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suck honey with extras RAW novel - Chapter (139)
엑스트라로 꿀 빠는 법-139화(139/344)
제 139화
153화 대공가 습격 (6)
엘니아 공녀가 지금 소유하고 있는 아티팩트.
<예지의 원판>이라 부르는 저 물건의 능력에 대해 잠시 언급하자면.
혈계 능력 <시간 간섭>을 보유한 어떤 능력자가 자신이 가진 능력의 패턴을 해석하여 그것의 극히 일부 기능을 재현하게 한 아티팩트다.
‘그렇게 들으면 매우 사기적인 아이템 같지만.’
문제는 강력하긴 해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능력은 아니다.
그렇게 만능적인 힘인 것도 아니고.
‘우선 제약이 심하지.’
능력 배틀 만화처럼 물리적인 시간까지는 멈추거나 되돌리는 건 불가능하다.
능력 원본을 가진 본인이면 모를까, 저것만으로는 어렵지.
드래곤 같은 초월적인 마법 능력을 가진 자가 얻게 되면 가능한 모양이지만.
인간이 다룰 경우 간섭할 수 있는 영역은 마나 자체의 시간의 흐름.
물리 법칙에 대한 간섭까지 이뤄 내기에는 출력이 부족하나 실체나 시공상의 제약이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마나에는 간섭이 용이한 모양이니까.
예를 들면 예지도 미래에 존재하는 마나를 찾아내 그 정보를 읽는 원리라는 설정이라는 모양이다.
거기에 저 아티팩트를 이용하게 되면 치루는 대가가 상당히 골 때리는 특성이 있긴 한데 그건 차후에 언급하자.
어쨌든 저 아티팩트가 유용한 것만은 부정할 수 없다.
이용 방법은 내가 원작을 통해 알고 있는 것이 몇 가지가 있다.
특정 개인의 고유 마나를 해석하여 앞날의 변수를 해독하는 방식.
흔히 말하는 예지.
그리고 그밖에도 몇 가지 특정 개인이나 사물의 마나의 시간에 간섭하여 일으키는 재주가 있다.
그리고 그중 하나가 저 아티팩트의 몇 안 되는 공격법 중 하나인 되돌리는 시간의 저주.
효과는 상대방의 마나의 ‘현재의 시간’에 간섭하여 시간을 돌려 ‘과거 시절의 마나’를 끌어내는 효과.
요약하자면 상대방의 힘을 과거에 정보를 토대로 제약하는 저주의 일종이다.
‘어떤 강자여도 과거가 지금보다 강한 경우는 어지간하면 없으니까.’
하물며 엘라우트의 설정상 연령은 30대 초반쯤이다.
그녀의 전성기는 지금이지 과거가 아니니까.
‘그리고 지금 엘라우트의 오러 능력 자체가 억제된 건 분명해.’
그녀가 가진 오러의 숙련도를 못 해도 10여 년 전의 기록으로 되돌린 것이다.
어디까지나 시간이라는 개념에 간섭하는 아티팩트니까 가능한 일이다.
10여 년 전이면 엘라우트의 연령상 아마 햇병아리 시절 때겠지.
그 효과가 영구적인 건 아니지만 적어도 이 자리에서 그 괴물 같은 역량을 발할 리는 없으리라.
“……아, 젠장. 그래서였구나…… 그래서 그렇게나 그자가 원한 거였군. 확실히 이건 좀 치사하네.”
“초심을 잃은 거 아닙니까, 선배 용병 씨? 의뢰주가 뭘 원했는지는 그래도 나름 알아 뒀어야죠.”
“이건 나도 할 말은 없네.”
크게 한 방 먹었다는 듯 무안한 얼굴을 한 엘라우트는 어깨를 으쓱였다.
그러나 이걸로 포기할 마음은 없어 보인다.
“뭐, 이 감각도 대충은 떠올랐고. 속행하는 데는 문제는 없나.”
그렇게 중얼거리는 순간 그녀의 몸이 흔들리는 듯한 착각이 들더니 순식간에 거리를 좁혀 왔다.
‘큭! 빨라!’
급히 고정으로 벽을 쳐 막지만, 엘라우트의 검이 공간 고정의 범위를 때리기 전에 방향을 바꾸더니 무방비한 내 허벅지를 스쳤다.
내 방어 버릇은 완전히 간파당하고 있군.
이래서 무예의 달인과는 싸우기 싫은 건데!
“크윽!”
“확실히 오러는 약해졌어. 그래, 오러는 말이지. ……그럼 나머지는? 꼬마야, 설마 내가 태어날 때부터 오러로만 싸웠다고 생각하는 거니?”
