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return a dimensionpover correctly RAW novel - Chapter 105
104화-본부 회의 (06)
‘굉장하다……!’
대체 이런 기술은 언제 익힌 거지? 역시 내 새끼! 왜 이렇게 멋있어!
쿤이 소리 없는 호들갑을 떨었다.
은신이 가능하다 해도 동생 북청 사자만 될 줄 알았는데, 저까지 이러다니. 꼭 진짜 마법사가 된 것 같았다.
‘아, 나도 마법사지. 그나저나 이거 통과도 되나?’
쿤이 제 손을 벽에 대봤다. 용이처럼 몸이 통과되지는 않았지만, 사람들이 저를 확실하게 못 보는 건 분명했다. 제 목소리도 못 듣는 것 같았다.
쿤은 혹시 몰라 몇 번 더 실험해 봤다. 결과는 확실했다. 천호의 은신술처럼 아무도 쿤을 알아보지 못했다.
유일한 단점이 있다면 저 역시 제 몸과 북청 사자가 안 보인다는 거?
“주머니에선 나왔나?”
쿤이 제 주머니 부근을 찾아 뒤적일 때, 머리에 무언가가 얹어진 느낌이 들었다. 아무래도 북청 사자가 제 머리에 올라간 것 같았다.
『좋아, 이제 가자.』
쿤은 동생 북청 사자를 데리고 다른 한 놈을 찾았다. 그리고 갈림길이 나올 때마다 물었다.
동생 사자는 어디로 가야 하는지 바로 알려주었다. 만일 답을 잘못 알아들으면 녀석이 친히 머리카락을 잡아당겨 제 방향을 찾아줬다.
『위?』
『$%!_』
『그럼 아래쪽?』
『@%-!!』
북청 사자가 열심히 고개를 끄덕이는 게 느껴졌다. 쿤은 아래로 향했다.
그렇게 쿤과 동생 북청 사자가 도착한 것은 서쪽 1층 구석이었다.
두 사람은 눈앞의 가로막힌 벽에 조금 당황했다. 동생 북청 사자가 가리키는 곳이 분명 이 아랜데, 주변을 아무리 둘러봐도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이 안 보였다.
쿤은 혹시 계단이 다른 쪽에 있나 싶어 1층 전체를 돌아봤지만, 역시나 나오는 계단은 없었다.
이쯤 되니 조금 이상하단 생각이 들었다.
대체 왜 계단이 없는 걸까. 지하에 공간이 아예 없는 걸까?
하지만 판테테는 개미굴이라는 게 있을 만큼 지하 공간을 잘 활용하는 집단이었다. 본부에 이가 없다는 게 말이 안 되지 않은가.
‘그렇다면 숨겨져 있는 건가?’
어쩌면 정말로 그럴 수 있다. 여기는 수시로 각 지부의 판테테들이 오가기도 하고, 며칠씩 머물기도 하니 본부 판테테만 아는 길이 있을 수 있다.
‘진짜 그런 거면 본부 사람을 통해 길을 알아내야…….’
턱을 괴며 진지하게 고민하던 그때, 아주 익숙한 얼굴이 쿤 앞을 지나갔다.
벨로였다.
“…….”
쿤은 곧장 벨로를 따라갔다. 그리고 그가 사람이 없는 복도에 들어서자 곧장 팔을 잡았다.
“뭐, 뭐야?!”
“쉿. 나야.”
“으악. 뭔가 내 팔을 잡았는데? 귀신인가?!”
벨로가 계속 놀라 버둥거렸다.
쿤은 그제야 제 목소리가 그에게 들리지 않음을 깨닫고, 동생 북청 사자에게 부탁했다.
녀석은 잠시 고개를 갸웃거렸다. 순간 마법이 풀리며 쿤의 모습이 벨로 앞에 나타났다.
“헉!”
벨로가 진짜 귀신이라도 본 것처럼 숨을 들이켰다.
“쿠, 쿤 씨가 왜 여기……! 방금 그거 뭐예요? 비마법사 아니셨어요?!”
“내 마법 아니야.”
“그럼 누구 마법… 헉!!”
갑자기 벨로가 아까보다 더 크게 숨을 들이켰다.
쿤은 고개를 갸웃거리다 북청 사자의 마법이 풀렸음을 깨달았다.
“이런.”
북청 사자는 계속 마법을 건 채여야 했는데, 제가 따로 말을 안 했더니 그냥 푼 모양이다.
“이거 차원이, 읍-!”
쿤은 바로 벨로의 입을 막았다. 그리고 검지를 입술에 붙였다.
“쉿. 이거 비밀이니까 꼭 지켜야 해. 안 그러면…….”
쿤은 거기서 잠깐 멈칫했다. 이럴 때면 보통 그럴싸한 협박을 해야 하는데, 해본 적이 별로 없어서 그런지 뭐가 효과적인지 알 수 없었다.
