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Shine Normally RAW novel - Chapter 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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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거꾸로 된 삼각형 – 6. 준비
“물건이 많이 부족합니다. 시간이 촉박해서라고 변명하지는 않겠습니다.”
퀼의 말을 들으며 쇼든은 차를 한 모금 다시 들이마셨다. 달달한 맛이 좋았다. 그래, 좋았다. 하지만 놀랍지 않았다.
“후우-”
쇼든은 튀어나오려는 한숨을 감추기도 귀찮았다. 내가 믿었건만. 아니, 만들긴 만들었으니까. 하지만 이 정도 수준이면 중품 정도 밖에 안 될 것 같은데. 아니, 짧은 시간에 중품이라도 만든거면 대단한거지. 쇼든은 마음이 왔다갔다 했다. 퀼에게 한소리라도 하고 싶었지만, 그게 말이 쉽지. 뭔가 화를 내기가 어려운 인간이 퀼이었다.
“걱정마십시오.”
“응?”
퀼의 말에 쇼든은 그를 바라봤다. 그러자 퀼은 미소와 함께 말을 이었다.
“세상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지 않습니까. 그리고 대가를 받았으면 그에 대한 행동을 보여야 하지 않겠습니까.”
퀼의 시선이 향한 곳. 그 곳으로 시선을 돌리자 쇼든의 눈에 보인 것은 테이블 위에 쌓여있는 계약서. 아니, 서약서였다. 쇼든이 보낸 선물에 대한 감사의 답례. 모두가 심복인 집사가 가서 확실하게 받아온 것들이었다.
쇼든의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그래, 언제 이것들이 영지를 위해서 움직였는가.
퀼 입가의 미소가 더 짙어졌다. 사람보다 믿을만한 건 저 계약서와 오고 간 돈이었다.
지금까지, 자신들이 태어나기 전부터 그래왔듯이, 크론 영지는 늘 변함없이 그러했으니까. 바뀌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그들은 알고 있었다.
“하긴, 마음엔 마음으로 답해야지. 내가 그렇게 마음을 보냈는데 말이야.”
“맞습니다. 당연한 거죠.”
쇼든은 안심했다.
그 모습을 퀼은 지켜봤다.
어째서 저렇게 불안해하는 것일까. 세상이 원하는 것은 잘 만든 제품이 아니라, 잘 포장된 제품. 그리고 사람이 원하는 것은 모두의 이익이 아니라 자신의 이익. 그것이 진실이었다. 또한, 아무리 잘 만든 물건이라고 해도, 자본이 많은 자신 쪽이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고 시간만 조금 더 존재한다면 잡아먹을 수 있는 부분이라는 걸. 모를 관리들이 없었다.
“달꿈은 생산만 할 줄 압니다. 쇼든님도 아시지 않습니까. 물건을 파는 것은 잘 만드는 게 끝이 아님을요.”
달꿈은 생산 공장 하나만 있는 상태. 개국제 이후를 생각한다면 누가 달꿈의 편을 들어주겠는가. 퀼은 유통과 판매 모든 부분에서 달꿈을 넘어설 수 있는 자본을 가지고 있었다. 거기다가 생산 공장의 규모도 두 배이고, 마음만 먹으면 그 갯수도 늘릴 수 있다. 오직, 공장 달랑 하나가 한계인 달꿈과 자신은 달랐다.
비록 품질이 조금 떨어지지만, 그것도 포장만 잘 하면 잘 먹을 인간이 널리고 널렸다.
“걱정하실 일 없습니다. 전체적인 부분에서 저희가 월등합니다.”
퀼은 초제도, 쇼든도 믿지 않았다. 오직 자신이 가지고 있는 돈. 그것으로 할 수 있는 일만을 믿었다. 걱정할 일은 없었다.
“그래, 그렇지!”