경험과 기술은 그대로 남아 있으니까.
“유감스럽게도 이 누나는 그딴 거 없었던 세월이 더 길었단다.”
오히려 그것만으로도 나를 충분히 압도할 수 있다, 자신하는 듯 검술을 펼쳤다.
약해진 만큼 방심을 접어 둔 것인지 지금까지와 비견도 되지 않는 난폭하면서도 빠르고 정밀한 검술을 펼친다.
“하지만 위력이 약해!”
몇 번 정도를 베일 걸 각오하고 이 악물고 버티면 감당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
중력 제어를 발동.
정면에 중력장을 발동시켜서 그대로 전방의 모든 물체를 튕겨 냈다.
그대로 충격에 휩쓸려 100여 미터를 날려 간 엘라우트를 향해 연이어 쉴 새 없이 낙뢰와 화염을 퍼붓는다.
퍼퍼퍼퍼펑!
“좀 쓰러져라! 이 괴물 용병!”
틈은 주지 않는다.
“괴물 용병이라니, 꼬마! 그렇게 말하면 조금은 섭하거든!”
엘라우트가 폭발하는 화염과 번개 속에서 뛰어나온다.
놀랍게도 순수한 기술만으로 빠져나온 것이다.
‘쉽지는 않군. 단순히 날려서는 맞출 수 없겠어.’
그대로 나는 각오를 굳히고는 그녀가 달려오는 정면으로 전이.
일부러 엘라우트가 내미는 검을 옆구리에 깊게 박히도록 받아 내었다.
“……어?”
“설마 이렇게까지 할 거라고는 예상 못 했겠지!”
찔리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들이받았다.
어차피 치유 능력은 있으니 치명상만 아니면 괜찮아.
찔린 부위가 마치 인두로 지지는 것마냥 고통스럽고 떨어질 것 같지만 애써 무시했다.
그대로 일부러 몸으로 부딪히고 그 상태로 엘라우트의 얼굴에 이마를 들이박는다.
빠악!
아무리 오러를 제대로 못 쓰는 이 상황에 맨얼굴까지 단단하리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거기에 내가 소심한 방식으로만 싸웠기에 갑자기 이런 막무가내 식으로 덤벼들 거라고는 예상도 못 했는지 허무하게 얻어맞은 엘라우트의 고개가 크게 젖혀진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나는 계속 공격을 퍼부었다.
지근거리에서 화염을 퍼부어 터트리고.
그 뒤를 이어 물의 창을 계속 날리며 근거리에 붙은 채로 쉴 새 없이 퍼붓는다.
그녀의 몸에 부딪혀 흩어지는 물방울에 핏기가 섞여 있다.
그것을 길조 삼아 나는 더욱 기세를 높였다.
“하아아아아아아아악!”
고함을 지르며 더욱 쥐어 짜내 듯 정령술을 짜내어 공격한다.
밀어붙일 수 있다!
좀만 더 몰아붙이면 된다!
문제는 앞으로 얼마나 더 정령술을 쓸 수 있을까…….
이미 마나가 부족해 플루라이트는 불러낼 수 없다.
불러낸 중급 정령들도 몇 분이나 더 버틸까…….
결판을 조속히 내야 한다.
내가 한 차례 정령술을 퍼부은 후 다음 공격을 위해 호흡을 들이쉬려 할 때.
엘라우트의 팔이 내 어깨를 붙잡았다.
“……이런.”
“이번엔 이쪽에서 잡았다, 꼬마야.”
방금 그 공격을 버텨 낸 엘라우트가 씨익 웃는다.
전신에 화상을 입고 출혈까지, 그야말로 엉망진창인데도 불구하고 귀기 어려 보이는 박력이 느껴졌다.
빠악!
방금 전 박치기의 보답이라는 듯 그녀의 팔꿈치가 내 콧등을 강타했다.
그리고 뒤이어 가슴팍을 그녀의 검이 크게 베어 스친다.
추가로 뒤이어 뻗어 오는 찌르기를 간신히 몸을 틀어 빗겨 내었다.
몇 군데인가 살점이 떨어져 나간 것 같은 감각이 들지만 역시 무시.
물러나지 않고 되레 힘껏 다리에 힘을 주고 엘라우트를 들이받아 밀어냈다.
‘딱 한 번…… 최대한 끌어낼 수 있는 모든 화력으로 밀어붙인다.’
오러가 없는 엘라우트가 버틸 리는 없겠지.
나는 바로 정령술을 발휘.
뒤섞인 화염과 번개가 그녀를 향해 날아들었다.
이건 피하지 못한다.
엘라우트가 정면에서 날아오는 번개와 화염을 피하려 했지만.
