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suck honey with extras RAW novel - Chapter (176)
엑스트라로 꿀 빠는 법-176화(176/344)
제 176화
195화 돌아갈 때까지가 출장 (5)
협력하는 자들이 잘 되면 더할 나위 없지만 내가 무슨 엄마도 아니고 하나하나 참견할 수 없기 마련이다.
로웰 역시 내 조언을 허투루 무시하지는 않고 열심히 눈동자를 굴리며 진지하게 궁리를 하기 시작했다.
“……근거는 무엇입니까?”
“늘 제가 하던 일을 생각해 보세요.”
에일런이 있고, 사고가 있습니다. 그러니 제 말은 옳습니다.
어? 뭔가 어감이 이상하다.
“그렇군요.”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먹힌 것은 그간의 내 행적 때문이겠지.
이래서 사람은 평소 행실을 잘해야 하기 마련이다.
“그러고 보면 확실히 기이한 소문이 있긴 했습니다만…… 설마 싶어서 무시했던 거지만요…….”
“소문? 그게 무슨 말이죠?”
“에일런 씨? 알고 하신 말씀이 아니었나요?”
그럴 리가.
나는 고개를 붕붕 저었다.
적어도 내가 들은 소문 중에는 없다.
즉, 셀바스 왕국 내에서만 나도는 정보겠지.
흥미가 생기지 않을 리가 없다.
“좀 가르쳐 주세요. 무슨 이야기죠?”
“……에일런 씨께서는 이곳의 전 영주에 대해서 알고 있습니까?”
“아뇨. ……잠깐? 전 영주?”
로웰이 부르는 명칭이 뭔가 이상하다.
왜 전 영주라고 부를까?
“설마…….”
“한 달 전의 일입니다. 그전 영주가 처형되었습니다.”
나는 전혀 예상치도 못한 정보에 놀라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전 영주라면, 분명 지난 펠푸크 습격 때 무슨 이유에선지 싹 입을 닫았던 그자를 말하는 거겠지.
그가 죽었다?
“……이유는?”
“횡령이라고 하더군요. 왕국 측에 세금을 속였다고 그렇게 알려져 있습니다.”
지금 저잣거리에만 나가도 게시판에 영주의 횡령죄에 대해 알리는 공문이 붙어 있을 거라고 했다.
“한 가지 더. 그를 규탄한 자가 누구입니까?”
“루펠 공작이라는 분이십니다. 일단은 셀바스 왕국 내에서도 상당한 명문 귀족이시죠. 들어보셨습니까?”
“……듣긴 했습니다. 왕국 최고의 권력을 가진 공작가라나 뭐라나.”
잘 모르는 척, 나는 로웰의 설명을 들었다.
이곳의 영주뿐이 아니다.
셀바스 왕국의 귀족들 중 부정을 폭로당한 이들이 차례차례 단두대로 오르고 있는 모양이었다.
당연히 그 흐름에 일조하고 있는 자가 루펠 공작이라는 인물.
‘……아, 그거군!’
나는 마음속으로 손뼉을 쳤다.
본래 루펠 공작이 본격적으로 행동에 들어갈 무렵 국민들을 선동하기 위해 한 것이 바로.
‘지나치게 과격하고 노골적인 부정부패의 척결…….’
알기 쉽지.
특히나 어느 국가든 국민들은 크든 작든, 지배자를 신뢰하지 못하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루펠 공작은 반대로 이용한 것이다.
‘일부러 썩게끔 놔두거나 혹은 지원하여 타락시킨 후 그것을 아무렇지 않게 폭로하여 처형하는 건가…….’
그렇게 된다면 이용당한 귀족들은 돌팔매질 속에서 목이 달아나고, 루펠 공작은 그들을 척결한 영웅으로서 신임을 받는 것이다.
“그 루펠 공작을 칭송하는 목소리가 제법 높겠군요.”
“……왕도와 떨어진 곳에서는…… 왕족분들보다 신뢰한다는 말이 있는 모양입니다. 대놓고 말할 일은 아니지만요.”
로웰이 슬쩍 목소리를 낮춘 것은 함부로 입을 놀렸다간 그야말로 큰일이 날 사항이기 때문이다.
