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suck honey with extras RAW novel - Chapter (136)
엑스트라로 꿀 빠는 법-136화(136/344)
제 136화
150화 대공가 습격 (3)
약 5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서.
임무를 달성하고 무사히 지상으로 올라온 나와 엘니아 공녀는 뿌듯함을 느낄 새도 없이 먼저 위화감을 깨달을 수밖에 없었다.
뭔가 이상했다.
“이상하군요.”
“그렇군. 나도 그렇게 생각하던 참이다.”
나도 엘니아 공녀도, 둘 다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우선 소리.
함성과 비명, 무기가 부딪치는 소음.
명백하게 저 위에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
그리고 기이한 마나가 느껴졌다.
‘누군가가 대규모 마법을 쓰기라도 했나?’
이미 사용한 지 몇 시간이나 된 모양이라 애매했다.
나는 마법사로서의 소양은 갓 날개를 펼친 병아리만도 못하다.
알 수 있는 건 거의 없다.
‘……젠장.’
그래도 이것 하나는 확신은 들었다.
공격당한 것이다.
‘하긴, 조금씩 원작의 에피소드 구성이 틀어지는 시점에서 이런 사태도 고려는 해야 했어.’
하지만 무슨 일이 일어난단 말인가?
그것만은 도통 짐작이 가지 않았다.
“에일런!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예. 어쨌든 올라가 보는 게 좋겠습니다.”
일단 눈으로 보면 조금이라도 파악이 되리라.
다소 긴장한 듯 아티팩트를 꾹 껴안고 있는 엘니아 공녀를 데리고 나는 서둘러 성의 위층으로 올라갔다.
역시 이상하다.
시녀 하나 안 보이더니, 그사이에도 바깥의 소음은 더욱 격렬해진다.
“역시 공격받고 있는 모양이군요.”
의심할 것도 없다.
“납득은 가지 않지만 그런 모양이구나.”
엘니아 공녀 역시 동의하며 입술을 깨물었다.
하필 그녀가 자리를 비운 사이 일이 터졌으니 더욱 마음이 복잡하겠지.
“혹시 성급했나. 좀 더 시기를 살펴야 했을지도 모르겠군.”
“아뇨. 차라리 지금이라도 그걸 건져 오길 잘한 겁니다.”
오히려 선택은 잘못되지 않았다.
이렇게 습격을 당하게 된 시점에서 한시라도 빨리 저것을 확보하는 게 나았다.
만약 시기가 늦었다면 더욱 골치 아팠겠지.
“그래…… 그대 말이 옳구나, 에일런. 하지만 이것과는 별개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 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지?”
“그건 저도 짐작이 가는 게 없습니다.”
원작에는 직접적으로 성을 습격하는 전개는 없었을 터인데?
무엇보다 그게 간단하지도 않다.
그건 내가 더 잘 안다.
‘내가 모르는 이유로 전개가 약간 바뀐 건 분명해.’
조건이 바뀌면 결과도 바뀐다.
당연한 이치다.
이곳의 사람들도 자신만의 사고방식이 있으니까.
조금씩 상황이 바뀌면 도출하는 결론도 바뀌겠지.
어떤 요소가 틀림없이 원흉 중의 사고방식을 바꾼 것이리라.
‘문제는 그럼 누가 습격을 했냐는 건데…….’
솔직히 당장 머릿속에 떠오르는 인선도 결코 만만한 자가 없다.
누가 적으로 와도 고전은 각오해야 할 수도 있다.
‘최소한 최악의 인선만은 아니길…….’
이 전쟁의 원흉인 3황자가 가용할 수 있는 최악의 인선 중에는 제국 마법 병단의 수장이자 적의 마탑의 마스터 클로포드가 있으니까.
‘다만 3황자도 클로포드를 완전히 제어하진 못할 텐데? 한 번 움직이는 데도 갖다 바쳐야 할 것이 많을 테고.’
그렇기에 원작 4권에선 그 노인을 가용하지 않았지만, 만약에 전개가 틀어져서 그 비장의 카드를 여기서 쓴다면?
그렇다면 무슨 수를 써도 이길 수 없다.
마침 지상으로 올라오자 바삐 돌아다니는 병사들이 보였다.
