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suck honey with extras RAW novel - Chapter (161)
엑스트라로 꿀 빠는 법-161화(161/344)
제 161화
179화 숨겨진 요소는 엉뚱한 길에 있는 법 (6)
“짐에게 도전할 생각인가? 좋다. 일방적으로 뭉개는 것보다 그쪽이 지루하진 않겠지.”
거기에 어차피 저 아저씨는 싸울 의욕이 가득하신 모양이다.
“아이고~ 나이 먹으면 주책만 는다더니 그 덩치 가지시고 저같이 조그만 사람이나 때리자는 겁니까?”
“비굴한 소리를 하면서도 기개는 있는 모양이군. ……뭐, 좋다. 벌벌 떠는 것보단 낫겠지.”
나름대로 도발도 했다고 생각했는데 어쩐지 분노하기보다는 흥미롭다는 눈을 하고 있다.
“짐과 마주하다니 운이 없다고 생각해라, 나약한 시대의 후손이여.”
더는 유예를 줄 마음은 없는지 내가 대답을 꺼내기도 전에 먼저 힘을 끌어 올리면서 공격하기 시작했다.
그의 거구가 믿기지 않는 속도로 돌진해 오더니 나를 향해 그 묵직한 주먹을 내지른다.
슈욱!
대기를 가르는 소리가 들려올 때쯤에는 이미 그의 거대한 주먹이 바로 코앞까지 다가와 있다.
“뭐…… 운은 이전부터 꼬일 대로 꼬여 있다고 생각했거든!”
피할 생각은 없다.
‘적어도 저놈이 내려가서 지금 시기에 셀베스터와 조우하게 둘 수는 없으니까.’
저자의 주의는 내가 끌어야 한다.
그리고 23권에 일어날 재앙을 막으려면 저 꼰대에게 한 차례 엿을 먹여야 한다는 것도 확신했으니까.
어쨌든 그게 내가 할 일일 테니까 그것만은 확실히 해낼 생각이다.
* * *
마족과의 결판을 낸 셀베스터는 진절머리가 난다는 듯 중얼거리고는 검을 집어넣지 않고 그대로 쥔 채로 등을 돌렸다.
“……꽤 끈질겼어.”
조금 전까지 그와 격전을 벌이던 마족의 모습은 이미 보이지 않는다.
대신 그 마족이었던 잿더미만이 휘날릴 뿐.
‘……이번에야말로 소멸한 것이 확실하겠지.’
마족의 완전한 퇴치를 확인한 후에야 그는 자기 주변에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그건 그렇고,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싸울 때는 생각지 못했던 문제.
아니지, 정확하게는 외면하고 있던 문제라고 해야 할 것이다.
지금 이 분단된 상황 자체가 의도인지, 사고인지조차 판단 내릴 근거가 부족한 판국이었다.
마족과 싸울 때야 싸움에 신경 쓴다는 핑계를 대어 잠시 미뤄 놨던 문제지만, 이젠 더는 미룰 수도 없는 고민이다.
‘알닉스와 에일런이 무사한지도…… 모르니…….’
하지만 실제로 가장 걱정이 되는 것은 알닉스 한 명뿐.
그 에일런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는 심정이다.
매정한 말을 하려는 건 아니다.
냉정하게 순수한 실력으로만 살펴보면 가장 걱정이 안 되는 게 그 에일런이다.
그에게는 명백하게 여유가 있었다.
적어도 셀베스터에겐 그렇게 보였다.
갖가지 능력에 강력한 정령술, 심지어 자신조차도 식겁할 국면에서도 에일런은 동요를 보이지 않는 것 같았다.
그런 그를 걱정할 필요는 없겠지.
“……우선 되는대로 나아가 보면 되나?”
달리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닌 것 같았다.
가만히 있을 이유도 없고, 조난 같은 상황과는 다소 경우가 다르기도 하니까.
셀베스터가 적당히 긴장감을 품고 나가려던 때였다.
“으아아아아악!”
익숙한 비명 소리가 들리면서 좌측 벽 너머의 공간이 살짝 일그러졌다.
그리고 공간 건너에 설핏 인영이 엿보였다.
셀베스터는 검을 앞세우고는 경계를 취했다.
누군가가 온다!
목소리는 기시감이 느껴지나, 그런 방식으로 현혹시키는 수법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다.
확인하기 전까지는 속단하지 마라.
