에는 원래 서점이 하나 있으니 그곳에 책이 반입됐을 터.
나는 새로운 책이 왔을 거라는 생각이 들자 기쁜 마음으로 걸음에 박차를 가했다. 아까 보았던 조각상들과 노점들을 지나치며 상점 거리에 입성했다.
전에는 대장간과 간단한 의류품, 그리고 물건을 사는 상점밖에 없었으나 지금은 그보다 더 많아진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내 눈에는 아카데미에 입학하기 전 자주 방문했던 서점이 눈에 들어왔다.
돈도 충분히 있겠다, 나는 망설이지 않고 서점 안으로 들어섰다. 서점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특유의 종이 냄새가 코를 찔러들어왔다.
“어서 오세… 어머. 도련님. 오랜만이네요.”
서점에 들어오자마자 서점 주인 아줌마가 반갑게 인사하셨다. 이제 막 중년의 나이로 접어들었지만 과거에 한 미모했을 것 같은 얼굴의 소유자이며 인자한 미소가 특징이었다.
이 중년인의 이름은 루나. 아카데미 입학 전에 안면을 텄던 분이라 나름 친하다고 볼 수 있다.
나는 그녀의 인사에 고개를 꾸벅 숙이며 예의바르게 대답했다.
“안녕하세요. 루나 씨. 오늘 많이 바쁘신가요?”
“말도 마세요. 책이 어찌나 많이 들어오는지. 아마 도련님도 좋아하실 거예요.”
“감사합니다. 신간은 어디에 있어요?”
“저쪽 코너에 있어요.”
그녀의 친절한 대우에 다시 한 번 감사 인사를 전하며 발길을 돌렸다. 뒤이어 책장과 아래의 전시대에 빼곡히 채워져 있는 책들을 보며 입을 헤- 벌릴 수밖에 없었다.
루나 아줌마의 말처럼 새로운 책들이 한가득 쌓여있었다. 확실히 많은 상단이 오고 가긴 오고 간 모양이다.
‘우와. 이 탐험가 신간이 나왔네? 역사 서적도 나왔고.’
포장 기술이 발달돼 있지 않아서 책은 바로바로 볼 수 있다. 물론 적발된다면 곧바로 쫒겨나지만 나는야 영주의 아들. 서서 읽기 정도는 루나 아줌마께서 눈 감아 주실 것이다.
그래도 양심이 찔리니 대충 앞부분만 훑어보고 고를 생각이다. 가급적이면 탐험 일지와 역사 서적을 기준을 고를 생각인데…
‘…너무 많은데?’
역사 서적만 해도 최소한 10권이 넘을 정도로 방대했다. 심지어 어디서 구했는지 몰라도 인간의 역사 뿐만 아니라 다른 종족의 역사책 또한 존재했다.
인간은 몰라도 이종족의 역사 서적은 구하기 매우 힘들텐데 어디에서 구한 건지 감도 잡히질 않았다. 나는 무럭무럭 치솟는 호기심에 엘프와 관련된 역사 서적을 하나 뽑아들며 제목부터 읽었다.
‘어디 보자… 엘프의 문화와 역사라…’
엘레나 교수의 연구실에서 엘프와 관련된 책은 원없이 읽고 있었지만 서점에 나온 건 조금 다르지 않을까. 솔직히 연구실에 있던 책은 연구용 서적에 가까워서 이해하기가 난감했다.
과연 이 책은 연구실의 서적보다 이해하기 쉬울지, 아니면 그저 불쏘시개에 불과한지 읽어보면 알 수 있을 터. 나는 최근에 나온 듯한 서적을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페이지를 넘기려고 했다.
“큼. 큼큼.”
“음?”
페이지를 넘기기 직전, 누군가 옆에서 헛기침을 하는 소리가 들리기 전까지는.
마치 내가 들으라는 듯한 헛기침이어서 소리가 들린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내 눈높이보다 더 아래에 서 있는 누군가를 발견할 수 있었다.
대체 언제 왔는지 모르겠지만, 새하얀 후드를 써서 얼굴을 알아보기가 힘들었다. 그에 내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을 때였다.
“미안하지만 그대여. 그 책은 읽지 않는 것이 좋겠구나.”
세실리가 귀를 간지럽히는 목소리라면, 이 소녀는 옥구슬이 굴러가는 것처럼 맑고 청아한 목소리였다.
나는 그 목소리에 정신이 팔린 것도 잠시, 고개를 들어 나를 똑바로 쳐다보는 소녀와 눈을 마주했다. 독특하게도 은색과 회색이 조화롭게 섞여있는 눈동자와 머리카락을 가졌다.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의 분위기를 띈다고 해야 할까. 인간이 아닌 듯한 신비로움을 풍겼다.
“…응?”
“겉보기에 허울 좋은 말들만 번지르르하게 있을 뿐, 실제로 도움이 되는 건 하나도 없는 책이니라.”
말투에서부터 우러 나오는 귀족 특유의 고급스러운 언어 구사. 나는 이 후드를 쓴 소녀가 귀족가 자제라는 것을 단번에 눈치챘다.
내가 귀족인 걸 모르는 것인지 하대하고 있지만 어쩌면 아까의 테르스 왕족들처럼 그에 준하는 작위를 갖고 있지 않을까. 그렇지 않고서야 초면부터 하대를 할 이유는 없다.
나는 소녀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내 손에 들린 책을 보여주면서 물었다.
“이 책을 읽어 본 적이 있니?”
후드를 쓴 걸 보아 정체를 숨기고 있는 것 같은데 내가 굳이 존댓말을 사용할 필요가 없을까. 이걸 빌미로 외교적으로 뭐라 해도 아무 문제가 없다. 오히려 문제가 되는 건 소녀 쪽이겠지.