뭐, 나도 싸게 입을 놀릴 마음은 없다.
‘어차피 루펠 공작이 왕족들에게 칼을 겨누든 포크를 겨누든, 그건 지금 단계에선 내가 알 바 아니고…….’
거기에 그 공작 본인도 결국엔 이용당하는 장기 말이라는 걸 아니 관심은 없다.
덕분에 확신을 가질 수 있다.
곧 혼란이 온다.
그래! 혼란이 더 와야 한다. 바라는 건 그 끝에 생길 한가지 타이밍!
“어쨌든 로웰 씨 말씀대로 세상에 흉흉하니 적어도 보험은 들어 두는 편이 좋지 않을까요?”
“……과연. 일단은 기억해 두겠습니다.”
로웰은 진지하게 대답하고는 그다음에는 수익에 관한 이야기라든지, 다음에 팔 상품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나누게 되었다.
그와 상담을 나누면서도 내 머릿속에는 째각째각 그 사건의 시기가 맞춰지고 있다.
‘서둘러야겠네.’
그 전에 어서 마도서를 구하는 편이 좋겠다.
196화 마도서를 찾아서 (1)
우선 마도서라는 것에 대해 재차 언급부터 하자면.
마도서는 단순한 마법의 이론을 기록한 교재나 자료들과는 다르다.
‘그것 자체가 하나의 마법이라고 하지?’
교본은 그저 마법의 이론만을 적은 책.
마도서는 그것 자체가 하나의 마법으로 완성된 책.
지식을 기록하는 것으로도 불안감을 느낀 마법사들이 아예 그것 자체가 마법으로 남아 있도록 놔둔 것이다.
그 예로 마법사가 아닌 자도 마도서를 얻으면 그것에 기록된 마법만큼은 쓸 수 있게 된다.
비유하자면 자동 마법습득 장치.
‘보통은 감당하지 못해 미치거나 죽는다지만.’
그렇기에 때에 따라서는 얻는 것만으로도 마법사로서 더욱 한 단계 진보할 수 있다고 하지.
이론으로 배울 수 없는 복잡한 마법을 익히거나 힘을 늘릴 수도 있다.
그렇기에 마도서의 가치는 헤아릴 수 없고, 기록된 마법이 아주 약한 마도서라 하더라도 어지간한 저택은 몇 채를 사고도 남을 값어치가 있다.
다만 그만큼 얻기도 힘들지.
가장 발견할 가능성이 큰 곳은 던전, 혹은 이름 모를 마법사들이 남겼다 싶은 유적들.
즉, 나왔다 하면 어지간해서는 손가락만 빨고 구경하는 것도 허락되지 않을 진귀한 물건이라는 뜻이다.
‘……크루세도 당시 쉽게 얻을 거라고는 말하지 않았지.’
아마 마도서를 가장 많이 보유한 곳은 역시 마탑일 것이다.
그다음이 아마 미친 리치 크멜스 알프렌스.
‘뭐, 그 리치는 고려할 것도 없고. 위험하니까.’
결국은 마탑이다.
그러나 그곳에 있는 마도서를 열람하려면 그만큼의 신뢰를 받는 인물이 되어야 한다.
과연 그게 몇 년이나 걸릴까.
그렇기에 마도서에 관해서는 일단 미뤄 두고 있었다.
그리고 가능성이 있을 방법을 떠올렸지.
‘아마 내 예상이 맞다면 어쩌면…… 주인이 없는 마도서가 아직 남아 있을지도 몰라.’
시기만 잘 노린다면 원작의 전개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마도서를 손에 넣을지도 모른다.
문제는 그 시기.
‘만약 늦으면 마도서는 손에 넣지 못해…….’
확률은 기껏 해 봐야 3할 정도라고 여기고 있었다.
그렇기에 섣부르게 움직이지 않고 대신 먼저 정보부터 확인하고자 했다.
그리고…….
다행히 마도서에 관련된 정보는 잡아낼 수 있었다.
“……셀바스 왕국 변두리에 있는 영지인가.”