조금이라도 수상쩍다 싶으면 베어 넘길 작정으로 경계하고 있자니 드디어 저쪽에서 먼저 들어왔다.
처음에는 날카로운 감각을 곤두세우던 셀베스터였지만 곧 그 기운을 가라앉혔다.
튀어나온 자는 그의 동료인 알닉스였다.
“어이쿠! 이건 또 어디로 이어져 있는 거야! 진짜 어이없는 곳이잖아!”
다만 알닉스는 아직 셀베스터를 알아보지 못한 건지 누군가 있다는 것만 감지하고 다짜고짜 주먹을 휘두른다.
“어떤 자식이냐!”
아마 공간을 건너가는 특유의 감각이 두려워서 눈을 감은 건가.
가지가지 하는군.
셀베스터는 어이없다는 듯 한숨을 쉬며 그 주먹을 검의 면만으로 요령 좋게 비껴 치면서 흘려보냈다.
“알닉스, 눈 떠. 눈 감고 주먹 휘두르지 말라고 얼마나 충고했었어? 지금까지 적어도 50번은 말한 것 같은데.”
그러고는 검의 면으로 그 얼간이의 이마를 따앙! 때려 줬다.
“어엉? 뭐야? 셀베스터 너였어?”
알닉스가 눈을 깜박이며 그제야 알아본다.
몇 마디 불평해 주고 싶은 기분이야 굴뚝같지만 일단 참았다.
사소한 불만보다는 동료가 무사한 게 나으니까.
“알닉스, 너도 마족과 조우했어?”
“엉? 마족? 무슨 소리야? 뭐…… 나는 마족이니 뭐니는 잘 모르겠다만…….”
그는 팔짱을 낀 채 조금 전의 기억을 되짚듯 끙끙거리면서 설명했다.
따로 떨어진 그를 포위한 것은 다수의 몬스터였던 모양이다.
그리고 조금 전까지만 해도 덤벼드는 몬스터들과 격전을 벌였던 모양이고.
“포위당했을 땐 조금이지만 눈앞이 깜깜해지더군.”
그라도 체력의 한계는 있다.
이대로는 위험하기에 간신히 피했고, 다른 장소와 연결된 곳까지 도달해 그대로 건너뛰어서 셀베스터가 있는 곳에 도착한 것이다.
“……그거 큰일이었겠어.”
“그래서 그 에일런인가 하는 상인 씨는? 셀베스터 너랑 같이 있는 거 아니었냐?”
그제야 그는 에일런이 없다는 것을 눈치챈 듯싶었다.
“이런. 합류하지 못한 거군.”
“아마 어딘가에 있겠지. 나나 너처럼 말이야.”
“……그거 큰일 아냐?”
“서로 상황은 마찬가지야. 누가 더 위험하고, 덜하고는 없겠지.”
셀베스터는 냉정히 말했다.
짐작이지만 아마 이 상황에서 가장 유리한 건 그 에일런이 아닐까 싶었기 때문이다.
공간 관련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니 이런 상황도 금방 간파하겠지.
하물며 전투력도 뒤떨어지지 않는다.
적어도 자신들이 헤매면 헤맸지 그 에일런이 헤맬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우선은 이동하자.”
“그래도 되는 거냐? 영문도 모르는 곳인데 움직이는 건 썩 좋은 생각은 아닌 것 같은데?”
“그렇다 해도 가만히 있는 것도 좋지 않을 테고. 딱히 누가 도와주러 오는 것도 아니잖아?”
셀베스터는 적당히 설득하듯 말하면서 발로 주변에 굴러다니던 파편 하나를 걷어차 알닉스가 튀어나온 쪽이 아닌 반대쪽 벽으로 날렸다.
날아가던 돌이 사라졌다.
역시 벽마다 각각 다른 곳으로 이어지나 보군.
귀찮은 곳이다.
아마 일부러 헤매도록 만든 것이겠지.
“어디로 갈 거냐?”
“방금 전 알닉스 네가 나온 곳으로 돌아가면 몬스터들과 조우할 테니 성가실 것 같아. 다른 곳으로 가자.”
“길 찾을 자신은 있고?”
“글쎄 어떨까? 완벽하게 헤맬 자신은 있는데?”
장난스레 웃으며 셀베스터는 시험 삼아 찔러 보듯 자신의 검을 그 벽 너머에 찌르듯 푹 담갔다.
