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suck honey with extras RAW novel - Chapter (13)
엑스트라로 꿀 빠는 법-13화(13/344)
제 13화
16화 용병이 되자 (2)
“렐리! 손님 안내를 해 주려무나! 2층 끝! 정리는 끝났겠지?”
“네! 물론이에요!”
가게 안쪽에서 나와 비슷한 나이 대의 소녀가 배꼼 고개를 내밀고는 대답했다.
딸인가? 아니면 고용한 일꾼인가.
덧붙여 그녀도 엑스트라다.
그녀는 쾌활하게 대답했다.
“어제 묵었던 손님이 가신 뒤 정리는 아침에 다 했어요.”
“오냐! 그럼 거기로 모셔라!”
렐리라는 소녀는 쾌활하게 “네!”라고 대답하고는 종종걸음으로 내게 다가왔다.
“이쪽으로 올라와 주세요.”
그녀는 먼저 앞장서서 계단을 오르며 나를 안내했다.
마침내 도착한 방은 2층 복도 맨 끝에 위치한 방.
약간 삐그덕거리는 문을 밀어 열자, 내가 묵을 방 안의 광경이 보였다.
‘수수하군…….’
여관방이 다 그렇지만 침대와 그리고 간소한 작은 테이블과 짐을 놓을 서랍 정도.
적어도 침대는 에일런의 집에 있던 것보다는 좋아 보이는군.
무엇보다 가장 감명을 받은 것은 문에 달려 있는 잠금 장치다.
기껏 해 봐야 쇠막대를 고리에 걸어서 잠그는 것이지만.
“……세상에, 문을 잠글 수 있다니.”
아아, 이것이 잠금쇠라는 것이구나.
이상하게 감격스럽다.
그야 에일런의 집은 대문조차도 누구나 열고 들어올 수 있는 오픈 하우스였으니까.
“방문이 잠가지다니 멋진 여관이군요.”
“손님? 농담이 심하시네요. 후후후후훗.”
렐리라는 소녀는 내 감탄을 듣고는 그저 웃어넘겼다.
음, 이건 진담인뎁쇼.
그 뒤 그녀는 내게 여관을 이용하기 위한 간단한 주의 사항만 알렸다.
“밤에는 무조건 창문을 닫는 걸 추천 드려요. 그리고 낮에 외출을 하실 때도 귀중품은 꼭 가지고 다니세요. 저흰 책임지지 않으니까요. 따지시면 병사를 부를 거예요.”
“알고 있습니다.”
당연하겠지.
굳이 주의를 듣지 않아도 그렇게 허술하게 행동하진 않는다.
“그러고 보니 식사는 별도 요금인가요?”
“네. 별도로 내셔야 해요.”
하긴, 숙박비에 밥값을 포함하지 않는 게 보통인가.
“아! 그래도 여기서 드시는 걸 추천해요!”
“추천? 오호라~ 자신이 있나요?”
“후훗, 저희 여관은 나름 밥도 자신이 있거든요.”
오호라? 이 아가씨는 설마 요리에 자신이 있으신가?
“아저씨가요!”
여관 주인아저씨냐!
됐다. 누가 만들건 상관없다. 맛만 있으면 그만이지.
덧붙여 나는 입맛은 까다롭다.
일하면서 누릴 수 있는 낙이 회사에서 몰래 밤에 시켜 먹는 거밖에 없었거든요. 후후후후후.
야식의 민족을 얕보지 마라, 아가씨!
……일단은 이곳에서 저녁을 먹어 본 바는 평범했다.
그냥 내일부턴 외식하자.
* * *
짐을 풀고 난 뒤 나는 바로 침대에 누워 뻗어 버렸다.
이제 한계야.
“힘들어어어어어어어…….”
마치 좀비 같은 신음이 내 목에서 나오는군.
완전히 지쳤다.
얕보이지 않으려고 멀쩡한 척 행동하고 있었지만 그것도 한계다.
