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suck honey with extras RAW novel - Chapter (168)
엑스트라로 꿀 빠는 법-168화(168/344)
제 168화
187화 ‘해치웠지?’라고 말하면 꼭 나온다 (6)
괴기한 돌풍이 두 사람을 덮치려 하지만 그쯤은 예상했다는 듯 셀베스터는 가볍게 코웃음 치며 대응에 들어갔다.
“알닉스, 내 뒤로!”
“오냐!”
바로 알닉스가 셀베스터의 뒤로 숨듯 뛰어 들어가고 셀베스터가 검에 한껏 오러를 전개하며 크게 위로 휘둘렀다.
“그 돌풍째로 돌려주지.”
펼쳐진 검기가 그대로 돌풍을 갈라 버렸다.
‘……와, 설마 싶었는데 검으로 바람을 자르는 거냐.’
거기에 무슨 조화를 부린 것인지 벤 돌풍이 검기에 빨려 나가듯 끌려가더니 반대로 드래곤을 덮친 것이었다.
전부터 생각했는데 이곳의 검술이라는 건 대놓고 물리 법칙을 엿 먹이고 있다.
[크으으읏?!]역으로 검기에 휘감긴 돌풍에 부딪힌 드래곤의 거구가 한차례 휘청거렸다.
제법 충격이 큰 모양이다.
거기에 그 틈을 노리고 셀베스터의 뒤로 숨은 알닉스가 어느샌가 놈의 턱밑까지 접근해 왔다.
“이것도 처먹어라, 망할 도마뱀 자식아!”
알닉스가 거칠게 고함을 지르며 창을 난폭하게 휘둘러 내찔렀다.
얼핏 보면 막무가내처럼 힘으로 밀어붙이는 창법이나, 분명 원작의 묘사대로라면 가문의 창술을 그 나름의 방식으로 개정하고 셀베스터가 조언을 하여 다듬은 것이라지.
특징은 난폭하면서고 강고한 위력.
그리고 무엇보다 빠르다.
쿠웅!
한순간 그 드래곤의 복부에 불꽃이 피어오른 줄 알았다.
날카로운 창끝에 실린 오러가 드래곤의 단단한 비늘을 깎아 내는 충격으로 확산되는 것이다.
[커허억?!]이번에는 꽤 놀란 듯 비명을 삼켰다.
무려 그 거체가 떠오른 것이다.
스스로 비행한 것도 아닌 오로지 충격으로 몸이 떠오른 것이다.
[감히! 내 비늘의 상처를!]놈은 분노하듯 그대로 알닉스를 발로 붙잡아 깔아뭉개려 하는 모양이지만 바로 그 턱이 뒤로 젖혀졌다.
뒤이어 뛰어든 셀베스터가 검으로 올려친 것이다.
저 거체가 움틀! 경련했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두 사람이 쉴 새 없이 연격을 퍼붓는다.
난폭하고 즉흥적이면서도 서로의 움직임을 방해하지 않으며 쉴새 없이 공격해 나가고 있다.
역시 제법 같이 활동한 동료라는 걸까.
‘……저거 의외로 저 두 사람만으로 잡는 거 아냐?’
무심코 그런 감상을 꺼낼 뻔했지만 자중했다.
맡겼으니 나도 착실하게 일해서 성과를 보여 줘야지.
박수 치고 구경만 해서는 내 입지도 위험하잖아.
적어도 한 번은 숟가락은 얹어야 향후 내 체면도 살지 않겠나.
거기에 나는 마무리 담당이다.
가장 효율적으로 마무리를 지을 수 있도록 장식해 주는 역할이지.
전투에 마냥 시선을 빼앗길 수 없다.
무엇보다 집중에 방해가 된다.
나는 눈을 감고는 일부러 마법으로 소리도 차단했다.
오로지 집중을 위해서.
“……공간을 이어야 해.”
목적은 공간 연결의 사용.
이곳의 좌표와 특정 어떤 곳의 좌표를 이어야 한다.
문제는 이곳의 위치는 확실히 자각하고 있지만 저쪽은 내가 실제로 가 본 적이 없는 곳.
하지만…… 묘사는 내 머릿속에 있어.
