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suck honey with extras RAW novel - Chapter (102)
엑스트라로 꿀 빠는 법-102화(102/344)
제 102화
113화 조용히 강해지는 법 (3)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방법은 당연히 꼼수다.
나는 현재까지 모인 포인트를 확인해 봤다.
본격적으로 상업 거래를 시작한 이후로는 신경 쓰지 않아도 계속 자잘하게 들어오기에 굳이 확인해 두지 않았다.
그럴 시간도 없었고.
무엇보다 충분히 모였을 때 한 번에 확인해 보는 게 선물 같아서 즐거우니까.
<잔여 영향력 포인트 : 316pt>
“아주 좋군!”
자, 충분히 모아 뒀으니 써 버리면 된다!
<약효 증폭 체질>
<약성 중화 위장>
<혈청 제조 심장>
이 세 가지를 얻자.
이 중 가장 중요한 건 <약효 증폭 체질>이다.
이 특성을 가진 자는 비약뿐이 아니라 포선을 마셔도 회복 효율이 오르게 된다.
마침 이게 필요했다.
이 특성은 흔히 말하면 남들보다 약효를 빨리 그리고 잘 받는 체질.
비약을 마시면 그 효과를 보통 체질보다 더욱 효율 좋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뜻이다.
약물 개조에 특화된 몸이 된다는 말씀.
약! 너무 좋아!
‘문제는 독도 그만큼 두 배, 세 배로 받는다는 문제가 있지만.’
독도 분류상 약물의 일종이니까.
약도 배로, 독도 배로.
그야말로 장단점을 고루 갖추고 있다.
이 체질을 가진 자 대부분이 독살로 허무하게 최후를 맞이했다.
그런 서술마저 있을 정도다.
그걸 위해서 해독과 관련 있는 능력도 필요했다.
<혈청 제조 심장>.
본래는 극독을 가진 생물에게 존재하는 것.
독의 내성을 늘려 준다.
약한 독은 자연적으로도 치유할 수도 있다.
‘거기에 해독 아티팩트와 조합하면 내성치 자체의 폭은 큰 문제가 없어.’
이렇게 해 두면 다른 능력을 얻어 생기는 단점은 크게 경감된다.
능력의 조합은 이렇게도 쓴다.
장점을 증폭시키기도 하나 단점을 상쇄시켜 보기도 하는 것.
하나라도 빠질 수 없다.
전부 얻자.
<능력 ‘약효 증폭 체질’을 획득합니다.>
<소모 영향력 포인트 : 51pt>
<능력 ‘약성 중화 위장’을 획득합니다.>
<소모 영향력 포인트 : 47pt>
<능력 ‘혈청 제조 심장’을 획득합니다.>
<소모 영향력 포인트 : 70pt>
그렇게 팍팍 써대니 결국 남은 건.
<잔여 영향력 포인트 : 148pt>
끙, 소모가 만만치 않네.
그만큼 인간이 보통은 얻지 못할 능력이라는 뜻이겠지.
‘어쨌든 이게 최선이야.’
일단 지금 문제는 비약의 효율화다.
능력을 얻고 난 뒤 비약을 또한 병 까서 들이켜 보았다.
<에일런 – 단역 B>
<능력 습득 일람(별도로 개방)>
<체력 : 107>
<민첩 : 34>
<의지 : 40>
<마력 : 430>
<정령력 : 258>
‘오? 이제야 약빨이 받네?’
마력이 눈에 띄게 상승했다.
먹은 게 하급 비약이란 걸 생각해 보면 이 상승 폭은 상당하다고 할 수 있다.
나는 꿀꺽.
남은 193개의 비약을 노려보았다.
종류는 다양하다.
마력을 올려 주는 것, 체력을 올려 주는 것, 그 외에도 이것저것 기타 등등.
“……두고두고 천천히 마시지, 뭐.”
일 없을 때는 10분당 한 병꼴로 비우자.
그럼 언젠가 다 마실 수 있으리…….
앉아서도 마시고 서서도 마시고 걸으면서도 마시고 볼일 보면서도 마셔라.
이것이 약물로 강해지는 인생이다.
‘거참, 살아가기 참 더럽게 힘드네…….’
이러다가 싸우다가 맞아 죽기 전에 잘못하면 약 먹다가 배 터져서 죽는 거 아닌가 몰라.
