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suck honey with extras RAW novel - Chapter (142)
엑스트라로 꿀 빠는 법-142화(142/344)
제 142화
156화 대공가 습격 (9)
그래도 일단은 내 말을 믿는 것을 전제로 생각하기로 결론을 내린 듯 고개를 끄덕였다.
“다만 그 아티팩트의 반동은 몰랐던 것 같은데. 그렇게 무턱대고 쓴 것치고는 그 정도면 무사히 끝난 거야.”
그러고는 아낌없이 지식을 발휘하여 대처 방법을 가르쳐 주기 시작한다.
“혹시 포션은 있어?”
“포션이라면 님프의 치료수와 바게스트의 생혈이라면 조금 재고가 있습니다만. 그 외에 시판용 포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게 효과가 있을까요?”
셀베스터는 포션의 이름을 듣고는 조금 의외였는지 잠시 말이 없었지만 곧바로 대답해 주었다.
“그걸 각각 5와 1과 4의 비율로 섞어 천천히 주도록 해. 그럼 다소 나아질 거야.”
“과연…… 그렇게 써먹으면 되는 것이군요.”
참으로 고마운 정보다.
역시나 주인공이야. 이런 쪽으로는 아주 유용해.
“그리고 그쪽 상인은 에일런이라고 했지? 상황을 설명해 주었으면 하는데? 나도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는 다 알 수는 없으니까 말이야. 이렇게 보여도 지금 뭐가 뭔지 모르겠거든.”
“아하하. 당연히 설명을 드려야겠죠.”
다들 이미 반쯤 정신이 없는 상태라 가장 멀쩡한 건 나다.
당연히 설명은 내 몫인가.
나는 흔쾌히 수락하면서 셀베스터에게 이 지경에 이른 경위를 설명했다.
* * *
“우선은 이해했어. ……바로 이곳부터 양동으로 칠 줄이야. 확실히 그걸 먼저 고려해야 했는데.”
자초지종을 듣고 난 셀베스터는 말수가 적어진 채 자신의 검의 손잡이만을 만지작거렸다.
“거기에 그 여자가 제국 측의 용병이란 말이지?”
보아하니 꽤 분함을 느끼는 것 같은데?
‘그러고 보니 원작에서도 그들과 대치했을 때 어지간히 분해했지?’
뭐, 주인공의 그런 고뇌는 아무래도 좋고.
“셀베스터 씨께선 용건이 있어서 이곳에 돌아온 게 아니셨습니까?”
“그래, 그랬지. 미안. 잠시 정신이 다른 곳에 팔렸어.”
내가 조심스레 말을 걸자 그는 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셀베스터는 바로 공녀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역시 그녀에게 용건이 있나.
“공녀, 잠시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다만 대공께서도 다른 이들에게 들려주지 않길 요청하셨기에 양해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음, 알겠다. 에일런, 루셀. 잠시 기다려 주게나.”
“네~ 네~ 열심히 의논하세요.”
“난 쉴 거니까 너희들끼리 알아서 해.”
나도, 루셀도 기꺼이 물러났다.
자세한 대화는 듣지 않았지만, 어차피 대충 어떤 상황인지 알 법하지.
꽤 심각한 이야기를 나누는 모양새만 해도 확실히 알 법하다.
맞혀 볼까?
아마 셀론드 후작이 궁지에 몰려 마족 소환식을 펼쳤고.
그 탓에 중급 마족이 소환되었고, 그걸 대응하기 위해 셀베스터가 아티팩트의 힘을 빌리러 가지러 온 것이리라.
그것을 이용하여 자신의 힘을 강화시켜서 마족을 무찌를 생각이겠지.
하지만 꽤 초조하게 달려왔을 것이다.
지금부터 아티팩트를 꺼내고 그것을 사용할 의향이 있는 자를 찾아 계약시키고 가르쳐야 했으니까.
원작보다 더욱 시간이 부족했겠지.
하지만 이미 어딘가의 현명한 시골뜨기 소년에 의해 아티팩트는 꺼내 놓은 상태였고 사용법도 대강 가르쳐 놓았다.
이렇게 밥상은 다 차려 놓았으니 남은 건 우리 주인공이 다시 전장으로 돌아가 멋지게 마족만 격퇴해 주면 된다.