<그곳에는 항시적으로 거센 눈보라가 몰아치고 있다. 그 쌓인 눈 아래에는 어떤 검의 명수도 흠조차 내지 않을 예리한 얼음이 대지처럼 잠들어 있다. ……거기에.>
그곳의 풍경을 묘사한 내용을 근거로 머릿속에 이미지화한다.
‘……솔직히 이걸로 될까, 되지 않을까 반반이야.’
전이든, 공간 연결이든 그 좌표를 인식하는 근간은 내가 머릿속에 인식하고 있는 이미지다.
능력에 검색 엔진이 존재한다고 비유하면 된다.
이미지를 떠올리면 이 세상에서 그 이미지와 가까운 곳에 나를 이동시켜 주거나 공간을 연결시켜 준다.
‘그렇다면 적어도 내가 이미지를 제대로 맞출 수 있다면 굳이 실제로 가 보지 않아도 연결이 될 거야.’
다만 도박이나 마찬가지이기에 이런 식으로 무책임하게 전이할 생각은 없다.
……뭐, 어디까지나 내가 이동한다면 말이지.
실험체가 저기 눈앞에 있지 않나.
실수로 엉뚱한 곳으로 날려 버려도 전혀 양심의 가책 따위 느껴지지 않을 도마뱀이.
다만 전이는 통하지 않는다.
내 응용 능력으로는 오러의 숙련자가 조금만 내뿜어도 전이를 방해할 수 있으니까.
그렇기에 놈을 확실하게 보낼 수 있는 것은 공간 연결뿐.
‘다만 아무 곳으로 보내 봐야 결판을 미루는 것밖에 안 돼.’
저놈은 필연 나를 찾아올 것이다.
혹은 우리를 찾아 무슨 끔찍한 사건을 일으킬지 알 수 없지.
무슨 일이 있어도 없애 버려야 한다.
‘그렇다면 그곳으로 보내면 놈은 다시 돌아오지 못해.’
하물며 드래곤이라면 더더욱 문답무용으로 저세상 티켓을 끊어 주실 인물이 있는 곳.
그곳으로 보내야 한다.
그것이 내가 생각한 가장 편하게 저 드래곤을 없애 버리는 방법.
그곳의 풍경 이미지를 몇 번이나 머릿속에 그리면서 능력을 발동하자.
드디어 놈의 거구 뒤로 둥그스름한 공간이 열리며 그 안에 이곳과는 다른 곳의 풍경이 비치기 시작했다.
“……됐다!”
나는 환호성을 질렀다.
제대로 발동했다!
저 연결된 공간 너머로 보이는 곳은 온통 눈뿐인 대지.
이 대륙에서 가장 춥고 두려운 땅!
[뭣이?!]드래곤도 조금 당혹스러운 듯 몸을 떨었다.
연결된 공간에서 흘러나온 냉기 때문일까.
“둘 다! 저놈을 저 속에 처박아!”
내가 외치자 셀베스터와 알닉스가 알겠다는 듯 놈을 향해 접근했다.
저놈을 완전하게 쫓아낼 수 있는 장소로 향하는 공간을 열고 그곳에 놈을 빠트린다.
그 계획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저놈을 저 공간 너머로 밀어 처넣어야 하니까.
셀베스터와 알닉스 두 사람이 드래곤 클레닐을 일사불란하게 두드렸다.
[가소롭구나! 가소로워!]순순히 쫓겨날 마음은 없는지 클레닐은 드디어 제 자존심마저 버린 듯 발악하기 시작했다.
어쩌면 본능적으로 위험한 곳임을 직감했을 수도 있지.
밀려나던 놈의 거구가 공중에서 뚝 멈췄다.
놈의 등 뒤에 거대한 마법진이 그 거구를 지탱하듯 떠올라 있다.
‘치사하게 마법으로 버티냐.’
[불태워 주마!]놈의 주변에 수많은 마법진이 펼쳐진다.
그곳에서 새하얀 불덩어리가 사방으로 쏘아지며 탄막을 이룬다.
아낌없이 마법까지 써 가면서 버티겠다는 심보군.
“저 불에 닿지 마! 화력이 심상치 않아!”
