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suck honey with extras RAW novel - Chapter (130)
엑스트라로 꿀 빠는 법-130화(130/344)
제 130화
143화 지하에는 보물이 있는 법 (1)
그대로 최대한 신속하게 준비를 마치고 나는 엘니아 공녀를 데리고 지하 금고로 향하는 미궁으로 향했다.
그 문제의 지하 미궁이 거의 던전에 가깝다는 말이 괜한 비유가 아님을 실감한 건 들어오고 나서 채 몇십 분도 걸리지 않았을 때다.
가장 먼저 반긴 것은 함정이었다.
열 발자국을 내디딜 때마다, 한 가지 함정이 덮쳐드는 느낌.
독이 든 화살이 날아오든가, 갑자기 바닥이 천장을 향해 솟구친다든가.
그 외에도 온갖 트랩이 반긴다.
그것을 내 능력들을 이용해 빠져나가니 그다음은.
“조심해라! 에일런!”
뒤편에서 엘니아 공녀가 경고하자마자 천장이 열리더니 머리가 두 개 달린 거대한 뱀이 튀어나와 나를 향해 덮쳐든다.
침입자의 위치에 몬스터를 신속 배달하는 함정이냐!
“큭! 진짜 가지가지 하잖아!”
뱀의 각각의 머리가 양측에서 덮쳐 온다.
덧붙여 두 마리 다 독사다.
나는 잽싸게 물러나 피하고는 손을 뻗었다.
“썰어 버려!”
물과 바람의 칼날이 나를 중심으로 몰아치며 쌍두사를 갈기갈기 찢어 넘겼다.
한편 혈액과 독액이 닿지 않도록 바람을 이용해 전부 떨쳐 내었다.
“오, 에일런. 역시 실력이 좋구나. 좋은 대응이야.”
전투를 지켜보던 엘니아 공녀가 순순히 감탄했다.
“하아. 그것, 참으로 감사합니다.”
나는 처리한 몬스터가 확실히 숨이 끊어진 것을 확인하고 한숨을 쉬었다.
칭찬해 주는 건 고맙지만 이런 상황은 피하고 싶은데.
나는 조금 전 몬스터가 튀어나온 입구를 보았다.
언제 그랬냐는 듯 깔끔하게 닫혀 있다.
정말 성가신 미궁일세.
“그나마 다행히 이 시설에 배치된 몬스터의 수준은 그리 강한 편은 아닌 모양인 것 같군요. 함정도 제 능력이면 피하는 건 간단하고요.”
“……그런 말은 바깥에선 삼가 다오. 저래 보여도 우리 쪽의 기사들은 손도 댈 수도 없다.”
“저도 그런 경망스러운 자랑은 안 할 겁니다.”
그녀의 말대로 만만한 곳은 아니지.
쉽게 대처한 것처럼 보이는 건 내가 그만큼 실력을 키웠다는 뜻이다.
“아, 그나저나 저 뱀의 마정석은 뽑아 가도 되겠죠?”
“그래, 그래. 마음대로 하거라.”
“오, 머리가 두 개니 마정석도 두 개네?”
“그래, 그래. 그거 참 잘됐구나.”
엘니아 공녀는 이런 긴장감 없는 모습에 약간 안심되는 듯 쓴웃음을 지었다.
이곳의 난이도가 원작과 그다지 차이가 없는 수준인 건 정말로 다행이었다.
‘그야 어디까지나 던전과 유사하게 흉내만 내놓은 모양이니까.’
솔직히 몬스터보다는 함정이 더 거슬리는 판국이다.
그것만 아니었으면 더 빨리 나아갔을 텐데.
길 찾는 것도 문제고.
‘거기에 여긴 그냥 건물의 시설로 취급되어서 그런지 ‘미궁의 주민’ 특성은 발휘가 안 되네?’
짐작은 했지만 혹시 몰라 기대했는데 몇 번이고 확인했지만, 그 ‘미궁의 주민’ 특성은 발휘되지 않는다.
비슷한 땅굴인데 어째서?
하기야 얘가 아니라고 하면 아닌 거겠지.
집착할 이유는 없나.
그렇게 생각하는 사이 또 한 마리의 몬스터가 출현했다.