그리고 검의 끝 너머로 오러를 미세하게 넓게 펼치듯 방출했다.
오러를 응용한 탐지 방법이다.
넓게 퍼트린 오러가 부딪히면 적어도 무엇이 있는지 크기나 위험성 정도는 파악이 된다.
감지되는 것은 몬스터 10여 마리 정도가 움직이는 기척.
그 정도면 걱정은 없다.
“적어도 이 너머에 있는 것들을 전부 파헤치면서 계속 나아가다 보면 언젠가는 목적지에 도착하겠지.”
“음…… 무작정 앞으로 나아간다. 실로 사내다운 방법이긴 하겠어.”
“무식한 방법이겠지.”
셀베스터는 자조적으로 웃으며 먼저 들어갔다.
7할 정도는 농담이다.
그 역시 시행착오만 반복하면 공간 연결 패턴 정도는 간파할 자신이 있다.
다소는 헤매겠지만 그것도 영원하진 않으리.
셀베스터는 나아갈 방향성을 정하고는 그대로 다음 공간을 향해 뛰어들었다.
한편 위층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전혀 상상도 하지 못한 채로.
* * *
펠렌트로넬의 주먹에서 뻗어 나온 압력과 내가 그것을 튕겨 내기 위해 발생시킨 중력장이 부딪히며 일대를 뒤흔든다.
아예 중력장만으로 짓눌러 버릴 작정이었는데 너무나도 간단히 상쇄된다.
‘역시 총합적인 힘에서는 내가 밀리겠어.’
나도 출력 하나만큼은 자부심마저 가질 정도라고 생각했는데.
놈은 그것을 순수한 신체 능력만으로 충분히 눌러 버릴 기세다.
‘그럼 직접적인 공격을 피해서 내 쪽에서 일방적으로 퍼부을 수밖에.’
바로 놈의 등 뒤, 대각선 70도 부근의 위치쯤으로 전이로 이동한 후 공격을 퍼부었다.
“샐러맨더, 스프라이트, 가라. 인간처럼 보여도 봐주지 마. 있는 대로 퍼부어.”
두 정령의 화염과 번개가 폭격이라도 가하듯 마구잡이로 퍼부어진다.
번쩍이는 섬광과 불길이 놈의 거구를 뒤엎는다.
그러나 펠렌트로넬은 조금의 열기도 느끼지 못하는 듯 가뿐히 그저 두꺼운 팔을 휘젓는 것만으로 대량의 열량을 흩뿌려 버렸다.
거의 통하지 않는다.
“정령술인가 가소롭구나! 그게 끝이냐!”
고온의 화염과 전격에 노출되고도 놈은 땀조차도 흘리지 않는다.
어떻게 돼먹은 육체람.
“겨우 이까짓 열기로 짐의 육체를 그을릴 수나 있을 거라 여겼나?”
“……확실히 그 정도 몸이면 우리 같은 요즘 애들보고 나약하다고 하는 것도 조금 일리는 있겠어.”
황당해 하는 사이 놈은 내 쪽을 향해 손을 내뻗는다.
별로 좋지 않은 느낌이 들어 손이 향하자마자 바로 전이로 이동하였다.
그러자 그의 손에서 뻗은 보이지 않는 압력이 그 앞을 휩쓸어 버린다.
콰앙!
묵직한 굉음이 주변을 흔들었다.
손으로부터 순수하게 마나를 방출하여 타격을 주는 것이다.
보유한 마나의 양이 강대하지 못하면 쓰지도 못할 방법이다.
하나 더 덧붙이자면 저건 내 마나 보유량으로도 시도할 수 없는 타격법이고.
역시 보스급은 보스급.
‘저 괴물을 상대로 정직하게 싸우는 건 조금 무모한가…….’
실수하면 큰일이겠어.
‘일단은 계속 건드려 볼 수밖에…….’
이미 다음 공격 수단은 펼쳤다.
놈의 좌우에서 바위 벽이 생성되어 솟아올랐다.
그리고 곧장 날카로운 가시를 만들어 그대로 벽째로 좌우에서 짓눌렀다.
콰지지지직!
그러나 역시 놈에게 닿자마자 허무하게 부서져 흩어진다.
‘젠장. 더럽게 단단한 육체야…….’
부서지는 바위가 그대로 노움의 지시에 따라 모래처럼 바스러졌다.
일부러 흩어지게 한 것이다.
