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suck honey with extras RAW novel - Chapter (120)
엑스트라로 꿀 빠는 법-120화(120/344)
제 120화
132화 그저 장사만 했을 뿐입니다 (4)
‘당연히 그래야지.’
나는 바라던 대로의 반응에 기쁨을 애써 감추며 가볍게 발을 굴렀다.
간단하게 노움의 힘을 발동시켰다.
그러자 병사들의 발밑이 솟구쳐 오르면서 그들을 전부 떠밀어 떨어트렸다.
이 정도는 그저 정령술로 가볍게 장난을 친 것에 지나지 않는다.
떨어지는 높이도 낮고, 그들이라면 쉽게 다치진 않으리라.
“바위가 갑자기 치솟아 올랐다?”
“설마 정령술인가?!”
병사들이 전율하며 한발 물러났다.
그제야 그들도 내가 단순한 상인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네…… 네놈…… 감히 나를 공격한 것이냐?”
“그럴 리가요. 방금 전 것은 어디까지나 저희의 인원과 화물을 지키기 위한 방어였습니다. 그리고 이 행동의 정당성은 계약서에도 명시가 되어 있고요.”
일부러 계약 때 나는 공녀에게 한 차례 언급을 했었다.
만약 누군가가 화물에 손을 대면 어찌하겠나?
그러자 내 속내를 파악한 건지 그녀는 아무렇지 않게 즉답했지.
‘좋다. 나나 할아버님을 제외한 누구든 방해한다면 재량껏 대처해도 좋다. 누구라도 상관없다. 죽이지만 않으면 어느 정도 감싸 주마.’
참 센스 좋으신 아가씨다.
특히나 일부러 자신과 대공만을 언급하는 게 마음에 든다.
즉, 넬비스 저놈은 귀족이긴 해도 계약서상대로라면 이쪽에 참견할 권리가 없다는 소리니까.
“공녀님께선 과하지 않은 범위 내에서, 라면 방어권을 인정해 주겠다 하셨습니다만.”
이미 계약을 맺은 시점에서 이 화물은 공녀의 짐.
더 나아가서 대공의 짐이라고도 해석할 수 있다.
지킨다 해도 나는 그들의 짐을 지키는 셈.
그리고 넬비스가 귀족이라 해도 대공가에서 입장은 가장 밑바닥.
적어도 명분상으로는 내 행동을 나무랄 수 없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넬비스 님? 우선 진정하시고 차근차근 확인을 하는 게 어떻겠습니까?”
“……으! 크으으으으으윽!”
넬비스는 발만 동동 구르며 섣불리 대답을 내놓지 못했다.
병사들을 믿고 까분 모양이나 그들은 내가 가볍게 제압할 수 있다는 힘을 보인 셈이니까.
“넬비스 님?”
“아, 알았다. 이것은…… 내, 내가 엘니아에게 확인을 해 보도록 하지.”
“…….”
나는 먼저 그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그리고 천천히 팔을 움직였다.
순간 그의 얼굴에서 핏기가 사라졌다.
“네놈…… 대체 무슨 짓을…….”
“예? 뭐긴요? 그 계약서는 제 것입니다. 그러니 돌려주셨으면 합니다만?”
나는 태연하게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가 쥐고 있는 계약서를 돌려 달라 요청했다.
가더라도 그건 돌려주고 가셔야죠.
그는 그제야 자신이 쥐고 있는 종이에 시선을 보내고는 벌벌 떨면서 도로 돌려주었다.
나는 정중히 받아 들고는 싱긋 미소 지었다.
“그럼. 부디 오해가 풀리길 진심으로 바라고 있겠습니다.”
놈에게 아무 짓도 하지 않고 최대한 정중하게 허리를 숙일 뿐이다.
그거면 충분해.
“그, 그러길 바라지…….”
그것만으로도 놈은 그대로 휘청거리면서 물러났다.
이걸로 놈은 더 이상 내게 손을 댈 수 없다.
……적어도 겉으로는 말이지만.
‘중요한 건 저런 멍청이 따위가 아니라 이제 내가 한 행동의 결과야.’
그 결과는 차근차근 기다리면 나올 것이다.
그러니 천천히 기다리자.
* * *
준비된 물품은 조금도 빠짐없이 한 치의 차질도 없이 무사히 공국 측의 마차에 싣게 되었다.
넬비스를 자극한 것에 대해서는 아니나 다를까 아무런 뒤탈도 없다.
아마 공녀가 직접 나중에 견제를 해 주었겠지.
모든 게 순조롭다.
이제 엄중한 관리 속에서 그 물품들은 신속하게 전방의 각 요새에 보내질 것이다.
‘벌써 결과가 기대되네.’
떠나가는 수많은 마차의 행렬을 저 멀리서 지켜보며 나는 그 기대감에 벌써 좀이 쑤셨다.
‘어서! 어서 결과야, 나와라!’
