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suck honey with extras RAW novel - Chapter (193)
엑스트라로 꿀 빠는 법-193화(193/344)
제 193화
215화 최고의 작전은 섬멸 (8)
여기서 간부의 등장이라.
‘설마 진짜로 간부가 관여하는 일이었나.’
차라리 빗나가길 바라는 면도 있었다.
그런 내 심정이 겉으로 드러났는지 간부 페말트는 의외라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며 묻는다.
“어머? 의외로 동요하지 않는군요? 혹시 어디선가 면식이 있었나요?”
“별로. 댁과는 초면이야.”
나는 퉁명스럽게 대꾸했다.
“그것보다 튀어나오는 게 빠른데? 설마 등장 타이밍이라도 재고 있었나?”
“그 의문 정도야 대답해 드리죠. 처음부터 근처에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거기 그자의 성격이 조금 허술한 터라 불안해서 말이죠.”
페말트는 그사이 정신이 들었는지 벌벌 떠는 영주를 내려다보며 싱긋 웃으며 설명했다.
온화한 말투나 행동과 달리 눈길과 그리고 내비치는 기운은 싸늘하다.
최근에는 상대의 수준을 어느 정도 감으로 느낄 수 있었기에 어렴풋하게 눈치챘다.
‘잡담이나 떨자고 튀어나온 건 아니겠지.’
나는 피식 웃으며 끌고 나온 영주를 적당히 걷어찼다.
“거기 아줌마? 이 가엽지 않은 영주님을 돌려받고 싶나?”
“……글쎄요? 어쩔까요?”
“그럼 몸값이 좀 필요할걸. 내가 이 아저씨한테 좀 볼일이 많아서 말이야.”
조금 전 그녀가 날렸던 마법 포격은 영주까지 같이 휩쓸려 죽어도 이상할 게 없었다.
뻔하다.
입막음을 하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자에겐 캘 정보가 있다는 거겠지.
“그러면 이 아저씨는 내가 데려가야겠어.”
“그건 곤란하군요. 후후후후후. 그렇죠, 프레멜 일라나트?
그녀가 영주의 이름을 부르자 갑자기 그가 움찔, 부르르 몸을 경련했다.
마치 악몽이라도 꾸고 있는 것처럼.
“……히익?! 잠시만! 잠시간 기다려 주십시오!”
어째서인지 공포에 질린 듯한 눈치였다.
아무래도 저대로 돌아가면 벌이라도 받는 건가.
“이 아저씨가 마음에 안 들긴 하지만 대놓고 죽게 할 생각은 없거든?”
어떤 공격이든 대응하고 내뺄 준비를 하지만.
“후후후후…… 갈 수 없을 것입니다. 자…… 유감이지만 거기서 눈을 감아 주셔야겠네요.”
그녀가 무언가 읊조린다.
“당신의 역할은 거기까지입니다.”
방금 전 사용한 마법을 생각하면 저 간부는 고위 마법사가 맞을 것이다.
공격 마법이든 혹은 다른 것이든, 무슨 수단을 쓰더라도 얼마든지 대비하고자 마음먹었지만.
문제는 눈에 띄는 무언가가 생겨나진 않는다.
대신.
“커허어어어어억?!”
갑자기 영주가 목을 붙들고 괴로워하기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뭐야?”
깜짝 놀란 내가 돌아보자 어느샌가 그의 목이 꿰뚫리더니 그대로 피거품을 토해 내며 축 늘어졌다.
“…….”
입을 막고자 하는 의도는 뻔하고 새삼 그 행동에 놀랄 이유도 없다.
악당이 악당을 버리는 건 흔한 일.
내가 긴장한 것은 영주를 제거할 때 사용한 수단.
‘대체 뭐로 공격한 거야?’
가장 먼저 의심한 건 주변 공기를 압축하여 탄환처럼 날린 게 아닐까 싶은 것.
실제로 그런 마법도 얼마든지 있다.
하지만 주변 공기를 컨트롤한 것도 아니고 마법을 쓴 기척도 없었다.
‘내가 눈치채지도 못하는 공격으로 죽였다고?’
가능성은 있다.
