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suck honey with extras RAW novel - Chapter (121)
엑스트라로 꿀 빠는 법-121화(121/344)
제 121화
133화 그저 장사만 했을 뿐입니다 (5)
설명이 군데군데 신랄하다.
감사는 둘째 치고 원한은 뭐야?
짐작이 가니까 괜히 스산하네.
영향력은 곧 그 세계에 존재하는 인물의 비중을 뜻하는 것이다.
적어도 내가 누군가가 한 번은 들어 볼 정도의 이름이 되어 버렸다는 뜻.
‘각오는 했지만 시기가 조금 빨라…….’
이 정도 영향력을 얻는 건 7권 이후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밥 한 번 배송 서비스해 줬다고 이렇게 될 거라고는 생각 안 했는데.
뜻하지 않게 이룬 성과에 두려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오기도 한다.
‘그래서 이렇게나 성과를 이뤘는데 또 뭔가 달라지는 건 없나?’
없지는 않을 것이다.
예의 메시지는 계속 이어져 있다.
나는 쭉쭉 확인해 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변화가 또 있었다.
<영향력의 대폭 증가로 새로운 권한을 적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타인의 영향력을 관측할 수 있게 됩니다.>
<단, 해당 권한의 습득에는 1,000pt가 소모됩니다.>
<신중하게 고려해 주세요.>
<동의하시겠습니까?>
예전처럼 능력과 별개로 포인트를 소모하여 무언가를 강화하는 권한의 발생.
“얼씨구? 이런 식으로 포인트 회수를 시키겠다?”
심지어 영향력의 소모량을 보면 내가 이곳에 오기 전까진 어지간한 방식으로 노력해도 얻을 수 없던 양이다.
“그래. 까짓것 얻어 주마.”
그 상술, 마음에 든다.
나는 낚여주는 남자! 하라면 하는 남자!
그대로 과감하게 를 클릭했다.
몇 번이고 클릭! 클릭! 당장 내놔!
거절해 버리면 다음에는 이 선택지가 뜨지 않을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기회를 아깝다고 놓치는 건 그다지 좋지 않다.
무엇보다 타인의 영향력의 관찰이라는 대목이 조금 마음에 들었다.
과연 어떤 능력일까.
바로 해당 권한이 내 몸에 정착되는 기이한 감각을 느꼈다.
“……된 건가?”
확인해 보자.
나는 바로 아래층에 내려갔다.
마침 말로 씨가 상인들과 의논을 하는 모습이 보였다.
“오오! 에일런 씨, 벌써 일어나신 것입니까?”
“의외로군요 에일런 씨가 이 시간에 나오시다니……”
“혹시 무슨 일이 있는 겁니까?”
덧붙여 현재 점심때가 지난 시간이다.
저들에게 나를 대체 어떤 인간으로 여기고 있는지 묻고 싶지만, 지금은 그런 건 상관없다.
적당히 대응하며 나는 말로 씨의 머리 위를 보았다.
사용법은 타인의 영향력을 보고 싶다고 강하게 의식하면 되나?
<말로 – 엑스트라>
여느 때와 다름이 없는데?
타인의 영향력을 본다니…… 뭔가 더 보여 주는 거 아니었어?
실망이야! 완전히 낚였어!
그렇게 외치고 싶었는데.
그 순간.
<말로 – 엑스트라>
<해당 영향력 – 4>
<보유 능력 – 없음>
<체력 : 37>
<민첩 : 24>
<의지 : 30>
<마력 : 2>
“……어?”
내 눈앞에 창이 확장되어서 보다 많은 내용이 보이기 시작했다.
심지어는 그 개인의 능력치까지 보이는 게 아닌가.
그야말로 훌륭한 엑스트라의 표본다운 능력치로다.
“에일런 씨? 무슨 일이십니까? 뭔가 놀란 듯 보이셨습니다만…….”
“아, 별일 아닙니다. 살짝 발이 미끄러질 뻔해서 말이죠. 어이쿠, 위험해라.”
적당히 얼버무리면서 나는 등을 돌려 재빨리 다시 눈앞의 창을 확인했다.
‘설마 타인의 능력치를 확인할 수 있게 된 건가?’
그렇다면 꽤 큰 메리트가 있다.
정보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없다.
상대의 강약을 이렇게 알게 되면 생존율이 비약적으로 올라간다.
못 이기겠다 싶으면 바로 관측하자마자 튀면 되니까.
나는 이번에는 다른 인물의 능력을 확인하고자 했다.
마침 눈에 들어온 일꾼이 있었다.
<풀룬 – 엑스트라>
그 역시 엑스트라니까 비교할 겸 확인을 해 봐도 되겠지.
자! 당신에 대해 보여 주세요!
나는 눈을 부릅떴다.
그러나.
