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suck honey with extras RAW novel - Chapter (135)
엑스트라로 꿀 빠는 법-135화(135/344)
제 135화
149화 대공가 습격 (2)
“예?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요?”
“별거 아니니까. 그보다 나보다 다른 병사들을 좀 더 신경 써 줘. 아직 이 상황에 진정되지 않은 녀석도 분명히 있을 거니까.”
“……루셀 님.”
“뭐야? 엘프가 이런 소리 하는 게 의외야?”
묘하게 뜨뜻미지근한 눈길이 느껴져서 루셀이 농담 삼아 말하자 기사들은 소스라치게 놀라며 고개를 흔들었다.
“아, 아닙니다!”
“하아…… 됐으니까 가 봐.”
루셀이 잠시 숨을 돌릴 겸 포션을 꺼내 들고 입에 물었을 때였다.
이 포션은 얼마 전 에일런이 선물이라고 잔뜩 들고 온 것이다.
대충 멋대로 꺼내 마시긴 했는데 불평은 하지 않겠지.
그들이 아티팩트를 회수하러 간 사이 지켜 주는 건 다름 아닌 자신이니까.
“……읍?!”
그때 기이한 느낌이 들었다.
그 방향은 대공가의 성의 정문.
지금은 농성을 위해 굳게 철문으로 봉해 놓은 곳.
무엇 때문인지 몰라도 순간 전신의 피부가 바짝 곤두서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꽈앙아아아아아아앙!
철이 사납게 찌그러지는 충격음을 내며 그 단단한 철문이 네 갈래로 찢어지며 허공을 날았다.
“푸헉! 어, 어떻게 된 거야!”
루셀이 깜짝 놀라 입에 머금은 포션의 일부를 저도 모르게 입가에서 흘렸다.
문이 뚫렸어?
두께만 하여도 무려 어지간한 장정 몸통의 두 배는 될 법한 문이다.
그게 지금 허무하게 찢겨 나가 허공을 날고 있다.
그것도 단 한 명의 인간에 의해서.
“하여간 한심하기 짝이 없네, 없어. 이깟 가벼운 문짝도 못 열어서야…… 깡통 나리들, 잘 봤지?”
그 철문을 날려 버린 붉은 머리카락의 여성은 무엇이 우스운지 호전적인 웃음기를 입가에 머금은 채 왼쪽 손목을 훌훌 털었다.
“문이란 건 안 열리면 주먹으로 이렇게 대충 치면 열리게 되어 있는 거야.”
“그, 그런 것 인가?”
“그렇다니까~ ……어휴.”
그리고 그 붉은 머리의 용병은 황당해하고 있는 병사들과 기사들을 보고는 어이가 없다는 듯 한숨을 쉬었다.
“정말이지…… 내 용병단 같았으면 한참을 굴려서 그 한심한 꼴부터 고쳐 버렸을 텐데.”
그녀는 그렇게 연신 투덜거리더니 마찬가지로 벙쪄 있는 기사의 엉덩이를 대충 걷어찼다.
“뭘 얼빠져 있어? 빨리 뛰어 들어가지 못해? 누가 손수 문까지 열어 줬다 생각하는 거야? 앙? 내가 일하는 데 너흰 안 하게?”
“네, 넵!”
그제야 적들은 정신이 번쩍 든 듯 그 붉은 머리의 여성이 열어 준 문을 통해 밀고 들어왔다.
멍하니 있을 새가 없다.
“문이 뚫렸다!”
“어서 막아! 멍하니 있지 말고!”
공국의 병사들은 서둘러 뚫린 문을 지키기 위해 달려들어 몰려드는 적의 병사들과 충돌했다.
“진짜! 좀 숨이라도 돌리게 하라고!”
루셀 역시 빙결의 정령을 불러내어 뚫고 들어온 적의 병사들을 노리려 했지만.
“어이쿠! 그건 성가시지!”
돌진하는 빙결의 정령의 앞에 조금 전 그 정문을 후려쳐 날린 붉은 머리의 여성이 직접 뛰어들었다.
“……제정신이야?”
루셀은 곧 이를 악물고 주저 없이 공격을 지시했다.
저 여자가 누군지는 몰라도 조금 전 철문을 맨손으로 뜯어 버린 것부터가 심상치 않다.
그런 괴물이 스스로 뛰어들어 준다면야 얌전히 놓칠 이유도 없다.
“그대로 얼려, 박살 내!”
빙결의 정령, 그레이스는 루셀의 명령에 호응하며 날갯짓하였다.
정령의 기운이 곧 냉풍이 되어 휘몰아쳐 오른다.