짧게 고민하던 그는 방향을 바꿔, 벨로가 제일 아쉬워하는 걸로 낚기로 했다.
“이거 비밀로 하고, 나 도와주면 네 수첩 못 본 걸로 해줄게.”
벨로의 눈이 동그랗게 뜨였다. 정말요? 라고 묻는 것 같았다.
“응. 대신 어디 가서 떠들면 아까 말했던 대로 다 신고할 거야. 참고로 난 가족이어도 잘못한 건 벌 받아야 한다 주의라 덮어주는 거 없어.”
물론 벨로의 염탐을 마냥 두고만 있을 생각도 없었다.
그에겐 눈감아준다고 했지만, 할머니한테는 가서 제가 앞으로 편지를 자주 보낼 테니 보고받지 말라 할 생각이었다.
그럼 벨로와의 약속을 어기는 것도 아니고, 염탐도 어떻게든 막는 거 아니던가.
‘뭐, 그랬는데도 계속 이러면, 그땐 어른답게 본인들이 책임지게 해야지.’
“어떻게 할래?”
“…….”
벨로는 잠시 고민하다 고개를 끄덕였다.
쿤은 바로 손을 뗐다.
“믿는다.”
“걱정하지 마세요. 근데 차원… 아니, 그 강아지는 뭐예요?”
“강아지 아니라 사자야. 아, 이 보고서 아직 다 못 썼지.”
쿤은 제가 보고서에 쓸 각색된 내용을 벨로에게 똑같이 말해주었다. 그리고 북청 사자가 어떻게 이곳에 함께 오게 되었는지도 설명했다.
“오… 애들이 쿤 씨를 잘 따르네요.”
“그래. 문제는 한 마리가 사라졌단 거야.”
“헉! 그, 그럼 어쩌죠?”
“어디 있는지는 알아.”
쿤이 제 아래를 가리켰다.
벨로는 눈을 끔뻑이다 곧 뜻을 이해했다.
“지, 지하예요?”
“응.”
“그럴 리가 없어요. 지하는 지금 막혀 있는 걸요.”
지하엔 연구실을 비롯해 본부 판테테들이 쓰는 각종 시설이 있었다. 하지만 외부인이 있을 땐 이를 다 폐쇄했다. 쿤이 그 길을 못 찾은 것도 그가 예상했듯 문이 숨겨져 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가고 싶어도 들어갈 수가 없었을 걸요.”
“아니야. 얘가 서쪽 지하에 있다고 했어.”
“서, 서쪽이요?”
쿤과 동생 북청 사자가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응.”
갑자기 그의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 마치 못 들을 말이라도 들은 사람처럼 파들파들 떨기까지 했다.
“왜 그래?”
벨로는 제 머리카락을 꽉 움켜쥐었다.
“…서, 서쪽 지하는 저희도 잘 안 들어가는 곳이에요…….”
“뭐? 왜?”
“귀, 귀신이 나오거든요……!”
“…….”
쿤의 표정이 차갑게 식었다. 건조한 눈빛이 온갖 욕을 담았다.
“정말이에요!”
벨로는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라 어버버거리며 어떻게든 말을 이었다.
“서쪽 지하에는 감옥이 있어요. 중범죄자 판테테들을 임시로 가둬두는 곳이거든요.”
판테테들이 큰 죄를 저질러 감옥에 가거나 혹은 왕도에 끌려가기 전, 임시로 이곳에 갇혀 1차 심문과 조사를 받았다.
하지만 지금은 재판 체계가 바뀐데다 그만큼 큰 잘못을 저지르는 이가 없어 잘 쓰이지 않았다.
“그래서 이제는 거미줄밖에 없어요. 근데 언제 서부턴가 자꾸 이상한 일이 생겨났어요.”
“무슨 일?”
“사람들이 자꾸 사라지는 거예요.”
그건 유독 이번처럼 외부인이 많이 오는 날 나타났다. 특히 본부에 처음 오는 사람들에게 이러한 일이 발생했다.
그저 모든 게 평소와 같은 데, 정신을 차리면 사람들이 하나씩 사라진 후였다.
“그리고 나중에 보니 다들 지하 감옥에 들어가 있는 거예요. 문도 다 잠긴 채로요.”
“뭐? 그게 말이 돼?”
“안 되죠! 근데 더 놀라운 게 뭔지 아세요? 감옥에서 발견된 사람들이 하나같이 다 똑같은 말을 했어요. ‘누가 따라오라고 했다. 그래서 따라갔더니 여기였다’라고요. 이게 귀신이 아니면 뭐예요!”
“…….”
쿤은 갑자기 할머니를 비롯한 여러 사람이 했던 ‘아무나 따라가지 마’라는 말이 떠올랐다.