셀베스터가 경고하며 몸을 날려 피했다.
알닉스 역시 회피에 들어가고 있지만, 꽤 고단해 보였고.
[꺼져라!]자잘한 폭격으로 견제를 한 뒤, 클레닐이 고개를 돌리며 브레스를 터트렸다.
강렬한 열기가 둘을 향해 몰아친다.
둘이라면 어떻게든 피할지 모르나 여파에서도 완전히 무사할 거라고 보장할 수 없다.
‘이렇게 된 거, 나도 끼어들어야겠어…….’
이미 연결된 공간 자체는 확보했으니 남은 건 유지만 하면 된다.
그럼 다소 전투도 가능하겠지.
남은 마나 양도 약간은 여유가 있을 것이다.
조심스레 소모되는 마나의 감각을 분할하여 별개로 여유분을 만들고 정령술을 짜 낸다.
“플루라이트, 저 망할 자식 좀 밀어내!”
그림자의 정령 플루라이트를 소환.
저 드래곤의 입장에서는 먼지만 한 사이즈의 작은 고양이가 튀어나오자 어이가 없다는 듯 코웃음 쳤다.
[고작 그 정도의 정령인가.]“그래! 고작 그 정령 맛이나 좀 봐라! 얼간이 도마뱀!”
플루라이트에 충분한 정령력을 불어넣는다.
양이 아슬아슬하지만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인근의 모든 그림자, 우리들의 것 드래곤의 것 그리고 주변 모든 사물의 것.
그것을 전부 싹싹 긁어모으듯 모이더니 플루라이트의 형체가 급격히 부풀기 시작했다.
-냐아아아아아!
곧 드래곤의 덩치에도 굴하지 않을 정도의 크기가 되었고, 그 모양을 서서히 굳혀 가기 시작한다.
고양이라기보다는 이제 거의 거대한 흑표범 같은 괴수가 되어 버린 플루라이트.
“거대화?!”
“세상에, 더럽게 크군.”
두 사람이 감탄하는 소리에 나도 모르게 조금 흥이 나서 반사적으로 외치고 말았다.
“가랏! 빅 플루라이트!”
나는 적당히 기분대로 외치면서 명령을 내렸다.
거대해진 플루라이트가 드래곤을 향해 뛰어내리며 그대로 들이박았다.
쿠웅!
두 질량이 부딪히자 일대의 공기를 두드리는 듯한 충격이 울리며 놈이 뒤로 서서히 밀려났다.
어떻게든 마법진으로 몸을 지탱한 녀석이 분노하며 브레스를 토해 냈으나 플루라이트는 가볍게 몸을 털면서 그것을 버텨 냈다.
-냐아아아…….
덩치에 걸맞지 않은 귀여운 울음소리.
대충 느껴지는 의사는, ‘귀찮은 걸 뿜어내니까 짜증 나니까 해치워 주마!’ 같은 느낌이다.
쟤 의외로 성격이 까칠하지.
플루라이트의 꼬리가 한 차례 크게 굽이치더니 곧 수천 개의 그림자의 칼날이 되어 드래곤의 전신을 덮쳐 난도질하기 시작했다.
[크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핏방울과 함께 비늘 조각이 튄다.
크레닐은 분노하며 꼬리로 플루라이트를 후려쳐 튕겨 내려 하나.
그 수천 개의 그림자의 칼날이 합쳐지며 하나의 거대한 날이 되더니 반대로 놈의 꼬리의 일부를 잘라 내었다.
[감히! 감히 인간 따위가아아아아아.]반쯤 실성한 듯 크레닐이 자신의 몸을 지탱하고 있던 마법을 해제했다.
모든 힘을 다해 집중하여 플루라이트를 날려 버릴 셈이겠지.
이미 놈의 눈에는 뒤편에 열려 있는 공간 연결 따윈 보이지 않으리라.
그러니 기회다.
“지금이야!”
플루라이트의 거대한 덩치를 이루고 있는 그림자가 내 지시에 따라 해방된 상태 그대로 놈의 전신에 끈적하게 달라붙었다.
[이런?!]놈이 그제야 아차 싶었는지 버둥거리지만 이미 늦었다.