실제로도 몇 번이나 선 채로 졸 뻔했다.
그야 익숙하지도 않은 말을 타고 계속해서 노숙까지 했다.
그것도 불안해서 사실상 쪽잠이나 다를 바가 없다.
그러니 지칠 수밖에 없다.
마음 같아서는 바로 눈을 감고 싶지만, 쉬는 건 조금 나중이다.
지금은 내일 일을 생각해야 한다.
‘일단 도시에는 무사히 도착했어. 다행히 내 예상 그대로의 광경이야.’
큰 사건에 휘말린 것도 아닌 모양이고 나름 평화롭다.
‘이제 여기서 본격적으로 돈을 벌어야 하는데.’
이곳에서 돈을 벌 수단.
나는 짐 중에서 나무 병 하나를 꺼냈다.
마을에서 틈틈이 만들어 둔 포션이다.
‘님프의 치료수.’
요 녀석이 첫 돈벌이가 될 것이다.
“하지만 그 전에 해야 할 일이 있어.”
최소한의 틀을 만들어 이곳에서 정착하는 게 우선이다.
그걸 위해선 뭘 해야 할까.
나는 원작에서 주인공이 가장 먼저 한 일을 떠올렸다.
“용병 길드에 먼저 가야겠군.”
정석 중의 정석.
용병 길드에 가야 한다.
* * *
다음 날.
정오가 되고 난 뒤 외성 도시에 있는 용병 길드에 찾아갔다.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
누구에게나 물어도 그 위치를 모르는 자가 없다.
알아보지 못하는 자도 없다.
도착하면 가장 큼지막한 건물이 눈에 띄었으니까.
건물 지붕에 내걸린 간판에 새겨진 문장도 틀림없이 눈에 들어왔고.
“붉은 매가 푸른 용을 낚아채는 문장이라.”
대륙 전체에는 수많은 용병 길드가 있지만, 셀바스 왕국 내에서 볼 수 있는 용병 길드의 문장은 저것 하나뿐이다.
저곳이 바로 메르덴 용병 길드.
이제 이곳에서 용병이 되자.
그게 내가 이 도시를 찾은 용건이니까.
길드 건물 안에 들어서자 아직 낮인데도 길드에 죽치고 앉아서 시간을 때우는 용병 무리들이 보였다.
의뢰를 기다리거나 혹은 할 일이 없어서 시간을 보내는 녀석들이다.
몇몇 놈들의 시선이 이쪽을 향한다.
나는 눈치채지 못한 척 무시하고 접수 칸으로 향했다.
길드 접수원이 싱긋 웃으며 환영했다.
“어서 오세요~ 무엇을 희망하시나요?”
“이곳 길드의 가입을 희망합니다.”
“저희 메르덴 용병 길드에 가입을 희망하신다는 것입니까?”
굳이 한 번 더 묻는다.
가끔 모르고 찾아오는 바보도 있는 모양이니까.
“틀림없습니다. 혹은 가입에 제한이 있는지요?”
원작대로라면 큰 제약은 없겠지.
굳이 따지자면 최소한 자기 몫을 할 수 있을 정도?
“아니요. 저희 길드는 언제나 목표를 가지고 오시는 분들을 환영합니다.”
접수원은 흔쾌히 말했다.
굳이 막지 않아도 걸러질 놈은 걸러지기 때문이리라.
일단 나는 신분패를 보여서 확인시켰다.
“에일런 님이시군요. 그럼 우선 이 서류에 작성을 해 주세요.”
“저는 글을 읽을 줄 모르기에 대신 해 주셨으면 합니다.”
어차피 용병 태반은 까막눈이다.
접수원 역시 그럴 거라 생각했던 모양이었고.
그 증거로 펜을 아직 내게 주지 않았다.
접수원은 불러 주는 대로 순순히 서류를 메워 나간다.
적는 사항은 별거 없다.
