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suck honey with extras RAW novel - Chapter (146)
엑스트라로 꿀 빠는 법-146화(146/344)
제 146화
161화 내 본분은 상인! (4)
불안이 끝나면 그 반동으로 한차례 닫혔던 지갑도 열리기 마련.
그 지갑을 노리기 위해 도시 내에 번듯한 상가 건물 하나를 통째로 차지하고는 점포를 내었지.
그것도 가장 전망이 좋고 큰 대로가 보이는 위치에 놓인 가게 건물!
이것이 인맥과 빽과 돈으로 손에 넣은 노른자 땅!
덕분에 이미 벌써부터 시민들이 기웃거리면서 여러 가지 느낌이 담긴 시선을 보내고 있다.
‘좋은 현상이야.’
이대로 훌륭히 물건을 팔아 치우고 돈을 바리바리 싸들고 귀환하리!
가능한 데까지 알차게 뽑아 먹을 셈이었다.
그렇기에 지금은 상인들이 열심히 우리들의 가게를 홍보하기 위해 외치고 있다.
“타국에서 들여온 식료부터 여러 가지 용품까지, 갖가지 물건들이 있으니 보러 오세요!”
현재 우리가 거래하는 상품의 대부분은 일상품이나 식료품이 대부분이다.
즉, 누구나 무난히 손을 댈 만한 것들.
“틀림없이 무난히 팔릴 거라 예상됩니다.”
말로 씨가 확신을 담아 말했다.
거기에 나도 동의하는 바.
하지만!
“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살짝 부족한 것이 있군요.”
“에일런 씨? 대체 무엇이 부족한 것입니까?”
“뭐~ 한번 보시길.”
나는 가볍게 웃음 지으며 나섰다.
아직 주목이 부족하다.
손님이 전혀 오지 않는 것은 아니나 좀 더 폭발적인 반응을 원해.
줄이 미어터져서 지금 일하는 상인들이 바빠 죽을 것 같은 얼굴을 하길 바라.
“중요한 건 얼마나 눈에 띄냐는 것.”
나는 자신만만하게 팔짱을 낀 채 선언했다.
일하던 상인들이 뭐 하냐는 눈빛으로 바라보지만 무시했다.
미안. 실은 심심했어.
“……제가 여러분들께 호객 행위가 뭔지 보여 드리죠.”
나는 무엇이 적당할까, 잠시 고민했다.
‘역시 눈에 띄려면 그게 좋겠지?’
이것만 한 게 없지!
그렇게 확신하며 정령을 불러내었다.
우선 시험 삼아 스프라이트와 샐러맨더를 먼저 각각 불러내었다.
그야 지금 가장 눈에 띄는 게 이 두 마리니까.
-……어?
-뭐야?
불려 나온 정령 두 마리가 당최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린다.
하기야 지금까지 이런 일에 소환한 적은 없으니까.
“자, 너희들도 장사 좀 도와.”
-장사?
-그게 뭐야?
정말로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는 것 같았다.
뭐, 정령보고 장사 일 도우라는 명령은 거의 전대미문이지 않을까?
“손님들 모으라는 거야.”
내가 명령을 내리자 두 정령은 일단 내가 내린 이미지대로 실행을 옮긴다.
아주 약한 전격과 불꽃을 조합하여 가계 주변에 희미한 불꽃을 반짝이게 한다.
거기에 내가 샐러맨더에게 무언가를 내밀어 흡수시키자 만들어 내는 불꽃의 색이 실시간으로 변화한다.
준 것은 구리나 소금 등 여러 가지 원료를 다양한 배합으로 섞은 것들이다.
우연히 알게 된 것인데 샐러맨더의 불꽃에 특정 소재를 흡수시키면 아주 잠깐이지만 색이 변하는 특성이 있었다.
전투에는 조금도 도움은 안 되는 재주지만 그걸 응용하면 이렇게 가벼운 불꽃놀이 같은 느낌으로 즐길 수 있다.
