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suck honey with extras RAW novel - Chapter (11)
엑스트라로 꿀 빠는 법-11화(11/344)
제 11화
13화 도시로 상경을 노려라 (4)
애초에 내가 경계할 정도의 성능을 가진 마도구 따윈 일개 상인이 구할 수도 없다.
그저 아무것도 모르는 상인들을 노리고 삼류 마법사들이 돈벌이를 위해서 뿌린 부적에 지나지 않는다.
즉, 사기지.
원작에서도 주인공에게 저 부적을 강매하려던 마법사가 그렇게 한 번 혼쭐이 났지.
뭐, 저놈은 온몸이 저릿해서 그걸 생각할 겨를도 없겠지만.
“젠장…… 셀베스터인가 하는 애송이도 그렇고…… 네놈도 그와 같은 괴물이냐.”
원망스럽다는 듯 나를 노려보며 중얼거린 그 이름.
그걸 들은 내 눈썹이 살짝 실룩였다.
“오? 셀베스터?”
설마 먼저 말해 줄 줄이야.
“너, 역시 셀베스터인가 하는 놈을 만났나?”
“……뭣?”
놈의 눈이 경악과 공포로 물든다.
대답은 말로 들을 필요도 없겠군.
‘저 자식, 이미 주인공에게 한 번 당한 뒤였나.’
그게 내가 알고 싶은 정보였다.
주인공의 존재 여부.
그리고 지금의 대략적인 시기를 특정해 보고 싶었다.
보아하니 이미 주인공과 마주친 뒤인 건 확실하고, 썩 긴 시간은 지나지 않았군.
‘최소 원작 1권 중반 이후는 지났다는 소리네?’
그걸 알았으니 이제 이 기부 천사들에게 볼일은 없다.
남은 건 죗값을 치르게 하는 것뿐.
내게서 뭔가 낌새라도 눈치챈 것인지 루들이 새하얗게 질린 채로 애원했다.
“에, 에일런! 내, 내가 마음을 잘못 먹었네! 이래선 안 됐어! 한순간 욕심에 어떻게 된 모양일세!”
“욕심이라…… 그래서?”
“보상은 해 주겠네! 그러니 제발 살려 주게! 그렇게…….”
“……그렇게만 해 준다면 다시는 오늘과 같은 잘못은 꿈도 꾸지 않겠네, 라고 말할 참이냐. 응, 그렇지?”
그는 숨이 턱! 막히는 듯 입을 벌리고 다물지 못했다.
당연하겠지.
이미 원작 1권에서 루들이 셀베스터 앞에서 엎드려 빌면서 목숨 구걸할 때 썼던 말이니까.
무엇보다 셀베스터도 그를 살려 준 게 굳이 반성할 거라 믿었기 때문이 아니다.
그저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지.
“고려할 가치도 없군.”
나는 고개를 젓고는 운디네를 불러냈다.
일격에 죽일 수도 있으나 일부러 이 녀석을 선택했다.
물이 놈의 주변에 모여들기 시작한다.
“너 때문에 고통을 겪은 이들의 심정을 조금이나마 알고 가라.”
운디네의 물방울이 충분히 그의 머리를 감싸고도 남을 정도의 양이 되었다.
“끝이다, 쓰레기.”
물방울은 도망치려던 루들의 머리에 뒤집어씌워졌다.
이제 무슨 짓을 해도 벗겨 낼 수 없다.
“크욱! 어어어어어어억! 어어어어억! 컥!”
이렇게 뒤집어씌워진 물은 절대 흩어지지 않기에 내부의 공기를 완벽하게 차단한다.
익사라기보단 질식이 맞는 표현이겠지.
“…….”
놈이 몸부림치는 꼴을 지켜보았다.
그는 마치 살려 달라는 듯 절박하게 바라보나 나는 조금도 응하지 않았다.
마침내 몇 분 정도가 지나자 그가 축 늘어지고는 미동도 하지 않게 되었다.
죽었다.
그제야 나는 다물고 있던 입을 열었다.
“적어도 네게 당했던 사람들이 겪었을 고통의 일부라도 느꼈길 바라마.”
원작 서술에 의하면 저들은 상습범이다.
무엇보다 루들 같은 쓰레기는 내가 가장 싫어하는 부류의 인간이다.
봐줄 이유는 조금도 없었다.
이후 루들의 동료 상인들에 대한 처분도 달라질 건 없다.
‘전부 여기서 처리한다.’
시간을 지체할 이유도 없기에 전격을 정확히 꽃아 마무리했다.
일어날 기미도 없는 놈들을 처리하는 것쯤은 간단하다.
그 후 시체는 적당히 풀이 우거진 곳에 던져 놓아 내버려 두기로 했다.
놔두면 짐승이나 몬스터가 뜯어먹을 테고, 이후 그 흔적을 발견해도 신경 쓰지 않을 것이다.