나는 씁쓸하게 웃으며 세 번째 병을 집었다.
‘정말…… 이걸 언제 다 먹지?’
남은 병 192개.
어째 싸움보다 이게 더 막막해 보이는 건…… 어째서일까.
“끄윽.”
약 내가 섞인 트림을 하며 나는 머리를 감싸 쥐었다.
다 좋은데 이 무식한 양이 문제네.
이놈의 세상이란 어떤 의미로든 편한 방법은 없나 보다.
어쩌면 적에게 칼 맞아 죽는 게 아니라 약 먹다가 배 터져 죽는 거 아닌지 몰라.
* * *
약물 복용으로 강해지는 것도 좋고, 다른 방법으로 강해질 방법도 충분히 모색해야 하지.
놀고 싶지만 놀 틈은 없다.
특히 지난번 전투로 그것을 뼈저리게 실감하지 않을 수가 없었으니까.
조금이라도 상관없다.
문제없이 얻을 수 있는 것은 죄다 얻어 두자.
‘티끌 모아 태산이라지만…… 그걸 실천해야 하는 입장이 되니 참…….’
나는 펠푸크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산속을 헤매는 중이다.
등산으로 인한 피로에 허리를 두드리며 씁쓸하게 웃었다.
‘음…… 분명히 이 부근인 거 같은데?’
주변을 돌아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가 손을 들어 운디네를 불러냈다.
-에이러! 불렀어?
“넌 어째 성장해도 제 계약자 이름 하나 똑바로 안 불러 주니.”
-응? 무슨 말이야?
“……아니, 됐다. 그래서 운디네? 분명 이 부근에 있는 거 맞지? 한번 더 찾아봐 줄래?”
-알았어!
내 명령에 운디네는 크게 몸짓으로 답하고는 주변을 찾듯 푸른 습기 같은 것을 흩뿌렸다.
작은 물방울이다.
-찾아라!
저 물방울 같은 것이 운디네의 감각을 증폭해 주는 것이다.
신체 일부를 물로 바꿔서 퍼트리는 거지.
‘꽤 응용 재주가 늘었네.’
지난 전투로 우발적이었다지만 운디네가 중급 물의 정령의 되었다.
힘의 크기뿐만이 아니라 지성 같은 세세한 것들도 한 단계 진화했지.
그러니 지금의 요 녀석이라면 내가 찾아 헤매는 것을 틀림없이 발견해 주리라.
잠시 기다리자 운디네가 어느 한 곳을 가리켰다.
-있어!
“오? 어디쯤이냐?”
-저어어어어쯤에에에에에!
운디네가 가리키는 곳은 산꼭대기.
“……망할. 기어이 끝까지 올라가게 만드는구먼. 뭐, 잘했다.”
나는 운디네의 머리를 툭툭 손바닥으로 두드리고는 다시 장비를 확인하고 마저 향했다.
내가 찾는 것은 하나.
‘새 정령석이 필요해.’
정령석을 손에 넣고 싶었을 뿐이다.
지난 싸움을 계기로 내 정령술의 성취도가 중급에 달했다.
그러고 나서 깨닫게 된 건데.
기존에 사용하던 보조 도구 중 하나이던 정령석 팔찌의 효력이 그다지 느껴지지 않는다.
빼도 내 정령력 수치에 변화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대체 언제부터였을까?
‘하기야 그게 보조가 되는 건 하급일 때뿐이고. 별수 없는 건가.’
중급 정령들을 부릴 정도의 힘에 도달한 시점에서 고작 조약돌만 한 돌멩이로 커버하기에는 내가 많이 커 버렸다.
아쉽지만 그것 또한 성취의 증거라고도 할 수 있겠지.
‘가능한 좀 더 순도가 높은 정령석…… 그것도 원석이 있으면 좋겠는데.’
마침 필레로스 상회 측의 기술자와도 안면을 텄으니 제대로 된 것만 건진다면 본격적인 보조 아이템을 만들 수도 있을 터.
나는 우거진 나뭇가지를 단도로 적당히 쪼개 길을 확보하며 계속 나아갔다.
‘이쪽인가?’
이곳 어딘가에 정령석이 있을 거라 생각한 이유는 이곳의 목격담 때문이다.
이따금 계약되지 않은 정령이 발견된다는 소문이 있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소문만큼이나 무시하기 어려운 것도 없으니까.’
