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suck honey with extras RAW novel - Chapter (191)
엑스트라로 꿀 빠는 법-191화(191/344)
제 191화
213화 최고의 작전은 섬멸 (6)
“칫, 건방지긴. 뭐, 됐다. 어차피 목격한 이상 뒈져야할 놈이니.”
카를페는 내 태도가 꽤나 거슬리는지 짜증을 내며 철구에 달린 사슬을 거칠게 잡아당겼다.
족히 수백 킬로그램은 나갈 법한 철 덩어리가 마치 공처럼 가볍게 끌려가더니 그의 손아귀에 붙잡혔다.
“나름 실력 좀 있다고 착각하는 애송이인 모양인데. 후회시켜주마.”
그는 그대로 철구를 빙빙 돌리며 원심력을 살리기 시작한다.
조금 전에도 저런 식으로 맞힌 거겠지.
……왠지 짜증 나네. 정신이 팔렸다지만 저딴 것에 얻어맞을 줄이야.
“상대해 줄 시간은 없다. 그만 뒈져라.”
놈은 길게 이야기할 마음도 없는지 그대로 휘두른 철구를 나를 향해 내질렀다.
쉬익!
실내의 답답한 공기를 가로지르며 묵직한 질량의 물체가 날아든다.
얼핏 보아도 어지간한 화살보다 빠른 스피드.
저런 중량이 눈앞에 날아들면 확실히 위협적이리라.
갑옷을 입었어도 통째로 뭉개져 피떡이 되겠지만.
“하지만 그거 두 번은 안 맞아.”
그러나 나는 가볍게 피식거릴 뿐이다.
놈이 휘두른 철구는 내 앞에서 바로 단단한 벽에 막힌 듯 한 차례 정지하고는.
쿠웅!
그대로 바닥으로 떨어졌다.
“뭣이?!”
놈이 경악하며 철구를 다시 끌어당기려 하나 낑낑거릴 뿐 꿈쩍도 하지 않는다.
철구에 보랏빛의 역장이 머물고 있다.
내 중력 제어의 능력 탓.
“당겨 봐.”
내가 비웃으며 얼마든지 끌어당겨 보라고 손짓하나 놈이 할 수 있을 리 없다.
“당겨 보라니까? 안 당길 거야?”
불가능하다.
이미 저놈의 밑천은 간파해 두었다.
저 친구의 실력이 전혀 없는 건 아니나.
그래도 내 상대가 되지 않는다.
“그러니까 당겨 보라니까?”
“이놈…… 이놈이이이이이이이!”
“풋, 생각보다 힘이 부실하네. 그 대륙 통합회의 간부 직속 실행 부대의 실력은 이거밖에 안 되나?”
“……뭐? 네놈. 지금 뭐라고?”
놈이 아연하게 이쪽을 바라본다.
어찌나 놀랐는지 철구를 당기는 것도 잊은 모양.
놈이 끙끙거리는 사이에 떠올렸거든.
‘역시 그렇군.’
놈은 통합회의 간부급이 부리는 직속 부대원이다. 직급은 예전에 던전에서 죽였던 키엘 뭐시기 보다는 상위던가?
원래는 다른 곳에서 출연해야 할 자식이다.
“네놈! 어…… 어떻게…….”
“궁금하면 저승에서 네 직장 동료들 만나면 한번 물어봐라. ……걔네들도 알 리가 없겠지만.”
내가 가해지는 중력량을 폭발적으로 늘리자 드디어 철구가 박살이 났다.
“칫!”
놈은 그제야 내가 자신이 감당할 적이 아니란 것을 인지한 듯 도주하려 하지만.
“어딜 가려고!”
그보다 내가 쏘아 낸 번개가 놈을 태워 버리는 게 더욱 빠르다.
섬광이 꿰뚫고 지나가자 일격에 놈이 쓰러졌다.
<특정 영향력을 보유한 인물이 사망했습니다.>
<당신의 행동이 영향력을 발생시킵니다.>
<획득 영향력 포인트 : 41pt>
<잔여 영향력 포인트 : 557pt>
“우선 한 놈.”
