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suck honey with extras RAW novel - Chapter (118)
엑스트라로 꿀 빠는 법-118화(118/344)
제 118화
130화 그저 장사만 했을 뿐입니다 (2)
“다른 것은 제쳐 두고 묻겠네. 다른 말 따윈 듣고 싶은 것이 아니니까 말이지.”
셀론드 후작은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내었다.
“이번 실패의 원인에 대해 들었네. ……귀공, 설마 알면서 숨긴 것인가?”
[무, 무슨 말을! 실패한 건 그쪽의 인원이 어리숙하기 때문이 아닙니까!]“……그게 무슨 소리요!”
후작은 고함을 질렀다.
한순간 아티팩트 너머에서 들리는 소리에 상대방이 비명을 삼키는 소리가 들린 것 같았다.
“실패한 건 이쪽에서도 파악하지 못한 훼방꾼이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정보에 관해서는 틀림없이 제공받는 것이 조건일 텐데.”
[히윽! 제 쪽은 틀림없이 셀론드 공께 모든 정보를 넘겼습니다!]지금 발뺌을 하는 건가.
차라리 자신이라면 더 그럴듯한 변명이라도 내놓을 것이다.
‘아니면…… 이 멍청이, 정말로 모르는 건가.’
셀론드 후작은 머리가 아파지는 것 같았다.
설마 파악조차도 제대로 못 한 것인가.
[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입니까?]“……아니, 됐네. 실패한 이상 이제 와서 말을 해 봐야 소용이 없겠지.”
정확히는 저 멍청이를 다그쳐 봐야 시간만 낭비할 뿐이다.
‘애초에 3황자님께선 저자를 쓰고 버리라고 소개시켜 준 것이지만…… 예상 이상으로 더 쓸모가 없군.’
무엇보다 자신의 출세를 위해서 기껏 나고 자란 고향을 팔아 치운다는 발상 자체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무엇보다 이쪽이 순순히 약속을 지킬 거라 믿는 저 태도까지.
한숨이 절로 나왔다.
분명 저 멍청이의 목적은 배신을 대가로 제국의 귀족 작위와 영토를 받는 것이었던가.
퍽이나 가능하겠거니 싶었다.
설사 이루어진다 해도 분명 어떤 명분으로든 제거당할 것이 뻔할 텐데.
“실패에 관해서는 논하지 않겠소. ……음, 그러고 보니 한 가지 더 묻고 싶었는데.”
[무엇입니까?]“정보에 의하면 귀측의 항구에 상선이 들어선 것 같더군.”
이번 전투에서 승리하기 위해 그들은 할 수 있는 한 무슨 짓이든 서슴지 않았다.
공국 내에는 넬비스 저 멍청이를 시켜 여러 가지 일을 시켰다.
또한 주변국들에게는 여러 인맥을 통해 압박을 넣어 거래에 대다수의 상회를 접근조차 꺼리게 만들었다.
그렇기에 지금 팔젠트 공국은 식량의 상당수를 잃었음에도 보충하지 못해 곤란해 있어야 할 텐데.
그 고립을 무시하고 들어선 상선이 있었다.
[고작 주제를 모르고 기어들어 온 일개 상인 놈에 지나지 않습니다. 흠! 제가 큰소리치니 아무 말도 못 하는 놈에 지나지 않았죠. 하하하하하.]“……아, 그렇소?”
정말로 자랑스레 말하는 것에 할 말을 잃었다.
정작 시킨 일은 제대로 하지도 못하면서 일개 상인 따위에게 큰 소리나 치고 다닌 건가.
정보를 듣자니 입항한 상인의 이름은 에일런이라는 자인 모양이다.
“에일런…… 에일런…… 으음? 어디선가?”
[왜 그러시오? 셀론드 공?]“아니, 별것 아니네.”
이상하게 기시감이 들었다.
마치 들어 본 이름 같은데? 착각인가?
적어도 유명한 자의 이름은 아닐 것이다.
나름 각지의 이름 높은 자들의 명성은 주의 깊게 정보를 모으던 참이었다.
특히 최근에는 각지에서 기이한 명성을 떨치는 애송이들이 우후죽순 나타나고 있던 터.
조금도 주의를 게을리한 적은 없다.
“……헛!”
그때 떠올랐다.
분명히 보고로 접한 적이 있는 정보가 아니던가.
왜 그걸 바로 떠올리지 못한 거지!
확실히 그렇다면 계획이 실패할 만도 하다!
[무슨 일입니까?]“……아무것도 아니오. 그것보다 급한 일이 생겨서 이 이상 의논은 못 하겠군. 으흠! 그럼 다음에 이야기하도록 하지!”
셀론드 후작은 급히 아티팩트를 껐다.
어차피 저 멍청이를 상대해 줄 이유는 없다.