발을 내딛자 바닥에 깔린 벽돌들이 살짝 가라앉는가 싶더니 벽이 열린 것이다.
누군가가 복도에 진입하면 그 무게를 감지하고 바로 몬스터를 내보내는 장치로군.
열린 벽으로 또 몬스터가 출현하려고 하였다.
그러나 녀석은 나오지 못하고 그대로 시커먼 그물 같은 것에 얽혀서 버둥거렸다.
그림자의 상급 정령 플루라이트를 이용해 그림자를 실체화시켜 엮은 그물을 입구에 친 것이다.
요 녀석이 실체화시킨 그물은 질기지.
“넌 아웃.”
그대로 번개를 흘려 넣어 감전시켜서 해치운다.
<당신의 행동이 영향력을 발생시킵니다.>
<획득 영향력 포인트 : 21pt>
<잔여 영향력 포인트 : 742pt>
이번에는 소소한 영향력 포인트가 들어온다.
역시 원작에서 주인공이 뚫고 갈 함정이라서 그런 걸까?
그래도 이 정도면 함정에 걸릴 보람은 있겠군.
감탄하며 나는 바로 운디네의 힘을 빌려 물의 창을 생성해 재빠르게 날렸다.
그대로 바로 정면에서 돌진해 오던 몬스터가 꿰뚫리며 사망.
<획득 영향력 포인트 : 17pt>
<잔여 영향력 포인트 : 759pt>
하지만 너무 자주 덤비는 것도 귀찮네.
“그건 그렇군. 참 편리하구나…… 정령이란 건.”
공녀가 내가 허공에 불러낸 운디네를 보며 말했다.
신기한 듯 손을 뻗자 운디네도 아무렇지 않게 꺄르륵거리며 그녀의 손을 붙잡고 논다.
어허, 운디네. 낮선 아가씨 따라가면 안 된다고 말……한 적 없나? 다음에 말해야지.
“루셀도 그렇고. 그대들이 부리는 정령은 다양하고 편해 보이는군. 혹시 나도 계약할 수 있는 것인가?”
“노력하시면 분명 가능할 것입니다.”
할 수는 있겠지.
나는 그 가능성은 부정하진 않았다.
명문가의 핏줄일수록 강해질 수 있는 자질이 뛰어나니까.
이곳은 혈통빨이란 요소가 강하게 존재하는 세계기도 하고.
“그래도 마냥 편한 것만은 아닙니다. 이렇게 보여도 이 녀석들을 통솔하려면 나름 신경을 써야 하니까요.”
거기에 알게 모르게 능력을 갈고닦느라 고생하고 있으니까 말입죠.
마치 백조가 수면 아래에서는 필사적으로 물장구치고 있는 것처럼.
굳이 고생을 어필하는 것도 구질구질하다.
나는 적당히 어깨만 으쓱이고는 화제를 돌렸다.
“그런데 함정은 둘째 치고 몬스터라니…… 대체 어떻게 이렇게 만들어 둔 거죠?”
팔젠타니아 대공가가 이곳에 안착한 구체적인 시기는 언급되지 않았지만, 시기상 거의 300년은 족히 넘었을 것이다.
300년이나 된 시설에 이렇게 몬스터가 생생히 돌아다닌다는 점은 꽤 신기했지. 의문이기도 했고.
“으음, 선조님이 남기신 기록으로는 당시 어떤 실력 좋은 마법사에게 건축을 의뢰한 모양이더군.”
“혹시 그거 흑마법사입니까?”
함정은 둘째 치고 몬스터까지 잡아넣고 보관할 특수 시설까지 구축하려면 흑마법사가 전문가일 테니까.
“글쎄. 그건 모르겠구나.”
엘니아 공녀가 쓴웃음을 지으며 슬쩍 답을 회피했다.
아마 애매한 구석이 있는 거겠지.
당시의 풍조를 고려하면 귀족들이 흑마법사에게 일을 맡기는 경우도 간혹 있었다고 하니까.
그러나 깊게 묻지는 말자.
‘넌 너무 많은 것을 알게 되었어. 이딴 전개 일어나는 건 왠지 싫으니까.’
