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suck honey with extras RAW novel - Chapter (132)
엑스트라로 꿀 빠는 법-132화(132/344)
제 132화
145화 지하에는 보물이 있는 법 (3)
“칫, 하여간 남 편한 꼴은 못 본다니까.”
“아니면? 네 이름값은 허명인 모양이지? 자네의 용병으로서의 명성은 이 늙은 귀에도 들렸네만.”
“도발해도 소용없거든요? 내가 무슨 싸구려 술집에 처박힌 백수인 줄 알아?”
붉은 머리의 여성은 귀찮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녀 역시 이번 의뢰를 위해 직접 고용된 용병이다.
제국 용병 조합 기준 S등급의 용병.
엘라우트 에셀네우스.
“의뢰비 낸 값은 해 줄 테니까 영감님은 걱정은 말고 기다리기나 하세요.”
“그 말을 하려면 저놈들이나 도와주지 그러느냐?”
클로포드의 말대로 지금도 그들이 데려온 병사들이 성을 공략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그들 역시 클로포드가 마법을 통해 옮긴 것이다.
그 덕에 전혀 들키지 않고 이 정도 병력으로 기습이 가능했지.
“저 애송이들을 돕지 않을 테냐?”
“내 부하도 아닌데? 그리고 아직은 내가 일을 할 때로는 보이지 않으니까.”
끼어들 필요가 있다면 끼어들 것이다.
“……그리고 가능한 싸울 만한 자식이 튀어나와 줬으면 하거든.”
엘라우트가 키득거리며 여전히 관망만 하는 태도를 버리지 않자.
위축된 채로 잠자코 둘의 대화를 듣고 있던 제삼자가 참지 못하고 버럭거렸다.
“무슨 소릴 하는 것이오! 좀 더 제대로! 성의 있게 협조하지 못하겠나!”
그들에게 큰 소리를 낸 것은 다름 아닌 넬비스 멜 팔젠타니아.
불과 조금 전까지만 하더라도 적과의 내통 혐의로 지하에 투옥된 신세였던 그가 입에서 침이라도 튀길 기세로 소리를 질렀다.
클로포드는 완전히 무시했고 엘라우트는 ‘으아~ 귀찮네’라고 입 모양만으로 중얼거렸다.
넬비스가 이곳에 있는 이유는 조금 전 엘라우트가 직접 그를 끌고 왔기 때문이다.
습격이 벌어지자마자 잠시 자리를 비우더니 몇 분 뒤 저 애송이를 짊어지고 돌아왔지.
그 혼란을 틈타 성에 숨어들었다가 온 모양이었다.
아니, 그 혼란 속에 숨어들 틈이 있으면 의뢰나 달성하지 뭔 쓸데없는 것 따위를 가져오는 거냐?
클로포드는 반쯤 비난하는 눈초리를 했다.
“……그래서 저건 왜 데려왔나?”
“……아니, 잠깐 살펴볼까 숨어들었는데 지하 감옥에 있더라고. 3황자님 협력자라고 해서 혹시 몰라서 꺼내 오긴 했는데. ……솔직히 인정할 게. 후회 중이야.”
엘라우트는 순순히 자신의 실수를 시인했다.
그러는 와중에도 둘의 의중은 전혀 눈치를 못 챈 넬비스가 고함을 지르고 있다.
결국, 엘라우트는 클로포드의 눈총을 이기지 못해 넬비스를 돌아보았다.
“……아, 거기 추레한 오빠? 일단은 흘러가는 사태를 지켜보는 거니까 가만히 지켜보면 어떨까?”
“그러다가 실패하면 어쩌려고 그러는 것이오! 그보다…… 추레? 잠깐!”
“그러니까. 우리라고 아예 손 놓고 있는 것도 아니거든요? 자, 보라고요. 저 혼란스러운 광경을요. 굳이 여기서 나나 이 영감이 끼어들 필요가 없어요.”
“하지만 엘니아 고것을 아직 확보를 못 했지 않았나!”
“당연히 그 아가씨도 확보할 거예요. 필요하니까요. 이미 저 녀석들한텐 귀한 옷차림새 입은 여성이나 아니면 혹은 시녀라도 죽이지는 말라고 해 두었으니까요. 알겠나요?”
