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suck honey with extras RAW novel - Chapter (111)
엑스트라로 꿀 빠는 법-111화(111/344)
제 111화
122화 만남과 은혜는 계획대로 (3)
그녀는 당혹스러운 듯 눈을 멀뚱거리며 나를 바라보았다.
“그대가 구했다고?”
“의심스럽겠지만 진정하시고 생각을 해 보셨으면 합니다. 조금 전 무슨 일이 있었는지요.”
“으음?”
“아무튼 잘 생각해 보시길.”
처음에는 혼란스러워하던 그녀도 곧 머릿속이 가라앉은 듯 진지하게 생각에 잠기기 시작했다.
……꽤 냉철하군. 덕분에 설득은 쉽겠어.
“……신디가 배신했나.”
어쩐지 슬픈 듯이 중얼거린다.
아마 배신감에 울적해진 거겠지
참, 팔자 한번 기구하지.
나도 이건 약간 동정한다.
“시녀 차림의 여성이 당신을 둘러메고 있었습니다. 신디라는 자는 그자겠죠.”
“……그럴 수가.”
그 순간 그녀의 눈빛이 안타깝다는 듯 찡그려졌다.
“그 시녀는 어떻게 되었지? 가르쳐 주겠나?”
“시녀로 보이는 여자는 제게 방해를 받아 상황이 안 좋아지자 바로 도망쳤습니다.”
“……그런가.”
“아마 다시는 볼 일이 없을 겁니다.”
“……그렇겠지.”
“그리고 하나 더.”
“또…… 뭐가 있나?”
‘또 뭐가 있는 거람?’ 하는 눈으로 이쪽을 바라보는 그녀에게 나는 어깨를 으쓱이며 주번을 둘러보는 시늉을 했다.
“나중에 제 변호 좀 해 주세요. 저 수상한 사람 아니라고. 안 해 주시면 조금 귀찮습니다만.”
“갑자기 무슨 말을…….”
“그게 누가 오고 있거든요. 아마도.”
다만 뭔가 이상하다.
접근하는 자가 기사라고 하기에는 느껴지는 기척이 다소 특이하다.
‘뭐지? 접근하는 건 마법사…… 아니, 정령사? 그것보다 기척이 조금 이상한데?’
당연히 성에서 근무하는 기사들이 몰려올 거라 생각했기에 마음에 걸렸다.
“저…… 아가씨? 혹시 당신을 지키는 분 중에 정령사가 있었습니까?”
“정령사…… 아, 설마.”
그녀가 작게 입을 벌리며 뭔가 떠올린 눈치다.
짐작 가는 게 있어?
진짜로 있다? 정령사가? 그럴 리가.
‘그럴 리가…… 원작에서 팔젠타니아 대공가의 측근 중에는 정령사가 없을 텐데?’
그러나 오차는 충분히 있을 수 있다.
여기서 있네, 없네 하는 사소한 것에 집착할 이유도 없고.
그러나 이상하게 마음에 걸리는 것은 지금 기척이 심상치 않다는 것.
내가 직감컨대 보통 정령사가 아니다.
‘아니…… 설마.’
찜찜해하는 그때.
내 등 뒤를 심상치 않은 충격이 강타했다.
보이지 않은 무언가가 강렬하게 때린 것이다.
“크윽?!”
나뒹굴며 뒤늦게 깨달은 것은 지금 강타한 것은 바람, 고도로 바람을 압축한 풍압탄.
저격인가?
공녀 역시 깜짝 놀라 비명을 질렀다.
가만히 선 내가 뭔가에 얻어맞아 굴러가니까 당연한 일이다.
“잠깐! 그대, 괜찮은 건가?!”
“안 괜찮습니다.”
내가 아니었으면 그 자리에서 등째로 척추가 뭉개져도 이상할 게 없는 위력이다.
‘추가로 온다.’
강렬한 정령력이 감지된다.
나는 확인치 않고 몸을 먼저 굴렸다.
파앙!
내가 엎어져 있던 곳이 흙째로 파였다.
“어떤 놈인지 모르겠지만 나한테 정령술로 시비를 걸어?!”
누군지 몰라도 끄집어내고 봐야겠다.
다행히 서로 정령을 다뤄서 그런지 위치 하나는 희미하게 파악이 되었으니까.
“거기구나!”
우측 120미터 정도 떨어진 나무 위!
“있는 건 알고 있으니 당장 튀어나와!”
물화살을 급히 만들어 날리자 그 위에서 그림자 하나가 뛰어올랐다.
그대로 기척은 내 눈에 보이는 곳에 착지했고.
“어?”
추가로 공격을 퍼부으려던 나는 급히 중단하고 놀라야 했다.
나타난 게 의외의 인물이었으니까.
“뭐야? ……너, 설마 정령사야? 그 녀석한테서 이건 못 들었는데. 그보다 그 공녀 데리고 튄 건 시녀 아니었어?”
그녀는 귀찮다는 듯 이쪽을 노려보며 중얼거렸다.
착지한 녀석은 어떤 의미로도 눈에 띄는 인물이었다.
“……엘프.”