척하면 척.
근거 없는 곳에서 목격담이 일어날 리는 없다.
뻔한 플래그지.
정령이 있다는 건 그곳에 정령력을 발휘하는 인간 혹은 물체가 있다는 것.
그것을 떠올린 나는 바로 이곳으로 향했고, 취미도 없는 등산길에 오를 수밖에 없었다.
저 산 위에 정령석이 있다면 갈 수밖에 없잖아?
그리고 그걸 찾아내기 위한 내비게이션이 바로 나와 계약한 정령들.
‘정령만큼이나 그걸 잘 감지하는 것들도 달리 없으니까.’
정확도는 높진 않아도 있는가, 없는가 정도는 확실하게 가려낼 수 있다.
하급이었다면 어려웠겠지.
중급이면서 어느 정도 지성이 올랐기에 분간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쪽! 이쪽에 있을 거 같아!
‘뭐, 거의 본능인 것 같지만.’
연어의 회귀 본능을 믿고 강을 거슬러 오르는 기분이다.
어째 불안하지만 그래도 내 정령을 믿자.
물고기가 물을 갈구하는 것처럼 정령 또한 정령력을 찾아내는 습성이 있다.
운디네를 이용해 위치를 확인해 가며 나는 계속해서 산을 올랐다.
그리고 정상에 가까워지자.
“……아.”
나는 먼저 이곳에 자리를 잡고 계신 터줏대감님을 발견했다.
전신의 반이 뾰족한 바위에 침식되어 있는 호랑이다.
딱 봐도 여기에 서식하는 몬스터다.
‘스톤 타이거였던가.’
이전 용병 길드에서 토벌 대상 목록에 있었던 것을 우연히 떠올렸다.
길드 분류상 A등급 몬스터였지?
-크르르르르르.
놈이 적개심을 담은 울음소리를 냈다.
제집에 멋대로 침투한 나를 달갑게 여길 리 없으니 당연한 반응이겠지.
나는 흠, 가볍게 기침하고는 몬스터를 쫓아내기 위해 접근했다.
거슬린다.
“미안하지만 네 동굴 압수 수색 좀 해야겠다. 영장은 없지만 꺼져.”
혐의는 네 둥지에 정령석이 있는 것 같구나, 라고 하면 되겠지.
하기야, 이런 농담이 통할 리는 없지만.
스톤 타이거는 내가 접근하자마자 화가 잔뜩 난 듯 난폭하게 달려들었다.
몸체에서 솟아난 뾰족한 바위가 마치 검처럼 휘둘러져 온다.
“어이쿠, 난폭하군.”
공격을 가볍게 피하며 나는 정령들의 화염과 전격을 끌어내 퍼부어 단번에 끝장을 내었다.
위력이 상당하다.
그야 내 정령들을 그때 이후 틈나는 대로 중급으로 진화시켜두었으니까.
덕분에 덩치도 커지고 화력은 확실히 상승했다.
예전이라면 모를까, 지금이라면 A등급 몬스터를 상대하는 건 간단하다.
“별것 아니네.”
이후 그 몬스터의 마정석은 잊지 않고 회수했다.
제법 큼지막한 게 이곳까지 온 여비는 충분히 때우고도 남겠군.
소소한 이득은 꽤 기쁘다.
‘정령석만 찾으면 더할 나위 없겠어.’
나는 몬스터의 보금자리인 동굴 쪽을 살펴보았다.
“운디네? 다시 한 번 찾아봐.”
-여기, 여기! 아마도 여기!
운디네가 가리킨 곳은 동굴의 안쪽.
그러나 벽이다.
안에 매설되어 있다는 뜻이군.
파내야 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오케이. 그럼 노움, 땅 좀 파라.”
우리의 굴착 정령이 아니랏, 대지의 정령 노움을 불러보자.
하급일 때의 노움이면 힘이 부족하지만, 지금은 걱정 없지!
이전보다 더욱 진화된 형태의 노움이 소환되었다.
작은 난쟁이에서 더욱 성장해 모래로 된 우람한 팔뚝을 자랑하는 난쟁이가 되었군.
-땅 팔까?
“땅 파라.”
내가 턱을 척 치켜들고 거만하게 명령하자 노움이 동굴 벽을 파기 시작한다.
어설프게 곡괭이질을 하는 것보다 정령을 이용한 채굴이 간단한 건 당연한 일.