“웃기지 마라! 좀 더 진중하게 일을 하라!”
“하아…… 아, 진짜.”
결국, 그녀는 인내심에 한계가 온 듯 인상을 팍 구기더니, 그대로 갑자기 그의 멱살을 붙잡아 한 손만으로 들어 올렸다.
“좀 다무시지? ……있잖아? 나는 댁 같은 인간은 별로 안 좋아하거든.”
멱살을 잡은 손에 힘이 더욱 들어간다.
“특히 당신같이 자기 고향 아까운 줄도 모르는 멍청이는 더더욱 안 좋아해.”
“……윽, 켁…….”
“알아들었어? 못 알아듣는다면…….”
“아, 알았다! ……알았으니까!”
넬비스는 간신히 고개를 움직였다.
“응~ 그렇게 다물고만 있으면 아무런 문제도 없답니다.”
그것으로 괜찮다는 듯 그녀가 싱긋 다시 미소를 짓자.
서걱.
그대로 넬비스의 목이 떨어져 나갔다.
목을 잃은 시체를 그녀는 아무래도 좋다는 듯 휙 던져 버렸다.
“그래, 그렇게 자알~ 닥치고 있어 주시길.”
“……허어? 참견하려는 건 아니다만. 그렇게 죽여도 괜찮을 것인고? 기껏 데려왔지 않은가?”
“무슨 소리야? 영감? 어차피 황자님도 저놈은 더는 이용할 가치가 없는, 곧 버릴 예정인 내통자라고 했으니까. 상관없다고 보는데?”
데려온 것은 혹시 파악하지 못한 정보를 갖고 있을까, 기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도 없었지.
그 시점에서 넬비스의 말로는 정해져 있었다.
“끝나기 전에 정리는 해 두라고 했으니 지금 미리 처리해 둬도 문제는 없어.”
“……호오? 내가 듣기로는 비협조적일 때 죽여도 상관없다, 일 텐데?”
“용병 나름의 현장 판단이랍니다. 용병에게 맡겼으면 마지막까지 그 용병의 방식을 따르라. 그게 상식이잖아? 고명하신 마법사님은 모르시려나?”
“나도 젊은 시절엔 꽤 현장에서 활약했다만 그건 처음 듣는 개소리로군.”
“그리고 어차피 우리 둘 다 부탁이나 받아서 움직이는 몸인데 누가 불평을 할까?”
“……됐다.”
더는 말하기도 싫다는 듯 클로포드는 고개를 젓더니 지팡이를 툭 바닥에 두드렸다.
두웅. 둥!
기이한 울림과 함께 그의 눈앞에 십자 모양의 선이 그어지더니 곧 그 선이 벌어지면서 공간이 열렸다.
8서클 공간 마법, 게이트.
“어? 영감, 벌써 돌아가게?”
“부탁받은 일은 해 주었다. 나머지는 자네가 알아서 처리해라. 고거면 되지 않나.”
그리고 클로포드 역시 할 일이 있다.
이쪽의 기습은 거들어 주었으니 황자가 있는 곳으로 돌아가 다음 일을 해 주어야 한다.
어차피 그가 이탈하는 것도 예정된 일.
무엇보다 습격을 위한 얼굴을 맡기기 위해 이 용병을 고용한 것이기도 하니까.
나머지는 그녀가 맡을 일이다.
“아. 네, 그러시구먼요. 그럼 잘 돌아가세요.”
이미 한쪽 발을 포탈 너머 공간에 걸치고 있는 노인 마법사에게서 시선을 떼며 엘라우트는 대충 손을 흔들었다.
“한 가지만 듣고 싶군. 그래서 대체 그 일이란 걸 언제 할 것이냐? 용병?”
마지막으로 확인 차 들어 둘 생각이었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엉뚱한 대답이다.
“그게 의외로 몰아넣으면 사람은 정말로 생각지도 못한 짓을 터트리거든.”
지금은 그저 저 성의 내부에 있는 자들을 자극하기 위한 공격에 불과하다.