쇼든은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차를 마셨다. 그래, 이만하면 됐지. 달달하고 고소한 것이 충분했다. 그리고 안되는 것도 되게 하는 게, 이 세상 아닌가.
쇼든은 손톱을 물어 뜯었다.
*
초제는 연신 시선을 옮기기 바빴다. 화려한 제 1 상업지구. 그 거리를 거니는 기분은 정말 이루 말할 수 없이 날아오를 것만 같았다. 정말 포벨라 언니 말대로, 사람은 이런 곳에서 살아야 했다. 사람이라면 말이다. 그녀는 한창 시선을 옮기는 와중에도 거리를 거니는 사람들의 옷차림을 놓치지 않았다.
촌사람처럼 보이진 않겠지? 없어 보이면 안되는데.
그녀는 연신 사람들의 옷차림과 자신의 옷차림을 비교하면서 봤다. 확실히, 옷이 조금 후져 보였다. 나름 비싼 거 샀는데. 역시 레인시는 다르구나 싶은 초제였다. 그래도 자신의 목걸이나 팔찌만큼 좋은 것을 한 여자는 잘 보이지 않았다. 머리 모양도 그렇게 촌스럽지 않고!
“우와-”
너무나도 와보고 싶었던 곳! 초제는 자신의 눈에 보이는 그 곳을 향해 다가갔다. 한걸음 내딛을수록 심장이 평소보다 더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타라 의상실’
글자를 읽을 줄 모르는 초제였지만 자신의 목걸이와 팔찌에 새겨진 문양 정도는 아는 그녀였다. 화려한 장미로 장식되어진 간판을 보며 초제는 저도 모르게 두 손을 마주잡고 올려다 보았다. 자신은 이런 곳을 원했다. 나와 어울리는 곳. 그 곳은 이 영지에서 타라 의상실 밖에 없었다.
‘그래, 여기야!’
초제는 기합을 한 번 넣고, 타라 의상실 문을 열었다. 딱 한 번만 보고 오는 거다. 그리고 돈 받으면 여기에 다 쏟아붓는거야! 그리고 레인시 사람처럼 사는 거야! 초제는 드디어 꿈 꾸던 세상에 왔음을 비로소 실감했다. 그녀는 자신의 선택에 다시 한 번 잘했다고 스스로를 칭찬했다.
딸랑. 문을 열고 들어가는 초제의 심장은 거세게 뛰고 있었다.
*
“어이구야, 저게 뭔가!”
많은 수의 짐마차와 마차가 제 2 상업지구를 가로지르고 있었다. 늦은 오후, 조용하고 한적한 이 시간에 제 2 상업지구 사람들은 보기 힘든 광경에 저마다 가게 밖으로 몸을 혹은 얼굴을 내민 채 구경했다. 그리고 그들의 눈에 펄럭이는 깃발이 보였다.
“어?!”
“달꿈아냐?”
마스코바도 통에 새겨져 있는 달꿈의 그 달!
곧 사람들이 거리로 나와, 달려가는 마차들을 구경했다. 세상에! 다들 입을 다물지 못했다. 반가웠고 또 이렇게 대규모로 이동하는 모습이 뭔가 장관이었다. 낡은 짐마차 하나만을 끌고 작년 가을에 제 2 상업지구를 찾아왔던 달꿈은 한층 성장한 모습으로 봄의 끝에 레인시를 다시 찾아왔다. 그 성장한 모습이 제 2 상업지구 사람들의 기분을 좋게 만들었다.
지금 이 순간, 제 2 상업지구에서부터 시작된 소문이 또 다시 빈민가에, 제 1 상업지구에 퍼져 나가기 시작했다.
달꿈이 돌아왔다!
달꿈이 만든 물건을 기다렸던 모든 이들의 시선이 제 2 상업지구로 향했다.
“세상에, 저게 다 달꿈이니?”
“그, 그러게요. 엄마.”