그들을 아는 자들이 이후 저들의 행적을 찾겠지만, 그때가 되면 나에 관한 증거를 찾기 어려울 것이다.
‘그건 그렇고…… 어쩔 수 없다지만 나도 용케도 잘도 대처했네?’
마차 짐칸에 걸터앉아 한숨을 돌리며 생각해 보았다.
결국, 내가 한 일은 살인이다.
내가 눈 하나 깜짝이지 않고 사람을 해칠 인간이었나?
그런 잠재성 따윈 없다고 믿고 싶다.
‘내게 분명히 정신적인 변화가 있었어.’
죄책감이 없느니, 긴장감이 줄었다느니 하는 소린 아니다.
분명히 그런 감정은 있다.
지금도 두렵다.
하지만 그것을 뒤덮는 인식이 있다.
이런 상황에선 어쩔 수 없다.
죽이는 게 당연하다.
그렇게 생각하며 나를 움직이게 하는 상식이 있었다.
아마 이 몸뚱이의 본래 주인 ‘에일런’의 기억이겠지.
그게 이곳의 상식이고.
‘그게 차라리 잘된 셈이지만.’
분명 이후에도 비슷하거나 그 이상의 일들이 있을 테니까.
주저하지 않게 된다면 환영할 일이다.
“그래도 가능한 편한 쪽이 좋은데. ……어?”
무심코 마차 지붕을 올려다본 내가 눈을 깜박였다.
“……뭐야, 또 이건?”
평소 내 머리 위에 있는 건 이름과 배역을 표시해 둔 이름표뿐.
그런데 그 이름표가 반짝인다.
호기심이 생겨 만져 보자, 촤르르륵! 그 아래에 계속해서 무언가 글자들이 떠올랐다.
마치 공지하는 것처럼.
<축하합니다!>
<기존의 배역으로 불가능한 일을 해내셨습니다.>
<결과. ‘에일런’ 개인에게 현재 비중은 합당하지 않다고 판단. 배역의 재분배의 검토를 신청합니다.>
<결과. ‘에일런’ 개인의 배역의 재분배를 결정합니다.>
<배역이 재분배됩니다.>
<에일런 – 단역 A>
“변했어?!”
엑스트라였던 배역이 변했다.
단역 A?
“……그런데 단역 A? 그게 좋은 거야, 나쁜 거야?”
엑스트라나 단역이나 차이가 있어? 급여라도 달라지나?
그 전에 단역에도 세세한 차이가 있는 건가? 루들에겐 그런 게 없었는데?
혹시 나만 다른 걸까?
의아해하면서 이름표의 ‘단역 A’라는 부분을 손으로 무심코 다시 만진 순간.
그 아래에 무언가가 떠올랐다.
<단역 A : 당신은 최저한의 비중을 가지고 있습니다. 만약 소설이라면 당신의 존재감은 묘사 한 줄 정도의 비중을 할당받을 수 있습니다.>
“그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모르겠네…….”
한 줄로 묘사돼 봐야 결국엔 잔챙이지.
비명 지르고 죽는 정도의 비중이잖아, 사람 놀리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떨떠름해하고 있을 쯤, 그 아래에 추가로 글자들이 떠올랐다.
아직 끝난 게 아니었구나!
<당신의 영향력의 상승에 따라 권한의 확장이 이루어집니다.>
<이제 보다 더욱 자신에 대해 쉽게 파악할 수 있게 됩니다.>
무슨 뜻이지? 너 자신을 알라~ 이런 뜻이라도 되나?
곧 의미는 알게 되었다.
<에일런 – 단역 A>
<고유 능력 : 정령술(최하급)>
<체력 : 24>
<민첩 : 20>
<의지 : 15>
<마력 : 45>
<정령력 : 52>
<잔여 영향력 포인트 : 10pt>
나의 능력치를 보여 주려는 듯 수치로 표현된 창이 떠올랐다.
나 자신을 안다는 게 이런 의미로군.
최저 비중의 단역으로 오르면서 내 상태를 알아볼 수 있게끔 된 모양이다.
‘뭐, 이렇게 알아보는 쪽이 편하긴 하지만…….’
불평을 말할 이유는 없다.
이후에 조금이라도 능력이 오르면 알아볼 수는 있을 테니 수련에 편리하겠지.
성장에는 정확한 계측 수단도 필요하니까.
지금의 내 힘은 평범한 강도한테서 몸을 지킬 정도.
즉, 저 능력치는 대략적으로 C~B등급 용병 정도의 능력이지 않을까?
일단 그렇게 기준을 잡아 두자.
내 능력치를 마지막 줄까지 확인할 쯤 신경 쓰이는 게 보여 눈을 찌푸렸다.
“영향력?”
영향력 포인트는 뭐지?
이것이 무엇을 나타내는지는 이해할 수 없었다.