“고, 공녀님?!”
“대체 어디 계셨던 것입니까!”
병사들이 먼저 엘니아 공녀를 알아보고 황급히 달려온다.
그들의 얼굴만 봐도 상황의 다급함을 알 법했다.
“미안하구나. 일이 있었다. ……지금 상황이 어떻게 된 것이냐? 어지간한 일은 대처하도록 지시를 내렸을 텐데?”
공녀는 서둘러 병사에게 보고를 채근했다.
병사들은 우선 그들이 사실대로 겪은 것에 대해 보고했다.
“……마법으로 공격당했다? 이해가 안 가는구나. 마법에 의한 공격은 충분히 대비되어 있을 텐데.”
엘니아 공녀는 이해가 가지 않는지 의아해하지만 나는 듣고 핏기가 싹 빠지는 기분을 맛봐야 했다.
위력이 없는 광역 빙결 마법 뒤에 펼쳐지는 2차 공격.
그리고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마법 방어 대책.
‘진짜로 그 클로포드가 왔어?’
그 수법이 가능한 게 그 노인밖에 없으니까.
무엇보다 원작에서도 썼던 방법이다.
쓴 장소는 다르지만, 방식이 같았다.
‘……하지만 마법을 쓴 느낌은 처음 테러 때의 잔재 외에는 없어.’
병사들의 보고에도 마법사와 전투를 벌였다는 내용은 없다.
절망적이긴 해도 아직 단정 짓긴 이르다.
어쩌면 클로포드는 퇴각했을 수 있다.
그 노인이 필요 이상으로 모습을 보이면 원흉이 누군지 추론당할 테니까.
거기에 어떻게든 성이 함락되는 것을 막아 준 것도 우리의 주연 엘프 정령사 루셀이라는 듯싶다.
역시 주연! 밥값을 해 주시네.
애초에 셀베스터가 루셀을 이곳에 남겨 둔 이유가 이런 상황에 대비시키기 위해서지만.
원작에서는 그게 이루어질 일은 없지만 여기서 그 혜안이 빛을 발하나.
루셀이 활약한다는 건 그녀 정도로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것.
희망이 보인다.
“루셀은 어디 있습니까? 바로 제가 지원하러 가도록 하죠.”
바로 내가 나서서 힘을 보태려 했지만, 병사가 새하얗게 질린 채 그다음 한 말이 문제였다.
“루셀 님께서도 위험합니다! 웬 괴물 같은 여자가 습격하는 바람에…….”
“……괴물 같은 여자라니?”
대체 누구란 말인가.
“붉은 머리에 기이한 검을 팔에 휘감고 있는 용병이었습니다.”
“용……병?”
병사가 보고한 인상착의를 듣고는 내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 간다.
“에일런? 왜 그러는 것이냐?”
엘니아 공녀마저 이상하게 여길 정도로 내 반응이 심상치 않아 보이는 것이겠지.
붉은 머리카락. 맨손으로 쇠를 찢어 버리는 전투력. 기이하게 생긴 검.
……그리고 조금 전부터 느껴지는 오러의 압력.
그 조건에 해당하는 인물은 아마 그녀뿐일 것이다.
용병, 엘라우트.
추정 배역은 아마 조연.
그리고 원작에서도 손꼽히는 초고수 중 한 명.
‘……칫! 하필 와도 그 괴물이 와 버렸어?!’
그렇다면 서둘러야 한다.
루셀이 싸우고 있다 하지만 그 녀석에게 승산은 없다.
‘하지만 나라고 있는 것도 아닌데.’
문제는 이대로 뛰어들어 봐야 루셀과 마찬가지로 몇 합도 겨루지 못하고 바로 쓰러질 것이다.
나도 마찬가지로 상대의 강함만 증명해 주고 나뒹구는, 이른바 측정기가 되어 버리겠지.
‘……최대한 태세는 갖추는 게 좋겠지.’
다행히 그걸 위해서 충분히 포인트를 쓰지 않은 것이 요행이었다.
만약 지하 시설 공략의 편의를 위해 낭비했다면 지금쯤 나는 눈물짓고 있을 테니까.
‘우선 필요한 건…….’
상대는 상당한 경지에 이른 고수다.