아까운 포인트들을 놓칠까 보냐.
아주 싹싹 털어먹어 주마.
선한 이라면 건드리지 않지만, 악당이라면 무슨 짓을 해도 되는 세상이 아닌가.
그렇다면 그 이치에 제대로 응해 줘야지.
‘일단은 얘네부터 꺼내주고.’
아까처럼 기습을 당할 수 있기에 이번에는 제대로 주변에 주의에 기울이며 나는 다시 철창에 손을 댔다.
끄드드드드드드득!
까앙!
쇠가 우그러지고 부러지는 소리가 울리며 철창이 단번에 뜯겨 나갔다.
“자~ 석방입니다.”
제가 딱히 검사도, 판사도 아니지만 내 멋대로 당신들을 석방해 드리죠.
당신들은 자유입니다.
“…….”
그러나 어째 아무도 나오지 않는다.
어? 보통 영화 같은 곳에서는 창살 뜯어내자마자 와, 와아아아아아아! 고함치면서 튀어나오기 마련이던데.
‘……나 때문이군.’
제3자가 보기에 내가 어떤 놈으로 보일까.
갑자기 튀어나와 이상한 힘을 쓰는 한편 기습을 당해도 멀쩡하고, 심지어 이상한 힘을 연달아 발휘하며 너무나도 간단히 적을 쓰러트린다.
뭐하는 변태야 그거?
‘내가 봐도 참 이상한 놈이야.’
그런 놈이 갑자기 창살을 뜯어내고 당신들은 이제 자유입니다, 라고 해 봐야 어찌 반응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거겠지.
그렇다면 저들을 설득하는 것도 일인가.
그러나 뜻밖에 다시 목소리를 내 준 것은 그 디레스의 친구로 생각되는 엘프 청년 렐틱스 였다.
그가 용기를 내듯 가장 먼저 창살 너머로 발을 내딛었다.
“뭐 하십니까? 어려분! 지금이 기회입니다.”
“하, 하지만 그자는…….”
“이자가 누구건 중요치 않습니다.”
나는 얌전히 그 청년이 말하기를 기다렸다.
내가 섣부르게 주장하는 것보다 그가 말하게 놔두는 게 더 나을 테니까.
“중요한 것은 나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들을 구하기 위해 다른 자들도 싸우고 있다지 않습니까!”
“…….”
“이대로 있어 봐야 다시 저자들이 이 창살을 새로 달든가, 다른 곳에 가두겠죠.”
암, 그렇고말고. 맞는 말이네.
나는 고개를 끄덕이기만 했다.
“무엇보다 잡혀 봐야 동족들에게 폐만 될 뿐입니다. 차라리 속더라도…… 이곳에서 나가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다들 그 청년의 말에 적잖게 고민하다 곧 동의하는 듯 한 명, 두 명 일어나기 시작했다.
“칼에 맞아 죽는 한이 있더라도 더는 이곳에 있진 않겠네.”
“……그렇지.”
“맞는 말이야.”
“그래, 나가야지.”
다들 각오를 다진 듯 나온다.
그리고 렐틱스는 내게 면목이 없다는 듯 짧게 고개를 숙였다.
“기다리게 하여 죄송합니다, 누군지 모를 협력자여.”
“아니, 뭐…… 이해하니까 신경 쓰지 마시죠.”
“어쨌든 저희는 당신의 권유대로 나가겠습니다. 어디까지 도망칠 수 있을지 모르나…… 나름 저희의 몸은 저희가 알아서 지키도록 하죠.”
결의를 다진 듯 말한다.
폐를 끼칠 바에야 탈출을 위해 싸우다 죽겠다는 각오.
나는 그 각오에 감명받아 그의 어깨를 두드리고는.
“됐으니까 가세요.”
“……예?”
칼 맞아 죽는 한이 있더라도 싸우겠다니.
심지어 내 앞에서?
누구 악몽 꾸게 할 일 있나.
나는 공간 자체를 연결하는 통로를 펼쳤다.
내가 그 통로를 펼치자 렐틱스는 진심으로 깜짝 놀랐다.
