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Shine Normally RAW novel - Chapter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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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금빛 희망 – 3. 준비
“아버지. 저 오늘 죽였습니다.”
“뭐? 뭐라고? 무슨….!”
퍼시는 자신의 아버지 노스 스란을 향해 파리채를 살랑 살랑 흔들며 말했다.
“파리 5마리 죽였습니다.”
노스는 빈민가에 아픈 사람이 있다는 말에 아침부터 급하게 약초를 챙겨들고 나갔다가 점심 때가 지나서야 겨우 가게로 돌아올 수 있었는데, 그런 자신과 달리 가게 계산대에 앉아 한가하게 늘어져 있는 아들의 모습을 보자 피곤함과 함께 얄미움이 밀려왔다.
“하! 헛소리 그만하고! 약초 정리나 좀 해놔!”
자신의 말에 듣는 둥 마는 둥 고개를 돌리며 책을 펴는 퍼시의 작태에 뒷목이 뻐근해지는 것을 노스는 느꼈다. 내 팔자가 이렇지라며 먼저 하늘로 간 마누라를 빼면 자신을 생각해주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고 마음 속으로 투덜거리며 약초들이 놓여있는 진열대로 갔다.
“어?”
정말 오랜만에 어제 밤에 받았던 약초들이 말끔하게 정리되어져 있는 것을 본 노스는 고개를 돌려 퍼시를 바라보자, 언제부터 자신을 보고 있었던 것인지 자신을 향해 씨익 웃어 보였다.
“아버지, 아버지보다 제가 더 정리 잘 해놓지 않아요?”
“크흠, 말 같지도 않은 소리는. 나 따라오려면 한참은 멀었어. 그래도 뭐- 봐줄만하게 했구나.”
장난스러운 퍼시의 목소리에 자꾸만 올라가려는 입꼬리를 내리며 노스는 짐짓 엄한 목소리로 답했다. 퍼시는 그런 아버지의 모습에 나이가 들수록 귀여워지시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속으로 웃었다.
“나 없는 동안 가게에 손님 왔었냐?”
가게 한 켠에 놓인 의자에 앉으며 노스는 아들을 향해 물었다. 그 물음에 퍼시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아뇨. 7시에 문 연 이후로, 지금까지 아직 한 명도 없었어요.”
“그렇구나.”
가게에 손님이 한 명도 없었다는 말에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기는 커녕 무덤덤하게 넘어가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자, 속이 답답해지는 퍼시였다.
“아버지, 가게에 손님이 한.명.도 안 왔다구요!”
“그게 뭐? 가게에 손님이 없었다는 건 희소식 아니냐. 아픈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는 건데.”
“어휴, 답답해라~”
속없는 아버지의 대답에 더 답답해지는 퍼시였다. 고구마를 한 세개 정도 물도 마시지 않고 먹은 기분이다. 늘 돈보다 사람이 먼저라며 이윤도 얼마 남지 않는 장사를 하시는 아버지를 존경하는 퍼시였지만, 요즘 같은 상황에 이런 아버지의 태도는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아니, 너무나도 답답했다.
“아버지! 아픈 사람이 없는 건 좋은 일이지만. 지금 우리 가게 형편이 어때요?”
“우리 가게가 뭐.. 형편이 뭐 어떻다고…”
“어떻긴요! 올해 홍수가 여러번 나는 바람에 약초를 구하기도 힘들어진 마당에 물량도 얼마 없고, 그리고 장사도 올해는 유독 안되고! 지금 제가 집에 있는 5일 동안 손님은 고작 두! 명! 봤다구요. 두명! 이게 말이 돼요?”
나이가 들수록 마누라를 꼭 빼다 닮은 건지 잔소리가 늘어가는 아들을 보며 속으로 한숨을 쉬는 노스였지만, 가게를 걱정해서 하는 말임을 알기에 아버지한테 잔소리를 한다고 뭐라 할 수도 없었다. 하지만, 그 잔소리에 동의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모른 척 시선을 돌리자, 2차 잔소리 폭탄이 들려왔다.
