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suck honey with extras RAW novel - Chapter (181)
엑스트라로 꿀 빠는 법-181화(181/344)
제 181화
202화 태세 전환 (2)
“뭣?!”
놈들이 비명을 삼키는 소리가 들렸다.
놈들 딴에는 단단하게 묶었고 만일을 위해 신중도 기했을 것이다.
그러나 저들이 실수한 요소는 지극히 간단하다.
내가 상상을 훨씬 뛰어넘는 놈이라는 것.
“우선은 너부터.”
나를 향해 날아드는 검을 그대로 가볍게 몸을 숙여 피하고는 그대로 그 기세를 살려 튀어 오르듯 접근했다.
무술이니 보법이니 그런 건 모르고 잘 이해도 되지 않으나 지금의 신체 능력을 살리기만 하는 움직임이라면 어떻게든 된다.
“어, 어떻…….”
“미안. 실은 일부러 붙잡혔던 거야.”
“……뭐?”
“납치당하는 척도 꽤 재밌더군. 두 번은 하고 싶지 않지만. 아니, 좀 손은 씻고 만지라고. 냄새나잖아, 이 개자식아!”
그대로 나는 닐튼의 복부를 향해 주먹을 내질렀다.
내 서툰 주먹이 먹히자 쇠를 우그러트리는 소리가 울리며 그대로 놈이 튕겨져 나가듯 벽에 처박혔다.
내가 눈을 가린 안대를 가볍게 뜯어내자 핏물을 토하며 혼절한 기사가 나뒹굴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고작 이 정도로 당한다면야. 걱정할 것도 없겠군.”
가볍게 중얼거리며 나머지 놈들을 차례대로 노려보았다.
“히이이이이익!”
“무, 물러나! 보통 놈이 아냐!”
이미 그것만으로도 전의를 잃은 것인지 병사들이 기겁하며 도망치기 시작한다.
아쉽지만 보내 줄 이유는 없다.
‘여기서 전멸시키는 게 나아.’
죄가 없는 자들도 아니고, 무고한 용병 하나 협박해서 유리한 대로 일을 꾸미려던 놈들이다.
거기에 그 과정에서 일말의 죄책감도, 망설임도 없던 모양이고.
이미 다 기억해 뒀다.
내가 날린 전격이 도망치려던 병사들의 몸을 꿰뚫었다.
“……위층은 빨리 제압하는 게 좋겠군.”
전이를 써서 위로 기습을 꾀하려던 때.
“……어?”
나는 전이의 발동을 중단하고는 아연하게 천장 너머를 올려다보았다.
상황이 바뀌었다.
요약하자면 위층도 혼란스러웠다.
처음 내가 인원수를 셋을 때는 총 일곱 명 분의 열원이 그곳에 있었다.
그러나 그것이 지금은 열 명으로 늘었다.
세 명의 인원이 어디선가 생겨난 것이다.
그리고 처음에 있던 일곱이 쓰러져 있다.
그리고 그 열이 약해지고 있다.
숨통이 끊어진 것이다.
‘습격당했어…….’
그것도 예측하지 못했고, 대응하지 못할 정도의 기습.
그리고 그 문제의 세 명이 아래층으로 내려오고 있다.
발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보통내기가 아니라는 뜻.
나도 열원으로 감지하지 못했다면 지금의 사태를 알아챌 수 없었으리라.
‘적인가…… 아니면…….’
모습을 보이기 전에 바로 건물째 통째로 없애 버리는 것도 가능하지만 굳이 그 방법은 택하지 않는다.
저들의 정체는 짐작이 갔으니까.
‘기다리자.’
그리고 세 명의 기척이 내가 있는 방으로 쳐들어온 순간.
턱!
가볍게 문을 부수고 난입한 그들은 곧 그 안의 광경을 보고는 할 말을 잃었는지 그대로 굳었다.
이미 전멸한 병사들.
그리고 그 가운데 일부러 폼을 잡듯 적당히 의자에 앉아 다리를 꼰 채로 내가 그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멍하니 맞이하면 꼴사납다.
적어도 있어 보이는 척 폼은 잡아 줘야 하지 않겠나.
하물며.
“벌써 재회할 줄이야. 그렇게 내 얼굴이 그리웠나요?”
그 상대가 얼마 전 내가 보내 준 그 엘프 녀석이었다면 더더욱 허세는 부려야 한다.
“다행히 그때 상처는 다 나은 모양이군요? 내 포션 외에도 좋은 약을 먹었나 보네요.”
아마 이쪽이 마도서를 얻기 위한 올바른 루트라고 확신하고 있으니까.
이쪽이 정답이다.
그리고 그런 나를 그 엘프 청년 디레스는 멍하니 노려보고 있었다.
‘이놈 뭐야?’ 하고 묻고 싶은 눈동자다.
유적탑에서 수인과 엘프들을 비롯한 이종족들을 목격한 순간.
나는 한 가지 의심한 것이 있었다.
이들의 정체에 대해서는 짐작이 가는 요소가 있었다.
그렇기에 나는 저들을 보내 주면 후에 찾아올 가능성이 크다고도 생각했고.