소녀도 내가 말을 놓는 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는지 특유의 청아한 목소리로 책에 대해 설명했다.
“물론 읽었다. 하지만 읽어보면서 눈쌀을 찌푸리게 되었지. 우리에 대해 하나도 모르는 자가 엘프를 폄훼하기 위해 쓴 책이다.”
“음… 그건 알겠는데 우리?”
“…앗.”
내가 지적하자 소녀는 아차했는지 두 손으로 입을 틀어막으며 뒤로 주춤거렸다. 나는 그걸 보며 혹시나 하는 목소리로 그녀에게 물었다.
“얘. 너 혹시 엘프야?”
“아, 아니다! 절대 아니다! 그리고 애도 아니다!”
“그렇게 부정하면 더 의심이 가는데.”
새가 날개짓을 하는 것처럼 두 팔을 파닥거리며 당황하는 소녀. 외모도 그렇고 행동거지도 그렇고 어른인 척 하는 아이 같다.
결국 소녀도 이미 엎지른 물이라 판단했는지 한숨을 푹 내쉬며 조용히 입을 열었다.
“끄응… 아무튼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다. 일단 그 책은 내려놓고 다른 책부터 찾아보거라.”
“싫어.”
“어, 어째서?”
소녀는 내가 한치의 고민도 없이 거절하자 재차 당황했다. 아무래도 본인의 말에 순순히 따를 거라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하지만 난 결코 책을 내려놓을 생각이 없었다. 내가 원하는 건 ‘다양한 역사’지 누군가의 ‘주관적인 의견’이 아니었으니까.
본래 역사와 관련된 기록은 어디까지나 ‘주관적’이다. 역사는 승자가 기록한다는 격언이 있는 것처럼 신이 아닌 이상 역사는 결코 객관적으로 변할 수 없다.
그러니 많고 많은 책들을 접하고, 그 속에서 공통점을 찾아야만 역사는 진정한 의미로 역사가 되는 법이다. 더군다나 눈 앞의 소녀는 엘프로 추정되는 바, 결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없는 것이다.
“원래 시선이라는 게 그래. 정말로 네가 엘프라면 이 책을 싫어할 수도 있겠지. 그래도 우리 인간에게는 정말 좋은 참고 자료가 될 수도 있거든. 아무래도 이종족에 관련된 역사 서적은 잘 없어서 말이야.”
“인간들은 엘프를 걸어다니는 도서관이라고 말하지. 적어도 그대보다는 갖고 있는 지식이 많다고 자부할 수 있느니라.”
“그럴 수도 있어. 하지만 결국 그 지식도 엘프의 관점으로 쓴 거잖아? 이 책에 담겨있는 내용과 네가 알고 있는 지식이 서로 충돌할 수밖에 없을거야. 그리고 엘프는 인간보다 훨씬 오래 살다보니 앞뒤로 콱 막혀있는 경우가 많거든. 변화가 잘 없다는 뜻이야.”
“나, 나는 그렇지 않다.”
뭔가 찔리는 게 있는 건지 엘프 소녀가 소심하게 반박했다. 나는 작게 투덜거리 듯이 답한 소녀를 보며 미약하게 웃었다.
‘알븐하임에서 몰래 나온 가문의 딸인가?’
알븐하임은 원로원과 여왕 이 둘이서 서로 견제하면서 통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신디에게 들은 바로는 서로 사이가 매우 나쁘며 기득권을 쥐기 위해 견제를 하는 중이라고.
원로원은 인간으로 비유하자면 귀족들이 모든 작위를 헌납하고 하나로 뭉친 세력이라 보면 된다. 물론 원로원에만 유력 가문이 포진된 게 아니고 여왕을 도와주는 곳도 있다.
이 소녀도 그런 가문에서 몰래 빠져나왔지 않았을까. 말투를 보면 결코 평범한 엘프라 생각할 수 없다.
“그나저나 너도 전시회에 참여한 거니? 제논 일대기를 보려고?”
“물론이다. 제논 일대기를 위한 전시회가 열린다는데 어찌 넘어갈 수 있겠느냐?”
살짝 흥분하며 답한 소녀. 정말로 제논 일대기 팬인 모양이다.
나는 왠지 뿌듯함에 그녀에 대한 호감도가 상승하는 것을 느끼며 무릎을 살짝 굽혔다. 소녀와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서다.
소녀는 내가 눈높이를 맞추자 살짝 움찔거렸으나 이내 은회색 눈동자를 빛내며 나와 마주했다. 나는 신비로움을 풍기는 그녀의 눈과 마주하며 조용히 물었다.
“내 이름은 아이작 듀커르 마이샬. 이번 전시회를 개최한 마이샬 가문의 차남이지. 꼬마 숙녀님의 이름은?”
내 소개에 엘프 소녀는 살짝 머뭇거리다가 특유의 고아한 말투로 대답했다.
“아르웬. 아르웬이라 불러다오.”
아르웬. 엘프에게 있어서 평범하디 평범한 이름이다.
너무 평범한 나머지 가명으로 써도 아무런 문제가 없을 정도.
내가 속으로 그리 생각하고 있을 때 아르웬이라 소개한 소녀가 투덜거리 듯이 나에게 말했다.
“그리고 애 아니다. 이래보여도 그대보다는 10배 가까이 살았으니.”
“알겠어요. 할머니.”
“어허!!!”
호통치는 모습도 정말 어린애 같다.
오싹-
“응?”
그러다 문득 뒷목이 서늘해져 고개를 뒤로 돌렸다. 하지만 내 뒤에는 아무도 없었다. 오직 책들이 빼곡히 채워져 있는 책장만 눈에 들어올 뿐.
나는 뭔가 얼얼한 기분에 뒷목을 매만지며 작게 중얼거렸다.
“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