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Shine Normally RAW novel - Chapter 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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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 우리의 빛 – 11. 결실
“잘하는 건지 모르겠네.”
레이는 사무실에 앉자 마자 내뱉는 슈멜츠의 말에 그를 바라봤다. 요즘 울빛 2회 신청을 받는 시기인지라 평소보다 더 피곤해보였다. 하지만 이음새 협회의 일이 잘 풀려서 그런지 표정은 좋았다.
“잘 하는 것 같은데요?”
슈멜츠는 레이의 말에 피식 웃음을 흘렸다.
울빛은 원래라면 1년이 되는 11월에 보고회를 한 번 더 열어 그 때 최종 정리를 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 계획을 조금 변경 시켜 8월 말인 지금 또 다른 한 자리를 마련했다.
“아무래도 신청하는 사람들한테는 우리 직원들이 건네는 말보다는 직접 경험하고 있는 사람들이 건네는 말이 나을 것 같아서 준비하기는 했는데.”
“잘 했어요. 걱정하지 마세요. 형.”
레이는 슈멜츠가 무엇을 걱정하는지 알고 있었다.
내일 있을 ‘우리의 빛 합격자들과 함께하는 질문과 답변’ 시간의 진행 방식에 대한 고민이리라.
레이는 새삼 울빛이 제대로 합격자들과 함께 해온 지 10개월 지나고 있음을 느꼈다. 그간 울빛도 슈멜츠도 새로운 형태의 이 사업체를 정말 열심히 꾸려왔다.
그렇기에 좋은 결과만 있으면 좋겠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음을 레이는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슈멜츠는 이 시간을 준비했으리라.
“형. 조금 더 신청자들이 제대로 알고 명확하게 목표를 세워서 참가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하는 것 아닙니까? 허황된 기대가 얼마나 위험한지도 알고 있고.”
“그렇지.”
슈멜츠는 레이가 자신의 생각이 맞다고 말해주자 한결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꼈다.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동생이지만 이렇게 한 번씩 확신어린 목소리로 말해주면 그게 또 마음을 놓이게 만들었다.
“오늘 밤에 노스 어르신께 간다고 했지?”
“네. 이제 다음 주면 9월이니까. 슬슬 준비를 하시는 것 같더라구요. 작년보다는 좋게 해야 될 것 같고, 협회 사람들도 늘었고.”
레이의 답에 슈멜츠는 미소를 그렸다. 이음새 협회가 잘 나아가고 있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눈에 띄게 성장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저번의 그 일 이후로 한결 더 단단해지고, 규칙이나 다른 협회와의 교류 면에서 한층 더 성장해있었다.
그리고 이음새 협회에 대한 평판이 크론 영지 안에서 엄청난 속도로 좋아졌고 또한 알려지고 있었다.
똑똑똑-
둘은 갑작스럽게 들려오는 소리에 문으로 시선을 돌렸고,
“사장님, 아킬란입니다.”
아킬란 교수의 목소리에 슈멜츠와 레이 둘 다 기분 좋은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슈멜츠는 빠르게 문으로 다가가 문을 열었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레이 역시 환한 미소를 그렸다.
둘은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미 약속된 이 자리에 아킬란만 있는 게 아님을.
“안녕하세요.”
차분한 아킬란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뒤 이어,
“여- 레이는 오랜만이구나. 뭐 이렇게 많이 컸냐.”
볼보트 교수가 여유롭게 웃으며 들어섰다. 레이의 얼굴에 반가움이 서렸다.
방학 동안 볼보트는 크론에 와서 아킬란과 함께 여름 특강을 해주었다. 그 동안 레이는 끝마을에 가 있느라 못 만났지만. 볼보트는 꽤 레인시 안에서 유명해져 있었다.
케인스 시립 학교의 교수라는 그 화려한 이력도 시선을 끌었지만 전 대륙을 돌아다니며 겪었던 경험을 아주 생생하게 전하는 그의 수업은 정말로 인기 만점이었다.
아킬란이 어떤 배움을 쉽게 전함에 있어 재능이 있었다면 볼보트는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에 재능이 있었다.