“이딴 건 원작에 없었는데?”
아직 열려있는 창을 확인해보니 그 아래에 추가로 메시지가 남아 있었다.
<당신의 행동으로 인한 결과로 미약한 영향력이 발생합니다.>
<발생한 영향력은 세계의 흐름 혹은 당신 개인의 존재를 바꾸는 힘이 될 수 있습니다.>
<영향력을 이용하여 당신이라는 존재에 강제로 개변을 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개변을 가하면 당신이 본래 얻을 수 없는 능력을 보유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단, 강력한 능력을 손에 넣기 위해선 보다 큰 영향력이 필요로 합니다.>
<획득 영향력 포인트 : 10pt>
<잔여 영향력 포인트 : 10pt>
영향력을 이용? 내 자신에게?
뭔가 의미심장한 설명이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는데…….”
뭔가 더 없을까, 눈을 굴리자 그 아래에 또 뭔가가 떠올랐다.
마치 내가 바라니까 보여 주는 것처럼.
참 편리하군요.
< >
뭐지? 이 공백은?
반사적으로 손으로 훑자 갑자기 그 공백 아래에 무언가가 홀로그램처럼 촤르륵! 나타났다.
매우 눈에 익은 형식이다.
“……자판?”
흔히 스마트폰에 쓰는 입력 자판.
현대 지구인에게 있어 매우 익숙하게 생긴 그것이 뜬 것이다.
심지어 애용하던 기종에서 쓰던 것이 아닌가.
시험 삼아 마구잡이로 눌러 보니 진짜로 글자가 입력이 되었다.
<ㄴㅇㅎㅁㅇㅋㅊㄹㅈㄷㅅㅎ>
“편의성을 봐 주는 건지, 사람 놀리는 건지, 원…….”
어쨌든 의도는 전해졌다.
이걸로 입력하라는 거군.
“뭐라도 입력하라는 건가? 이 경우엔 바라는 설정이나 능력 같은 것이고?”
추측컨대 뭔가를 입력하면 그게 내게 반영된다는 뜻이겠지.
당연히 원작의 세계관에는 수많은 능력들이 존재한다.
지금의 나라면 원작에서 한 줄이라도 묘사라도 됐다면 모든 능력의 이름을 떠올릴 수 있다.
“이것을 통해 능력을 얻을 수 있다면?”
보통 일이 아니잖아!
능력이란 중요하다.
능력 때문에 영웅으로서 대접하기도 하고, 능력이 없어서 평생의 꿈이 깨진 인물도 있다.
희극과 비극이 공존하는 것.
그것이 능력이다.
노력만 하면 얻을 수 있는 특성 같은 것도 많지만 종족, 재능 혹은 혈통, 기연 등의 특수한 사례가 아니면 얻을 수 없는 것들도 많다.
당연히 우리의 주인공에게도 고유의 능력이 존재한다.
만약 내가 그런 것들을 얻을 수 있다면?
‘더 빨리 강해질 수 있어!’
그토록 바라던 일이 아닌가!
주먹을 불끈 쥐며 환희에 떨었다.
생각만 해도 입술이 실룩거렸다.
기대도 하지 않았던 기쁜 성과다.
‘바로 시험해 보자!’
나는 자판에 손가락을 대고는 한 글자씩 천천히 글자를 입력했다.
어디~ 어디~.
‘원작에 등장하는 능력만? 그렇다면 원작에 존재하는 설정에 근거하는 능력이 아니라면?’
<산을 태우는 어금니>
이건 《귀환한 대영웅님》이 아니라 전혀 상관없는 다른 소설에 나온 능력의 이름이다.
그걸 입력하면 어찌 될까?
<해당 능력을 검색합니다.>
<검색에 실패했습니다.>
<해당 능력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적용할 수 없습니다.>
당연히 실패하는군.
이번에는 제대로 이곳에 존재하는 설정을 떠올리고 입력해 봤다.
“이게 적당하겠군. 최. 하. 급…….”
<최하급 재생력>
입력 완료.
최하급 재생력.
재생 능력 중 가장 흔한 최하위 능력 중 하나다.
미약하게 재생력이 오르는 정도의 효력밖에 없다.
찰과상 정도면 3분이면 깨끗하게 아물고 흉터도 지지 않는다.
깊게 베였을 때는 급한 대로 출혈까지 막을 수 있다.
‘있으면 좋긴 하나 그렇게 강력한 능력은 아냐.’
그런데도 내가 왜 이것을 입력했나? 이유는 하나다.
‘10포인트로 뭘 얻을 수 있을지 전혀 모르겠어!’
최하위 등급의 능력을 신청하고 얼마만큼의 포인트를 소모하여 얻을 수 있는가?
그걸 알아 두고 싶다.
자, 결과는?
<검색에 성공했습니다.>
성공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