“또! 또! 또 제 말 지금 모르는 척 하시는 거죠? 아버지, 왜 손님이 두 명이겠어요? 네? 이 커다란 레인시 안에서 뭐, 돈 있는 귀족이나 관리가 올만한 곳은 아니지만 일반 영지민들도 많은 이곳에서 그나마 믿을만한 약재상 하면 여긴데! 그런데 일주일에 아픈 사람이 2명이라니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세요?”
“크흠, 말이 안 될 것도 없지…”
찔리는 것이 있어 자신도 모르게 약한 목소리가 나오는 노스였다.
“말이 안 될 것도 없다니요. 이게 다 아버지가 공짜로 다 퍼다 주니까 이렇잖아요. 분명히 올 초 겨울에 제가 집에 왔을 때만 해도 약초 물량이 적어도 일년치는 있었는데 여름에 제가 오니까 무슨 마법을 부렸는지 거의 없네요? 그리고 정~말~ 신기하게도 장부는 요 몇 달 간 수입이 거~의~ 없구요, 참 신기하죠? 예? 안 그래요?”
“그,그,그러게. 차,참 신기하구나. 크흠흠”
5일 째 반복되는 답답한 대화에 퍼시는 주먹으로 자신의 가슴을 쳤다. 우물쭈물 거리며 모르는 척 고개를 돌리는 아버지의 모습이 이제는 그냥 보기가 싫었다. 어쩜 저렇게도 융통성 없이 사람이 저리 정에 약한가 싶다. 나이가 들수록 더 마음이 약해지시는 것 같았다. 퍼시는 이전처럼 잔소리 투의 말이 아닌 가라앉힌 목소리로 말했다.
“아버지. 아버지 마음 잘 알아요. 올해 홍수가 많이 나서 사람들이 다 어려운 형편이라 약 사먹을 돈도. 심지어 이 싼 약초들을 사먹을 돈도 없어서 아버지가 그러신다는 것 다 알아요. 하지만, 그것도 정도가 있죠. 이렇게 다 나눠주다가 우리가 손해를 입을 수는 없잖아요.”
조근조근 차분하게 들려오는 아들의 목소리에 노스는 그제서야 아들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자신을 향해 답답하다는 듯이 바라보는 그리고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아들의 눈빛에 노스는 속으로 한숨을 쉬며 말했다.
“네가 무엇을 걱정하는 지는 잘 안단다. 그렇다고 해서 아픈 사람들을 내버려 둘 수는 없어. 너도 말했다시피 홍수가 나는 바람에 농사가 잘 안되고 그래서 대부분의 영지민들이 어려워진 상황이라서 돈이 없어서 나눠주는 것도 있지만 그것 뿐만이 아니야.”
“그러면 또 무엇이 있는데요?”
퍼시는 이제서야 진지하게 나오시는 아버지의 모습을 바라보며 물었다. 노스는 아들의 물음에 어떻게 대답을 할까 잠시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
“후우- 너도 알다시피 내가 어디 나눠준 게 하루 이틀 아니 잖니. 몇 년 째 해오는 일이잖아?”
“네. 알아요, 아버지. 아는데 너무 심하잖아요. 이 정도는 아니었잖아요.”
노스는 퍼시의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만큼 돈이 없는 사람들이 늘어났단다.”
“네?”
“그리고 아픈 사람이 늘었어.”
“그게 무슨..”
의아하게 바라보는 아들을 향해 노스는 하나씩 하나씩 설명해나갔다.
“나는 내가 도와야 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범위가 있단다. 기준치라고 할 수 있지. 그 기준 아래의 사람이 나에게 도움을 요청하면 나는 돕는단다. 그런데 그 기준 아래의 사람이 점점 늘더니 작년부터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늘었단다.”
입을 다문 채 자신을 바라보는 아들을 향해 노스는 씁쓸한 미소와 함께 말했다.