먼저 들어온 건 한눈에 봐도 알 수 있을 법한 엘프 특징의 희귀한 용모.
“루셀?”
한편 공녀가 그 엘프의 이름을 불렀다.
아니나 다를까, 아는 얼굴인가 보군.
분명 똑똑히 들렸다.
“루셀이라니…….”
나는 그다음에는 그녀의 이름을 주목해야 했다.
<루셀 엘베이드 – 주연>
루셀 엘베이드.
이 세계 《귀환한 대영웅님》의 주연급 인물이자.
주인공 셀베스터와 초반부터 함께 행동하는 동료 중 한 명.
장래 최강의 정령사가 되실 분 되겠습니다.
아니…… 왜 그 망할 주인공은 안 오시고 댁이 튀어나오세요?
엘프 정령사, 루셀 엘베이드.
첫 등장은 1권, 그리고 완결까지 쭈욱~.
그녀는 원작에서 주인공이 가장 먼저 교류하게 된 동료라고도 할 수 있다.
그리고 주인공의 덕을 가장 많이 본 인물이라고 할 수 있었다.
첫 등장 때는 아무런 특기도 없던 그저 길바닥에서 노숙하는 삼류 정령사에 지나지 않던 그녀는 주인공의 조력으로 정령술을 보다 제대로 각성하고 급격히 성장하게 된다.
그 덕인지, 초기 멤버의 특성인지 루셀은 단 한 번도 주인공의 파티에서 이탈한 적이 없지.
수많은 이들이 임시로 떠나거나 아니면 아예 등을 돌리거나 하는 전개 속에서도 단 한 번도 떠난 적 없는 의리의 멤버.
어떻게 보면 만년 들러리라고도 볼 수 있겠지만 그것이 루셀을 얕잡아 볼 이유는 되지 않는다.
다른 의미로는 주인공 옆에서 계속 성장하는 동료인 셈이니까.
강해지는 길을 보장받은 축복받은 인물인 셈.
그리고 나는 지금 그 주인공의 첫 번째 동료와 대치하고 있다.
겁나게 성가시다.
‘하필 여기서 저 엘프랑 마주치냐.’
지금 나는 루셀 개인에 관한 특성, 즉 개인의 설정을 떠올리느라 바쁘다.
그녀가 무엇을 할 줄 아는가, 무엇을 싫어하는가.
1권부터 4권까지의 요소들로 한정시켜서 빠르게 머릿속에서 휘리릭 넘겼다.
그녀의 특기는 내가 아는 그대로 정령술임은 틀림없다.
아니, 특기 정도가 아니지.
‘명실상부한 정령술의 고수…….’
크루세 엘파먼트가 마법사로서 주인공의 동료의 대표 격이라면, 그녀는 정령술로서 자신의 존재하는 과시하는 입장.
‘문제는 하필 그 주연급 인물이 나를 노려보고 있다는 건데…….’
그것도 나를 악당으로 오해하고 있다는 것이 참으로 곤란하다.
‘정황상 충분히 그럴 만도 하지만.’
범인은 이미 도망쳤으나 그 상황을 보지 못한 루셀은 나를 범인으로 오해하는 거지.
아주 흔한 상황이다.
‘……이제 어쩌지?’
이런 경우를 전혀 예상치 못했다고는 할 수 없지만 다소 난처한 일임은 틀림없다.
‘차라리 주인공이 직접 나오는 게 오해를 풀기에는 편한데!’
차라리 주인공이라면 분명 눈치를 채 주겠지.
하지만 하필 저 엘프와 마주친 건 조금 성가시다.
루셀은 다른 등장인물에 비하면 다소 성격이 급하고 타인을 쉽게 믿지 않는다.
즉, 저 빡대가리 엘프가 한 번 오해하면 그걸 풀기가 어지간해선 귀찮다는 뜻.
“잠깐! 기다려 봐! 이 상황에 대해 할 이야기가…….”
“…….”
그래도 우선 설득에 들어가고자 했다.
그러나 변명을 듣기도 전에 루셀은 무언가 작게 중얼거리면서 손을 까딱였다.
한순간 달빛에 무언가 반짝이더니 섬광 같은 것이 나를 향해 곧장 직격해 온다.
곧 그것의 정체를 파악했다.
‘고수압으로 날린 물인가?’
투명한 물줄기가 쏘아지면서 달빛에 반사된 거겠지.
마치 예리한 칼날처럼.
실제로도 저것에 닿으면 그 자리에서 살이 찢어지고 뼈가 뚫리리라.
피하자.
나는 바로 공간 전이를 발휘하여 거리를 건너뛰어 피했다.
“뭐야!!”
아니나 다를까, 전이를 보자 루셀이 놀란 듯 평정을 감추지 못하고 내가 이동한 곳을 급히 돌아본다.
내 능력을 보고 더욱 경계심을 올린 것인지 다시 정령술을 발휘한다.
그 순간 사방에서 방금 전 같은 반짝이는 전조가 엿보였다.
한둘이 아니다. 수백 개.
잘 보니 물의 정령이 여러 마리가 활개치고 있는 것이 보인다.