“내가 받은 의뢰는 성의 함락이 아니라 대공가의 아티팩트의 확보잖아? 그게 정확히 어디 있는지 모르고. 하지만 성은 더럽게 넓고. 귀찮고.”
클로포드가 마법으로 성 전체를 박살 내지 않은 것은 행여나 노리던 비보까지 같이 박살 낼까 우려되어서였다.
전부 부숴도 상관없었다면 저 노인 혼자나 그녀 혼자면 충분했겠지.
“그래서 어쩔 셈이냐?”
“그럼 그들이 가지고 나올 때까지 지켜보면 되는 거지~.”
일일이 혼란 속에서 찾아다닐 것도 없다.
직접 가지고 나오게 하면 그만이다.
“집에 불을 지르면 그래도 중요한 보물은 챙겨서 나오기 마련이거든.”
엘라우트는 그리 주장하며 히죽거렸다.
“……흥, 알아서 하거라.”
클로포드는 남은 일은 그녀에게 완전히 일임한다는 듯 망설임 없이 게이트 너머로 사라졌다.
완전히 임무를 도맡은 그녀는 계속 망원경으로 대공가의 성의 상황을 주시하고 있을 뿐이다.
아직은 때를 노린다.
“그럼~ 문제의 귀하신 분은 언제 그 보물을 들고 나오실까?”
* * *
몇 차례나 계속 출현하는 몬스터를 해치우면서 또는 함정을 피해 나아가던 중 나는 골치 아픈 듯 혀를 찼다.
약간 귀찮아졌기 때문이다.
“길이 지나치게 복잡하군요…….”
함정이나 몬스터는 별것 아닌 수준이나 의외로 귀찮게 한 건 복잡한 길목이다.
“윽, 이런…….”
“또 길을 잃은 것이냐?”
우리들 앞에 또 막다른 벽에 도착했다.
벌써 이것만 해도 세 번째다.
“대체 길이 어떻게 돼먹은 것인지. 저도 모르게 욕지거리가 나올 뻔했습니다.”
나는 혀를 차면서 양피지를 꺼내 적당히 지금까지 온 길목을 다시 그리면서 지금 들어온 곳에 가위표를 쳤다.
문제는 이걸로 잘못 들어온 게 세 번째.
이게 길이냐!
‘아주 이중, 삼중으로 꼬아 놔 버렸군.’
꽤 골치가 아프다.
원작에서도 길이 복잡하다고 서술하긴 했지만 실제로 체감하니 이토록 복잡할 줄이야.
‘그러고 보니 주인공도 몇 번이나 길을 헤매 가면서 해결을 했으니까.’
각오는 했지만, 골치가 아프다.
처음엔 미로라고 해도 얼마나 되겠거니 싶었는데 어지간한 던전 이상으로 악의적으로 복잡한 게 아닌가.
“……으음, 이것만은 면목이 없군.”
“지도 같은 것도 조금도 없던 것입니까?”
“아예 만들지도 않았던 모양이구나.”
공녀는 진심으로 낙담하듯 어깨를 축 늘어트리며 말했다.
“진심으로 선조님께선 후손조차도 믿지 않으신 것이겠지.”
그래, 선조님을 욕하자.
팔젠타니아 공작가의 선조님들 이 멍청아!
‘반대로 말하면 그녀의 선조님 덕에 내가 이렇게 연관될 수 있는 거지만.’
내 입장에선 감사를 해야 할까? 욕해야 하는 걸까? 복잡하군.
“음…… 꽤 양피지가 복잡해졌구나.”
공녀는 내가 기록하는 양피지를 뒤에서 고개를 슥 내밀어 보고는 안색이 질렸다.
“마치 낙서 같구나.”
“길이 복잡하니까요. 그래도 적어도 이것 하나는 확실합니다.”
나는 양피지를 도로 품에 넣으면서 말했다.
“이대로 나아가려면 며칠이 걸려도 어렵겠군요.”
“돌아가는 건?”
“그건 어렵지 않습니다. 길은 확실히 새겨 뒀으니 그것만은 조심하고 있으니까요.”
문제는 나아가는 길이다.
이건 원작에서도 상세한 공략본이 없다.
주인공이 천부적인 자질로 헤쳐 나간 문제니까.