“자, 그럼 점심 식사를 하러 갈까요?”
“그러지! 내가 예약했으니까. 따라와!”
볼보트는 성큼성큼 앞서 걸었고 남은 세 사람은 서로를 보며 미소를 그렸다. 내일이면 떠날 외지인인 볼보트는 어느 새 단골 식당이 있을 정도로 한 달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완벽하게 적응해 있었다.
“오, 정말 맛있네요. 여기는 처음인데.”
“그렇지?”
레이는 눈을 크게 뜨며 고개를 끄덕여 보였고 볼보트는 그에 흐뭇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제 2 상업지구에 이런 식당이 있을 줄이야. 새삼 레이는 자신이 레인시의 모두를 알지 못함을 깨달았다.
볼보트는 쉬지않고 포크를 놀리는 레이를 보다가 아킬란과 슈멜츠를 바라봤다. 둘은 내일 있을 행사에 대한 이야기와 논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는 둘을 향해 입을 열었다.
“올해 12월에 낸다고 했었나?”
아킬란은 볼보트의 말에 고개를 살짝 가로저으며 답했다.
“원래 그러려고 했습니다만. 이번에 하믈로스 교수님 서신을 받고 내년에 칼펜 왕립학교에서 열리는 학회에서 발표할 계획입니다.”
“흐음, 확실히 1월에 하는 그게 규모가 크기는 하지.”
우리의 빛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사업에 대해 아킬란은 틈이 날 때마다, 아니 잠을 줄여가면서 연구를 했다. 또한 레이와 볼보트의 도움으로 연결된 칼펜 왕립학교 교수 하믈로스에 의해 부족한 점을 보완하면서 완성도를 높이고 있었다.
“이번에 1년 간 자료를 다 모으면 표본 자료가 많을 것 같고. 정리하려면 내년이 나을 것 같더라구요. 2회 차의 합격자 자료도 합격자들에게 부탁해서 넣을까 싶기도 하고.”
말을 하던 아킬란은 잠시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사실 내년 1월도 시간이 많이 부족하기는 한데. 최대한 빨리 발표하고 싶어서-”
볼보트는 아킬란의 마음이 이해가 되었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몸 생각하면서 해. 자료가 어디 날라가는 것도 아니고.”
“맞습니다. 요즘 아킬란 교수님이 쓰러지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아킬란은 볼보트와 슈멜츠의 말에 씨익 웃어보였다. 슈멜츠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가로 저었다. 어지간히 고집이 센 사람인지라, 아마 자기 마음에 드는 수준의 논문이 나오기 전까지는 쉬지 않으리라.
“그런데 볼보트 교수님.”
“음?”
볼보트는 식사를 멈추고 자신을 바라보는 레이를 향해 왜 그러냐라는 표정으로 바라봤다. 그 표정에 레이는 씨익 웃으며 말했다.
“네트가 교수님과 계속 편지를 주고 받고 있다고 들었는데-”
“아- 하하하하하-”
볼보트는 레이의 여동생 네트의 이름이 나오자 너털 웃음을 터트리며 시선을 돌렸다. 이를 보며 레이는 한숨을 내쉬었다.
자신이 올라갈 때 어찌나 데리고 가라고 하던지, 네트를 떼어놓고 오느라 고생한 레이였다.
“저는 편지를 못 봐서 내용은 모르지만, 글은 많이 늘었던가요?”
“암, 늘었지. 아주 머리가 좋아.”
동생 네트는 볼보트에게 여러가지를 물어보았고 볼보트는 그런 네트를 위해 여러 가지들을 서신으로 가르쳐 주었다. 싸지도 않은 양피지들을 몇장에 걸쳐 써서 보내주는 볼보트가 고마운 레이였다.
사실 동생에게 모험가가 될 수 있다고 말하는 볼보트가 조금 밉기는 했지만 좋아하는 동생을 보니 고마운 마음이 더 큰 레이였다. 더욱이 네트가 쓰고 공부할 수 있는 양피지와 펜, 잉크까지 보내는 것을 보고 더 고마웠다.