<해당 인물의 정보 열람 허가가 기각되었습니다.>
<당신의 영향력이 해당 인물의 영향력에 적용되기에는 접점이 낮습니다.>
슬프게도 거절당한 모양이다.
“설마 이거, 아무나 되는 게 아닌가.”
말로 씨와 저 풀룬이라는 일꾼의 차이는 뭘까.
그것은 뻔했다.
말로는 이미 몇 달째 알고 지낸 인물.
직접 서로의 이름을 소개하고 어느 정도 친화를 쌓은 인물이다.
반면 저 일꾼은 이곳에 소속된 인물이라는 것만 알고 이름조차도 들은 적이 없다.
‘……그렇구나! 그 차이가 있는 건가.’
아마 내 추측은 그리 틀리지는 않았으리라.
흔히 게임에선 그 인물과의 관계를 개선할수록 보다 상세한 프로필을 볼 수 있게 하는 수법이 있지.
그런 것과 비슷하다고 이해하면 되지 않을까 싶었다.
요컨대 날로 먹을 생각, 하지 말라는 뜻.
‘볼 수 있는 전제 조건이 걸려 있는 건…… 성가시긴 해도 없는 것보단 한참은 나아.’
지금까지처럼 배역만 보고 판단한다면 일을 그르칠 가능성이 있다고 여기고 있었다.
볼 수 있는 것은 보다 많을수록 좋은 편이다.
‘아니면 혹시 나보고 타인에게 좀 더 관심을 가지라는 뜻이거나?’
나는 새로 변화한 내 배역을 보며 히죽거렸다.
* * *
포인트를 소모해도 아직 잔뜩 남아 있다.
아직 영향력 포인트가 905pt나 남아 있으니 이것도 활용하자.
‘그렇지 않아도 이 골칫거리를 어떻게 개선해야 할지 엄두가 나지 않던 참이었으니.’
나는 도시 바깥의 평원으로 나가 적당한 장소를 찾은 뒤 주변에 다른 위험이 없다는 것을 몇 번이나 확인했다.
그리고 눈을 감고는 정령술을 발휘하기 위해 집중하기 시작했다.
먼저 문제점을 확실하게 체크해야 하니까.
“플루라이트, 나와 봐.”
그림자를 다루는 능력을 갖춘 상급 정령 플루라이트를 불러내기 위해 이름을 부른 순간.
“큭…… 여전히 소모량 한번 빡세군.”
대량의 마나가 빨려들어 간다.
역시 상급 정령.
지난번에도 느낀 것이지만 그 소모 효율이 다른 정령들에 비교하면 나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내 마나의 거의 3할 가까이를 정령력으로 변환하여 갖다 바치자 겨우 내 발밑에서 작은 고양이의 형상을 한 정령이 기어 나왔다.
-냐아~.
“……너도 거참, 비싼 몸이네. 연비 좀 싸게 굴면 안 되냐?”
-냐~.
고개를 젓는다. 싫은가 보다.
‘이 녀석은 다른 정령들하고는 다르니까. 당연한 일인가.’
상급인 것도 있고, 내가 최하급부터 키운 정령들과는 다르다.
운디네를 비롯한 다른 정령들은 내가 입맛에 맞춰 성장을 시켰기에 나에게 최적화가 되어 있는 편이다.
즉, 상성이 맞는 편이지.
그러나 이 녀석은 계약한 시점에서 이미 상급.
자연적으로 성장한 건지, 아니면 이전에 누군가와 계약을 하여 성장한 건지 몰라도 다른 정령들과는 근본적 성질이 다르지.
‘그렇기에 정령력 소모 효율이 상당히 나빠…….’
차로 비유하자면 내 감각에 맞춰서 튜닝이 되어 있지 않은 상태다.
타인이 몰던 차를 막 샀을 때의 느낌 같은 것이지.
‘정작 문제는 그게 아니지만…….’
이 녀석의 문제는 따로 있다.
“플루라이트, 네 힘 다루는 연습 좀 하고 싶은데 저쪽에 세워 놓은 표적을 공격해 줬으면 해.”
나는 적당히 나무토막을 엮어서 세워 놓은 허수아비를 가리키며 처음 정령술을 익혔을 때처럼 구체적으로 말로 지시를 했다.
플루라이트는 가볍게 울더니 전신의 털을 쭈뼛 세웠다.
곧 변화가 일어난다.
내 것은 물론이고 주변의 모든 그림자를 끌어당긴다.
이 녀석의 힘을 빌린 정령술.
주변의 모든 그림자를 다루고 실체화시키는 능력이 발휘되기 시작한다.
그대로 그림자를 빨아들이듯 모은 플루라이트가 그 그림자의 칼날을 쏘아 냈다.
총 다섯 개의 칼날이 내가 지시한 목표물을 향해 날아간다.
“……윽.”
그러나 닿기 직전 나는 가슴 안쪽에서 드는 위화감에 집중력이 흩어졌다.