“……게이트?! 고위 마법사였습니까?”
“설명하기 귀찮으니 비슷한 상표라고 칩시다.”
이들을 데리고 성내를 누비는 미친 짓은 나라도 할 생각은 없다.
실은 전이를 쓰는 게 가장 빠르지만, 머릿수가 많다.
다수의 인원이면 전이보다는 차라리 이렇게 공간을 연결하는 통로를 만드는 편이 낫다.
“이 너머로 가서 기다리고 있으면 곧 다른 분들도 쫓아올 겁니다. 그들과 같이 도망치세요. 물론 만약 거기까지 누가 쫓아온다면 그땐 당신들끼리 대처해야 하지만요.”
“…….”
각오를 다졌거늘 완전히 김이 샜다는 듯 멍한 눈을 하는 이들을 채근하자 하나둘 내가 연 통로로 들어갔다.
“고맙습니다.”
“……참으로 신세를 지는구려.”
“어찌 감사의 말을 드려야 할지.”
다들 지나갈 때마다 감사의 말을 하지만 어쩐지 맥이 빠진 듯한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치자.
뭐, 안전한 게 제일 아닙니까~.
그렇게 구출한 이종족들을 디레스네들이 매복하고 있는 곳으로 보내고 난 뒤 나는 연결된 공간을 닫았다.
바이 바이.
‘마음 같아선 내가 바로 따라가고 싶지만…….’
다음은 디레스와 친구들이 알아서 잘해 주겠지.
무엇보다 내 두 번째 용건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구출한다는 성과만으로는 부족하다.
나는 조금 전 해치운 조직원의 시체를 두고는 “흥” 콧김을 내뿜었다.
“온 김에 너희도 마저 찾아내 정리해 주지.”
아마 이놈만이 있는 건 아닐 테니까.
그러니 오늘 밤 내로 정리해 둘 참이었다.
* * *
비슷한 시각.
대륙 통합회의 간부 직속 실행 부대의 대장 크셀레우스는 바로 바깥의 이상 사태를 눈치채고는 전신의 감각을 곤두세웠다.
“……습격?!”
아니나 다를까 바로 내다보니 성 이곳저곳에서 불길이 피어오르고 병사들의 비명 소리가 들린다.
“젠장! 여기 놈들은 대체 방비를 어떻게 시키는 거야?”
“그것보다 습격이라니 어떤 놈이야?”
마찬가지로 혼란스러운 상황을 눈치챈 다른 조직원들이 황급히 튀어나와 똑같이 곤혹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범인이 누구인가 고민할 것도 없다.
정황상 아마 영주가 현재 몰아넣고 있는 중인 이종족들이겠지.
설마 구금된 동족들을 구하러 온 건가?
하지만 타이밍이 나빴다.
“카를페 녀석은?”
“인질로 쓸 만한 놈들 고르겠다면서 지하로 내려간 뒤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불러올까?”
“아니, 필요 없다. 오히려 지하 감옥 쪽을 살펴야 할 필요도 있겠지. 그쪽이 목적일 테니.”
만약 동족들을 구하러 온 것이라면 침입자들은 분명히 내려갈 것이다.
“카를페 녀석이라면 겨우 수인 따위에게 당하지 않겠지. 그 녀석에게 맡겨라.”
“그럼 나머지 침입자는? 우리가 처리해야 하나?”
혼란 속에서도 그들이 바로 나서지 않는 것은 어디까지나 그들의 역할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들의 임무와 일라나트 백작의 성을 지키는 것은 아무런 관련이 없는 문제.
크셀레우스는 잠시 고민을 거듭하더니 개입하자는 결론을 내렸다.
“놈들을 제압하는 건 해야 할 일이다. 모처럼의 기회라 생각하자.”
차라리 잘되었다고 여기기로 했다.
어차피 조직의 명을 받아서 이곳의 영주가 난항을 겪고 있는 계획을 실행시켜야 했다.
“분명 습격에는 적지 않은 전력을 투입했을 것이다. ……여기서 제압해 두면 이후 임무도 수월하겠지.”
“크크큭. 오히려 먼 길 돌아갈 걱정은 없겠군.”