그중에서도 최상급에 들어가는 반열.
당연히 그녀에게 저항할 만한 능력을 위주로 편성하는 게 좋겠지.
<강철의 갑주의 상향을 요청하시겠습니까?>
<강철의 갑주의 상향이 이루어졌습니다.>
<‘태산 같은 몸’으로 능력이 변화합니다.>
<소모 영향력 포인트 : 64pt>
<잔여 영향력 포인트 : 977pt>
가장 필요한 건 역시 맷집이다.
‘……이미 처맞는 걸 전제로 대비를 짜는 시점에서 내 신세에 눈물짓고 싶지만.’
내 그간의 경험을 볼 때 이후 일어날 전투에서 일방적으로 두들겨 맞는 건 피할 수 없으리라.
그렇다면 ‘즐겨라!’는 아니고 대비는 해야겠지.
‘태산 같은 몸’의 특성은 보다 더욱 상위의 효과를 가진 방어 계통의 특성이다.
방어력이 뛰어난 몬스터들 중에서도 극히 일부만이 타고난 것.
능력을 얻고 나자 겉으로 변화하는 것은 없지만 어딘가 몸의 겉이 묵직해진 기분이 들었다.
대폭적인 방어력이 올랐기 때문이다.
‘뭐, 그래도 그녀에게 제대로 직격당하면 베이겠지만. 적어도 단칼에 두 토막이 나진 않겠지?’
그리고 그다음은…….
‘이것저것 다 필요해.’
포인트가 허락되는 한도까지 끌어모아야 한다.
<견고한 신체의 상향이 이루어집니다.>
<‘강고한 근골’로 능력이 변화합니다.>
<소모 영향력 포인트 : 71pt>
<잔여 영향력 포인트 : 906pt>
기초적인 내 신체 능력의 전반을 올려 주는 능력으로 추가 상향을 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정령술 대증폭>
<소모 영향력 포인트 : 53pt >
<잔여 영향력 포인트 : 853pt>
<끈기 있는 육체>
<소모 영향력 포인트 : 53pt>
<잔여 영향력 포인트 : 800pt>
<지속 마력 회복>
<소모 영향력 포인트 : 70pt>
<잔여 영향력 포인트 : 730pt>
‘우선은 이 정도로 얻어 두면 어떻게든 되겠지?’
한 번에 대량으로 강화해 봐야 몸이 적응하지 못해 오히려 제대로 싸우지 못한다.
지금은 이 정도 강화가 최선.
끈기 있는 육체는 체력의 한계를 맞이해도 아슬아슬한 한도까지 버티게끔 해 주는 특성.
그리고 소모된 마력을 소량이지만 회복시켜 주는 회복 능력까지.
거기에 정령술의 위력도 증폭시켜 주는 특성도 얻는다.
‘어디까지나 버티는 것을 전제로 하는 능력.’
이것들을 얻고 난 뒤 지금 내 능력치가 어느 정도 수준에 이르렀는지 확인했다.
<에일런 – 조연 A>
<능력 습득 일람(별도 항목 개방)>
<체력 : 197>
<민첩 : 61>
<의지 : 55>
<마력 : 481>
<정령력 : 591>
<비고 : ‘지속 마력 회복’의 효과 발현 중>
‘……일단 대비할 수 있는 한계치는 현시점에선 이 정도야.’
물론 순전히 운에 기댈 리 없다.
어디까지나 내 머릿속에 떠올린 구상을 실현을 시키기 위한 토대.
어떻게든 버티기 위한 몸을 만들기 위한 작업이다.
‘그리고 어차피 이것만이면 승산은 없어.’
추가로 필요한 작전의 핵심은.
“…….”
“으음? 에일런? 무슨 일이냐? 갑자기 나를 뚫어지라 보다니. 음, 조금 쑥스럽구나.”
엘니아 공녀와 그리고 그녀에게 넘긴 아티팩트 <예지의 원판>.
“됐고요, 공녀님. 그보다 할 이야기가 있습니다만.”
“……그대는 이상하게 지하에 다녀온 뒤로 발언에 거리낌이 없구나.”
전우애가 싹텄다고 칩시다.
