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suck honey with extras RAW novel - Chapter (15)
엑스트라로 꿀 빠는 법-15화(15/344)
제 15화
18화 용병이 되자 (4)
“훗! 역시 요 녀석들에겐 전격 같은 것들이 더 잘 먹히는군.”
달라붙지만 않으면 내 적수가 되지 않는다.
나는 바로 슬라임의 수습을 하고자 했다.
몬스터를 해치우면 반드시 회수해야 하는 게 있기 마련이다.
나는 죽은 슬라임의 시체를 검으로 살살 휘저었다.
“우엑…….”
검에 들러붙은 찐득거리는 오물을 보기만 해도 속이 뒤집힐 거 같지만 참자.
먹고살기 위함이다.
검끝에 딱딱한 물체가 걸렸다.
나는 그것을 조심스레 굴려 끄집어 빼냈다.
보랏빛의 광채를 띠는 딱딱한 광물.
마정석이다.
‘작지만 모아 가면 밥값은 되니까. 꼭 회수해야지.’
거기에 몬스터를 토벌했다는 증거도 된다.
남은 슬라임의 마정석은 물길에 휩쓸려 나가서 간신히 세 개 정도밖에 건지지 못했지만 어쩔 수 없지.
총 네 개의 마정석을 챙기고 난 뒤 나는 재차 외곽 루트를 다시 나아가기 시작했다.
‘그나저나 접수원의 정보에 의하면 분명 슬라임 외에도 다른 몬스터도 있는 모양이던데…….’
성과를 증명하려면 슬라임만으로는 부족하다.
하다못해 고블린 정도는 해치우고 싶은데.
그렇게 아쉬운 기분으로 나아가던 중.
나는 옆 루트로 빠지는 통로 부근에서 뭔가 부산스러운 소리가 들리는 것을 눈치챘다.
“……정지.”
위습의 빛을 최소한만 남기고 꺼트렸다.
뭔가가 있다.
다행히 그 소리가 가까워지는 일은 없다.
나를 눈치채지 못한 것 같다.
‘보나마나 몬스터지…….’
잘 들어 보니 몇 종류의 울음소리가 뒤섞여 있다.
다소 난폭한 소리도 들리는 게 혹시 세력 싸움이라도 하나?
그렇다면 더할 나위 없는 기회군.
어부지리의 기회지.
“……샌드맨, 네가 나설 차례다. 전부 재워.”
수면의 정령 샌드맨을 소환하여 보내 저 앞에서 소리를 내는 것들을 재우게 시키자.
만약 잠들지 않는다면 그럭저럭 강한 몬스터라는 것이니 물러날 심산이다.
다행히 금세 고요해졌다.
-……다들 잘 자.
“그래 그거 참 잘됐네.”
나는 크크크크, 사악하게 웃으며 기쁜 마음으로 보고를 받았다.
잠들었다면 두려울 게 없다!
아니나 다를까 조심스레 확인하러 가 보니 다수의 몬스터들이 바닥에 엎어져 있는 게 아닌가.
일단은 가장 어두운 계통의 빛으로 전환한 다음 몬스터들의 정체를 확인했다.
“……고블린과 랫맨?”
확실히 하수도에 살 법한 녀석들이다.
특히 랫맨 이 쥐대가리는 하수도의 마스코트라고 할 수 있다.
보아하니 고블린과 랫맨 두 종류 몬스터가 세력 싸움을 벌이고 있던 모양이다.
자세히 보니 몬스터들 모두 자잘한 상처를 입고 있다.
‘신속히 처리하자.’
고블린이 다섯 마리에 랫맨이 네 마리 정도.
이 숫자는 잠들지 않았다면 나 혼자서 감당하기 어려운 숫자다.
‘신속하게 끝장내자.’
하나하나 여유롭게 찔러 죽일 수는 없지.
나는 운디네의 힘을 빌려 허공에 물화살을 만들어 냈다.
‘가라.’
물화살이 소리 없이 날아들어 몬스터의 목덜미에 꽂혔다.
그리고 전격을 물화살을 통해 흘려 넣는다.
짐승을 통해 몇 번이고 연습한 요령이다.
이렇게 하면 순식간에 숨통을 끊고도 남는다.
몬스터들이 그대로 거칠게 움찔거리다 늘어졌다.