핀은 길의 끝에서부터 달려오는 달꿈 마차들을 보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렇게 많을 줄이야. 숙소 인원과 보관소를 보며 어느 정도 그 규모가 클 것이라고 짐작하기는 했지만 막상 눈으로 마주하게 되자 상상이상이었다.
팀은 놀라우면서도 신기하면서도 너무 신났다. 역시, 달꿈 그리고 레이 형이었다.
“이야, 저거, 저게 다 달꿈이라고?”
빌리는 저도 모르게 입을 벌린 채 안느에게 말했다. 하지만 대답이 들리지 않았고 옆의 안느에게로 시선을 돌린 빌리는 답을 듣길 포기했다. 자신보다 더 놀란 표정의 그녀를 보자, 답을 듣긴 글렀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빌리와 안느, 슈멜츠는 오늘 오후 프릴링의 일을 잠시 멈추고서 다 같이 숙소 앞에 모여 있었다. 그리고 빠질 수 없는 사람, 노스 역시 있었다.
“허허허, 레이가 아주 제대로 준비해서 오는 구나.”
“그러게요. 아버님.”
슈멜츠는 역시 자신의 동생이라는 생각에 뿌듯했다. 점점 가까워져 오는 마차들 앞편에 휘날리는 깃발. 그 깃발의 문양이 보이기 시작하자, 기다리는 이들의 입가에 미소는 더 환해졌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달꿈의 문양이, 달이 봄바람에 펄럭이고 있었다.
드디어 마차가 멈췄다. 말을 타고 온 픽씨를 비롯한 호위 용병들의 시선은 맨 앞의 마차로 향했다. 그것은 마부석에 앉은 끝마을 사람들 역시 그러했다. 그리고 이들을 기다리고 있던 이들 역시 그랬다.
문이 열렸고, 레이가 내렸다.
환한 미소를 얼굴에 띈 채, 레이는 뒤의 마차들을 향해 외쳤다.
“도착입니다. 다들 내려주시면 됩니다.”
레이는 눈 앞에 보고 싶었던 이들을 향해 말했다.
“다들 오랜만입니다. 오래만이다.”
“이, 이, 임마!”
“아! 왜 이래?”
레이의 인사가 끝나자 마자, 빌리가 레이에게 달려들어 그의 머리를 옆구리에 낀 채 머리를 잔뜩 헝클어뜨렸다. 그 행동에 레이는 왜 이러냐며 소리쳤지만 빌리는 놓아줄 줄을 몰랐고 레이는 결국 웃음을 터트렸다. 격한 반가움의 인사에 그저 웃음이 나왔다.
또 다른 고향에 왔음을, 비로소 실감했다.
“야, 쿠온. 여기 엄청나네? 지금까지 지나온 도시들을 제대로 구경 못하긴 했지만, 여긴 진짜 크다.”
“나도 제대로 둘러보는 건 이번이 처음이야. 그런데 누나한테 들었는데, 여기 제 2 상업지구 말고 이만한 크기로 제 1 상업지구도 하나 있대.”
“우와, 장난 아니네.”
최소한의 휴식시간만을 취하며 달려온 길이었기에, 지나온 도시들을 끝마을 사람들은 제대로 구경할 틈이 없었다. 그런 이들을 위해 레이는 오늘부터 내일까지 이틀 동안의 자유 시간을 주었다. 물론 제품 보안을 위해 교대로 하는 것이라 결국 하루 만의 자유시간이었지만. 그래도 그들은 좋았다.
제 2 상업지구의 그 크기는 끝마을 전체보다 훨씬 더 컸다. 그런데 그런 시장이 하나 더 있다는 게 신기했다. 그리고 전부 다 다른 가게들이었고, 이렇게 많은 모습의 사람들이 거리를 거닌다는 게 그들에겐 신기하기만 했다.
“역시! 크론 영지의 중앙도시!”
“푸하하하, 야, 뭘 그리 촌사람 티내는 말을 하냐?”