펑! 펑! 펑!
가지각색의 번개와 불꽃이 튀듯 반짝이자 당연히 이목이 끌린다.
“저기 봐!”
“오오! 뭔가 반짝이잖아!”
행인들이 가게 앞 하늘에 터지는 형형색색의 불꽃을 보고는 신기한 듯 몰려들기 시작했다.
사람이란 일단 시선이라도 쏠리게 되면 그다음에는 그것을 핑계로라도 한 번이라도 오게 되는 존재.
하물며 정령술을 이용해 호객 행위를 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다른 곳에서도 볼 일이 거의 없을 테니 호기심을 끌기엔 이만한 것도 없지.
실은 경험담에서 우러나온 확신이다.
고등학생 때 방학 동안 횟집에서 잠시 알바 할 때 무렵의 일이었다.
당시 사장이 손님 좀 끌어모으라고 성화여서 고민하던 내게 같은 알바를 뛰던 선배가 이렇게 하면 된다고 자신만만하게 보여 줬지.
바로 가게 앞에서 신나게 폭죽을 터트리면서 이목을 끌어댔다.
효과는 끝내줬다.
……그리고 신고당해서 혼나고 사이좋게 잘렸지.
뭐, 아름다운 추억이야.
“이왕 이렇게 되었으니 너도 나와.”
추가로 운디네를 불러 물을 조작하여 여러 가지 형상을 만들어 보였다.
이렇게 요 녀석까지 꺼내니 사람들의 관심과 호기심이 보다 집중되었다.
“오오! 설마 그 생물들은 정령인가?”
“처음 보는군…… 정령들은 좀 더 무시무시하다고 생각했는데.”
“하하. 얼마나 귀여운 녀석들인지 모릅니다.”
싸움에도 도움 되지, 이렇게 돈벌이에도 도움 되지.
정말 유능한 것들이다.
“정말로 위험하지 않은가?”
“전혀 위험하지 않습니다. ……그렇지?”
내가 눈짓하자 두 마리 정령이 바닥을 뒹굴거나 혹은 얌전히 몸을 낮추는 시늉을 하며 무해함을 어필한다.
……정령도 참, 먹고살기 힘들지.
괜찮아, 그게 세상이란 것이니까.
그래도 친숙한 모습이 효과가 있는지 사람들은 내 생각보다 정령에 더욱 관심을 보였다.
그중에서는 조금 만져 보고 싶어 하는 낌새를 보이는 분도 있었기에.
“만져 보셔도 상관없습니다. 단, 너무 거칠게만 만지지 않으면 안전합니다.”
“저, 정말인가?”
“두말은 하지 않습니다.”
이 김에 무료 정령 만져 보기 이벤트를 즉석 개최해 버리지, 뭐.
근데 의외로 그게 반응이 좋았다.
내 지시에 따라 가시를 부드럽게 만든 스프라이트나 약간 따듯한 비늘이 묘한 촉감을 주는 샐러맨더를 호기심에 만져 보는 이도 있었고.
특히 아이들에게는 제법 반응이 좋았다.
“정령! 밥 먹어!”
가끔 어린아이가 뭔가 당근이나 무를 소금에 절인 듯한 것을 내민다.
“안 먹는 거야?”
고개를 갸웃거리자 스프라이트가 난처한 듯 마찬가지로 주저하다가 결국 받아먹는 시늉을 한다.
“와아~.”
그것이 마음에 들었는지 쓰다듬거나 계속 뭔가 가져와 먹이는 아이도 늘어난다.
뭐, 상관없겠지. 해는 없으니까.
이 녀석들만이 아니다.
운디네 역시 큰 도움이 된다.
한 차례 물 조형 쇼를 마친 운디네는 시키지 않았는데도.
흥미 없다는 듯 정령들의 모습을 무시하고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쫓아다니더니.
“뭐, 뭐냐?!”