그리고 내 예상대로 들어맞았다.
“에일런……이라고 들었다.”
그 엘프 청년 디레스는 아무래도 나에 대해 별도로 알아보았는지 먼저 내 이름을 확인하듯 불렀다.
“디레스라고 한다. 에일런, 이런 상황에 말하면 믿진 않겠지만.”
“네~ 네. 안내해 주시죠. 얌전히 따라갈 테니까요.”
“바로 따라오라 하면 믿지 않겠지. 그러니 일단은…… 음?”
그가 잘못들은 게 아닌가, 의심하는 얼굴을 하고 있다.
“뭐라고?”
아무래도 나를 어떻게 설득해야 할까 고민했던 모양이다.
……참으로 쓸데없는 생각이구나.
“아니, 그러니까 댁 따라간다니까요.”
나보다 꼬시기 쉬운 남자는 없거든.
오라면 가야죠, 뭐.
“자, 그럼 안내하시죠! 저는 어디까지나 아주 얌전히 따라가 줄 테니까요!”
왜냐면 그게 내가 가장 바라는 상황이니까.
* * *
멍하니 있던 디레스를 채근하여 안내를 시키자 그는 아직도 뭔가 미심쩍단 생각이 드는지 연신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었다.
“그러니까 그렇게 의심 안 해도 이상한 짓은 안 한다니까요.”
“……한 가지 묻고 싶은 게 있다. 혹시 우리가 올 거라는 걸 미리 알고 있었나?”
“음~ 대충은요.”
숨겨 봐야 더 수상쩍겠거니 싶어서 순순히 인정했다.
“대충 그쪽 얼굴하고 그때 같이 있던 녀석들 보자마자 어느 정도 각이 나왔거든요.”
“……무슨 의미지?”
“셀바스 왕국 내에서 댁들이 겪는 고충……이라고 하면 어지간하면 알 사람들은 안다는 소리니까요.”
“…….”
“아마 나쁜 건 여기 영주겠죠. 뻔히 보입니다.”
내가 씁쓸한 듯 말하자 그는 그 정도면 됐다는 듯 더는 묻지 않았다.
어쩌면 아직 나를 완전히 신뢰하지 않았기에 굳이 쓸데없는 문답을 피하려는 것일 수도 있겠고.
그렇게 도시 밖 인근까지 몰래 빠져나오자 갑자기 디레스가 멈춰 섰다.
“갈 길이 멀다.”
“뭐, 바로 근처에 있진 않겠죠.”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가.
디레스는 잠시 말없이 가만히 있더니 나를 그대로 들어 올리고는 어깨에 둘러메었다.
내가 무슨 짐짝인가요?
그대로 그는 나를 짊어진 채로 내달리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내 발로는 느리다고 여긴 것이겠지.
위치만 알려 주면 전이로 날아갈 수도 있겠지만 지적은 하지 않았다.
여기서 갑자기 그런 재주까지 보이면 더 경계하겠지.
그냥 얌전히 옮겨지자.
이후에 디레스는 나를 데리고 그들의 은신처로 보이는 곳으로 도달했다.
우리가 도착한 곳은 지난번 탐사했던 그 유적탑이다.
걸어서 몇 시간이나 걸었던 곳이지만 이 날랜 청년에게 둘러메진 채로 달리니 금세 도착했다.
도착하자마자 그는 나를 바로 내려놓았다.
나는 그 탑을 올려다보며 중얼거렸다.
“……설마 저 유적탑이 댁들 집이라고요?”
“따라와라.”
그는 짧게 대답하고는 먼저 앞장섰다.
다만 우리들이 들어갔던 입구로 들어가는 것이 아닌 엉뚱한 곳으로 빙 돌아가는 게 아닌가.
“이쪽은 막힌 길 아니었나요?”
“보면 안다.”
곧 그가 탑의 반대쪽 입구에 서자 그곳이 자동으로 열리며 또 하나의 입구가 드러났다.
“비밀 통로인가…….”
“이쪽이다.”
바로 디레스는 그 계단을 올라갔고 나도 뒤따랐다.
통로는 아무래도 12층 이상의 공간과 바로 이어지는 것인지 한참을 올라가야 했다.
그리고 마침내 도착하자.
그곳에 보인 것은.
“……마을?”
층 하나를 통째로 주거 공간으로 개조한 것이 분명했다.
움막처럼 몸을 숨기고 쉴 수 있을 법한 구조물을 옹기종기 만들어 놓은 것이 마치 작은 마을 같았다.
‘역시…… 그런 건가.’
내 예측이 맞음을 확신하는 가운데.
그 움막들 입구 중 한 곳에서 작은 그림자가 튀어나오더니 우리를 향해 쪼르르 달려 나왔다.
“아저씨!”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쫑긋하고 복슬해 보이는 귀와 어린아이 특유의 낭랑한 목소리.
겉보기로는 열 살쯤 되어 보이는 수인 소녀였다.
‘어린애도 있어?’
그건 나도 조금 의외라고 여겼다.
“메이나, 이 시간까지 안 자고 뭘 하는 거냐.”