그림자는 찐득하게 붙었기에 떼어 내긴 힘들 것이다.
그리고 그 기회를 엿보고 있던 것은 나뿐만이 아니다.
버둥거리는 거구에 두 사람이 뛰어들었다.
셀베스터와 알닉스가 그대로 놈의 몸통에 돌진하며 동시에 일격을 먹였다.
묵직한 파괴력만을 중시한 일격.
꿰뚫기 위한 게 아니라 쳐서 무너트리고 떠밀기 위한 힘이다.
그것에 거의 무방비로 얻어맞은 녀석의 거구가 드디어 넘어갔다.
[크아아아아아아아아아!]발악하며 그림자를 찢어 내려 하지만 이미 놈은 내가 열어 둔 공간 너머로 밀려났다.
저 춥디추운 곳으로 떠밀려 나간 놈이 몸을 부르르 떨었다.
“자. 그럼 부디 다시는 뵙지 말죠, 성질 더러운 드래곤 씨.”
[웃기지 마라아아아아아아!]뒤늦게 자유를 찾은 놈이 날개를 펼치며 몸을 띄워 다시 돌아오려 하나.
화르르르륵!
클레닐의 비늘에 녹색의 화염이 달라붙듯 타오르기 시작한다.
조금 전 배웠던 샐러맨더의 녹영의 불꽃.
소재를 가리지 않고 불을 옮겨 붙일 수 있다는 편리한 불이다.
당연히 드래곤의 비늘도 그 특성에서 예외가 될 수 없다.
뭐, 기초 화력이 낮아서 이 정도 불이야 금방 끄겠지만.
[크아아아아아아아아!]놈의 성질을 건드려 탈출을 늦추기에는 충분하리라.
클레닐은 자신의 몸에 불이 달라붙자 본능적으로 그것을 털어 내 끄려고 했다.
그 정도 시간만 벌면 그만이다.
“바이바이.”
[어림없다! 반드시! 반드시! 네놈을 찾아내 산 채로 씹어 먹어 주마아아아아아아아!]머릿속을 울리는 듯한 놈의 절규는 곧 멎어 간다.
열린 공간이 닫혀 가고 놈이 날카로운 발톱을 내밀어 나만이라도 그대로 찢어 죽이고자 뻗으려 하나.
공간이 완전히 닫히는 게 먼저다.
소리도 없이 닫힌 공간은 놈의 앞발을 허무하게 잘라 내 버릴 뿐.
잘라 낸 앞발이 바닥에 나뒹군 채 꿈틀거리는 것을 보며 나는 크게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놈이 약 오르면 그걸로 좋겠다고 생각해서 태연했지만 실은 마음 졸이고 있었으니까.
“그럼. 좋은 여행이 되길. 거긴 네게 꽤 끔찍한 곳일 테니까.”
짓궂게 말하면서 다시는 그 도마뱀과 볼 일이 없음을 확신했다.
왜냐면 그곳은 정말로 위험한 곳이니까.
드래곤은커녕 마왕조차도 그곳에 떨어지면 정말로 살아 돌아올지 의문인 곳이거든.
“어디 세계 10대 마경이라 꼽히는 곳 중 한 곳을 느긋하게 구경이나 해 봐.”
* * *
새하얀 눈보라만이 몰아치는 땅 위에서 한 마리 드래곤이 분노를 터트리고 있다.
[씹어 죽여도 시원찮은 인간 같으니!]드래곤 클레닐은 채 삭이지 못한 분노를 토해 내듯 포효했다.
단순히 울부짖는 것만으로 주변의 눈이 흩날리고 낮은 산이 눈사태를 일으켰다.
시건방지기 짝이 없다.
고작 공간을 농락하는 권능 하나를 가지고 자신을 기만할 수 있을 거라 여긴 것인가?
당장이라도 찾아내 산 채로 씹어 먹어 주겠다.
인간의 얼굴 따위는 제대로 분간할 수 없지만 그놈들이 발하는 마나의 패턴과 그리고 냄새는 확실히 기억해 두었다.
[반드시 찾아내 주마!]클레닐은 분노에 물든 눈동자를 움직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