“선대 영주님이 돌아가시고 이어 받으신 지금의 영주님은 아주 좋은 분이셔. 그러니 너도 이 영지의 관리가 되려고 한 것이겠지. 하지만 관리와 있는 자들의 부정부패가 갈수록 심해져서 중산층은 사라져만 가고 돈이 없는 사람들은 더 돈 없이 최하의 삶을 살아가고 있단다. 빈민가의 인구가 얼마나 많이 늘었는지 몰라. 거기다가 올해 홍수 때문에 작물 상황까지 안 좋아지니 더 그런 사람들이 늘어났고 말이야. 그러다 보니 내가 도와주어야 할 사람이 점점 늘어나게 되었어.”
퍼시는 홍수 때문이라고만 생각했던 것을 넘어서는 아버지의 대답에 할 말을 잃었다. 부패한 관리와 망가질대로 망가진 영지 재정 때문에 많은 이들이 힘들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실질적으로 자신의 주위에서 벌써 그런 일들이 벌어진다는 것에 비로소 체감을 하게 되는 퍼시였다. 그는 갑자기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아무 말도 못하고 눈빛 한가득 혼란을 담고 있는 아들을 보며 노스는 안타까움을 감출 수가 없었지만 이왕 나온 말들을 끝내기로 했다.
“그리고 아픈 사람이 늘었다고 했지? 돈이 없어지니 다들 제대로 먹고 생활하지를 못하는데 먹고 살려면 일을 해야하니 몸에 부담이 가고 결국에는 아픈 사람들이 늘어만 가더구나. 당연한 결과지. 하지만 조금 피로하고 아플 때 쉬었다면 다 나을 병들인데 쉴 수가 없으니, 자기 자식들, 가족들 먹여 살려야 하니 쉴 수가 있나. 결국 더 큰 병을 앓게 되어 나를 찾아 오더구나. 그리고 빈민가의 경우에는 거기에 배수로가 없잖니. 그래서 홍수 때문에 각 집집마다 한번씩 물난리가 나가지고 안 그래도 없는 살림에 더 곤란해진 경우가 많아. 그런데 문제는 홍수로 인해서 청결 상태가 엉망이 되었단다. 왜 그렇냐고? 홍수랑 청결이 무슨 상관이 있냐고? 홍수로 물난리가 나서 땅이며 길이며 집이며 우물이며 모든 것들이 엉망이 되었는데 그걸 고칠 돈이 없어서 그대로 살아가야만 하거든. 그러니 당연히 병이 걸릴 수 밖에.”
퍼시는 한 단어 한 단어 자신의 귀로 들려오는 말들에 참을 수 없는 울분이 치밀어 올랐다. 노스는 의자에서 일어나 아들을 향해 다가갔다. 그리고선 핏줄이 설 만큼 꽉 쥐어진 아들의 손을 살풋이 잡으며 말했다.
“퍼시. 우리는 그래도 괜찮잖니? 아니, 우리는 괜찮아. 적어도 우리는 먹고 살만은 하고 누울 만한 깨끗한 집도 있어. 그러니 가진 것들을 나누어도 된다고 난 생각한단다. 나는 내가 살릴 수 있는 사람이 단지 돈이 없다는 이유로 죽어가는 것을 난 볼 수가 없어. 그러니, 퍼시- 네가 집을 걱정하고 나를 걱정해서 하는 말인 것을 알지만 조금 이해해주지 않겠니?”
퍼시는 목에 걸린 무언가 때문에 대답을 할 수 없어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자신의 생각이 얼마나 좁았으며 현실을 몰랐던 것에 대해 너무나도 부끄러웠고 화가 났다. 노스는 이해한다는 듯이 아들의 어깨를 가만히 다독였다.
“아!”
그러다가 무언가 생각이 났다는 듯, 노스는 퍼시의 어깨를 약간 세게 잡았고 퍼시는 그 힘에 아버지를 바라보았다. 둘의 시선이 마주쳤을 때, 노스는 장난스럽게 퍼시를 향해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한가지 이유가 더 있단다.”