쿠온은 친구가 연신 감탄사를 내뱉으며 ‘역시 레인시’를 외치는 모습에 웃음이 나왔다. 자세히 구경하는 것은 그도 처음이라 신기하긴 했지만, 그의 눈에는 다른 것들이 보였다. 끝마을에서는 보기 힘든 건물들의 형태. 그는 이번에 달꿈 공장을 짓기 시작하면서 조금 더 이런 쪽이 보이기 시작했다. 단층 형태의 주거를 위한 공간이 대부분인 끝마을과 달리 높이도 높았고 가게의 특색에 따라 다른 모양을 가지고 있는 게, 보는 즐거움이 있었다. 분명 따로 따로 지었을 것이 맞을텐데도 조화로운 그 모습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
“처음 보는 청년들이네, 어디서 왔는감?”
쿠온과 친구들은 이러저리 구경하면서 걷다가 자신들을 향해 말을 거는 사람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과일 가게 아주머니 였다. 호기심 가득한 그 표정에 쿠온의 친구 중 한명이 활기차게 답했다. 쿠온이 촌사람 같다고 놀렸던 친구였다.
“저 멀리, 끝마을에서 왔습니다! 아실지 모르겠네요. 하하하”
넉살 좋게 웃으며 답하는 청년의 모습이 보기 좋아 과일 가게 아주머니는 더 물었다. 손님이 없는 오후 시간대라, 심심했기 때문이었다.
“내가 여기서만 살아서, 잘 모르는데. 어딘지 궁금하네!”
그 말을 시작으로 아주머니는 여러가지를 물었고, 쿠온과 친구들은 아주머니가 건네주는 과일을 한손에 들고 걷는 것을 잠시 멈추고, 쉴 겸 이야기를 나누었다. 기분 나쁘지 않을 내용만 묻는 아주머니의 질문과 레인시에서 가보면 좋을 곳들을 설명해주는 친절에 쿠온과 친구들은 이 시간이 유쾌했다.
“저희가 단체로 마차를 타고 왔거든요. 일하는 곳에서 잠시 하루 자유 시간을 주어서 놀 겸 나왔는데, 아주머니 덕분에 어디를 가봐야 할 지 알겠네요. 감사합니다!”
“어? 마차? 혹시 달꿈이야?”
쿠온의 말에 아주머니는 잠깐 생각을 하더니 눈을 동그랗게 뜨고 쿠온과 친구들을 향해 물었다. 그 모습에 그들은 서로를 보다가 아주머니를 향해 그렇다고 고개를 끄덕였고, 그 순간 아주머니는 박수를 짝 치더니 큰 목소리로 말했다.
“아이고! 진작에 말하지! 내가 레이랑 잘 알아! 레이랑 빌리랑 안느랑 팀이랑 베르랑! 그 애들이 다 여기와서 과일 사 먹었다니까! 아이구, 달꿈이면 진작에 말하지!”
“아, 정말요? 달꿈 아세요?”
쿠온의 친구 중 한 명은 아주머니가 너무나 반가워하면서 말하자, 달꿈을 아느냐고 물었고. 그 물음에 아주머니는 무슨 그런 섭섭한 소리가 다 있냐며 말했다.
“당연하지! 우리 여기 레인시에서, 아, 아니지. 그건 모르겠고! 아무튼 제 2 상업지구에서 달꿈 모르는 사람이 없어! 어이, 야채 아저씨, 그렇지 않아요?”
“무슨 당연한 말을 묻고 그래! 달꿈을 모를리가 있나!”
옆에서 가만히 대화를 듣고 있던 야채 가게 아저씨를 향해 과일 가게 아주머니는 물었고, 무슨 그런 당연한 걸 묻냐는 아저씨의 반응에 쿠온과 친구들은 기분이 얼떨떨했다. 달꿈이 그렇게 유명했나?