그럼 4권의 전개는 무사히 끝이 날 것이다.
끝까지 지켜볼 생각은 없지만 확실하겠지.
‘어라? 그럼 따지고 보면 의외로 내가 일 가장 많이 한 거 아닌가?’
내 과다한 노동에 대해서 추가 수당을 누구에게 신청해야 할지는 제쳐 두고.
이걸로 내가 기존의 알고 있던 흐름으로 돌아가리라.
이겼다! 4권 끝!
아직 이르지만 이 말을 해 보고 싶었다.
‘……전혀 마음에 걸리는 게 없는 건 아니지만. 뭐, 나는 할 만큼 해 줬어.’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뜨내기가 여기까지 했는데 설마 주인공이 실수하겠나.
나는 셀베스터의 향후 행보에 기대와 응원을 하면서 슬쩍 물러났다.
앞으로 주인공의 행보에 영광이 깃들기 바라며.
그리고 겸사겸사 줄 서 있는 나에게 꿀이라도 떨어지길 바라자.
엑스트라 출신의 시골 소년의 노동은 여기까지.
나머지는 이제 주인공의 시간일 테니까.
눈치 없게 괜히 끼어들 마음 따윈 없다.
* * *
포렐로스 제국의 제3 황자 아빌은 저 멀리서 보이는 광경을 비춰 주는 수정을 들여다보며 혀를 찼다.
“쯧…… 셀론드 녀석, 멍청한 짓을 해 버렸군.”
그 수정에는 무려 열 마리나 되는 마족들이 전장을 어지럽히는 광경이 새겨져 있다.
조작된 기록이 아니다.
현재 실시간으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황자, 이 결과. 정말로 관여한 것이 아니오?”
“귀공도 이 아빌을 의심하는가? 어이가 없군.”
“답부터 들려주시게. 정말로 아니오?”
3황자의 뒤에서 엄숙히 물은 자는 제국 최강의 마법사 클로포드.
황족을 상대로 불경하다는 말을 들어도 상관이 없을 정도로 의심 가는 시선.
그 시선에 3황자는 그저 기가 막히다는 듯 어깨를 으쓱였다.
“오해하지 말아 주었으면 하는데, 클로포드. 귀공의 의심은 이해하나 저것만은 나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
“흐음…….”
“무엇보다 내게 묻지 않고도 진위를 알 수 있을 터인데? 일부러 묻다니 성격 한번 고약하군.”
“……한번 떠본 것이오. 확실히 저것에 한해서는 결백한 모양이군.”
“암, 결백하다마다.”
물론 스스로도 황족으로서 참으로 세상에 드러내기에 의심스러운 짓을 많이 하고 다닌 것은 인정하는 바.
그러나 그것은 다른 황족도 마찬가지.
그리고 이번만큼은 진심이었다.
“정말로 나는 저것만은 관여하지 않았다. ……거기에 알았다면 저런 어리석은 짓은 허락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셀론드 후작은 요 근래 마치 무언가에 쫓기듯 상태가 요상했다.
그리고 마침내 일을 치고 말았지.
전장 한복판에서 마족의 소환진을 펼쳐 보인 것이다.
“정말이지, 셀론드 녀석…… 어디서 그런 시답잖은 것을 손에 넣은 것인지.”
안타깝게도 그 후작 본인을 추궁할 수는 없다.
후작은 소환된 마족에게 가장 먼저 살해되었으니까.
“소환자 본인이 마족에게 살해당하는 일도 있는 건가?”
“소환진 자체가 잘못된 모양이로군. 본래라면 한 마리의 마족을 불러내는 것도 고작일 터. 감당 못 할 일을 벌이면 그리되는 것이오.”
클로포드도 끌끌, 혀를 찼다.
소환진에 이끌려 불려 나온 마족은 총 열 마리.
그것도 전부 짐작컨대 중급에 달하는 힘을 가진 마족들이다.
고작 일개 개인이 통제할 힘이 아니었지.
“그렇다면 그 결과는 사고인가? 클로포드 귀공의 견해는 어떻지?”
“모르오. 대체 어디의, 누가 개발한 소환진을 쓴 것인지…… 이 늙은이조차 처음 보는 것이더군.”
다름 아닌 클로포드 본인마저도 짐작하기 어렵다고 말한 것이다.