교수라는 위치가 시간이 많은 자리도 아니고, 그리고 크게 돈을 많이 버는 자리도 아닐텐데. 레이는 볼보트를 향해 인사를 전했다.
“감사합니다. 교수님.”
“뭐, 감사하기는. 네트는 내 제자야! 나중에 케인스 시립학교 오기로 했어!”
뭘 그런 말을 하냐는 듯 아무렇지 않게 볼보트는 넘겼지만 레이의 말에 기분이 좋은지 입꼬리가 올라가 있었다. 이를 본 레이는 말을 덧붙였다.
“네. 요즘 네트가 시립학교 갈 거라고 어찌나 공부를 하려고 하는지. 내년부터는 레인시에 와서 공부하거나 아니면 책을 끝마을로 사서 보낼까 합니다.”
“으음, 그래야겠지. 조금 있으면 입학해야 할 나이니까. 뭐, 따로 나이 제한은 없다만. 근데 듣기로는 조지 집에서 책을 빌려본다며?”
촌장이자 부사장인 조지는 네트에게 기꺼이 책을 빌려주었다. 그 덕에 책 걱정은 없는 네트였다. 레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네트와 친한 두 친구가 있는데 걔네들도 모험가가 될 거라고 하더라구요. 그 중에 한명이 촌장님 따님입니다. 여자애들 셋이 붙어서 요즘 열심히 공부하고 운동합니다.”
“아! 여자애들 셋이 모험가 될 거라고 그런단 말이냐?”
“네. 그렇죠.”
“하하하하- 역시 인물이야, 인물!”
볼보트는 네트와 친했던 두 꼬맹이들을 떠올렸다. 설마 했는데, 그 꼬맹이들 셋이서 모험가가 되기 위해 공부하고 있을 모습을 떠올리자 웃음이 절로 터져나왔다. 슈멜츠와 아킬란 둘도 레이와 볼보트의 대화를 들으며 웃었다.
한층 밝아진 분위기로 식사 시간은 즐겁게 흘러갔고 식사가 끝났을 때 쯤 볼보트는 레이를 한 번 더 바라봤다. 음료를 마시고 있었다. 그는 레이를 향해 넌지시 물었다.
“레이.”
“네.”
“북쪽 게파이트 국이랑 거래를 했다고?”
“네. 이번에 1차 납품할 물건들 보내고 오는 길입니다.”
“그렇구나.”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던 볼보트는 흘러가듯이 레이를 향해 말했다.
“의외구나.”
“으음, 그렇습니까?”
레이는 볼보트의 목소리가 평소와 다르지 않아 그 또한 평이하게 답했다.
“그냥 그렇게 느껴지구나.”
“저도 게파이트 왕실과 닿을 줄은 몰랐습니다.”
씨익 웃는 레이를 보며 볼보트는 잠시 그 눈을 바라보다가 곧 바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인연이라는 게 참 신기해. 그렇게 닿을 줄 누가 알았겠느냐. 너와 내가 처음 만났던 것도 신기했었지.”
“으음, 그렇긴 하죠. 전 제가 교수님과 알 게 될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습니다.”
레이는 슈멜츠, 무티히와 함께 볼보트 교수를 처음 만났던 순간을 떠올렸다. 벌써 그게 일년 전이었다. 자신이 유명한 학교의 교수인 볼보트와 하믈로스를 알게 될 줄이야. 막상 생각해보니 신기한 일이었다.
볼보트는 레이의 표정을 보며 말을 이었다.
“그래. 나도 너와 처음 만나서 그 때 나누었던 대화들을 아직도 잊지 않고 다 기억하고 있단다. 이제 와서 하는 말이지만, 그 때 대화가 참 마음에 들었었어.”
레이는 볼보트와 만나 나누었던 대화들을 떠올렸다. 그 때 자신이 무슨 말을 했더라-
생각을 더듬자 희미하게 하나 둘 씩 떠올랐다.