반짝이는 얼음 폭풍이 붉은 머리의 여성을 향해 퍼붓는다.
‘제대로 걸렸어!’
행여나 피하면 어쩔까 조마조마했지만 적은 너무나도 간단히 얼음의 폭풍에 삼켜졌다.
루셀이 속으로 자그맣게 환희할 뻔했으나.
파직!
무언가가 깨지는 소리.
그대로 폭풍을 뚫고 나온 붉은색의 섬광이 그대로 루셀의 빙결의 정령을 향해 육박했다.
“아핫! 본격적인 정령술을 상대해 보는 것도 간만인데? 여전히 쓸데없이 화려하기 짝이 없어. 뭐, 그게 마음에 들지만.”
얼음 폭풍을 정면으로 받아 내고도 그저 입고 있는 장비에 살짝 서리가 낀 정도의 피해로만 그친 그녀는 즐겁다는 듯 히죽거리며.
그대로 빙결의 정령을 베어 버렸다.
딱 한 번 붉은 선이 그어지는가 싶더니 빙결의 정령이 산산조각이 나 버린 것이었다.
실체화된 육체가 파괴되어 정령계로 돌아가 버렸다.
“음~ 정령은 딱히 벤다고 죽는 게 아니던가?”
루셀의 정령을 단 일격으로 송환시켜 버린 여성 용병의 팔에는 기이한 검이 휘감겨 있다.
그 검은 날뿐이다.
기이한 문자가 빼곡히 새겨진 검날뿐.
그것을 쥐기 위한 손잡이조차 없다.
그렇기에 이렇게 휘두를 수밖에 없다는 듯 그 검날의 아랫부분은 마치 뱀처럼 그 여자의 왼팔에 휘감겨 있다.
그리고 휘감긴 채로 제 주인의 피를 빨아들이고 있다.
“……큭!”
루셀은 이를 악물며 뒤로 뛰었다.
판단이 안일했다.
그제야 저 여자가 자신의 상상을 뛰어넘는 고수라는 것을 깨달았다.
거기에 지금 저 검도 보통 검이 아니다.
“……마법검?”
마침 그녀의 동료 역시 강력한 아이템을 소지하고 있기에 알 수밖에 없다.
“아하~ 가까이서 보니 엘프였구나~.”
긴장한 듯 이를 악무는 루셀과 달리 그 붉은 머리의 여성은 반대로 쾌활하게 웃었다.
“엘프에 정령사. 확실히 이건 희귀하네. 그 깡통들이 고전할 만해.”
“…….”
“그럼 아가씨…… 아니지, 엘프니까 나보다 나이는 많나? 그럼 그쪽 언니는 내가 상대해 줄게. 저것들은 연약한 기사님들이라 정령이 아주 무섭다더라고. 푸흐흐흐흐흡!! 진짜 한심하기도 하지. 그렇지?”
잔뜩 경계하는 루셀과 달리 그 붉은 머리의 여자는 무방비하게 키득거리며 마치 놀자는 듯 접근해 온다.
그리고.
“그러니 내가 직접 일 좀 해 봐야지!”
대응하라는 듯 일부러 목소리까지 내면서 정면으로 루셀을 향해 돌진해 왔다.
빠르다.
루셀이 재빨리 정령을 소환했다.
“템페스트!”
바람을 일으키는 뱀이 허공에 불려 나와 강렬한 풍압탄을 연거푸 토해 냈다.
루셀의 계약 정령 중 하나인 바람의 중급 정령이다.
그러나.
“정령인가! 바람의 정령도 계약했구나! 좋지. 아주 좋은 정령이야!”
오히려 즐겁다는 듯 웃음소리를 높이며 검을 휘두른다.
붉은 검기가 그어지자 풍압탄이 흩어지며 바람의 뱀이 조각이 나 버린다.
‘뭐, 저런 인간이 다 있어?!’
비명이라도 지르고 싶은 기분이지만 그럴 겨를도 없었다.
이미 바람의 뱀을 조각낸 그 붉은 머리의 여성은 루셀의 바로 다섯 발자국 앞까지 도달했다.
베인다.
“칫!”
그대로 루셀은 허리춤 뒤로 손을 뻗고는 그 뒤에 찬 숏 소드를 뽑았다.
드러난 검날이 번뜩이더니 그대로 돌진해 오는 붉은 머리의 여성의 목을 향해 휘두른다.
루셀이라고 해도 다른 재주가 전혀 없는 건 아니다.
재주는 익히면 그만!
그것이 그녀의 동료가 주장하는 철칙이었다.
만일을 대비하여 구박을 받아 가면서 약간의 검술을 배워 두었다.