설마 그 말 다 이걸 염려해서 그런 걸까?
“에이, 아무리 그래도 귀신이 어디 있어. 차라리 마법이나 차원이동자겠지. 아니면 정령이거나.”
“아니라니까요.”
“좋아, 직접 가보자.”
“지, 진짜요?”
“어차피 네가 앞장서야 해.”
“으으으…….”
벨로의 눈동자가 불안함으로 심하게 흔들렸다.
“걱정하지 마. 귀신이 나오면 내가 퇴치해 줄게.”
“거짓말하지 마요! 쿤 씨 허접인 거 저도 알거든요?!”
쿤은 벨로를 향해 싱긋 웃어 보였다. 그리고 그를 벽에 살짝 밀쳤다.
“내가 허접인지 아닌지 직접 시험해 볼래?”
“히이익-!”
벨로가 비명을 지르며 고개를 세차게 가로저었다.
이렇게 꼬리를 내릴 거면서 왜 속을 건드는 건지.
실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처음과 비교하면 말도 못 할 만큼 성장했다. 거기다 낙제인 줄 알았던 시험 모두 고득점이었다.
이렇게 차근차근 늘어가는 게 보이는데, 어찌 자신감이 안 붙겠는가.
‘아직 갈 길이 구만리긴 하지만, 그렇다고 온 길을 무시하면 안 되지.’
쿤은 빨리 앞장서라며 벨로를 닦달했다.
그는 너무 무서워 지하에 가고 싶지 않았으나, 찢어갔던 수첩의 메모를 돌려주겠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지하로 가는 길은 본부 판테테들만 이용하는 자료실에 있었다.
동생 북청 사자의 도움으로 다시 몸을 숨긴 쿤은 조용히 벨로를 따라갔다. 그리고 그가 무언가를 물어보면 손으로 등을 쿡쿡 찔러가며 대신 답해주었다.
벨로는 자료실에 들어와 안을 살핀 뒤, 아무도 없음을 확인하고 책장으로 갔다.
한눈에도 어려워 보이는 책 몇 권을 뽑자 드르륵 소리와 함께 책장이 열리며 숨겨진 계단이 나타났다.
“아래까지 같이 가야 하는 거죠……?”
쿤이 벨로의 등에 ‘응’이라고 적었다.
“에휴… 어쩌다 걸려서…….”
이 와중에 벨로는 나쁜 짓을 한 걸 후회하기보단 걸렸단 사실을 안타까워하고 있었다.
얘를 어쩌면 좋나 하고 쯧쯧 혀를 차는 사이 벨로가 앞장서서 걸어갔다.
아래로 내려가 불을 켜자 금세 깨끗하고 쾌적한 복도가 나왔다. 오즈벨이 그랬듯 판테테 건물의 지하는 하나같이 관리가 잘되어 있는 것 같았다.
벨로는 쿤을 안내하며 서쪽으로 걸어갔다. 확실히 사람들이 잘 오지 않는 곳임을 알 수 있듯 가면 갈수록 먼지와 때가 묻어 있는 게 보였다.
벨로의 발걸음 역시 느려졌다.
좀 빨리 가면 안 되나 싶을 때, 그가 걸음을 멈췄다.
거대한 철문이 복도를 막고 있었다.
문은 자물쇠로 굳게 잠겨 있었다. 북청 사자야 작아질 수 있으니 철조망 사이로 지나갈 수 있었으나, 쿤과 벨로는 그럴 수 없었다.
“쿠, 쿤 씨 어쩌죠? 제가 열쇠를 안 챙겨왔는데…….”
들어가기 싫어서 하는 변명은 아닌지 벨로가 허둥대며 주머니를 뒤졌다.
처음 볼 때도 느꼈지만, 뭔가 여러 의미로 엉성한 친구였다.
‘할머니는 왜 벨로한테 일을 시킨 걸까…….’
사무랑 보고 일은 잘하나?
다시 위에 올라갔다 올 여유는 없었기에 쿤은 벨로에게 잠시 비켜달라 글을 쓴 뒤, 신발 밑창을 열고 핀 두 개를 꺼냈다.
‘큰 형 미안. 오늘만 이거 다시 할게.’
자물쇠에 핀을 넣고 몇 번 움직이자 철컥 소리와 함께 문이 따졌다.
벨로의 눈이 반짝였다.
“이거 쿤 씨가 연 거예요?”
쿤은 벨로의 팔에 ‘응’이라고 적었다.
“멋있다… 나중에 저도 꼭 가르쳐 주세요.”
배워서 뭐하시게요…….
쿤은 벨로를 다소 당혹스러운 얼굴로 쳐다봤다.
이상한 곳에 흥미가 있네, 싶던 차였다.
우우우우- 마치 누군가가 우는 것처럼 괴이한 소리가 복도 안쪽에서부터 울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