거기에 지금 제법 초조해서 깍듯이 예의를 차릴 겨를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엘니아 공녀님, 조금 위험할지 모르나 부탁이 있습니다.”
“후…… 그래, 말해 보거라.”
“……아니, 조금 들어 보신 뒤에 말씀하시죠?”
내가 뭘 부탁할지나 알고 승낙하긴 하는 건가.
“됐으니 말해 보기나 해라. 그대의 얼굴을 보면 중대한 문제라는 건 이미 알 법하니.”
“위험할지도 모릅니다만?”
“상관없다. 이미 위험하지 않은가.”
위험할지도 모른다고 말했거늘 그녀는 단번에 승낙한 것이다.
“성은 공격받고 있고. 루셀도 위험한 모양이구나. 고민할 이유는 없다고 보는군.”
“하하…….”
나는 저도 모르게 미소 지으며 부탁할 작전을 설명했다.
그녀가 이것을 제대로 실천할 수 있다면 살아남을 수 있으리라.
무엇보다.
잘만 풀리면 어쩌면 승리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
‘본래는 이건 4권 말에 주인공이 써먹을 방법이나. 뭐, 여기서 써 버리자.’
내게는 지금이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분수령이나 마찬가지니까.
“그럼 지금부터 제가 공녀님께 한 가지 좋은 것을 가르쳐드리겠습니다.”
* * *
그리고 그대로 나는 바로 루셀을 찾아내 싸움에 난입했다.
아슬아슬했다.
조금만 늦었어도 루셀은 살해당했으리라.
루셀에게 필요한 포션을 대충 던져 주고 뒤로 물러나게 할 때쯤.
드디어 내가 퍼부은 화염이 걷히며 그 안에서 조금의 화상도 입지 않은 붉은 머리의 여성 용병이 걸어 나왔다.
저 붉은 머리 역시 내가 생각하는 인물이리라.
“오? 이런 것도 나쁘지 않은데! 진짜는 저 엘프가 아니라 거기 꼬마였구나!”
무엇이 즐거운지 희열을 주체하지 못하며 그녀는 루셀이 아닌 내 쪽을 주목했다.
잠깐? 그 전에 꼬마라니? 그거 나야?
“그 전에 그 얼굴, 왠지 꼬마는 나를 알아보는 것 같네? 어디서 본 적이 있었어?”
대화로 시간을 끌 수 있다면야 하지 않을 이유는 없지.
나는 천천히 할 말을 골랐다.
“……제국 쪽 용병 조합에 꽤 유명한 용병이 거점을 잡았다는 소문을 들은 덕분이죠.”
“어? 진짜? 그렇다면 제대로 자기소개는 해 주는 게 나름의 도리인가. 알아보는 데 입을 다무는 것도 멋없는 짓이고.”
그녀는 자신을 알아본다는 게 썩 불쾌하진 않은지 가볍게 마법검을 휘감지 않은 오른손을 까딱이며 자신의 이름을 입에 담는다.
“엘라우트 에셀네우스. 네가 알고 있는지는 제쳐 두고 확실히 기억해 주기 바란다, 꼬마야.”
“……엘라우트.”
그래, 안다.
<엘라우트 에셀네우스 – 조연>
“제국 용병 조합 소속 S등급 용병……이라는 소문은 들었습니다.”
“그거 영광이네.”
물론 내가 아는 이유는 소문 따위가 아니라 원작의 지식.
엘라우트 에셀네우스.
현시점에서는 제국에 근간을 두고 활동 중인 용병.
그리고 원작의 최강의 용병 중 하나로 반드시 거론되는 흉악한 전투력을 가진 강자.
과연 최강의 용병은 누구인가.
그 유치하면서도 꼭 빠질 수 없는 주제를 거론할 때 손꼽히는 실력자가 셋이 있다.
셀바스 왕국 쪽 조합의 S등급 용병이자, 길드 마스터 팔텐.
대륙 남단 끝에 존재하는 작은 왕국에 근간을 두고 있는 E등급 용병, 게으름뱅이 루말스.
그리고 제국 조합 소속 S등급 용병, 전투마 엘라우트.
그중에서 엘라우트의 입장은 다소 성가시다.
“적도 아군도 아닌, 그때그때 기분대로 싸우는 깽판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