희미하지만 저 노인의 눈빛에 흥미가 어려있다.
그 사실에 황자는 성가시다는 듯 미간을 찌푸렸다.
“이거 계획이 어긋났군.”
“이것은 황자의 계획과는 상관없지 않소?”
클로포드가 의아하다는 듯 눈짓했다.
지금 마족은 어디까지나 전선에서만 날뛰고 있다.
애초에 황자는 셀론드 후작의 생사 따위는 관심도 없었을 것이다.
“저래서야 예정이 어긋난다. 도가 지나쳤다.”
단순히 전쟁을 일으키는 거랑 마족이 날뛰는 사태는 이야기가 다르다.
전쟁에 승리하기 위해 마족을 불러일으켰다 하면 제아무리 명분이 있어도 비난을 피할 수 없다.
“고작 저것 때문에 욕받이를 감수할 가치는 없지.”
“그래서 그 용병에게 계획의 취소까지 명한 것인가?”
“그건 클로포드 경이 한번 맞혀 보지 그러나? 고작 자네의 일 할도 살지 못한 애송이의 속내다. 간단하지 않나?”
“……흥, 계략 따위에는 흥미 없소.”
황족들의 시시한 꿍꿍이 따위에는 관심이 없는 듯 클로포드는 코웃음 쳤다.
어디까지나 황자에게 어울려 준 것은 별개의 협상이 있기 때문이다.
“어디까지나 받은 만큼만 관여할 뿐이오.”
내년도 예산.
3황자 아빌이 예산의 결정에 관해서 향후 직접 마법사들의 편을 들어주기로 약속을 하였기 때문.
그러나 그 이상 관여하는 것은 수지에 맞지 않는다.
이미 용병 엘라우트 역시 의뢰금만을 받고 멋대로 먼저 돌아갔다.
의뢰 중단에 대해선 불만은 제법 있는 눈치나 대금은 지불했으니 별일은 없겠지.
“흥. 황도로 돌아가겠다.”
“정말로 간섭하지 않아도 되겠소? 저래도 마족이거늘.”
클로포드가 조용히 물었다.
마족이 나온 사태다.
향후 제국이 셀론드 후작의 실태에 선을 긋기 위해서라도 간섭을 해 두는 편이 좋을 텐데?
그렇게 묻고 싶은 것이겠지.
“상관없다. 저들 스스로도 해결할 터인데 굳이 손을 내밀 이유는 없지. 어디까지나 셀론드 그 머저리의 실수다. 그뿐이다.”
귀족들 몇의 목이 사형대에 오를지 모르나 그거야말로 알 바 아니겠지.
황자는 냉소적으로 웃어넘겼다.
“무엇보다. 이미 알고 싶은 것도 알았지. 그러니 고작 아티팩트 따위도 이제 와선 어찌 되든 좋은 일이다.”
“……설마 그게 의뢰를 취소한 원인이오?”
노리던 것은 아티팩트 자체보다는 그것을 이용하여 확인하고 싶었던 어떤 정보.
그 아티팩트의 예지 능력이 필요했다.
그러나 그것을 더는 알 필요도 없다고 변덕을 부린 것이다.
아니, 정확히는 다른 방식으로 의문이었던 정보를 읽은 것이리라.
“대체 황자는 무엇을 알고 싶으셨던 것이오?”
“……그저 세상의 앞날을 뒤흔들 자가 있는 모양이라, 조금 알고 싶었을 뿐. 뭐…… 이미 그것은 우연이나마 확인했으니 더는 궁금한 것도 없다.”
그리 말하며 슬쩍 예의 수정구를 힐끗 보는 황자의 시선에는 조금 전부터 마족들과 격전을 벌이기 시작한 은발의 소년의 모습이 새겨졌다.
무려 제국의 S급 용병을 막아 내고 거기에 다수의 마족과 싸우고 있는 은발의 소년.
그리고 황자는 저 소년을 알아보는 눈치였다.
“그래, 저놈인가…… 저놈이 그 빌어먹을 ‘원흉’인가.”
황자는 그리 중얼거리면서 클로포드의 마법을 빌려 모습을 감추었다.
“자네는 다음이다, 귀환자.”