내 마법적 능력은 3서클에 준하니 그 정도 수준을 아득히 넘는다면 얼마든지 내 자각 능력을 따돌릴 수도 있다.
거기에 유감스럽지만 저 간부의 존재만 알 뿐 자세한 능력까지는 모른다.
저 여자는 셀베스터와 직접 싸운 간부가 아니다.
만났지만 몇 간부만 남겨두고 바로 튀어버렸고, 그녀의 행적은 이후 다른 자에게 처리된 것으로 나오니까.
느낌이 좋지 않다.
나는 황급히 영주의 시체에서 물러났다.
그녀가 공격한 수단이 무엇일까, 끊임없이 궁리하며 한시도 사고를 멈추지 않는다.
‘……우선 시험해 볼까.’
샐러맨더를 소환, 가장 대처하기가 번거로울 터인 녹영의 불꽃을 사출했다.
어떤 물질에도 옮겨 붙는 편리한 불꽃.
녹색의 불길이 화르르륵! 거세게 휘몰아치며 그녀를 포위하고는 집어삼키려 한다.
“어머? 이 불꽃은…….”
페말트가 눈살을 찌푸린다.
아무래도 불꽃의 특성을 눈치챈 건가.
‘그럼 대처하기도 번거롭다는 건 알겠지.’
아티팩트로 방어하든, 마법으로 끄든 한 번은 불이 반드시 붙으니까.
모든 방어력을 무시하는 열기에 어떻게 대응할까?
좋든 싫든, 마법을 써야 할 것이다.
대응하느라 허점이 생긴 사이 추가로 공격을 퍼부어 주지.
그러나.
“그 불길에 닿기가 싫군요.”
가볍게 웃으며 중얼거리는가 싶더니 묘한 현상이 보였다.
불길이 한순간 멈춘 것 같았다.
그러고는 궤도를 바꿔 엉뚱한 곳만 휩쓸어 태우는 게 아닌가.
‘……설마.’
혹시 싶어서 추가로 공격하려 했지만.
“거기서 얌전히 계시길.”
그녀가 다시 중얼거리자 내 몸이 딱딱한 벽에 부딪혔다.
“윽?!”
그냥 막힌 것이다.
그녀의 말에 따라 모든 만물이 이 너머로 가지 못하는 것처럼.
설마 나처럼 공간을 고정시키는 방법을 쓴 건가?
확실히 고위 마법 중에는 공간 자체를 건드는 것도 존재하는데.
하지만 마법을 쓴 기척도, 마법진도 보이지 않는다.
하물며 마나의 흐름조차도.
‘무슨 속임수를 쓴 거야?’
최악의 가능성을 생각하며 신중하게 어떻게 싸울까, 궁리하는 사이.
“생각할 틈은 드리지 않도록 하죠.”
간부 페말트가 다시 행동에 나섰다.
이쪽이 동요한 틈을 타 바로 공세에 나설 셈인가.
“우선. 산만하게 움직이는 것은 취향은 아니니 조금 가만히 있었으면 좋겠군요.”
중얼거리자 갑자기 내 움직임이 더뎌졌다.
마치 팔과 다리에 추를 매달고 묶은 것처럼 움직이기가 힘들어진 것이다.
“……윽?!”
순식간에 내 움직임이 둔화되었다.
구속과 둔화 계열의 디버프를 건 것이리라.
하지만 역시 마법을 쓴 기색은 없는 게 아닌가.
대체 언제 나한테 마법을 건 거지?
눈치를 못 채니 대응할 수가 없다.
“후후. 말을 잘 듣는군요. 하지만 반항기가 있는 것 같으니 조금 거칠게 타일러 볼까요?”
이번엔 짝, 박수를 친다.
그 순간 큰 물리적 충격이 내 정면을 그대로 치고 지나갔다.
“크악!”
하지만 무엇에 당한 것인지 지금도 알 수가 없다.
충격도 진짜, 그에 따라 입은 상처도 틀림없이 현실이다.
하지만 공격의 전조도, 무엇을 한 건지도 알아챌 수가 없다.
“자, 이제 얌전해질 마음은 들었나요?”