이런 건 사소한 호기심으로 그쳐야 하는 법이다.
어쨌든 서둘러 이곳을 뚫는 데에만 집중하자.
“계속 갈 수 있겠느냐?”
“다소 구조는 성가시지만 이 정도라면 충분히 돌파할 수 있을 것 같군요.”
“오오! 믿음직하구나!”
“그런 이유로 조금 걷는 페이스를 높일까 합니다만, 괜찮겠습니까?”
“상관없다. 후후후. 뒤처지지는 않을 테니.”
공녀는 자신 있게 허리춤에 찬 검을 가리켰다.
“이래 보여도 스스로의 안위 정도는 감당할 수 있다. 걱정은 말거라.”
“……자, 공녀님은 거기서 한 다섯 발자국 더 물러나시고. 아, 노움도 미리 붙여 두는 게 좋나?”
“……에일런, 혹시 나를 믿지 않는 것이냐?”
“아하하하하. 설마요~.”
“하하. 그렇구나. 하긴, 그대가 그럴 리가 없겠지.”
“거기서 일곱 발자국 더 물러나세요. 정령 한 마리 더 붙일 테니까.”
“…….”
무서운 눈매로 노려보는 그녀를 무시하며 나는 보다 앞으로 나섰다.
딱히 무시하는 게 아니지만, 가급적 나 혼자 나서는 게 편하니까.
한 마리라도 그녀가 손대게 두지 않는 편이 좋고.
‘그리고 포인트도 아깝고.’
또 덤벼 오는 몬스터를 썰어 버리자 그것만으로도 포인트가 회수된다.
역시 원래는 주인공이 해결해야 할 시설답구나.
‘주인공이 먹지 않으면 내가 이 기회를 다 먹어 치워 버려야지.’
가능한 챙길 수 있는 건 남기지 않고 챙기자.
‘거기에 이상하게 신경이 쓰여.’
나는 계속하여 출현하는 메시지를 틈틈이 확인했다.
불과 몇 분 전부터 이상할 정도로 계속 메시지가 알려오기 시작한다.
<당신의 행동으로 인한 직접적이거나 또는 간접적인 결과가 유기적으로 영향력을 발생시킵니다.>
<획득 영향력 포인트 : 10pt>
<획득 영향력 포인트 : 13pt>
<획득 영향력 포인트 : 4pt>
<획득 영향력 포인트 : 9pt>
…….
…….
…….
계속 발생한다. 끝이 없다.
그야말로 확인하는 것조차 귀찮을 정도.
그런데 정말로 이게 지금 내가 이곳의 이벤트를 해결하면서 발생하는 것일까?
‘메시지도 뭔가 애매하고? 간접적은 또 뭐야?’
내가 이곳을 해결하는 것과 별개로 무언가가 있다.
근거는 감이지만 무시할 수 없다.
‘아무튼 서두르자.’
* * *
에일런과 엘니아 공녀가 한창 성 지하의 시설을 공략하고 있을 무렵.
“하아아아아아암~ 의외로 할 일이 없네~.”
루셀 엘베이드는 하품을 참지 못하고 길게 하면서 침대 위에서 뒹굴거렸다.
만약 그녀의 동료가 이 꼴을 본다면 무슨 한심한 짓이냐고 타박했겠지만, 아무렴 어떠랴, 지금은 보는 사람도 없는데.
그리고 정말로 할 일이 있다면 그녀도 나태한 꼴은 보이지 않을 것이다.
“……설마 정말로 둘이서만 들어가 버릴 줄이야.”
엘니아 공녀의 행동은 다른 귀족 영애와 다르게 참으로 모난 구석이 있다고는 루셀도 생각은 하고 있지만 그 정도로 주저가 없을 줄은 몰랐다.
위기감이라는 게 없나?
‘뭐, 에일런 그 꼬맹이가 딱히 문제가 있어 보이는 녀석은 아니니까…….’
평소 언동은 과연 어떨지는 둘째 치고 그의 정령력은 악인이라 여길 수가 없다.
그것이 루셀이 대놓고 공녀를 말리지 않은 이유기도 했다.
모든 정령사가 선하다고는 그녀도 말하진 않지만, 에일런의 경우는 정령술을 이용하는 모양새가 지극히 정령의 선의에 기대고 있는 방식을 쓴다.