마지막으로 그렇게 중얼거리며 황자는 완전히 그곳에서 이탈했다.
* * *
전장에 느닷없이 출현하여 활개 치던 마족들.
“어리석구나! 정말로 어리석다, 인간이여!”
그들은 자신들을 불러낸 인간을 비웃고 자신들을 보며 겁에 질린 인간들을 경멸하며 제 세상인 것마냥 활개를 치고 있었다.
중급 마족이 열 마리나 한 번에 불려 나온 끔찍한 사태.
이것이 세간에 알려질 쯤이면 틀림없이 대륙에 길이 남을 참사로 알려지리라.
하물며 그 참사를 일으킨 어리석은 인간, 셀론드 후작은 가장 먼저 그 마족들에 의한 희생양이 되었다.
“캬하하하하하하하하하!”
“죽여라! 전부 죽여라!”
“모처럼의 지상이다! 어찌 즐기지 않겠느냐!”
마족들은 광소를 터트리며 마음껏 활개를 쳤다.
보통 마족의 소환에는 그 마족을 제어하는 중요 계약이 들어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번 소환에는 어째서인지 그 계약이 빠져 있었다.
불려 나온 마족이 마음껏 활개를 쳐도 아무런 페널티는 생기지 않는다.
그들에게 있어서 이만큼의 호기는 없겠지.
답례로 소환을 해 준 인간은 산 채로 머리를 뽑고 가죽을 벗겨 그들이 머무는 곳의 가장 맨 꼭대기에 장식해 주었다.
뒤늦게 사태를 파악하고 덤벼드는 기사조차도 마족들의 폭주를 당해내지 못하고 쓰러졌지.
그 효과는 기가 막혔다.
수많은 인간들이 비명을 지르며 나자빠진다.
확실한 공포를 새겨주었다.
“장소도 시기도 이상적이로다.”
사방에 가득한 피와 시체의 향.
전장 특유의 환경.
마족들에게 있어선 이보다 절묘한 환경은 없었다.
그렇게 마족들은 먼저 가장 가까이 있는 인간들.
셀론드 후작의 병사들을 유린하고, 그다음에 가장 가까이 있는 다수의 인간들이 있는 곳에 눈독을 들였다.
그곳이 바로 팔젠트 공국군이 방어를 굳히고 있는 요새.
마족들은 다음 인간들을 학살하기 위해 그곳을 향해 날아갔다.
물론 저 요새의 인간들은 다른 곳보다는 다소 번거로웠다.
제법 강한 인간들이 있는 모양이었다.
늙은 인간이 휘두르는 오러라는 힘이 꽤 예리했고.
그 외에 몇몇 인간들 역시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무너트리는 것은 시간문제다.
저 몇 명의 힘이 있는 인간들이 쓰러지는 순간. 나머지 힘없는 자들은 그저 마족의 노리개에 지나지 않게 되리라.
그것을 기다리는 것 또한 몹시 즐거울 일이지.
그렇게 생각했던 마족들의 안색이 변한 것은.
“쓰레기 같은 것들.”
갑자기 출현한 은발의 소년이 가장 선두에서 설치던 마족을 베어 두 쪽을 내어 버린 순간이었다.
“자리를 비운 사이 꽤 설친 모양이야, 박쥐 날개들? 그렇게 모처럼의 외출이 즐거웠나?”
은발의 소년 셀베스터는 첫 번째 마족의 시체를 발로 짓밟아 부수며 도발했다.
박쥐 날개.
그야말로 마족들에게 있어서 굴욕적인 발언.
셀베스터는 일부러 검을 겨눈 채 까딱였다.
“슬슬 집에 돌아갈 시간 같은데, 거기 줄을 서면 보내 주도록 하지. ……누가 먼저 돌아가겠어? 순서 정도는 들어줄 수 있어.”
“인간 따위가!”
“네놈을 아홉 조각으로 갈라 찢어 죽여 장식해 주마!”
마족들은 분개하며 셀베스터를 향해 날아들었다.
저 은발의 인간이 가진 힘이 대단하지만 그래 봐야 한 명의 인간.
제대로 싸우면 질 리가 없다.
그러나 마족들의 안색이 변한 것은 두 번째 마족이 셀베스터의 검에 의해 재가 되어 버렸을 때다.
무언가 이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