순식간에 수백 미터를 암반 조작만으로 그대로 뚫어 버린 노움은 내가 만족하듯 고개를 끄덕이자 물러났다.
혹시 무너질지 모르니 내가 살펴보는 동안은 이 공간을 노움의 능력으로 붙잡아 두자.
“정령석~ 정령석~ 오! 여기 있구나!”
노움이 파고 나간 안쪽에 잘 살펴보니 군데군데 무지갯빛의 광택을 내는 원석이 드러나 있다.
이것이 정령석의 원석.
그것도 양이 꽤 많다.
“후후후후후후. 이거 캐내는 것도 고생이겠어. 캐내다가 팔이 빠져 버리겠는데? 후후후후~ 우와~ 이거 어쩌나~.”
말은 이렇게 하지만 이런 노동은 싫진 않다.
보수가 있다면 뭐든 즐거운 법이다.
“그럼 후딱 캐 보실까.”
다만 정령석의 채굴에는 정령을 쓸 수 없다.
기운이 반발하여서 사고 위험이 있다.
동굴 안쪽이라 실수하면 매몰될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겠지.
즉, 원석을 캐는 건 수작업으로 해야 한다.
나는 아공간을 열어 록스 씨네 작업소에서 빌려 온 곡괭이를 꺼냈다.
곡괭이 주제에 어지간한 명검급의 소재를 썼기에 강도 하나만큼은 제일이라나.
나는 그것을 두 손으로 단단히 붙잡고 치켜들었다.
그리고.
“흠!”
거인의 갑옷의 버프를 발현, 신체 능력에 더욱 힘을 주고는 그대로 곡괭이를 휘둘러 내리쳤다.
꽈앙!
심상치 않은 소리가 울리며 돌 파편이 사방에 폭탄처럼 흩날린다.
“노움! 동굴 안 무너지게 꽉 잡아야 한다! 운디네는! 내가 휘두른 곳에 물을 뿌려서 먼지를 가라앉혀!”
그리고 다시 휘두른다.
콰앙!
호쾌하게 암석들을 부수며 원석을 하나하나 쪼아 끄집어내기 시작한다.
‘좋아. 문제없어!’
이 정도면 반나절만 휘두르면 충분한 양을 채굴할 수 있겠어!
나는 흥이 오른 채 몇 번이고 곡괭이를 휘둘렀다.
만약 먹고살 길이 정말로 없을 때는 광부 일을 하면서 철광계에 노가다 혁명이라도 일으켜도 되지 않을까 싶었다.
마음만 먹으면 노가다계의 아이돌이 될 수도 있겠어.
하기야 그럴 마음은 조금도 없지만~.
* * *
반나절 정도 채굴 작업을 해낸 결과, 제법 만족스러운 양의 원석을 확보할 수 있었다.
캐고 옮기고, 그것을 반복하여 이룬 성과.
동굴 앞에 쌓인 내 키의 두 배 정도 되는 돌무더기들.
이게 전부 정령석의 원석이다.
‘어째 내 짐작보다 채굴 양이 많은데?’
원래 계획상 이것의 3분의 1만 캐도 충분히 만족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예상 이상으로 매장량이 풍부했지.
무심코 캔 게 이만큼이다.
‘어쩌면 혹시 지하에 더 묻혀 있는 거 아냐?’
원작에는 언급이 없던 일이나 그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야 주인공이 곡괭이 들고 설친 적은 없으니까.
당연히 셀바스 왕국의 광물 매설 사정에 대해서는 거의 모를 수밖에 없지.
‘기억해 둘까…….’
나는 노움이 판 굴을 막아 놓고 또 추가로 한 번 더 무너트렸다.
이런 소동을 벌였으니 언젠가 누가 확인하러 올지 모르고 괜히 정령석이 매설되어 있단 소문이 나오면 곤란하니까.
내겐 노움이 있으니 이 정도 굴은 다시 팔 수 있으니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곳은 이제 나만의 명소다.
남은 양도 언젠가 내가 파내야지.
‘그 이상 파고 싶으면 본격적인 채비를 갖춰야 할 거 같지만.’
기회를 봐서 본격적인 형상을 갖추고 채굴 작업에 손을 대는 쪽이 바람직하겠지.
그편이 절차상 뒤탈도 적을 테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