“저놈들도 운도 없지. 하필 이때 일을 벌이다니.”
다른 조직원들도 입가에 비웃음을 걸었다.
처리할 대상이 제 발로 찾아왔다는데 그것보다 기쁜 게 어디 있으랴.
“……놈들을 제압한다. 단, 가능한 숨은 붙여 둬라. ……거슬리면 한둘 정도의 사살은 어쩔 수 없지만.”
“알겠다.”
“간단하고말고.”
곧바로 그들은 침입자들을 제압하기 위해 개입하려 했다.
그러나 흩어져서 행동을 개시하려던 그들이 갑자기 그대로 걸음을 멈추고는 전부 한곳을 응시했다.
“……누구냐?”
크셀레우스가 대표로 묻자.
그 어둠 속에서 어느 소년이 모습을 드러냈다.
마치 그들에게 용무가 있는 것처럼 대놓고 접근하는 게 아닌가.
적어도 이곳에서 근무하는 병사는 아니다.
그들처럼 갑옷을 입은 것도 아니고, 분위기도 이질적이다.
무엇보다 저 소년은 명백하게 저들을 인지하고 다가오고 있다.
마치 정체를 눈치챈 것처럼.
그들의 경계심이 극도로 높아진다.
“……하지만 인간이군. 그러고 보니 협력자가 있을 수 있다 했지. 그게 설마 새파란 애송이일 줄이야.”
“협력자? 음~ 뭐, 부정은 하지 않을게. 새파란 애송이인 것도 부정은 하지 않을 거고. 내가 좀 젊거든.”
그 소년이 가볍게 웃으며 제멋대로 대답했다.
솔직히 의외였다.
시원찮은 농담이나 하다니.
입이 가벼운 건가? 아니면 단순히 겁이 없는 건가.
“그것도 아니면 댁들이 만만한 것일 수도 있지.”
마치 그들의 생각을 뻔히 안다는 듯 그 소년이 또다시 너무나도 간단히 말을 자아냈다.
그래 봐야 저열한 도발이다.
굳이 그딴 것에 걸려들 정도로 허술하지는 않다.
“어리석군. 단독으로 우리들과 맞설 셈인가?”
의도는 뻔히 보였다.
나름 실력이 있다고 여기는 것이겠지.
확실히 보통내기는 아닐 것이다.
어떤 수완을 썼는지 모르나 이종족들을 저렇게나 이끈 것도 저 소년일 테니까.
그러나 무모하다.
“판단을 잘못했군.”
아마 자신들을 저 병사들이나 기사들처럼 그저 평범한 영주의 측근이라 여겼을 터.
나름 실력을 과시하고자 덤볐거나, 혹은 다른 의도가 있는지는 모르나 그것은 큰 실책이다.
그뿐이 아니라 모두가 그렇게 여기는지 조직원들 중에서는 비릿한 비웃음을 띠는 자도 있다.
하지만 굳이 말로 자신들이 평범한 자들이 아니라고 알려 줄 이유도 없다.
“처리해라.”
전원이 나설 필요도 없다.
크셀레우스가 고갯짓을 하자 그의 동료 둘이 동시에 덤볐다.
저런 애송이 따위 한 명만으로도 충분하나 만일을 위해 두 명이서 충분한 협공을 펼쳐 구석에 몰렸다는 자각을 할 새도 없이 끝을 볼 셈이다.
좌우에서 저 소년을 향해 덤벼든 조직원들이 각각 무기를 뽑아 들었다.
둘 다 오러 익스퍼트 정도는 가뿐하게 상대하고도 남을 실력자들.
그들이 진심으로 몰아넣는다면 눈을 깜박이기도 전에 결판이 나리라.
“아~ 뭐, 얕본다면야 이쪽이야말로 고맙지만.”
그러나 그제야 뭔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챘다.
저 소년의 반응.
오히려 얕봐 주는 게 더할 나위 없이 감사하다는 듯 희열마저 띠는 게 아닌가.
‘……설마.’
그제야 아차 싶었다.
과연 오판한 게 어느 쪽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