고블린이나 랫맨이나 둘 다 전격에 대한 저항력은 없다.
‘이제 마정석만 회수하고 뜨자.’
이런 종류의 몬스터는 마정석이 심장 부근에 있기에 찾기는 어렵지 않다.
신속하게 몬스터들의 가슴께를 단검으로 갈라 마정석을 끄집어냈다.
그렇게 마지막 몬스터의 마정석을 추출하려는 때.
-끼기깃!
쥐 특유의 희미한 기분 나쁜 울음소리.
“그럼 그렇지!”
나는 마지막 몬스터에게서 마정석을 꺼내 움켜쥐는 것과 동시에 바로 고개를 숙였다.
고개를 숙인 순간 내 머리 위에 날카로운 발톱이 스쳐 지나갔다.
그대로 나는 바닥을 낮게 굴러 녀석에게서 거리를 벌렸다.
“……역시 더 있었나.”
팔팔하게 움직이는 랫맨이 나를 노려보며 접근해 오고 있다.
랫맨의 덩치는 다른 놈보다 머리 하나 정도가 더 크다.
저놈이 잠들지 않았던 걸 보면 수면의 파장의 효과 범위 밖에 있던 모양이군.
냄새라도 맡고 온 건가.
-찌짓!
랫맨이 내 쪽을 향해 달려든다.
놈의 주 무기는 발톱과 이빨.
단순하지만 이빨은 물리면 살덩이째로 찢겨 나가는데다가 저 이빨과 발톱은 병균투성이라는 점이 무섭다.
최하급 재생력 덕에 어느 정도 저항력은 있지만 스치지조차 않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대응법은 이미 충분히 생각해 뒀다.
“그래 봐야 쥐새끼!”
나는 위습을 앞에 세우고 힘을 불어넣는다.
“위습! 불빛 최대!”
눈을 감고 팔로 눈앞을 가리면서 명령을 내렸다.
파아아아앗!
위습이 활기차게 발광했다.
이 녀석의 최대의 밝기는 직시하면 눈앞이 침침해질 정도의 위력이 있다.
이곳처럼 어두운 곳에 적응한 몬스터에겐 이 정도 빛 역시 평생 한 번이나 볼까 말까 한 것.
당연히 효과는 더욱 강력하지.
-끼이이이이이이이익!
그래! 괴로워하겠지!
“그래! 빛은 괴롭겠지!”
반면 나는 얼마든지 이 빛 속에서도 사물을 구분할 수 있다.
방향을 잃은 랫맨의 발톱이 엉뚱한 허공을 휘젓는다.
나는 틈을 놓치지 않고 전격을 퍼붓게 했다.
파지지지직!
푸른 전격이 랫맨을 강타했다.
하지만 비명을 지르며 나뒹굴 뿐 숨은 끊어지지 않았다.
생명력 하난 알아줄 만하군.
“그래서 뭐?”
그럼 죽을 때까지 치면 될 뿐.
나는 검을 들어 올려 그대로 내리쳤다.
자고로 쥐는 때려잡아야 하는 법.
퍼억!
뭔가 때려 부수는 손맛이 느껴지며 랫맨이 다시 바닥에 쓰러졌다.
그대로 일어나지 못하게 머리를 힘껏 짓밟고 목에 검을 찔러 넣었다.
검이 가죽과 살덩이를 찢고 파고든다.
그대로 놈은 비명도 더는 못 지르고 숨이 끊어졌다.
“……더는 없겠지?”
당장 더 몰려올 낌새는 없다.
나는 쓰러트린 랫맨의 마정석도 추가로 척출하여 회수하고 자리를 뜨기로 했다.
첫날 하수도 순회의 성과치고는 충분했다.
뺄 땐 뺄 줄 알아야 하는 법.
왔던 길을 떠올리며 신중하고 신속하게 되돌아갔다.
‘아직 쫓아오진 않지?’
나는 오는 기척이 없음을 확신하고는 가까스로 어깨에 힘을 뺐다.
그리고 내 꼴을 이제야 확인하고는 한숨을 쉬었다.
검은 피와 지방으로 찐득하고, 옷도 바닥을 굴러서 여러 가지가 묻어서 지저분하군.
내 몰골이 어떨지는 절로 상상이 되었다.
다행인 건 이미 코가 마비돼서 냄새는 모른다는 것.