-……안 살 거야?
“……가게에는 지금 딱히 용건은…….”
-안 살…… 거야?
라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따라다니며 묻는 짓까지 한다.
당연히 거절할 수 있을 리 없다.
운디네의 시선을 이기지 못한 행인이 가게로 향한다.
운디네의 모습이 어린아이 같은 형상에 가깝기에 통하는 것이겠지.
그리고 일단 내 명예를 위해 덧붙이자면 쟤한테 아직 저것을 가르친 적은 없다.
그것을 스스로 터득하다니, 운디네…… 무서운 정령 같으니!
‘그나저나 심심해서 저지른 거기도 한데 효과는 꽤 있네?’
그렇게 오는 사람이 몰려들면.
“자! 정령뿐 아니라 저희 상회에는 여러 가지 물건이 있습니다! 이왕 오신 김에 한번 보시고 가시죠!”
이렇게 겸사겸사 권하다 보면 상품을 구입하는 사람도 있기 마련이다.
덕분에 전보다 확실하게 물이 오른 듯한 기세로 상품이 팔리기 시작한다.
‘잘 팔린다! 잘 팔려!’
그래! 더 팔려라!
이 정도면 머지않아 싣고 온 상품도 무사히 비울 수 있을 것 같은 확신이 들었다.
‘그리고 모이는 건 손님뿐은 아닌가.’
별개의 시선을 눈치챘지만 나는 일부러 모르는 척 딴청을 피웠다.
그곳에 있는 녀석들은 바로 최근에야 전쟁이 끝나 간다는 소문을 듣고 다시 이곳에 발을 들인 타국의 상인들이다.
적잖게 불만스러워 보이는 시선이 느껴진다.
아아, 질투의 맛이 느껴지는 것 같구나.
‘그러고 보면 슬슬 저 녀석들하고도 한마디 나누긴 해야 하는데…….’
뭐, 그것도 확실하게 선을 그어 둘 셈이니 걱정은 없다.
그렇지 않아도 조금 있다가 그것을 위해 따로 시간을 낼 참이었으니까.
* * *
혹시나 해코지를 당할까, 공국에 관여하는 것을 꺼리던 상회들은 바로 언제 그랬냐는 듯 싹 얼굴에 철판을 깐 듯 돌아오기 시작한 참이었다.
하지만 치사해도 어쩔 수 없다.
그것이 세상인 셈이다.
그리고 내가 더 치사하게 나오면 되는 것도 진리.
가게에 대해서는 다른 이들에게 잠시 맡겨 놓고 나와 말로 씨가 향한 곳은 도시 내에 있는 어느 건물.
이후의 일정 때문에 잠시 빌린 곳이다.
그곳에는 이미 먼저 도착한 이들의 마차가 몇 대나 세워져 있는 게 아닌가.
“그들은 벌써 온 듯한 모양이군요.”
“그럴 것입니다. 그거 아십니까, 에일런 씨? 지금 타국의 상회 놈들이 얼마나 발을 동동 구르는지 말이죠.”
유쾌하다는 듯 폭소하며 말로 씨는 계속 흥이 난 듯 설명했다.
모처럼 공국에 다시 입항한 것은 좋으나 현재 그들이 설 곳은 영 마땅치 않은 게 현실이다.
그럴 수밖에.
전쟁 때문이라지만 그사이 거래가 뜸했던 것은 나름 치명적인 문제가 될 수밖에 없겠지.
공국 시민들 입장에선 불만일 테고.
“이미 지금 그놈들이 발을 들일 곳은 없기 마련이죠.”
크게 장담하는 말로 씨의 말대로 지금 공국의 시민들은 우리들의 상품을 먼저 구입하고 있는 상황.
그 상황에서 타국의 상회가 기어들어 와 봐야 당장 쉽게 자리를 되찾을 수 없다.
처음부터 균등하게 거래했으면 모를까.