아마- 행복의 기회와 평범하게 사는 게 뭔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던 것 같았다. 정확한 대화는 떠오르지 않았지만 그 분위기와 자신의 기분만큼은 좋았다는 것을 레이는 기억해낼 수 있었다.
“저도 그 때의 기억이 좋게 남겨져 있습니다.”
레이가 부드럽게 미소를 그리며 말하자 볼보트는 이를 바라보다가 편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렇다면 다행이구나.”
둘은 서로를 보며 미소를 그렸다. 레이는 오랜만에 좋은 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에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그 때,
[메인 퀘스트 다섯번째 ‘넓어진 우리’를 78.9% 진행하셨습니다.] 으음?
갑작스럽게 들려오는 시스템 안내음에 레이는 마시던 음료를 입에서 떼었다.
원래라면 칼스퍼가 지도를 만들 밤 쯤 되면 올라가는데, 오늘은 일찍 지도를 만들었나? 어찌되었든 레이는 진행된 진행율에 잘 되어가는 것 같아 기분 좋은 미소를 지었다.
다시 음료를 마셨고 시원한 달콤함이 입 안을 가득 채웠다.
“자, 그러면 이만 일어나지.”
바쁜 네 사람이었기에 볼보트의 말을 따라 다들 자리에서 일어섰다. 짧은 인사를 나누고 레이를 뺀 세 사람은 울빛으로 걸음을 옮겼다. 레이는 빈민가를 향해 걸어가는 세 사람의 모습을 보다가 곧 자신의 목적지를 향해 걸음을 했다.
이제부터는 달꿈 판매점에서부터 이음새 협회까지. 잠시의 여유 뒤, 바쁜 하루가 레이를 기다리고 있었다.
*
“여름이라 그런지 조금 탔구나.”
“그렇죠? 햇볕이 조금 세더라구요.”
레이는 노스가 건네는 말에 멋쩍게 웃으며 답했다. 사무실 안에만 있는게 아니라 이번 여름은 여러 곳을 돌아다니보니 유독 더 탄 것 같았다.
노스는 건강해보이는 모습에 미소를 그렸다. 레이는 노스가 준 음료를 마시며 입을 열었다.
“이전이었으면 이 시간에 스란 약재상만 혼자 불이 밝혀져 있었을 건데. 확실히 이제는 어두워서 길을 못 찾을 정도는 아닌 것 같아요.”
“그렇지? 나도 혼자 적적하다가 이렇게 불이라도 밝혀놓고 있으니까 좋더구나.”
노스는 가게 밖으로 얼핏 보이는 마법전등들을 보았다.
그 전에는 혼자만 밤 늦게까지 불을 켜고 있는 것 같아 적적했던 적이 있었는데. 이제는 점점 다양한 모양으로 세워지는 이 마법 전등들을 보는 맛에 그리 심심하지 않았다. 그리고-
“또 사람들이 저 전등들 덕분에 밤에 잘 찾아오는 것 같아서 그것도 괜찮더구나.”
확실히 마법 전등들이 만든 일직선의 빛이 있어서 그런지 밤 늦게 찾아오는 사람들이 더 수월하게 오는 것 같았다. 사실 그게 가장 마음에 드는 노스였다.
레이는 역시 노스 답다는 생각을 하며 그에게 본격적으로 본론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다.
“아저씨. 이번에 축제 때는 그러면 어느 정도 인원이 레인시로 오게 됩니까?”
“흐음-”
노스는 레이의 말에 옆에 놓아두었던 양피지를 펼쳐들었다. 아직 신청을 받고 있지만, 대부분의 곳들은 대답을 다 했기에 어느 정도의 규모 파악은 되었다.
“거의 반 이상은 참여를 할 것 같더구나.”
“그러면 장소가 부족하지 않을까요?”
레이가 염려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았기에 노스는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보니까 제작소들에서는 가져오는 물량이 그렇게 많지 않더구나. 그리고 레인시 안에 이음새 협회 가게들이 꽤 많고 그들과 거래하는 곳들도 이음새 협회인 경우가 많지 않더냐.”
“아! 겹치는 경우는 걱정 안해도 되겠네요.”