“아, 잠시만 있어봐! 이것들도 들고 가면서 먹어! 내 달꿈 사람들인데, 이 정도는 줘야지!”
“어, 어, 이렇게 많이 필요 없는데,”
“아냐, 내가 달꿈이라니까 너무 반가워서 주는 거야! 먹으면서 아까 말해준데 있지? 거기 다 둘러봐!”
“감사합니다!”
얼떨떨한 표정으로 쿠온과 친구들은 과일 가게를 벗어났다. 그들의 손에는 과일이 두개씩 더 들려 있었다. 그리고 과일 가게 아주머니의 큰 목소리 때문이었을까. 진짜 달꿈이냐고 묻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저마다 반가운 얼굴로 건네는 인사에 청년들의 얼굴엔 미소가 점차 어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 그 이유를 알 수가 있었다.
“우리가 그 때 공짜로 마스코바도 물을 얻어 먹었는데-”
“아이고, 달꿈이 빈민가에 한 일 듣고 내가 얼마나 감동을 받았던지!”
“마스코바도 잘 먹고 있어요! 중요한 날에만 조금씩 먹는데, 애들이 얼마나 맛있다고 그러는지 몰라요~”
“내가 달꿈 물건 사려고 얼마나 기다렸는데, 이번에도 스란 약제상에 사러 가면 되는가?”
제 2 상업지구를 거니며 사람들이 하나 둘 건네는 말에 쿠온은 기분이 좋아졌다. 자신이 일하는 달꿈을 향한 사람들의 호의에 그는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갔다. 그는 옆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자신과 다르지 않는지, 친구들의 어깨에도 잔뜩 힘이 들어가 있었고 얼굴 가득 미소가 지어져 있었다.
“야, 우리 좀 좋은데서 일하는 것 같지 않냐? 달이 내려준 선물이래, 달꿈이!”
쿠온은 친구의 말에 답했다.
“당연하지. 달꿈이 얼마나 좋은데.”
레인시, 제 2 상업지구를 거니는 끝마을 청년들의 마음 속엔 자부심이 차올랐다. 원래 좋은 곳이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사람들이 좋아하는 모습에 이 도시가 낯설지가 않게 느껴졌다. 달꿈. 그 이름이 청년들의 마음 속에 한 번 더 새겨진 순간이었다.
*
“이상입니다. 가주님.”
가이츠는 들려오는 목소리에 답을 하지 않은 채, 손에 들린 차의 향과 맛을 음미했다. 조청 특유의 단맛은 났지만, 이건-
“등외군.”
중품에도 못 미치는, 등급으로 매겨질 수 없는 등외품이었다. 가이츠는 테이블 위에 펼쳐져 있는 편지를 바라봤다. 쇼든의 심복이라고 여겨지는 집사로부터 온 편지. 그 속엔 쇼든의 멍청함이 담겨져 있었다.
탁. 가이츠는 더 마실 수가 없어 찻잔을 테이블 위에 올려두었다. 조잡한 맛.
그는 자신의 맞은 편에 서 있는 남자를 향해 말했다.
“이제 자네의 역할은 없네. 수고 했어.”
“네, 감사합니다. 가주님!”
가이츠는 그 말을 끝으로 남자를 바라보지 않았다. 대신 남자가 가지고 온 것들이 펼쳐진 테이블 위로 시선을 돌렸다. 작은 양피지 조각들이 시간 순으로 펼쳐져 있었다.
남자는 그런 가이츠의 모습에 아무 말 없이 목례를 하였고 곧 가이츠의 서재를 빠져 나왔다.
퀼 조청 공장의 부공장장은 조심스럽게 문을 닫았다. 이제 자신이 할 일은 지켜보는 것. 그것만 남았다. 천천히 걸음을 옮기는 그의 발걸음 소리가 조용한 우벨 가의 밤 속에 울려 퍼졌다.
오늘도 가이츠의 서재는 늦게까지 환한 불이 밝혀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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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빛나는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