이미 우리가 몇 달 전부터 이곳에 머무르는 시점에서 그들은 크게 늦은 셈.
“그러니 그 아쉬움을 저희에게 매달리면서 떼를 쓸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나는 씁쓸하게 웃으며 예의 약속을 잡은 건물을 올려다보았다.
결국, 우리들의 독주를 계속 입술만 깨물며 지켜보던 타국의 상회들이 느닷없이 제안한 것이었다.
보다 건전한 상업을 위해서 잠시 의논의 자리를 마련하는 게 어떻겠냐고.
“건전은 개뿔. 뻔합니다. 그저 에일런 씨를 질투하는 것이죠.”
“그거 참으로 민폐스러운 질투네요.”
“……그런데 의논했던 대로 에일런 씨께서 그들과 대화하실 것입니까?”
“예. 그럴 생각입니다. 뭐, 이 논의의 시발점이 된 것도 어떻게 보면 제 행동과 판단 때문이기도 하니까요. 직접 나서는 게 도리겠죠.”
사실 그 논의는 말로 씨에게 위임하고 놀아도 될 것이다.
그러나 내가 나서는 것은 우선 만일을 위한 것과 그리고 나름의 호기심이 있기 때문.
‘일단은 타국의 여러 상회의 상인들이 모이는 자리니까 혹시 뜻밖의 인물이 있을 수도 있고.’
그렇기에 내가 직접 대표로 참석하여 이야기를 해 둘 참이었다.
뭐, 나설 명분은 충분하다.
일단 현재 취급하는 상품들은 내 자금에서 투자한 것이기에 내 지분이 상당하지.
그러니 지금은 내가 책임자라고 우겨도 된다.
“자, 어서 들어가죠.”
그렇게 우리는 약속 장소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2층에 마련한 회의실로 들어갔다.
이미 우리들이 있을 자리를 빼고는 타국의 상회에서 보낸 책임자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음…… 온 모양이군.”
“생각보다 늦었구려.”
그들이 우리에게 시선을 보내며 슬쩍 한마디씩 나무라는 듯한 말을 보태자.
나도 답변으로 적당히 대꾸만 해 주었다.
“하하. 워낙 손님들이 끊이지 않아서 말이죠. 조금 성의껏 대응하다 보니 늦었습니다.”
“…….”
“…….”
그들은 불편한 듯 침묵했다.
그야 아니꼽긴 하겠지.
고의를 담아 노골적으로 자랑하는 셈이니까.
“어쩔 수 없지. 손님을 불편하게 할 수는 없으니 말이오.”
“암. 하지만 그렇다 해도 조금은 자중해 주시길, 필레로스 상회.”
“참으로 죄송하게 되었습니다. 하하하하. 여튼 바로 시작하도록 하죠.”
그들의 침묵을 즐기면서 나와 말로 씨 역시 자리에 착석했다.
지금 이곳에 모인 이들은 얼마 전 입항한 타국의 무역선의 책임자들이다.
그리고 이제 그들끼리 밥그릇을 두고 으르렁거릴 때가 왔다.
“엇흠! 먼저 단도직입적으로 말을 꺼내겠네.”
대놓고 들으라는 듯이 무게를 잡으며 말을 꺼내는 이는 알라넬 상회라는 곳에서 온 상인이다.
이름은 둘스.
아무래도 그가 총대를 메기로 약속한 모양이군.
다들 이의를 던지지 않는 것만 봐도 명백하지.
“말씀해 보시지요.”
“필레로스 상회. 자네들의 독점과 무모한 행동이 다소 지나치다고 생각하고 있소.”
“독점이라…… 무엇을 근거로 그리 말씀하시는 것이오?”
“조금 전 낮의 일만 해도 명백하지. 물건을 파는 것도 중요하다만 과한 행동으로 손님을 현혹하는 것은 좀 도리로써 어쩔까 싶네.”
“현혹이라…… 아하~.”
나는 무심코 실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