내 머리 위, 아직 결과를 알리지 않은 그 빈 곳을 올려다보며 재촉하듯 혼잣말을 했다.
* * *
팔젠트 공국의 최후방 거점 요새.
이곳의 병사로서 올해 10년째 이 요새에 복무 중인 한스는 며칠째 더는 기대조차 되지 않는 처참한 식단을 보면서 한숨을 푹푹 내쉬었다.
“감자로군.”
오늘의 저녁은 감자 한 알.
이 침통한 분위기의 근원이었다.
“……야, 이게 밥이냐.”
“한스 씨, 이거라도 나오는 게 어디입니까.”
“그거 안 먹을 거면 나라도 주쇼!”
“미쳤냐?! 누가 준대?!”
다른 병사들의 아우성에 한스는 자기 몫의 감자 한 알을 재빨리 입에 욱여넣었다.
“우우우우우웁! 어허허어어우우웁!”
누가 안 먹는데?
더 먹고 싶다는 거지!
병사로서 복무한다는 것의 유일한 장점이 뭘까.
그것은 바로 적어도 식단은 꼬박꼬박 나오는 것이다.
배가 고프면 싸울 수 없다.
그것은 어디든 마찬가지인 논리고, 어지간히 악독한 곳이 아닌 이상은 적어도 밥은 나오는 것이 군대의 장점이다.
그러나 그것도 여건이 될 때나 유지되는 장점.
처음 감자가 나왔을 때만 해도 그들은 별생각이 없었다.
“감자? 설마 오늘 저녁은 감자야?”
“그러고 보니 전방에 보낼 병기 운송에 바쁘다고 하던데 그 탓인가.”
“뭐, 어쩔 수 없지. 별수 있냐. 전쟁 중인데.”
“망할 제국 놈들, 왜 우릴 공격해서…….”
“됐고, 먹기나 하자.”
처음에는 병사들도 입맛을 다시면서 감자를 먹어야 했다.
그리고 다음 날도 감자.
그다음도 감자.
감자. 감자. 감자.
아무튼 감자!
그제야 병사들은 사태의 심각함을 깨닫기 시작했다.
단순히 감자만 나온다면 불평을 하진 않는다.
하지만 그 양도 적어진다.
거기에 소식도 전해지기 시작했다.
보급 창고가 적의 계략에 의해 불타 버리고 말았다.
즉, 이 감자는 그들이 굶게 될 것이라는 것을 알리는 신호다.
그리고 지금에 와서는 한 끼에 감자 한 개를 보급받는 게 고작인 지경에 이르렀다.
당연히 병사들 사이에서도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다.
“……전방에 있는 놈들은 차라리 더 낫나?”
싸워야 하지만 차라리 먹고 싸우는 게 낫겠지.
그런 농담이 나오지만 그들은 모른다.
현재도 전투가 벌어지는 제2 방어선에 선 병사들 역시 보급이 떨어져서 감자 두 알만 먹게 생겼다는 것을.
“전쟁이라 해도 너무한 거 아닌가! 이래서야 어떻게 공국을 지키라는 건데!”
한스는 투덜거렸고 다른 병사들도 눈치는 줄지언정 부정은 하지 못했다.
“기다려 보게나. 대공님께서 어떻게든 해 주시지 않겠나.”
그들이 아는 한 대공께서는 이들의 고충을 못 본 척할 인물이 아니다.
어떻게든 해 줄 것이라는 기대를 품었다.
그렇다 하더라도 사람의 마음에 쌓이는 앙심은 쉬이 해소되지 않는 법이다.
언제 그 참을성이 무너져도 이상할 게 없다.
지휘관들 역시 그것을 걱정하며 가능한 처벌을 엄히 다스리고 군열을 바짝 조여 군기를 유지하려 했지만.
슬슬 그것도 어렵다고 여겼다.
차라리 적과 싸워 무너진다면 병사로서 도리를 다했다고 생각하겠지.
한데 굶어 쓰러지거나 혹은 반란으로 무너진다면 무슨 낯짝을 해야 할까.
그렇게 분위기마저 점점 흉흉해져 갈 때.
그들이 기다렸던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보급품! 보급품이 온다는군!”
이곳의 총지휘관이 전언을 읽자마자 외치는 소리가 병영 이곳저곳까지 들렸을 정도였다.
“밥이 온다!”
누구도 그 말을 외친 병사를 나무라지 않았다.
병사들만이 굶는 것도 아니다.
지휘관 역시 지쳐 가는 것도 사실.
감자만이라도 좋다. 뭐든 가져와 다오.
그들은 그날 환성을 지르면서 보급품이 오길 고대했다.
그리고 마침내 고대하던 보급품이 도착했다.
전방뿐 아니라 후방인 이곳까지 충분히 그들을 먹일 만한 것들이 도착하자 병사들은 당장이라도 기쁨의 함성을 지르고 싶은 것을 참았다.