“그렇지. 그리고 레인시 안에 가게들이 꽤 많으니까 다들 가판대 하나 정도는 다 비워줄 수 있다고 하더구나. 다들 신나하면서 자기 가게 오라고 다들 난리야.”
노스는 회원들의 그 성화와 난리가 떠올라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지만 레이는 한껏 얼굴에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저희 달꿈 판매점도 가게 앞 양 쪽에 두 군데랑 안에 한 칸 정도 비워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 그러냐? 그러면 너희랑 같은 고리 색을 가진 사람들을 배치하면 되겠구나.”
레이의 말에 노스는 다시 서류에 뭔가를 더 적어내려갔다. 이를 보며 레이의 표정은 한층 밝아졌다.
올해 두번째로 크론영지 추수제를 맞이하는 이음새 협회는 몇가지들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 중에 하나가 영지 곳곳에 퍼져 축제에는 참여하지 못하는 제작소와 가게의 회원들 중 원하는 이들을 축제 기간동안 자리를 내어주어 함께 장사를 하는 것이었다.
그 때문에 아직 한달이 넘게 남았지만 이음새 협회는 준비로 한창 바빴다.
이음새 협회는 그 이름 그대로 축제 또한 다 함께 즐기고 누리고 싶었다.
“그리고 작년에 팔찌를 만들었던 고리를 올해는 목걸이 정도로 바꿔야 되겠더구나.”
“그럴 것 같아요. 색깔도 늘었고 참여하는 곳들도 늘었으니까요. 미디엄시는 팔찌입니까?”
“그렇지. 데커 형님이 자기들은 그 정도는 못한다고 팔찌로 한다더구나.”
그리고 또 하나의 계획.
그것은 단순히 레인시 뿐만 아니라 이음새 협회의 회원들이 있는 곳곳의 시장에서 벌어지는 ‘고리 만들기’ 행사였다.
단순히 추수제 기간동안 레인시에서만 그 축제 효과를 누리는 것이 아니라 다른 곳들도 축제를 누리자는 취지였다.
그 도시의 주민들에게는 축제라는 것의 단편적인 즐거움이라도 느낄 수 있고, 회원들에게는 후에 경제적인 득이 있으리라 보았고, 협회는 이름을 알릴 기회이니 득이 참으로 많았다.
“슈멜츠 형이 각각의 색 별 고리는 지금 한창 만들고 있다고 하더라구요. 9월 초가 되면 배부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래? 그거 잘 됐구나. 미리미리 보내놓는 게 낫지.”
“그러면 고리에 대한 보상은 어떻게 이야기 되고 있습니까? 각자 상황에 맞게 다르게 한다는 것은 들었는데.”
“으음, 우선 우리는 작년처럼 할 계획이고 다른 곳들은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아직 정확하진 않아.”
노스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문서를 정리해나갔고 레이는 이를 주의깊게 바라보고 있다가 입을 열었다.
“확실히 작년보다는 훨씬 더 커지고 재밌겠는데요?”
즐거움이 담긴 그 목소리에 노스는 고개를 들어 레이를 바라봤다. 그리고는 레이와 같은 미소를 입가에 그리며 답했다.
“그렇지? 아주 제대로 될 것 같구나.”
두 사람은 얼굴에 기대감을 담았다. 이는 요즘 이음새 협회 회원들끼리 만나면 누구나 짓는 표정이었다.
돈도 벌 수 있고 뭔가 색다른 행사. 향후 미래를 생각하면 더 득이 될 것 같은 이 행사를 사람들은 기다렸다.
“얼른 축제가 왔으면 좋겠습니다.”
레이의 목소리에 담긴 기대에 노스 역시 얼굴에 담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 말을 시작으로 가게 간의 배치와 고리의 분배에 대한 여러 이야기들이 본격적으로 논의하였고 늦은 밤까지 계속 되었다.
레인시를 수놓은 마법 전등과 함께 스란 약재상은 늦은 밤까지 늘 그렇듯이 빛나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댓글, 추천 감사합니다.
쿠폰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더위가 정말 엄청나네요.
마음까지 시원한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