정보상이라는 것들에게 얻은 정보를 교차 검증하여 얻은 것.
“이곳이라는 거군.”
하여튼 가능성이 있다면 가 볼 수밖에.
아니면?
그냥 관광이나 다녀오자.
* * *
셀바스 왕국의 서쪽 변두리에 있는 작은 영지.
일라나트 령.
일라나트 백작이라는 약소 귀족이 관리하는 영지인 이곳은 위치를 아는 자는 그리 많지 않다는 모양이다.
‘하긴 그냥 시골이니까…….’
내가 나왔던 마을보다 약간 나은 정도의 그야말로 소규모 영지.
영지민들 대부분이 농사로 연명하고 뚜렷한 특징도 없는 시골 중의 시골, 킹 오브 시골.
‘이런 곳에 마도서가 있단 말이지?’
아직 소문에 불과한 정보에 지나지 않는다.
공식적인 소문이라기보다는 일종의 정황 증거에 가까울 정도.
내가 그것이 꽤 가능성이 있다고 여긴 것은 이 빌어먹을 원작 때문이다.
바로 원작 11권에 주인이 없는 마도서가 하나 등장하기 때문이다.
원작 11권.
정체를 알 수 없는 마도서로 인해 재해가 벌어지고 그것에 대처하기 위해 주인공과 여러 조연과 단역들이 고생하게 되는 사건이 있었다.
‘하지만 누구도 그걸 얻지 못했지. 설사 주인공도 말이지.’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마도서가 파손되었기에 누구도 얻을 수 없었던 마도서.
힌트는 그것이 셀바스 왕국 어디선가 흘러 들어왔고 꽤 변두리 지역이라고만 추측되었을 뿐이다.
‘만약 그게 이때 당시에 여기 있고, 그것과 관계된 거라면…….’
누구도 얻지 못할 것이라면 내가 확보해 버리고 싶었다.
만약 시원찮은 마도서라면 다른 방법으로 활용하면 그만이다.
적어도 얻어서 손해는 볼 일이 없겠지.
이곳의 영주가 다스리고 있는 도시로 진입하고 나서 나는 가장 먼저 그곳의 용병 길드 지부에 들렀다.
적어도 영주가 해당 길드의 본점에 가맹했다면 어느 영지든 용병 길드의 지부가 있다.
다만 워낙 한적한 시골이다 보니 도시라고 해도 작은 건물 하나만 달랑 놓여 있다.
‘이런 곳에서 할 의뢰라고 해봤자 기껏 해 봐야 몬스터 퇴치 의뢰 정도일 테니까.’
보통 용병들은 이런 시골에 오지 않는다.
기껏 해 봐야 큰 영지에서 경쟁에서 밀려나는 신참 용병들이나 이런 곳에 입에 풀칠이라도 하기 위해 돌아다니겠지.
그러나 그런 그곳이…….
“……오우…… 땀 냄새.”
들어오자마자 후끈한 열기에 반사적으로 도로 나가고 싶을 정도로 각지에서 흘러 들어온 용병들이 꽉꽉 들어차 있다.
‘대부분이 B등급…… 아마 대충 A등급 정도 되어 보이는 인재들도 있고.’
보통이라면 이런 시골에는 찾아오지 않을 면면들이다.
그들이 이곳에 있다는 것은 간단하다.
돈 냄새가 난다는 뜻.
‘역시 소문대로 의뢰를 대놓고 걸었구나…….’
정보상들이 가져온 것들이 허투가 아니었다는 것에 안도하며 나는 직접 확인하기 위해 이곳 지부의 직원에게 다가갔다.
“의뢰를 좀 하나 확인할까 합니다만.”
“유적 탐사 의뢰 말씀이십니까?”
“예. 그겁니다!”
굳이 묻지 않아도 척하면 척, 바로 그 의뢰서를 내게 보여 주었다.
대충 그 내용을 보자 하니.
이곳에 발견된 유적을 탐사하고 그 안에 안치된 보물을 가져오면 되는 종류의 의뢰.
즉, 탐사 의뢰다.
‘내가 보통이라면 이런 의뢰에 낚일 이유가 없지만.’