본격적인 오러까진 아니더라도 검 자체에 마나를 덧입혀 예리하게 만드는 재주까지도 가능하다.
‘하다못해 허를 찔러서 쉽게 접근할 생각은 하지 못하게…….’
허를 찌르고 틈을 벌기 위한 견제용.
하다못해 저 여자가 이 검을 쳐내는 사이 가장 빠르게 발동시킬 수 있는 정령술을 틈을 봐서 처먹여 주리라.
그러나 루셀은 적의 의외의 행동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루셀이 휘두른 숏 소드를 붉은 머리의 여성이 그저 이로 악물어 받아 낸 것이었다.
깡!
루셀의 검이 그대로 이에 씹혀 멈췄다.
그리고는 억지로 고개를 흔들어 검을 빼앗고는 퉤! 뱉어 버리는 게 아닌가.
상상도 못 한 대응법이다.
‘뭐, 저런 여자가 다 있어?! 미친 거 아니야?!’
실은 저거, 사람의 탈을 쓴 몬스터가 아닌가?
한순간 그런 생각마저 들 지경이었다.
그저 놀라고 있을 수도 없다.
루셀은 가까스로 진정하며 급한 대로 정령을 불러냈다.
그녀의 주변에 물고기 형태의 하급 물의 정령 다섯 마리가 떠다니기 시작한다.
시야의 사각을 노려 물의 하급 정령들이 동시에 고수압의 물줄기를 쏘아 내었다.
정확히 사각을 노리는 정밀한 물줄기.
이것은 루셀의 동료마저도 위험하다고 칭찬했던 수단이지만.
“아항~ 그런 식으로도 써먹는구나.”
그러나 어째서인지 적은 어처구니없다는 듯 입꼬리를 끌어 올릴 뿐.
마치 이리 말하는 것 같았다.
안일하다고.
그 순간 루셀의 눈에는 다섯 방향에서 쏘아진 물줄기가 보이지 않는 무언가에 부딪혀 튕겨 나가는 것처럼 보였다.
알아챌 수도 없을 만한 솜씨로 검을 휘둘러 물줄기를 튕겨 낸 것이다.
“유감이야, 엘프 언니.”
그리고 그녀가 휘두른 검이 루셀의 몸통을 그었다.
“너무 약하네. 기대 이하야.”
끝이다.
그러나 그녀는 오히려 검을 휘두르고도 고개를 옆으로 기울였다.
“어?”
베인 줄 알았던 루셀이 뒤로 힘껏 뛰어 거리를 벌리는 게 아닌가.
그러나 무사했던 것은 아니었다.
“으으윽…….”
뚝. 뚜욱.
루셀이 비틀거릴 때마다 핏방울이 바닥에 떨어졌다.
“어라? 이상하네? 분명 그대로 찢어 버릴 셈이었는데.”
의아하다는 듯 그녀는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곧 어떻게 된 일인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바닥에 지금까지 보이지 않은 정령이 소환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주변에 널브러진 찢어진 피가 묻은 철 조각.
“아항~.”
어떻게 막아 냈는지 이해했다는 듯 그녀가 눈웃음 짓는다.
루셀의 몸통 앞에 출현한 철 조각 들이 어느 정도 검을 막아 준 것이리라.
“헤에? 그런 정령도 있었나?”
“…….”
“대충 보아하니 철을 다루는 거지? 그럼 철의 정령인가? 아무것도 없는 데서 철을 불러내다니, 참 신기하네?”
철의 중급 정령, 아이언.
루셀이 계약한 정령 중에서도 상당히 보기 드문 속성을 가진 정령이다.
“시끄러!”
루셀의 적의 어린 일갈에 철의 정령이 반응하자.
사방에서 검은색의 파도가 뿜어져 나와 붉은 머리의 용병을 향해 쏟아졌다.
철을 다루는 정령답게 지면 아래에 잠들어 있는 사철을 끌어모아 다루는 것이다.
거기에 주변에 널브러진 무기들까지 끌어모아 날린다.
“오?”
붉은 머리의 용병이 감탄하며 움직임을 멈췄다.
단, 스스로 멈춘 게 아니다.
그녀의 장비에 포함된 철이 정령의 능력에 간섭되어 그대로 움직임을 방해한 것이다.
그대로 그녀는 사철의 폭풍에 삼켜졌다.
바위마저도 순식간에 갈아 버릴 철의 폭풍을 지켜보며 루셀은 이를 악문 채 다음 정령을 불러낸다.
“이프리트!”
철의 폭풍의 뒤로부터 불의 거한이 출현하며 그대로 화염을 불러일으킨다.