그 보급 마차가 도착하자마자 병사들은 앞다투어 짐을 내리는 작업을 도왔다.
이때만큼은 누구나 할 것 없이 서둘러서 일을 맡았고 본래보다 두 배는 더 빨리 작업이 끝났다.
“……봐, 봤어? 저게 다 식량인 모양이네.”
“아아…… 꿈만 같군.”
지금은 저 마차에 든 상자가 마치 금이 가득 든 궤짝처럼 보였다.
“신이시여…… 정말로 감사합니다.”
심지어는 기도까지 하는 병사도 있었다.
교회의 성물보다도 더욱 신성하게.
누군가는 고작 식량 하나를 가지고 호들갑이라고 생각할지 모르나 실제로 궁핍하던 그들에게는 그만큼이나 절실하던 문제였으니까.
“아아…… 이게 다 공녀님 덕이라더군.”
“나도 들었네. 공녀님께서 과감하게 이만큼의 식량을 구입하는 걸 밀어붙이셨다지?”
“그뿐인가. 그분에게 식량을 팔아 준 상인 나리 덕도 있네.”
“상인 말인가? 그러고 보니 그런 소문도 있더군.”
그들은 에일런의 정체는 모른다.
거기에 소문도 조금씩 와전되어 있었기에 실체를 알 수도 없다.
그러나 그의 정체가 상인이든, 아니면 건달이든 뭐든 어떠랴.
이 시기에 먹을 수 있는 식량만 가져오면 그게 누구라도 절까지 해 주고 싶은 기분이다.
“어쨌든 공녀님과 그 상인에게 감사의 기도라도 올리게!”
“그래! 맞는 말일세!”
그들은 누구나 예외 없이 감사의 기도를 올렸다.
그리고 그런 반응은 이곳만의 특이한 현상이 아니다.
다른 요새에서도, 그리고 전방에서도 마찬가지로 감사의 기도를 올리는 병사들이 생겨났다.
* * *
거래 성립으로 식량을 전부 보내 준 지도 어언 열흘이 흘렀던가.
슬슬 거래로 보낸 식량들이 요새에 도착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을 쯤이었다.
“오!”
바로 그 결과를 알리는 메시지가 확인되었다.
‘무사히 도착했군!’
혹시 누군가의 방해를 받을까, 사고라도 생길까 내심 불안했다.
넘긴 시점에서 그들의 책임인지라 내겐 금전의 영향은 발생하지만 실수하게 되면 다른 이득은 발생하지 않게 되는 것이니까.
그래도 다행히 도착했다.
“왔구나! 왔다! 왔어!”
역시 바로 그 영향력이 생기는구나.
그야 물건을 파는 것도 엄연한 내 활동이니까!
자~ 얼마나 모였을까요~.
나는 즐거운 기분으로 그 성과를 확인하기 위해 창을 열었다.
“……어?”
그리고 잠시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당신의 행동이 영향력을 발생시킵니다.>
<획득 영향력 포인트 : 1,520pt>
<잔여 영향력 포인트 : 1,905pt>
어머나? 포인트의 자릿수가 조금 이상한 거 같은데요?
혹시 전산 오류입니까?
그러나 문의할 곳도 없고, 할 생각도 없다.
발생한 것은 한 것이니까.
엄연히 이것 또한 내가 이룬 결과다
‘……대체 다들 얼마나 배고팠던 거야?!’
내가 한 것이라고는 그저 조금 수요가 있을 것 같은 먹을 것을 팔아넘긴 것에 지나지 않는다.
보낸 건 그저 밥차일 뿐이라고요.
그런데 그 결과가 이렇다니…….
‘실은 원작 이상으로 문제가 심각했던 건가?’
어쨌든 지금쯤 병사들은 기쁨의 춤이라도 추고 있는 걸까.
격렬한 반응을 보이는 건 사실이리라.
하여튼 만족스러운 성과다.
설마 네 자릿수의 포인트의 획득이라니.
거기에 영향력도 대폭 얻은 것도 모자라 또 다른 변화점이 있었다.
<당신의 행동의 결과로 다수의 사람들이 당신의 존재를 느낍니다.>
<당신의 영향력은 이제 고작 단역이라 표현할 수 없게 됩니다.>
<배역의 변화가 발생합니다.>
<에일런 – 조연 A>
‘조연?’
나를 나타내는 비중이 조연급으로 올라가 버린 것이 아닌가.
일단 확인을 해 볼까.
<조연 A : 당신을 다수의 인원들이 기억합니다.
당신의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사람일지라도 당신의 존재를 어렴풋하게 기억합니다.
큰 영향력을 가진 인물이 당신의 이름을 확인할 정도의 비중입니다.
많은 이들이 당신에게 감사 혹은 원한을 품고 있습니다.>
“아니, 이거 기뻐해야 할지, 슬퍼해야 할지 복잡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