‘확실히 이 의뢰. 돈은 소소하게 되지만 하위 용병 외에는 기피할 만해.’
앞으로 두 번만 더 고생하자.
그럼 낙이 올 거야.
긴장이 풀려 뻐근해진 목을 풀려고 할 때 나는 머리 위의 이름표가 반짝이는 것을 보았다.
“……어? 언제?”
분명 하수도에 들어오기 전에는 없었지?
그렇다는 건 하수도에 들어오고 나서 변화를 알릴 만한 일이 생겼다는 것이다.
‘확인해 보고 싶어!’
대체 뭘까!
하지만 이곳에서 확인하긴 위험하다.
안전한 곳에서 확인하는 편이 좋다.
두근거리는 기분을 애써 억누른 나는 복귀를 우선하기로 했다.
* * *
왔던 길을 고스란히 따라 올라가 계단을 올라가자 나를 들여보내 준 병사와 재회할 수 있었다.
“오! 돌아왔군, 소년. ……그 꼴을 보니 꽤 고생했나 보군.”
나를 알아보고 환영해 주려던 그의 표정이 굳는다.
슬쩍 뒤로 물러나기까지 한다.
오지 말라는 거냐.
그래, 나도 알아. 냄새나죠? 많이 나죠? 칫!
확 끌어안아 줄까 보다.
나는 근처에 마련된 우물가에서 옷을 벗고는 한차례 씻어 냈다.
몇 번을 씻어 내도 악취가 나겠지만 요령이 있다.
운디네가 만든 정령수를 쓰면 된다.
정령수에는 약간이지만 정화 작용도 있으니까.
‘거기에 탈취 작용도 있어!’
이건 마을에서 수련할 때 이것저것 시험해 보다가 우연히 알아낸 거다.
원리는 나도 잘 모르겠지만 정령수로 씻으면 보다 깨끗하게 씻겨 나간다.
검과 옷 등을 정령수로 씻어 내고 내 몸에도 뒤집어쓴다.
그 뒤에 몇 번 정도 평범한 물로 씻어 내면 그럭저럭 사람 꼴로 돌아갈 수 있다.
옷의 물기를 짜내며 나는 슬슬 미뤄 뒀던 성과를 확인해 보고자 했다.
“……그래서, 나한테 그렇게 알리고 싶었던 게 뭐일려나?”
이름표를 손으로 조작하며 숨겨진 항목을 펼치자 촤르르륵, 지난번처럼 문장이 펼쳐졌다.
<당신의 행동이 미약한 영향력을 발생시킵니다.>
<영향력이 포인트로 환산됩니다.>
<획득 영향력 포인트 : 2pt>
<잔여 영향력 포인트 : 6pt>
“……어? 포인트를 얻어?”
깜짝 놀랐다.
지난번 루들을 해치우고 얻었던 영향력 포인트.
그것을 얻었다는 알림이었다.
이유를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내가 한 행동은…… 몬스터를 죽였지?”
그것 외엔 짐작이 가지 않는다.
경험치 같은 것일까?
하지만 조금 이해가 가지 않는 구석도 있다.
‘몬스터를 해치운 수는 꽤 돼. 그러나 얻은 포인트의 수와 비교하면 맞지 않아.’
그렇다는 건 내가 해치운 몬스터 중 일부 몬스터만이 그 조건에 부합되었다는 뜻.
뭘까?
‘……루들을 죽이고 포인트를 얻은 건 그가 단역이기 때문.’
그렇다면 몬스터는? 몬스터도 단역인가?
그러나 몬스터의 배역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그 몬스터가 원작에 출현을 한다면?’
주인공이 해치운 몬스터의 수는 헤아릴 수 없다.
하물며 고블린과 랫맨 따위는 발에 챌 정도로 해치워 댔지.
‘만약 내가 해치운 몬스터가 장래에 주인공이 해치울 놈이었다면?’
특히 그 덩치가 큰 랫맨.
놈이 더 성장하여 서식지를 옮길 가능성도 있다.
그 뒤에 어떤 경위든 원작에 섞여 출현했다면?
그걸 해치웠으니 영향력을 준 것이리라.
‘꼭 무조건 단역만을 찾아다닐 필요는 없다는 뜻이네.’
행동이 결과에 따라 영향력을 낳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추론이지만 그 가능성이 높다.