출생지, 나이 같은 것들.
그리고 별개로 특이 사항이 있다면 적는 것뿐이다.
“혹시 기술할 만한 특이 사항이 있습니까?”
저들이 묻는 것은 이런 것이다.
너는 검술이 능숙하냐, 혹은 마법을 쓸 줄 아는가, 혹은 특이한 능력이 있는가.
숨길 필요는 없다.
약간은 드러내는 게 편리하다.
“이런 것을 조금 할 줄 압니다.”
손을 뻗어 움직이는 시늉을 하면서 운디네와 스프라이트를 불러내었다.
두 마리의 정령은 약간의 번개 그리고 약간의 물방울을 불러내었다.
물방울에 번개가 반응하여 파지지짓! 반짝이며 흩어진다.
전기와 물을 이용한 가벼운 장난이다.
“어머나?”
접수원은 두 마리의 정령과 이것들이 일으킨 장난을 번갈아 보고는 두 손을 마주쳤다.
“과연. 정령술이군요.”
놀라는 느낌은 아니네.
하기야, 용병 길드는 세상 온갖 기행인들이 다 모인 곳이다.
새삼 정령 따위로 놀라면 일 못 해 먹는다.
“정령술을 터득하셨다면 규정상 B등급의 판정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그거 좋네요!”
노리던 것이다.
마법과 정령, 혹은 특이한 능력을 갖춘 자가 대우받는 것은 당연하다.
내가 알기로는 평범하게 등록해 봐야 D등급, 잘 쳐줘도 C등급을 받게 된다.
B등급이면 하위 용병이 받을 수 있는 등급 중 가장 높은 것이다.
‘거기에 B등급이면 어느 정도 신용도 증명해 주는 역할이 될 거야.’
길드에 가입하고자 하는 것은 내가 신용받기 위한 이름을 빌리기 위해서다.
그들의 이름값은 결코 작지 않다.
속한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신원을 확신받을 수도 있다.
‘용병패를 가지면 상인들과 거래하기도 쉬워져.’
용병이 꼭 거친 일만 하는 것도 아니다.
장사를 주 생업으로 삼는 용병도 있다.
물론, 직접 구한 희귀한 소재나 물품을 직접 판매하는 자들이지만.
내가 바라는 것은 그것이다.
신용.
그걸 위해 용병패를 원할 뿐.
“우선 문제없다고 판단되었습니다. 다만 아실는지 모르겠지만…….”
“본격적인 가입을 승인받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증명을 해야 한다는 거죠?”
“예. 별건 아닙니다. 최소한의 활동이 가능하시다는 것만 보여 주시면 되니까요.”
용병패만을 얻기 위해서 이름만 등록하려는 녀석들이 가끔 있다.
그런 사태를 막기 위해서도 최소한의 실적을 보여 줄 기량이 있는지 확인하고자 하는 것이다.
“여기 있는 의뢰를 어떤 것이라도 좋으니 세 번만 달성하시면 됩니다.”
그녀가 그리 말하며 내게 해당 의뢰 목록을 보여 주었다.
읽지 못하니 그녀가 읽어 주는 것을 확인하며 기억해야 하지만.
“이것들 중에서 고르는 것입니까?”
“예. 같은 의뢰를 세 번 반복해도 괜찮습니다.”
“의외로 널널하군요.”
“최소한의 의지가 있는지만을 시험하는 것이니까요. 이 의뢰도 가장 간단한 의뢰들만을 추린 것입니다만.”
“그것도 못하면 자격이 없다는 거군요.”
“후후. 그런 셈이죠.”
부정은 안 하는군.
의뢰는 몬스터 토벌 의뢰부터, 소재 채집 의뢰 등 꽤 다양하게 있는 모양이다.
뭘 해야 할까.
‘멀리 나가긴 싫어. 소재 채집 의뢰도 재수 없으면 며칠이 걸릴 지도 모르고.’