그 순간 그녀의 좌우와 뒤에서 얼음의 벽이 치솟아 모든 회피로를 막았으니까.
“아차…….”
엘라우트가 낭패라는 듯 입술을 악물었다.
얼음의 정령을 쓰는 건 내가 아니다.
“……제대로 맞혀.”
루셀이 안색이 파랗게 질린 채로 중얼거렸다.
이걸로 끝이다!
그대로 화염과 번개가 몰릴 대로 몰린 엘라우트를 향해 쏟아지고 폭발했다.
타이밍은 완벽했다.
몰릴 대로 몰아넣고 약체화된 그녀에게 이 정도 공격을 맞혔다.
제아무리 괴물 같은 고수라 해도 버틸 수 있을 리 없다.
죽지는 않더라도…… 적어도 치명적인 부상이라도 입히면 그만.
그러나…….
뭔가 찝찝하다.
그리고 곧 위화감의 정체를 알았다.
소름이 끼치는 감각, 압력, 그리고 날카로운 위협감.
솟구치는 화염을 갈라 버리며 붉은색의 검기가 방출되었다.
그 충격이 내 앞에서 터졌고, 나는 그대로 떠밀려 넘어지고 말았다.
“……어떻게?!”
“……솔직히 이건 나도 좀 식겁했어, 꼬마. 정말 아슬아슬했거든.”
엘라우트가 씁쓸한 듯 말하며 걸어 나왔다.
이미 그녀의 한 팔은 깊은 화상을 입은 듯 엉망이었다.
그나마 검을 휘감고 있는 왼팔만이 아직 간신히 멀쩡하다.
문제는 내 계산보다 데미지가 적다.
충분히 통해야 했는데?
설마 위력이 부족했나?
곧 그녀가 무사한 원인을 알게 되었다.
“……여기서 이것까지 쓸 줄이야.”
아까운 듯 중얼거리며 무언가를 꺼내는 게 아닌가.
그녀의 손아귀에서 뭔가 바스러지며 떨어졌다.
아티팩트의 파편이다.
추정컨대 마법이나 정령술을 방어하는 계통의 아이템일 것이다.
그것도 효과가 강력한 대신 사용 횟수에 제한이 있는 것이리라.
엘라우트는 아슬아슬한 타이밍에 그것을 쓴 것이다.
용병의 준비성을 안일하게 여겼나.
“이거 꽤 비싼 건데. 아무래도 추가로 청구하지 않으면 손해겠어.”
“……그렇다면 한 번 더.”
아직 더 싸울 수 있다.
그렇게 자신의 상태를 체크하고는 내가 힘을 끌어내려 하나.
그때 누군가가 쓰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황급히 돌아보았다.
엘니아 공녀가 힘이 다해 주저앉은 채로 괴로운 듯 숨을 몰아쉬고 있다.
“허억…… 헉…… 미안하구나. 아무래도, 더는 안 될 것 같다.”
아티팩트의 발동 한계에 다다른 것이다.
워낙 소모가 심한 아티팩트니까.
아직은 완전히 저주가 풀리진 않았지만 이제 서서히 효과가 약해지기 시작할 것이다.
‘어떻게 해야 하지?’
그사이에도 적은 이쪽을 향해 다가오고 있다.
“이번에야말로 방법이 없나 보구나, 꼬마야.”
돌려줄 말이 없다.
이쪽에는 다 지쳐 쓰러질 것 같은 녀석들밖에 없고 나도 예외는 아니다.
엘라우트도 제법 부상을 입긴 했으나 문제가 되진 않겠지.
‘이거…… 되든, 안 되든 온 힘을 다해 싸워 봐야 하나…….’
그러나 부족하다.
당장 내 힘은 치워 두고서라도 같이 싸워 줄 자도 부족했다.
힘보다 부족한 것은 아군의 전력.
정령사 둘에 아티팩트빨 공녀 하나, 그리고 평범한 병사나 기사들만으로는 너무나 부족하다.
차라리 한 명이라도 더 있었다면.
‘본래는 누가 나 대신 정면에서 막아 주는 게 이상적이었는데.’
못해도 몇 합만이라도 겨뤄 줄 만한 자가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아쉬움에 혀를 차며 마지막까지 발악은 해 보고자 했다.
그리고.
엘라우트가 검을 내밀며 돌진해 온다.
순식간에 거리를 좁히고 그녀의 왼손에 달라붙어 있는 마검이 붉은 검기를 발한다.
그 검기를 바라보기만 해도 피부가 갈라지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칫.”
더는 위험하다 여기며 내가 머리 위의 창을 열고 손가락을 움직이려던 때였다.