무겁다.
실제 무게가 느껴지는 건 아니나 그렇게 비유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묵직한 소모량을 버티는 감각이 한계를 맞이했다.
날아가던 그림자의 칼날의 궤도가 틀어지더니 사방으로 흩어지고 말았다.
‘역시 빗나가는 건가…… 컨트롤이 유지가 안 돼.’
이전에 팔젠트 공국으로 향하는 상선에 탔을 때와 동일한 현상이다.
‘집중을 하기가 어려워…… 세세한 컨트롤이 안 돼.’
기본적으로 정령술이라는 능력의 특성은 정령이 알아서 힘을 발휘한다는 건 사실이나, 큰 기술일수록 정령사의 마나를 공급하는 감각의 폭이 큰 것도 사실.
그 감각을 제대로 유지하지 못하기에 플루라이트도 제대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이다.
‘원인은 내가 약해서인가.’
내 정령사로서의 역량은 중급.
그러나 이 녀석은 상급 중에서도 아마 까다로운 편인 강력한 정령.
그 격차는 내가 알고 있는 인식 이상으로 컸다.
“이대로면 모처럼 계약한 정령도 제대로 써먹을 수 없겠군…….”
개선이 필요하다. 그것도 지금 당장.
그렇게 방법을 생각하고 있자니.
“야! 잠깐! 죽일 셈이야?!”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빗나간 그림자가 꽂힌 방향 쪽이다.
설마?
일부러 사람이 없는 건 기척으로 확인하고 연습하고 있었는데?
“……누구냐?”
“누구긴 누구겠냐! 나다!”
성을 내며 풀숲을 헤치고 난입한 이는 루셀이었다.
“지금 싸움 거는 거지! 역시 그때 일 가지고 아직도 꽁해 있는 거냐! 쨔사!”
……세상 모든 엘프가 저렇게 입이 방정맞다고는 생각하고 싶어지지 않는 말을 내뱉으며 어쩐지 화를 잔뜩 내고 있다.
“무슨 소리야? 갑자기 튀어나오고는…… 오히려 지금 네가 시비를 거는 게 아닐까 의심이 가는데?”
“공격했잖아!”
“……앙?”
무슨 헛소리인가 싶어서 루셀이 튀어나온 곳을 반사적으로 눈여겨보니 그곳에 웬 얼음 기둥이 세워져 있는 게 보였다.
그리고 그 기둥은 마치 날카로운 무언가에 후벼 파인 것마냥 일부분이 깨져 있었다.
공격받았다고 했던가?
“……아.”
“발뺌 못 하겠지!”
아무래도 내가 잘못 날린 그림자의 칼날이 루셀을 향해 날아든 모양이었다.
그녀가 재빨리 정령술로 방어를 한 모양이나 완전히 흥분하여 제정신이 아닌 걸로 보아 진심으로 식겁한 모양이다.
“아니…… 그거라면 미안한데. 잠깐? 왜 거기 있다가 맞는 건데?! 분명 아무도 없는 거 확신하고 쐈어!”
내가 부주의했기에 벌어진 사고라고 여기고 넘어갈까 했더니, 생각해 보니 일부러 그런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이런 곳을 택했다.
거기에 나는 분명 루셀의 기척을 몰랐는데?
“너…… 혹시 숨어 있었냐?”
펑펑 화를 내던 루셀이 뚝! 멈췄다.
“……하아, 사고라면 어쩔 수 없지. 그래도 내가 아니었으면 죽었을 테니까. 조심은 하는 게 좋을 거야. 앞으로 조심하렴.”
루셀이 갑자기 슥, 사람이 바뀐 것처럼 침착해지고는 물러났다.
아니. 가긴 어딜 가, 이 엿보기 엘프님아.
자기 입장이 불리하니까 발뺌하는 거 보소.
스윽.
루셀이 세 발자국을 채 걷기고 전에 사방에 그림자로 된 날카로운 칼날들이 그녀를 포위했다.
“조금 묻고 싶은데? 그보다 가긴 어딜 가? 이 엿보기꾼님?”
그걸 그냥 두고 볼 만큼 나는 태평하진 않다.
“…….”
“참고로 나 그거 조절 서툴러 언제, 어느 때 놓칠지 모른다? 방금 전에 실수한 거 봤지?”
나는 일부러 손 모양을 콰직! 움켜쥐는 시늉을 했다.
“네. 엿봐서 죄송했습니다.”
결국, 루셀은 그대로 뻣뻣하게 다시 몸을 빙그르 돌리며 항복했다.
“그래서. 사과했으니 됐지?”
될 리가 있겠냐.
마침 용건도 있던 참이다.
“그보다 마침 잘됐어. 루셀 씨? 선배 정령사로서 귀여운 후배한테 조언 좀 해 줄래?”
“윽…….”
“해 줄 거지?”
당연히 거절은 듣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