디레스가 쪼르르 튀어나온 수인 소녀를 향해 담담하게 말했다.
차갑게 말하지만 약간 부자연스러움이 느껴진다.
아마 나를 의식하고 일부러 사무적으로 대하는 모양이다.
음, 굳이 눈치 볼 거 없는데요?
정작 저 꼬맹이는 신경 쓰지 않는 모양이지만.
“다들 걱정했는걸요. 디레스 아저씨가 특별한 손님 데리러 간다고 해서 말이에요!”
“……누가 떠벌렸는지 알겠군. 질론 그놈인가. 나중에 한마디 해야겠군.”
“그래서 디레스 아저씨랑 같이 있는 이 아저씨가 그 손님이에요?”
메이나라 불린 수인 소녀는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나를 보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뭔가 간식거리라도 챙겨 와야 했어.
급해서 딱히 챙겨 온 게 없거든.
거기에 저 수인 소녀뿐이 아니다.
잘 보니 다른 굴에서도 자그마한 기척이 왔다 갔다 거린다.
아이들이 한둘이 아니란 뜻이다.
일단 자잘한 건 나중으로 미루고 우선 이 메이나라는 꼬맹이에게 반드시 해야 할 말이 있다.
“꼬마야, 난 아저씨가 아니거든?”
마음은 아저씨일지 몰라도 육체는 아직 오빠에 속하는 영역이라고 믿고 있다.
……믿고만 있다.
“아저씨 같은데?”
“…….”
어쩌면 아이들은 의외로 어른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눈치챌 때가 있으니까.
아무래도 내가 난처해한다고 생각했는지 디레스는 잠시 그 꼬맹이의 정수리를 살짝 두드리고는 “방해하지 말고 일단 들어가 있으렴” 하고 타일렀다.
“……이쪽에서 돌보는 아이가 실례했군.”
“뭐, 상관없습니다. 어린애가 하는 말 가지고 하나하나 짜증 낼 정도로 인격이 썩진 않았으니까요. 아니면 내가 그런 인간쓰레기로 보였습니까?”
“그렇군…… 적어도 거짓말은 아닌 듯싶군.”
“안내하고 싶다는 곳이 여기입니까? 그렇다는 건…….”
“여기가 우리들의 은신처다. 뭐, 영주 입장에서야 방해꾼들이 모여 있는 곳일 테지만.”
자조하듯 말하는 그 말투에서는 무언가에 대한 분노가 스며 나오는 것 같았다.
바로 사정을 캐묻고 싶지만 지금은 아니다.
그리고 저자에게 듣는 것도 아니고, 책임자가 별도로 있을 테니까.
“그래서 저를 부른 자는?”
“안내하지. 분명 기다리시고 계실 테니.”
디레스는 그대로 나를 어느 곳으로 데려갔다.
그곳은 가장 끄트머리에 있는 구역이었다.
이곳에 있는 가장 큰 구조물.
다만 단순히 주거 용도로 쓰지 않는지 입구부터가 다른 곳보다 넓다.
“그자가 여기 있습니까?”
“들어가라.”
아무래도 디레스는 따라 들어올 생각이 없나 보다.
나는 별말은 하지 않고 순순히 들어갔다.
어차피 내 목적은 저들을 통솔하는 책임자와 우선 이야기를 하고 사정을 듣는 것이다.
안으로 들어가자 생각 이상으로 공간이 넓다는 것을 깨달았다.
‘……공간 왜곡?’
내 감각에 그 특유의 위화감이 들었다.
이전에 마족들이 의식장을 건축할 때 썼던 정도는 아니나 공간 자체를 농락하는 느낌의 기척.
그 탓인가, 안으로 들어왔을 때 공간은 탑의 현재 층 폭의 절반 정도가 되어 있는 게 아닌가.
하기야 놀랄 건 없다.
만약 지금부터 만날 인물이 내가 예상한 대로의 인물이라면 이 정도 기술은 간단하겠지.
그는 온갖 기술에 정통한 인물이니까.
“실례지만 계속 숨어 계실 건지요?”
나는 주변을 둘러보며 외쳤다.
기껏 순순히 들어왔는데 그자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아마 어딘가에 숨어 있을 것이란 것쯤은 짐작을 할 수 있다.
“……나오지 않으시겠다면. 저도 생각이 있습니다만.”
가능한 예의를 차릴 것이지만 그것도 한도가 있다.
다만 먼저 거친 수단을 쓰는 것은 내가 아니라 저쪽인 모양이다.
쿵!
묵직한 금속 덩어리가 떨어지는 소리가 울렸다.
쿵! 쿵! 쿵!
그 소리가 연속으로 울리며 어느샌가 어둠 속에서 지난번 상대했던 철거미가 다섯 대나 등장한 게 아닌가.
“아하~ 이렇게 나오시겠다?”
의도가 뻔히 느껴진다.
힘을 시험해 보겠다는 건가.
“그럼 뭐, 거기에 맞춰 드리죠.”
나는 다른 군말은 하지 않고 순순히 그의 의도대로 행동해 주기로 마음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