고열로 철이 끈적하게 녹기 시작하더니 붉은색의 용광로처럼 선명한 시뻘건 액체가 허공을 춤추며 적을 뒤덮는다.
루셀조차도 어지간하면 쓰지 않을 방법이다.
그러나.
“……부럽네. 참으로 재주도 많아. 엘프 언니는 밥 굶을 걱정은 없겠네~.”
단 몇 번 또다시 붉은 선이 그어진 것만으로 모든 게 박살이 났다.
“이프리트!”
불의 거인이 후려쳐 날려 버릴 기세로 팔을 휘둘렀지만.
“하지만 그래도 약해.”
검은커녕 맨손만으로 이프리트의 팔뚝을 받아 내었다.
“재주가 많아도 위력이 없으면 별 볼일 없거든.”
그리고 발로 올려치자 이프리트의 거체가 튕겨 나가더니 불씨가 되어 흩어진다.
“……오러.”
극한의 오러의 밀도.
무기를 뽑지도 않고도 오러만을 집중시켜서 어지간한 둔기보다 강렬한 충격을 준 것이다.
순수한 오러 연마의 극한.
틀림없이 흔히 볼 수 있는 수준의 고수는 아니다.
초일류 혹은 그 이상의 괴물.
“너…… 뭐야?”
“나? 평범한 돈에 환장하는 용병 나부랭이.”
빈정거리는 것도 아닌 진심으로 그리 생각하는 듯 그 대답에만 이상할 정도로 감정이 실려 있다.
“용병?”
“그리고 이건 의뢰. 이 성을 함락하고 원하는 걸 가져다 바쳐 달라는 흔한 의뢰.”
“……포렐로스 제국의 사주야?”
“아이고~ 거기까진 아무리 그래도 말은 못 하지.”
“뭐, 이미 하든, 안 하든 의미는 없겠지만” 하고 중얼거리며 웃을 뿐이다.
“여튼. 아직도 그 공녀가 안 보이는 걸 보면 역시 직접 찾아야 하나…… 나온 흔적은 없고, 설마 성 안쪽에 방공호라도 있나? 그럼 귀찮은데. 아, 혹시 지도 없어? 하긴 없으려나.”
그것이 더 성가시다는 듯 푸념하던 붉은 머리의 여성은 루셀을 향해 조금이지만 냉정한 안광을 띠었다.
이제 끝을 볼 셈이리라.
“미안하지만, 특히 그쪽 엘프 언니 같은 장래성 넘치는 재능을 가진 타입은 숨 붙여 놓으면 성가시거든. 그러니 마무리는 확실히 지어야겠어.”
“웃기시네…… 내 반도 안 산 거 같은 꼬맹이한테 들을 이유 없거든!”
“아하하핫! 그거 실례했네!”
적은 유쾌하다는 듯 광소하며 검을 치켜들었다.
루셀은 상처를 억누르며 오기로라도 마나를 추가로 끌어모았다.
승산이 느껴지진 않지만 체념하는 것도 성에 차지 않는다.
각오하고 루셀이 힘을 끌어모으려는 때.
“…….”
갑자기 루셀의 표정이 바뀌었다.
그리고 그녀도 마찬가지로 무슨 이유에서인지 뒤로 뛰어 거리를 벌린 것이다.
그리고 루셀의 뒤편으로부터 쫓아오는 것은 수백 개나 되는 물의 창.
그것은 무려 공중에서 방향을 바꿔 가며 적을 쫓는다.
“어? 아무래도 이거 저 엘프 언니 건 아닌 거 같은데…….”
그녀가 가볍게 손을 휘둘러 물의 화살들을 견제하는 가운데.
갑자기 발걸음이 느려졌다.
“어라? 무게?”
보랏빛의 빛이 일렁이며 그녀의 몸을 마치 억지로 짓누르는 것 같았다.
그리고 추가로 화염이 퍼부어진다.
그 광경을 지켜보며 루셀은 몸에서 힘을 반쯤 빼고 주저앉았다.
“……일단 충고하겠는데 저거 안 죽었을 거야. 완전 괴물이던데.”
“그건 말하지 않아도 잘 알고 있어.”
지긋지긋하다는 듯 대답하는 소년의 목소리.
루셀이 힐끗 시선을 뒤로 돌리자 잔뜩 굳은 표정으로 정령술을 발휘하고 있는 에일런의 모습이 보였다.
“저 괴물에 대해서는 지겨울 정도로 잘 알고 있으니 루셀 너는 일단 물러나.”
그 소년은 조용히 적을 응시하며.
“나머지는 내가 어떻게든 할 테니까.”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