지금 내 감각에 잡히는 것만 해도 최소 열 마리 이상!
-공격해?
-물 쏘면 된대!
-물! 쏠래!
-나도! 나도!
하급 물의 정령을 여러 마리 불러내어 다루는 건가.
복수의 동일 속성의 정령의 계약과 활용.
그것 또한 루셀의 특기 중 하나다.
‘저 정령들을 동원해서 전 방향에서 고수압 물줄기를 쏘겠다는 건가…….’
꽤 악랄한 전술이다.
대부분 정령사들이 가장 강한 위력만 선호하여 큰 기술만 쓰는 데 비해 루셀은 상급 정령사 주제에 하급 정령까지 아낌없이 활용하여 전술을 펼친다.
“이건 피하지 못할 거야!”
곧 사방에서 고압의 물줄기가 나를 꿰뚫고자 뻗어 온다.
나는 우선 다른 것은 덮어 두고 회피에만 주력하기로 했다.
어떻게든 피하고 정말로 위험한 각도로 꿰뚫고 들어오는 공격은 공간 고정으로 막아 내며 간신히 그 물줄기가 닿지 않는 틈까지 물러났다.
‘아차…….’
그러나 그것이 곧 실수란 걸 깨닫는다.
‘놓쳤다!’
루셀이 없다.
정신이 팔린 틈은 몇 초도 되지 않지만 그사이 루셀의 모습을 찾으려 하니 사라진 채였다.
모습을 숨긴 것이다.
정령사의 약점은 그 정령사 본인.
그 덕에 보편적인 전술 중 하나는 모습을 감추고 철저하게 정령만 내세워서 두들겨 패는 것이다.
나야 다른 능력도 복합해서 쓰는 편이라 은폐는 서투르지만 그녀는 다르다.
오로지 정령술만 쓰니까.
루셀은 정령사로서 가장 이상적인 싸움법을 최대한 고찰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그렇기에 더욱 얕볼 수 없다.
정통파라는 건 말 그대로 순수하게 정석대로 강하다는 의미니까.
‘찾을 수 없어.’
마력 감지와 적외선 감지 계통의 능력까지 동원하여 확인해 보아도 아예 흔적조차 잡아낼 수 없다.
그리고 그사이.
파직.
내가 밟은 풀이 바스러지는 소리가 났다.
‘일 났다…….’
루셀의 특기를 아는 이상 이게 무슨 전조인지 모를 리가 없다.
나는 다급히 샐러맨더를 불러내어 화염의 벽을 쳤다.
그 순간, 어둠속에서 날아온 냉기의 빛이 그 화염에 부딪혔다.
냉기와 열기가 동시에 부딪히면서 생긴 수증기가 사방에 퍼진다.
그 얼음이 날아온 방향 너머로 투명한 수정으로 조각된 듯한 새가 날갯짓하고 있다.
‘빙결 속성의 정령…….’
루셀이 계약한 정령 중 하나인 빙결 속성의 중급 정령이다.
사물을 얼리거나 얼음의 칼날을 날리는 힘을 가진 위험한 정령이다.
‘성가셔!’
나는 섣불리 수증기에 닿지 않도록 바람으로 그것을 떠밀었다.
아니나 다를까, 수증기까지 곧 얼어붙는다.
저것도 결국 수분이니까.
화염으로 받아쳐 녹일 것까지 상정하여 쓰는 건가.
나는 쉴 새 없이 발을 구르듯 움직였다.
멈추면 신발이 흙과 잡초에 얼어 달라붙어서 움직임을 둔하게 만들 테니까.
빙결 속성의 정령의 무서움은 이 무서울 정도의 냉기다.
피하는 나를 노리고 물의 정령들의 물줄기가 계속 쏘아진다.
피해 내도 튄 물방울이 달라붙으며 내 방어구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거기에 방어구 안쪽 피부가 따갑고 뼈가 얼어붙는 거 같다.
‘예상보다 정령술이 강력해.’
이대로 조금씩 둔하게 만들 셈이군.
꼭 사냥이라도 당하는 느낌이다.
급한 대로 나는 대책을 마련해야 할 필요를 느꼈다.
적어도 저 냉기는 막아야 한다.
나는 능력 습득 창을 열고는 필요한 것을 빠르게 입력했다.
포인트는 꽤 있으니 지금 필요한 걸 습득하기에는 큰 문제는 없을 테니까.
<냉기 저항력>
<능력 ‘냉기 저항력’을 획득합니다.>
<소모 영향력 포인트 : 19pt>
<잔여 영향력 포인트 : 411pt>
<속성 저항 지방>
<능력 ‘속성 저항 지방’을 획득합니다.>
<소모 영향력 포인트 : 25pt>
<잔여 영향력 포인트 : 386pt>
추위에 강한 특성과, 속성 공격이 잘 먹히지 않는 몬스터에게 깃드는 특성을 입력했다.
이걸로 뼛속까지 스며드는 것 같은 차디찬 감촉이 약해졌다.
조금은 버틸 수 있을 거야.
덕분에 움직이는 것도 편해졌다.
효력이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