또 무슨 이유가 더 있냐는 듯한 시선에 노스는 환한 미소를 지었다.
“우리 아들이 이제 영지성에 관리가 되어서 일하게 되었는데 이 아비가 돈보고 치료 못한다고 할 수는 없지 않느냐. 아들이 관리인데. 안 그래? 관리 아들 얼굴에 먹칠 안 할려면 아버지가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줘야지. 그래야 우리 아들 보기 안 부끄럽지. 안 그러냐?”
퍼시는 눈시울을 빨갛게 물들이며 웃을 수 밖에 없었다. 나이가 들어가셔도 아버지는 아버지셨다.
*
“이걸 레이가 나한테 전해달라고 했다고?”
“네, 아버지. 아버지께 감사하다고. 아버지 덕분에 자기 가족들이 먹고 산다고 그러니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고 싶다면서 전해달라고 했어요.”
“허- 그 쪼그만 놈이-”
집에 들어오자 마자 아들이 내미는 정체불명의 통을 받으며 의아했던 조지는 호든으로부터 자초지종을 듣게 되자, 감탄이 나왔다. 고마워서 인사를 하고 싶어서 전했다라. 조지는 기분이 좋아져 자신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아버지의 그런 모습을 모두 보고 있던 호든 역시 미소를 지었고, 그는 아버지를 향해 입을 열었다.
“아버지, 그런데 레이가 뭐라고 했는 줄 아세요?”
“응? 또 뭐라고 더 하디?”
“네. 그 애가 자신은 가치 있는 사람에게 존중과 예의를 보인다고 하면서 아버지가 자신의 가족들에게 가장 가치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자기가 가진 최고로 좋은 물건인 이 ‘조청’을 드리고 그 존중을 보이고 싶어 드린다고. 그렇게 말하더군요.”
“하-”
조지는 자신의 손에 들린 이 통을 가만히 바라보며 쓰다듬었다. 단순히 통이었던 것이 조금 다르게 다가오는 것 같았다. 조금 더. 조금 더. 손끝으로 따뜻한 기운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가치있는 사람이라- 내가 그런 말을 들어도 될 만큼 무언가를 했는지 모르겠구나.”
“아버지-”
“뭐 그래도 기분 좋은 말이구나. 정말로. 오랜만에 들어보는 기분 좋은 말이야. 정말로-”
호든은 낮게 읊조리는 아버지의 말에 가슴이 아파 오다가 이내 밝게 웃으시며 하는 말에 같이 따라 웃었다. 자신이 그런 사람인지 모르겠다고 말씀하시지만 기분은 상당히 좋아보이셨다. 자꾸만 통을 쓰다듬는 그 손길을 보며 호든은 자신이 레이로부터 큰 선물을 받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알고 있던 사실이기는 하지만, 알칸 그 놈이 자기 자식 농사는 제대로 했구나.”
“하하하, 네. 알칸 삼촌이 자식들을 참 잘 키운 것 같아요. 큰 아들은 똑똑하고 예의 바르고 이런 귀한 것들도 만들 줄 알고. 거기다가 둘째 아들은 힘이 아주 세다죠? 빠르기도 빠르고. 그리고 네트는 귀엽죠. 알칸 삼촌은 자식들 보면 밥 안 먹어도 배부를 것 같아요.”
“그렇지. 그런데 자식들이 너무 잘 나서 알칸은 골치가 아픈가 보더구나.”
골치가 아프다는 말에 그럴 이유가 있나 싶어 호든은 아버지를 바라보자, 조지는 아까 전과는 다른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둘째가 자꾸 기사가 되고 싶다고. 학교에 보내달라고 하는가 보더구나.”
“아- 정말요?”
조지의 말에 안색이 흐려지는 호든이었다.