“……어떻게 된 건지는 모르겠다만. 우선은 저 정령사가 엘니아 공녀의 아군이라 판단해도 되겠지?”
그때 누군지 모를 소년의 목소리가 울렸다.
“그렇다면 우선은 네 쪽을 돕지.”
추가로 들린 목소리.
그와 동시에 내 앞에 누군가 뛰어들었다.
불과 1초도 되지 않아 벌어진 일.
“……어? 어어어어어어?”
얼빠진 소릴 내는 내 앞에서 그 소년은 손에 쥔 검을 붉은 검기에 맞부딪히듯 휘둘렀다.
그 소년의 검에서 은빛의 광채가 해방되며 붉은 검기를 깎아 밀어내었다.
쳐냈다?!
그것도 모자라 두 번째 검격이 내리쳤다.
“제법인데!”
엘라우트는 환호하듯 괴성을 내지르며 그것을 자신의 오러를 둘러 받아 내었다.
그녀가 몇 발자국이나 뒤로 밀려났다.
심상치 않은 솜씨다.
그러나 나는 지금 그 난입자가 펼치는 검 실력보다 그 등을 보고, 머리 위를 보고 멍하니 입을 벌렸다.
정체를 알아보았기 때문이다.
“……하긴, 원래 그놈은 늘 이런 타이밍에 나타나는 법이었던가.”
무심코 입 안에서 굴러 나온 감상.
그래, 그렇지.
그게 그놈다운 모습이긴 하다.
나는 애써 무심코 그 이름이 나오지 않도록 입을 다물었다.
‘셀베스터…….’
은발과 그의 상징이나 마찬가지인 마법검.
그것을 들고 있는 자는 내가 알고 있는 주인공, 원작의 삽화와 흡사하다.
《귀환한 대영웅님》의 주인공 셀베스터.
그 소년이 어째서인지는 몰라도 이 자리에 출현한 것이다.
* * *
셀베스터.
그동안 내가 몇 번이나 이것저것 여러 행적을 참고해야 했던 이 빌어먹을 소설의 주인공.
이 세계의 근간을 이루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원작 《귀환한 대영웅님》의 주인공.
나는 잠시 그 소년에 대해 원작에서 언급된 개인적 프로필을 떠올려 보았다.
셀베스터 디프렉스.
그 소년은 이곳의 설정상 귀환자라고 불리는 인간이다.
귀환자란 약 2만 년 전 모종의 이유로 멸망한 어떤 문명에서 지금의 시대까지 살아남은 생존자를 일컫는 명칭이다.
원작의 설정상 그 2만 년 전 시대의 사람 중 극히 일부가 현시대까지 생존했고, 그들은 좋은 방향이든 나쁜 방향이든 세상에 크게 영향을 끼친 모양이다.
‘원작 초반부는 대게 그 귀환자들이 사고 치는 이야기니까.’
하여튼 잡설은 넘어가고.
셀베스터는 본래 그 시대에선 그저 평범하게 검을 수련하며 살아가던 소년이었다.
그런 그의 운명이 바뀐 것은.
원작의 프롤로그.
셀베스터가 자신의 스승의 검에 심장을 꿰뚫리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특별한 수행을 시켜주겠다며 셀베스터를 데리고 간 스승은 그곳에서 그를 검으로 꿰뚫는다.
<크헉! 스승님 어째서! 어째서입니까!>
<셀베스터 너는 이곳에 있어선 안 된단다. 지금은 이 스승을 원망하여도 상관없으니 이대로 잠들어다오.>
영문도 모른 채 그대로 검에 꿰뚫려 봉인되어 버린 셀베스터는 이후 누구에게도 발견되지 않은 채 약 2만 년이 조금 넘는 세월 동안 방치되게 된다.
그리고 지금의 시대에 눈을 뜨게 된다.
거기까지가 프롤로그에 해당하는 간략한 흐름.
눈을 뜬 셀베스터는 그곳에 남겨진 마법검 ‘칼리아흐 베라’와 스승이 남긴 지식이 담긴 아티팩트를 이어받게 된다.
그것을 토대로 그는 이곳에서 대성하고자 하는 욕구를 불태우게 되고.
거기가 딱 1화까지의 내용이다.
‘그 후 놈은 이런저런 고생을 하면서 여기까지 도달했겠지.’
그리고 앞으로 더 많은 고생을 할 테고.
그런 주인공이 지금 눈앞에 나타났다.
<셀베스터 디프렉스 – 주인공>
내 눈에도, 그리고 내 머릿속에 남아 있는 원작의 텍스트 역시 그의 역할에는 한 치의 거짓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