여기선 가장 가깝고 만만한 놈을 하는 게 정석이다.
최저한의 조건만 달성하자.
나는 게임을 할 때도 트로피는 귀찮아서 컴플리트는 노리지 않는 타입이다.
“이걸 하도록 하죠. 분명히…….”
“하수도 청소 의뢰 말씀이시군요?”
“예. 분명 그겁니다.”
하수도 청소 의뢰.
도시 아래에는 거대한 하수 시설이 건설되어 있다.
오수나 여러 가지 잡것들을 처리하기 위한 시설이다.
당연히 그런 곳은 약하고 더러운 몬스터의 천국이 되기 마련.
길드에선 영지 측으로부터 상시적으로 하수도 내의 몬스터 처리 의뢰를 받는다.
그게 하수도 청소다.
“처음 용병 등록을 하신 분들이 가장 많이 수주하시는 의뢰기도 합니다.”
하위 용병들 사이에선 제법 인기 있는 의뢰다.
영지 측 의뢰니 돈은 확실하게 나오고, 나오는 몬스터도 대단한 게 없으니까.
거기에 환경 때문에 몬스터도 질리지 않고 꾸준히 나오니 그야말로 푼돈이 계속 나오는 의뢰.
초보 용병들을 어느 정도 먹여 살리는 의뢰라나.
‘하수도가 인기라…… 더럽게 먹고살기 힘드네.’
참으로 더러운 세상살이 같은 느낌이라 씁쓸하다.
“하시겠습니까?”
“네. 그걸로 하겠습니다.”
이렇게 기념할 첫 의뢰는 냄새나는 하수구에서 시작하게 될 것 같았다.
* * *
일단은 접수원에게 필요한 게 무엇이 있는지, 혹은 주의 사항이 뭔지 정보를 요구했다.
“혹시 가르쳐 주지 않는 주의는 아니죠?”
“당연히 가르쳐 드리겠습니다~ 우선은 여기 하수도에 출현하는 몬스터의 종류가 있습니다.”
접수원은 기쁘다는 듯 묘하게 들뜬 채 정보를 가르쳐 주었다.
실은 설명하길 좋아하는 성격인 걸까?
아무래도 하위 용병 중에는 이 당연한 걸 게을리하는 멍청이도 많은가 보다.
어쨌든 덕분에 충분히 정보는 들을 수 있었다.
“일단 필요한 건 무기랑 만일을 위한 비상식…… 그리고 하수도에 맞는 장비라든가.”
비상용 식수와 식량은 챙기는 것이 좋다는 모양이다.
특히 물은 필수.
물은 운디네가 생산할 수 있지만 아직은 내 마나량이 충분치 않기에 따로 챙기는 쪽이 좋겠다.
장비부터 확보하는 편이 좋기에 나는 바로 시장가로 향했다.
용병들이 찾을 만한 물품 정도는 가게나 노점에서 버젓이 팔고 있다.
그중 몇 곳을 돌아다니며 낡은 옷과 두툼한 단화 그리고 장갑, 거기에 얼굴을 감쌀 천을 구입했다.
악취가 배도 상관없는 쓰고 버릴 옷과 물이 들어가지 않을 신발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거기에 더러워진 무기를 닦고 버릴 천과 코와 입을 막을 천도 있어야 한다.
“그리고 남은 건…… 횃불 혹은 랜턴인가.”
지하에 있는 하수도이기에 빛이 들어오지 않는다.
눈앞을 밝힐 수단이 없으면 제대로 걷는 것조차 불가능하다고 한다.
다만 시야를 확보할 수단을 당장 구입하기에는 조금 꺼려졌다.
‘랜턴은 꽤 값이 나가고, 횃불은 들고 다닐 수 있는 개수에 한계가 있나.’
랜턴은 싸구려만 해도 은화 일곱 개는 들어간다.
거기에 직접 만져 보니 불안했다.
이거 써먹기가 곤란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