슬슬 이쯤에서 단념하는 게 나을지도 모르지.
괜한 소릴 했다가 반대로 이쪽의 정보가 새어 나갈지도 모르고.
그보다는 지금 떠오른 사실을 확인해야 한다.
셀론드 후작은 급히 책장을 뒤지기 시작했다.
“분명 그때 보고가…… 보고서가.”
기껏 해 봐야 두어 달 전쯤일 테니까.
그때의 보고서를 찾아내는 건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책장을 황급히 헤집고 있을 때쯤.
집무실에 한 사내가 터벅터벅 걸어 들어왔다.
“셀론드 각하, 잠시 확인하고 싶은 것이…… 각하?”
걸어 들어온 이는 셀론드 후작이 가장 신뢰하는 기사인 크롤드.
그리고 제국의 오러 마스터 중 한 명.
“각하? 무엇을 하고 계십니까?”
“……그렇군. 이 타이밍에 자네라. 아무래도 단순한 우연은 아닌 모양이군.”
“각하?”
마침 찾던 서류도 발견해 냈다.
두 달 전, 펠푸크에서 그들이 전쟁에 필요한 일부 물자를 밀수할 때의 일을 정리한 서류다.
“무슨 일이십니까?”
“크롤드, 자네에겐 쓴 기억을 떠올리는 셈일 테니 정말로 미안하게 생각하네만 묻겠네. 혹시 에일런이라는 이름을 기억하나?”
크롤드의 얼굴에서 표정이 완전히 사라졌다.
거기에 마침 보고서도 찾았다.
그 보고서에는 당시 펠푸크에서 거래를 할 당시 요주의 인물의 이름이 기재되어 있다.
그중 한 명이 에일런.
무엇보다 이 소년에 관한 보고는 크롤드 본인이 깨어나고 난 뒤 직접 올린 것이다.
다름 아닌 크롤드를 직접 패배시킨 주의할 인물로서.
“……이 소년이 대체 무엇을?”
“그 소년이 팔젠트 공국으로 간 모양일세.”
“……!”
그 순간 실내에 심상치 않은 압력이 느껴졌다.
크롤드가 자신도 모르게 그가 쌓아 올린 막대한 기운을 몸에 피워 올린 것이다.
“진정하게.”
“……이런, 면목이 없습니다. 설마 벌써 다시 그 이름을 들을 줄 저도 예상치 못한 터라.”
“나도 생각지 못했다. ……아니, 자네를 패배시킨 시점에서 이런 일 역시 우려해야 했어.”
“그런데 이 소년이 팔젠트 공국에 있다는 것은 무슨 뜻입니까?”
“그렇지. 자넨 아직 모르겠지. 일단 들어 보게.”
후작은 크롤드에게 공녀의 납치 계획이 실패한 일에 대해 말했다.
누군가의 개입에 의한 것.
그리고 인상착의나 생김새가 그때 그 에일런이라는 소년과 흡사하다는 것.
확증은 없으나 후작은 그것이 이 소년의 소행이라는 것에 높은 가능성을 두고 있었다.
“……확실히 그 소년이라면 그들이 감당하긴 어려울 테죠.”
“순순히 인정하는군.”
“그때의 패배는 패배입니다.”
크롤드는 패배 자체는 순순히 인정하고 있었다.
비록 애검을 들지 않았고, 장비도 정체를 감추기 위해 양산품을 썼지만.
본래 전투란 그때의 실수만으로 죽는 곳이다.
준비가 부족하다고 투덜대는 애송이는 진작에 도태되고 남는 세상인 것이다.
“자네, 어쩐지 기뻐 보이는군.”
그가 눈치챈 대로 어쩐지 크롤드에게서는 기이한 고양감이 느껴졌다.
“……면목이 없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주군께선 심기가 불편하실 일인데…….”
“아아…… 무인으로서의 호승심인가?”
“비슷할지도 모르겠군요.”
크롤드는 순순히 인정했다.
자신을 패배시킨 소년에 대한 호승심을 품는 것이다.
“그런데 그 에일런이라는 소년. 제거해 두는 게 좋겠습니까?”
“흠, 그건 별로 좋지 못하군.”
셀론드 후작은 고개를 저었다.
문제가 있다.
과연 누가 그 소년을 칠 것이냐는 점.
아마 다른 기사들은 어렵겠지.
크롤드가 나서면 간단할 것이라 여긴다.
마침 설욕의 기회도 될 테고.
후작 역시 이 친구가 또 실패할 거라 여기진 않는다.
그러나 다른 문제가 있다.
“자네의 체력은 그런 곳에 낭비하게 두는 것도 좋지 않다.”
크롤드는 재활이 끝나는 대로 전선에 투입될 예정이었다.
그에게는 사소한 암살 따위나 시킬 여력이 없다.