그 본인이 악하다면 정령이 따르지 않거나 힘이 반감되겠지.
최악의 경우 모든 정령이 등을 돌릴 수 있다.
본인이 그 사실을 아느냐, 모르는가는 제쳐 두고서.
‘그렇다고 그걸 대뜸 믿는 그 공녀도 어지간하긴 한데…….’
아마 그녀도 나름 에일런을 평가하는 요소가 있는 듯싶었다.
뭐, 본인들의 고집이 저런 데 이제 와서 무어라고 하겠나.
어차피 에일런과 공녀의 행선지는 이미 많은 이들에게 미리 이야기해 두었다.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바로 알려지겠지.
루셀도 정 낌새가 이상하다 싶으면 바로 따라 들어갈 생각이었고.
‘그런데 나. 둘 다 나올 때까지 이대로 기다려야 해?’
엘니아 공녀는 루셀에게 자신이 자리를 비운 사이에 뒷일을 부탁한다고 했지만.
정작 할 일이 있을 리가 없다.
‘심심하네?’
주요한 업무는 당연히 가문의 인간이 아니면 처리할 리도 없고, 루셀은 아무것도 모른다.
기껏 해 봐야 할 수 있는 건 힘쓰는 일뿐?
그러나 어지간하면 맡길 일도 없겠지.
결국엔 고민 끝에 루셀이 택한 것은 뒹굴뒹굴 휴식을 취하는 것뿐.
물론 나태해지는 것이 아니라 잠시 긴장을 풀기 위한 휴식이다.
이래 보여도 루셀은 공녀와 같이 있을 때는 조금도 긴장을 게을리한 적이 없다.
특히나 지난번 실수…… 납치 소동 때 이후로 내심 반성하는 구석이 있기에 더욱 주의를 기울였지.
별일이 없길 바라며 휴식이나 취하자.
그 두 인간들의 대화를 들어 보니 돌아오면 또 무언가 바빠질 모양새니까.
‘아, 맞다. 차라리 셀베스터 걔한테 이 틈에 편지라도 보내 놓는 게 낫겠지?’
한 번은 보고해 두는 게 좋을 것도 같았다.
전장으로 가는 전령이 있던가?
적당히 여기서 일하는 인간들한테 물어보면 가르쳐 주는 건가?
루셀은 적당히 대공가에서 일하는 시녀를 불러 물어보고자 했다.
“무슨 일이신가요, 엘베이드 님?”
“전장에 있는 동료한테 전하고 싶은 게 있…….”
루셀은 끝까지 말하려 했지만, 결과적으로 그렇게 될 수가 없었다.
-끼이이이이이이이이이잉!
마치 귓속에 쇠판에 유리 송곳을 갈아 넣는 듯한 소음이 울리는 것 같았다.
“으윽!”
“히윽!”
그 환청을 들은 것은 루셀뿐이 아니었다.
그녀와 같이 있던 시녀 역시 같은 현상을 느꼈는지 괴로운 표정을 짓고 있다.
“방금…… 그거 뭐야?”
루셀도 그런 기이한 소리는 처음 들어 봤다.
그래 봐야 아직 50년도 채 못 산 애송이에 지나지 않지만 이런 적은 처음이었다.
만약 셀베스터나 혹은 에일런, 그 외에 마법에 관해 어느 정도 조예가 깊은 자가 있다면.
방금 그 현상은 일정 범위 내에서 지나치게 높은 마나가 치솟은 바람에 뇌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친 것이다, 라고 설명했겠지만.
안타깝게도 지금 이 자리에는 그것을 설명할 자가 누구도 없었다.
그렇다. 정말로 안타깝게도.
누구도 그것을 알아채고 대응할 리가 없었다.
“뭐…… 뭐야?”
루셀이 늦게 깨닫고는 멍하니 창밖을 올려다보았다.
상공에 거대한 마법진이 출현해 있다.
“저거 뭐야아아아아아아아아?!”
모든 구름을 걷어내고 완전히 새파래진 하늘 위에 뜬 새하얀 마법진.
그것을 보자 심상치 않은 예감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