그의 주변에 모래 폭풍이 불면서 끈질기게 에워싸기 시작한다.
‘우선 시야를 가리고.’
그리고…….
“거기에 이건 어떠냐!”
추가로 화염을 퍼부어 그대로 놈의 주변을 폭심지로 삼고 최대화력으로 폭발을 일으켰다.
콰아아아앙! 폭음과 함께 굵직한 불기둥이 치솟으며 그 열기가 여기까지 어렴풋하게 전해진다.
“하기야 그래도 멀쩡하겠지만.”
멋없게 ‘해치웠나’ 같은 부활 주문을 욀 필요도 없다.
내가 이를 악물며 노려보자 불기둥이 걷히며 그대로 놈이 당당하게 걸어 나왔다.
역시나 상처 하나 없군.
“잔재주는 끝이더냐?”
“……뭐, 보여 줄 만한 거라면 꽤 남아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게 댁한테 씨알만큼이라도 먹힐 거란 생각은 안 드네요.”
저자의 특이성 중 하나는 상식 이상으로 단단한 육체.
단순히 기사들이 오러로 몸을 보호하는 것과는 엄연히 그 궤가 다르다.
‘……분명 불침의 육체던가.’
저것도 하나의 능력.
불길이 놈의 피부에 닿는 순간 그 피부에 수없이 복잡한 문양이 떠오르며 모든 공격을 튕겨 낸다.
혈계 능력 – 불침의 육체.
방어 계통의 특성 중에서는 최상권의 성능을 가진 힘이다.
그 특징은 정말로 단순하다.
몸이 단단하다. 방어력이 극대화된다.
피부는 모든 공격을 튕겨 내고, 근육은 더욱 단단해지고, 체격은 커지고, 뼈는 결코 부러지지 않는다.
단순하지만, 그 단순한 특성을 극한으로 끌어올리는 힘.
그야말로 모든 악의를 무시하는 능력.
‘위협적인 능력이야.’
설정상 저 꼰대의 소년 시절은 불과 키가 150센티미터밖에 안 되는 왜소한 체격의 소유자였다고 한다.
그런 그가 어떤 계기로 능력을 얻고 저렇게 변모해 버린 것이다.
덕분에 불 속에서도 뜨거움조차 느낄 일이 없고, 설사 빙하 한가운데 처박아도 추위에 떨지도 않겠지.
완전 무적이라고까진 할 수 없어도 방어력 하나만큼은 손에 꼽을 정도의 힘이리라.
‘나는 저런 떡대가 되기 싫고, 대가가 귀찮아서 알면서도 얻지 않은 거지만.’
기왕이면 샤프한 미소년으로 살고 싶고, 무엇보다 저 육체에는 꽤나 귀찮은 페널티가 있는데.
효율이 좋고 무적이나 다름없는 방어력을 얻는 대신에 늘 고통에 시달린다.
강화되는 세포가 1년 내내 비명을 지른다는 느낌.
‘보통은 저걸 얻으면 3일도 못 가서 미쳐 버린다고 하던데.’
저 사내는 안색 하나 변하지 않는다.
틀림없이 능력의 단점이 작용하고 있을 텐데.
터무니없는 정신력이다.
그렇기에 저 빌어먹을 방어력을 두고 주인공 셀베스터조차도 처음 조우했을 때는 고전해야 했다.
오죽하면 당시 가졌던 수단만으로는 승부를 낼 수 없어서 한 차례 물러나야 했을 정도니까.
‘문제는 나도 지금 당장은 저걸 공략하기가 난감한데.’
나중이라면 모를까, 지금 공략 수단이 내 수중에 있을 리가 없다.
‘그럼 재주껏 버텨 봐야지.’
그래도 한번 시험해 볼까…….
플루라이트를 소환하여 그림자를 끌어들여 무수한 칼날을 퍼붓는다.
파파파파파파!
흡사 검은 돌풍이 몰아치는 기세로 그림자의 칼날이 쏟아지나.
역시나 피 한 방울은 고사하고 찔린 흔적 하나 내지 못했다.
“와. 겁나게 단단하네.”
“흥, 진정한 왕의 육체에는 범부의 하찮은 악의 따위론 흠집 하나 낼 수 없는 법.”
“……개소릴, 언제부터 왕권이 육체빨로 정해졌습니까?”
아무래도 저 아저씨는 왕권을 무슨 보디빌더 대회로 착각하는 게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