문제는 의뢰의 보수가 의외로 짜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유적을 수색하라는 의뢰는 위험하다.
하물며 몬스터나 함정, 그리고 몬스터까지 있다면 그 의뢰 비용은 꽤 오르게 된다.
성공한다는 전제면 금화 10개는 줘야 하지만 이 의뢰에는 보수는 금화 5개로 되어 있다.
적은 건 아니나 목숨 걸고 고생하는 것에 비교하면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
‘뭐, 내게 돈은 상관없지만.’
지금의 내가 고작 금화 몇 푼에 끌릴 입장인가?
아니지.
로웰이 말했던 것마냥 상인으로 돌려도 대성할 자신이 있다.
그러나 그들은 다르지.
그럼에도 용병들이 저렇게나 낚인 것은 이 의뢰의 특별 보상 때문이다.
“그거 들었나. 그 유적탑이 오래전에 어느 고명한 마법사가 세운 탑이라지?”
“그 소문은 나도 들었네.”
용병들이 마침 그 화제로 서로 열띤 대화를 나누고 있다.
“거기에 마도서가 있을지도 모른다더군.”
“……무려 그 마도서는 발견하는 자가 가져도 된다고 했지?”
“그게 유적탑 탐사의 특별 보수인가.”
“엄청나군.”
통 크게도 특별 보수로 그곳에 있을 가능성이 높은 마도서를 건 것이다.
물론 진위는 확실하지 않다.
어디까지나 마도서가 있다는 것은 영주와 일부 학자들의 주장뿐.
다만 나는 원작이라는 근거를 통하여 그 가능성이 높다고 점치고 있고.
대신 특별 보상은 마도서뿐, 다른 전리품이나 보물 자료 등은 일체의 사유화를 금한다.
거기에 행동 때는 영주 측의 기사와 병사들을 붙여서 안내 겸 감시까지 시킨다나.
참으로 철저하다.
‘뭐, 그건 내가 알 바 아니고.’
나야 목적인 마도서 외에는 아무래도 좋으니 상관없다.
‘아니면 따로 몰래 수고비만 챙기면 되지.’
나라면 감시가 있어도 몰래 내 몫을 챙기고도 남으니까.
그렇게 여기면서 나는 의뢰를 수락했다.
그러나 살짝 귀찮은 점도 있었다.
단독으로 움직이고 싶지만 길드 측에서는 허락하지 않았고, 반드시 단체로 행동할 것을 엄격하게 지정했기 때문이다.
의뢰를 수락한 용병들을 몇 개의 조로 나눠 짠 뒤 순서대로 탐색을 진행할 예정이라나.
불복할 경우 의뢰를 줄 수 없다.
제법 강경했기에 나도 고집을 부릴 수는 없다.
‘하기야…… 어느 정도 통솔을 하지 않으면 먼저 차지하겠다고 제멋대로 가서 뒤집어엎어 놓을 테니까. 도굴 염려도 있고.’
일단은 납득하면서 나는 길드 측에서 편성한 용병들과 한 차례 조우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가볍게 인사나 나누자.
“에일런이라고 합니다.”
우선은 가볍게 이름을 소개하고 지금의 내 등급 그리고 할 수 있는 특기 등을 말한다.
전부 털어놓진 않았다.
기껏 해 봐야 정령술 몇 개를 부린다고만 말했을 뿐.
다만 그것만으로도 용병들은 마치 큰 기회라도 손에 넣은 듯 눈을 빛내며 기뻐했다.
“오? 정령술인가. 우리들은 운이 좋군!”
“정령술사가 있으면 더 빨리 탐사할 수 있겠지!”
“환영하네! 에일런!”
비유하자면 게임에서 매칭을 기다리는 심정이라고 할 수 있다.
세상은 오로지 운빨 겜인 셈.
정령사나 마법사가 걸리면 당첨인 셈이기도 하고.
벌써부터 내게 슬쩍 ‘차라리 우리끼리 한몫 잡을 생각은 없나?’ 하고 숟가락을 얹으려는 놈도 있다.
환영받고 있는 것이니 기분 나쁠 것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