‘하물며 여기서는 능력도 적용이 안 되고.’
미궁의 주민 능력이 발휘되지 않으니 과거 데얄 던전 공략 때처럼 직감에 맞춰서 탐사하는 건 불가능.
‘새 능력을 익혀도 되지만 그건 아까워.’
의외로 영향력 포인트가 모이긴 했는데 당장 쓰는 것을 주저했다.
실은 계속 마음에 걸리는 게 있었다.
조금 전부터 깨달은 것인데.
…….
…….
<획득 영향력 포인트 : 5pt>
<획득 영향력 포인트 : 8pt>
…….
…….
<잔여 영향력 포인트 : 868pt>
여전히 내 직접적인 행동과 관련 없이 포인트가 계속 발생하고 있었다.
그저 걷기만 했는데!
뭐야?
‘역시 이곳 공략과 별개로 영향력 포인트가 발생하고 있어.’
원인이 무엇일까?
아마 위쪽, 그러니까 바깥에서 무슨 일이 생긴 게 아닐까, 우려하고 있었다.
나나 혹은 누군가의 행동에 의해 원작 자체에 간섭하는 사태가 생겨도 발생하곤 하니까.
그러나 그 걱정은 엘니아 공녀에게는 말하지 않았다.
확실한 근거도 없고 말해 봐야 달라지는 건 없다.
그러니 현재 모인 포인트는 조만간 쓸 곳이 있을 것이다.
다음 위기를 대비해야 한다.
정 안 되면 쓰겠지만 적어도 지금은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에일런? 이제 어쩔 텐가?”
“시간이 걸리는 건 공녀님께서도 곤란하다고 하셨죠?”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어쩔 수 없다면. 다소 소요가 걸리는 것도 상관없다만. 나는 노숙도 상관없다.”
“그건 제가 싫습니다! 그리고 무슨 귀한 집 영애 분이 노숙 운운하나요.”
“에일런, 그대야말로 무슨 끔찍한 편견을 말하는 것이냐. 설마 여기서 내가 ‘침대가 아니면 못 잔다’ 같은 사치스러운 헛소리나 말할 거라고 기대했느냐?”
“아뇨. 그 말은 제가 하고 싶습니다만.”
“……그대가 못 자는 것이냐.”
실은 내가 귀찮다.
요즘에는 꽤 비싼 여관 침대가 아니면 영 잠이 잘 안 온단 말이죠?
그러니 최대한 빨리 해결하고 싶다.
“할 수 없죠, 공녀님. 우선 한 가지. 여길 돌파하기 위해서 무슨 짓이든 해도 되겠죠?”
“음? 그거야 상관은 없다만. ……잠깐. 에일런 그대, 뭘 하려는 거냐.”
“별거 아닙니다. 그저…….”
확인을 받은 다음 나는 벽을 향해 손을 뻗었다.
노움을 불러내 벽의 구조를 파악한다.
던전이라면 불가능하지만 이건 그냥 건축물.
단순한 석재라면 두께 정도는 파악할 수 있다.
“어때?”
-이 정도! 아마 이 정도!
노움이 설명하는 이미지가 대강 공감이 되었다.
“흠, 흠. 그 정도면 대강 되겠군.”
싱긋 미소 지으며 나는 다음으로 그림자의 정령 플루라이트를 불러내었다.
“알겠지? 예쁘게 도려내는 거야. 예쁜 게 핵심이야.”
-냐아아~.
플루라이트가 고양이 같은 울음소리를 내며 그림자를 다루기 시작한다.
그림자가 치솟으며 그대로 벽을 향해 박혔다.
“에일런, 뭘 하는 거냐?”
“보시면 압니다.”
그대로 꽂힌 그림자의 칼날이 곧 빙글 회전하면서 그 벽의 일부만을 둥글게 도려내었다.
그리고.
“흣챠!”
내가 가볍게 걷어차며 도려낸 곳을 밀어내자.
쿵!
깔끔하게 둥글게 잘린 벽의 단면이 바깥으로 밀려나면서 통로가 생겼다.
“짠! 이렇게 길이 생겼습니다.”
나는 정중하게 허리를 숙이며 마치 안내라도 하듯 흉내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