“자네는 전장에 나설 준비에 주력해 주게.”
“…….”
“불만인가?”
“아뇨. 당연한 말씀이십니다.”
크롤드는 순순히 납득한 듯 고개를 숙였다.
실제로는 당장이라도 설욕을 하고 싶은 심정을 숨기고 있겠지만.
후작은 알면서도 모르는 척했다.
지금은 개개인의 감정을 배려해 줄 때는 아니다.
그렇지 않아도 상황이 썩 순조롭지 못했다.
처음 공국의 첫 번째 요새를 함락한 것은 그도 뛸 듯이 기뻐했지만.
그다음부터가 녹록지 않았다.
“지금 당장 전장에도 골치 아픈 자가 있어. 자네 외엔 상대하긴 어려울 거네.”
“……듣긴 했습니다. 이름 모를 은발의 소년이 활약하고 있다고…….”
“그자도 팔젠트 공국 출신은 아닐 거네. 음…… 대체 어디서 계속 이런 자들이 튀어나오는 것인지.”
최근 대륙에서는 차례차례 성가신 것들이 튀어나온다.
후작은 진심으로 귀찮다는 듯 쯧쯧, 혀를 찼다.
“어쨌든 자네는 준비에만 전념하게. 자네가 그 성가신 소년을 막아 낸다면 전투는 승리나 다름이 없으니.”
공국만 함락하면 그 에일런을 놓치지 않는 것도 간단하다.
“……명심하겠습니다.”
크롤드는 단단히 명령을 받들 것을 선언하고는 그대로 물러갔다.
‘……하지만 그 에일런인가 하는 상인도 방치해 둘 수는 없지.’
후작은 턱을 괴고는 가만히 머리를 굴렸다.
‘가능성은 없더라도 찔러는 보는 게 좋은가.’
그렇게 방법을 고심하는 그의 시선은 책상 위에 놔둔 연락용 아티팩트에 머물고 있다.
‘쓸모는 없더라도 적어도 방해라도 되겠지.’
* * *
<당신의 행동이 영향력을 발생시킵니다.>
<당신의 행동의 결과로 인해 특정 인물이 당신의 영향력을 의식하고 있습니다.>
<획득 영향력 포인트 : 10pt>
<잔여 영향력 포인트 : 385pt>
‘역시 행동을 하면 찍히는 건가?’
영향력의 추가 발생.
그 의미를 생각하면 배 속이 살짝 쓰리다.
그때 도주한 납치범들이 제 주인에게 전부 고자질했다면…….
‘슬슬 내 존재를 인식할 때도 됐지.’
그것도 고려하고 있던 참이긴 했다.
어차피 내 이름이야 활동을 시작한 시점에서 알아내는 건 너무나 간단하다.
어떤 세상이든 개인 정보는 공공재인 모양이니까.
‘어차피 이번 영지전으로 공국이 패배하는 일만 없으면 내가 위험할 일은 없어…….’
오히려 이걸 기회로 삼아 날 찍은 놈들을 일망타진하도록 지켜보는 편이 좋겠지.
그걸 위해서도 서둘러 거래를 체결한 상품의 납품 준비를 끝내자.
“시간이 없습니다. 신중하게 짐을 내리고 차례차례 순서에 따라 실어 주세요.”
“예. 이미 작업 중이니 염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아무쪼록 병 하나 깨트리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라고 주의를 몇 번이고 주었으니까요.”
내 명령을 들은 상인이 크게 고개를 끄덕이며 내 말을 전하려 뛰어나간다.
엘니아 공녀 측과의 거래는 무사히 계약서에 서명을 끝낼 수 있었다.
그에 따라 배에 계속 실어 둔 상품들을 하역하는 작업을 서둘렀다.
적어도 이게 우리 손을 떠나서 완전히 거래 상대에게 인계하기 전까지는 방심할 수 없다.
나는 선원들과 인부들이 신중하게 짐이 든 상자를 내리는 것을 맞은편에 있는 여관 창문 너머로 지켜보았다.
일은 잘하고 있으니 걱정은 없겠군.
“한때는 저것도 내리지 못하면 어떻게 되나 싶었는데…… 정말로 잘 되었군요, 에일런 씨.”
한편 말로 씨는 진심으로 한시름 놓은 듯 긴 한숨을 토해 내었다.
어느 정도 확신을 품던 나와 달리 다른 상인들은 초조했던 모양이다.
“제가 말했잖아요. 괜한 걱정이라고.”
“정말로 다행입니다. 설마 공녀님께서 친히 거래를 주선해 주실 줄이야. 이게 다 평소의 행실 덕이군요.”
“……뭐, 그렇긴 하겠네요.”
행실? 맞네.
그야 일부러 끼어들었으니 그것도 행실이라면 행실이겠지.
고의적인 행실?
근데 그런 말이 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