“그래. 내가 보기에도 베르 그 놈이 조금 특출나게 신체적으로 뛰어난 것 같기는 하더구나. 그걸 자기도 아는지 어디서 기사 얘기를 들어와서는 올해 여름부터 기사가 되고 싶다고 학교에 보내달라고 한다더구나. 그런데 그게 알칸 형편으로 가능 하겠니. 그러니 알칸은 안 된다고 할 수 밖에 없고 둘째는 그 때문에 상처를 받았는지 집에도 잘 안 들어오고 겉돈다고 하더구나.”
“…알칸 아저씨가 고민이 많으시겠네요.”
“그렇지. 알칸도 자기 자식 재능을 알고 있고. 어느 부모가 자식의 꿈을 안 이뤄주고 싶겠니. 그런데 너처럼 행정관련 전문학교는 장학 제도가 있어서 어떻게 무료로 보낼 수도 있지만 기사 학교는 안 그렇잖니. 거기는 있는 집 자식들이나 가는 데지. 그러니 알칸 속이 타들어가나 보더구나.”
호든은 답답하면서 안타까운 마음에 저도 모르게 말했다.
“흠… 베르가 알칸 삼촌 마음을 조금 이해해줄 수 있으면 좋겠네요. 어쩔 수 없는 일이니까요. 이룰 수 없는 일에 대해 생각하기 보다는 레이처럼 집을 생각할 줄 알게 되면 삼촌 마음도 조금 더 편안해 질텐데 말이죠..”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하는 호든의 말에 조지는 아들을 바라보았다. 올해로 학교를 졸업하고 20살이 되어 어디를 가나 성인으로 인정받는 아들은 어느 정도 세상을 알아가고 있었다. 그러니 베르 보고 이해를 하라고 말하는 것일 것이다. 하지만 조지는 아들의 말에 다르게 대답할 수 밖에 없었다. 그는 아직 자신의 아들이 그런 식으로 세상을 보기를 원하지 않았다.
“호든. 베르는 13살이란다. 13살이 이루고 싶은 꿈을 꾸는 건 나쁜 게 아니야.”
조지는 덧붙였다.
“그리고 알칸은 아마도 베르가 현실을 인정하고 포기를 하면 그건 그것대로 슬플 것이란다. 절대 편안해지지 않을 거야.”
조지는 아들을 향해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게 부모의 마음이거든.”
*
“그래, 할 말이 있다더니, 할 말이 무엇이냐?”
알칸은 자신의 맞은 편에 앉아 있는 아들을 향해 물었다. 조금 전 저녁 식사 시간 때 레이는 루나가 얼마에 팔았냐고 은근 슬쩍 묻자 그에 대한 가타부타 답은 하지 않고 자신을 바라보며 식사 끝나면 드릴 말씀이 있다고 괜찮으시냐고 물었다. 알칸은 무언가 팔러갔다가 잘못 되었구나 생각 하면서 알겠다고 답했었다. 그리고 지금 둘은 마주보고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후우- 긴장하지 말자. 왜 아까 전보다 더 떨리는 거야. 별 일 아닌데. 왜 이러지’
태성은 아까 전 호든과 거래를 할 때보다 더 떨리는 마음을 추스리며 손바닥의 땀을 닦아내었다. 이상하게 알칸은 늘 어려웠다. 자신이 말을 하기 전까지 기다릴 심산인지 아무 말없이 자신을 바라보는 알칸의 시선에 속으로 심호흡을 몇 번 한 뒤, 마음을 가라앉히고선 그의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오늘 호든 형한테 조청 팔러 간 것 때문에 드릴 말씀이 있어서 그렇습니다.”
“그래, 대충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다.”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을 바라보는 알칸을 향해 태성은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심호흡을 한 뒤, 입을 열었다.
“아버지, 장사를 해보게 될 것 같습니다.”
============================ 작품 후기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목을 닮은 글을 쓰고 싶은데 오늘따라 어렵고 고민이 많아지네요.
댓글, 추천해주신 분들 정말 감사드립니다.
여기는 비가 오네요.
빗소리 듣는 걸 좋아해서 오늘 밤은 잘 잘 것 같습니다.
이번 한 주 빛나는 한 주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