‘얼마든지 포인트를 얻을 수 있어!’
몬스터 사냥뿐이 아니다.
분명 내 예상이 맞다면 다른 행동으로도 결과적으로 영향력을 얻게 될 수도 있다.
그 사실을 알게 되니 오늘의 고생이 헛되지 않았다는 기분이 들었다.
‘좋아. 우선 용병패만 후딱 얻고! 빨리 계획을 실행하자!’
할 의욕이 절로 생겼다.
돈 말고도 다른 것들도 충분히 얻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되니 좀이 쑤셨다.
본래는 며칠 쉬고 쉬엄쉬엄 의뢰를 수행할 생각이었으나 그럴 필요가 있나.
‘우선은 겸사겸사 몬스터도 더 잡아 가면서 포인트를 얻어 보자!’
적지만 포인트를 얻을 수도 있다 생각하니 그 냄새나는 곳에 다시 들어가고 싶어지는군.
나는 음흉하게 웃으며 검에 묻은 물기를 마저 닦아 냈다.
* * *
그 후 두 번에 더 걸쳐 하수도를 오가면서 하수도 의뢰를 진행했다.
어디까지나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알차고 집요하게 몬스터를 잡아가며 성과를 확인했다.
그 결과.
<획득 영향력 포인트 : 4pt>
<잔여 영향력 포인트 : 10pt>
적지만 틀림없이 일부 몬스터에게서 영향력을 얻었다.
내 짐작은 맞았던 것이다.
모든 몬스터가 영향력을 주지 않는다.
하지만 간혹 일부 몬스터는 영향력을 발생시킨다.
꼭 강한 개체만 그런 것도 아니다.
약한 슬라임도 발생시킬 때가 있었다.
‘다만 이 작업은 효율적이지 않아.’
나는 포대째로 쌓아 놓은 마정석들을 힐끗 보면서 한숨을 쉬었다.
내가 포인트에 눈이 멀긴 멀었나 보다.
그날 이후 한계까지 몬스터를 잡아 댔으니까.
몬스터를 잡고 그 시체를 이용해 다른 몬스터를 낚아 가면서 계속해서 잡아 댄 것이다.
‘게임할 때도 이런 노가다는 귀찮아서 안 했는데…….’
원하는 아이템이 나올 때까지 계속 사냥을 해 대는 게 이런 기분인 걸까.
하지만 계속 이런 짓을 하면 내 몸이 먼저 상한다.
‘다른 방법을 노려야 해.’
어쨌든 원하던 건 약간이지만 얻었고, 추측도 확신을 굳힐 수 있었고.
그리고 용병패도 무사히 얻을 거 같으니 잘된 셈 치자.
그대로 성과를 보고하기 위해 길드로 향했다.
마정석을 잔뜩 처넣은 포대를 질질 끌면서.
아니나 다를까 들어가자마자 나를 알아본 접수원이 눈을 비비는 게 아닌가.
“에일런 님? 그것은?”
“그 하수도 구제 의뢰 성과입니다.”
어떠냐! 칭찬해 줘!
그러나 접수원의 입가가 살짝 경련하듯 떨렸다.
“……저어, 죄송하지만 혹시 제가 설명을 잘못 드린 걸까요?”
본래라면 적당히 한 바퀴 돌면서 보이는 몬스터만을 잡으면 된다.
그러니 평균 얻게 되는 마정석은 20개 전후가 보통.
이렇게 잔뜩 짊어지고 올 이유는 없다.
자신이 이야기를 잘못 전달한 게 아닌가 식겁한 듯싶다.
나는 바로 그 오해를 풀고자 했다.
“아뇨. 그저 운 좋게 몬스터를 좀 많이 만났거든요.”
그게 운이 좋은 건가?
접수원이 의아해한다.
“……잘은 모르겠지만 어쨌든 확인하겠습니다.”
마정석은 길드에 처분을 맡기고자 했다.
길드에선 마정석의 환전도 해 준다.
이런 자잘한 것들은 여기서 처리하는 게 편하다.
무엇보다 저 자루를 가지고 돌아가는 게 더 끔찍하고.
부정은 없는지를 재차 확인하고 난 뒤.
“축하드립니다, 에일런 님.”
그녀는 환하게 웃으며 통보했다.
“성과를 확인. 에일런 님을 정식 용병으로서 가입을 승인하게 되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