“흥, 미안하지만 그딴 헛소리 들을 생각은 없어.”
겁을 먹어선 안 된다.
그게 저 여자가 노리는 바인 것은 명백하다.
분명히 뭔가 있다.
어디서 함정을 팠지? 무엇을 노리고 있지?
생각해야 한다.
‘최대한 거리를 벌려 볼까.’
마법사를 상대로 원거리전은 불리해질 가능성은 있으나 이대로 있어도 변하는 바는 없다.
나는 바로 상공으로 전이했다.
약 800미터 위 상공까지 단번에 상승.
‘무슨 속임수를 쓰는지 몰라도 닥치는 대로 공격해 보면 알겠지.’
시야 내에 보이는 모든 걸 힘으로 찍어 눌러 보자.
바로 운디네를 불러내 물의 창을 있는 대로 생성한다.
-많이! 더 많이?
“그래! 많이 퍼부어!”
-많이 만들게!
그렇게 생성한 게 얼추 1만 개.
하지만 부족하다.
“더!”
운디네가 더욱 힘을 발휘하여 2만 개까지 생성했다.
상공을 빼곡하게 메운 물의 창.
그것을 손짓 한 번을 신호 삼아 비처럼 퍼부었다.
파파파파파파파팟!
물의 창이 중력을 따라 내려가며 지상을 마구잡이로 시원스러울 정도의 기세로 강타한다.
“그리고…… 하나 더”
추가로 굵직한 번개까지 마구잡이로 난타, 뭔지 몰라도 요상쩍은 힘을 쓰게 두지 않는다.
쉴 틈을 주지 않고 폭격을 가하자.
정체를 모를 땐 힘으로 찍어 누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어차피 이 정도 거리를 벌리면 그 잘난 말이고 뭐고 들릴 리가…….’
그렇게 단정 지으며 계속 공격을 퍼부으려던 때.
“후후후…….”
틀림없이 들렸다.
반사적으로 팔에 소름이 돋았다.
“거리가 멀군요. 그렇게까지 떨어진다면 조금 서운하니 내려오지 그러시나요?”
그 순간 강제로 몸이 아래로 추락했다.
‘뭔가에 잡혔어?!’
재빨리 중력 제어를 구사하여 몸을 띄우려 하나 제대로 먹히지 않는다.
뭔가에 붙잡혔다?
“윽?!”
그제야 실책을 깨달았다.
이미 내가 거리를 벌릴 것까지 계산에 둔 것이다.
“……따지고 보면 경험 부족이군.”
반성은 나중에 하고 이대로 지면에 부딪히기 전에 어떻게든 해야 한다.
죽지는 않겠지만 부상을 입겠지.
그사이 궁지에 몰릴 수도 있다.
나는 재빨리 페어리 스태프를 꺼내 들고는 있는 대로 힘을 불어넣었다.
대량의 마나가 정령력으로 승화돼 마구잡이로 용솟음친다.
두웅!
사방에서 묵직한 환청이 들리는 느낌이 들더니 짓누르던 기운에서 해방되었다.
반쯤 우발적인 행동이나 제대로 통했다.
몸이 자유로워졌다.
그리고 덕분에 한순간 내 시야에 그것들이 비쳤다.
‘설마…….’
아슬아슬하게 부딪히기 전에 해방된 나는 중력 제어를 걸어 겨우겨우 충격을 최소화하며 바닥을 굴렀다.
“……이런.”
간부 페말트도 이것까지는 예상하지 못했는지 눈매가 날카로워졌다.
상정하지 못했다는 반응.
‘뭐, 덕분에 상대할 방법이 보였어.’
그녀가 사용하는 꼼수의 정체가 어느 정도 가늠이 되었다.
“운디네.”
나는 다시 운디네를 불러 명령했다.
단, 내 눈을 감고.
나는 인식하지 않는다.
“알아서 공격해. 알아서 찾아내고, 알아서 해치워.”
기본적으로 나는 정령에게 눈과 손짓으로 지시하며 확고하게 이미지를 굳혀서 내리지만.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다.
-응!
운디네가 기운차게 대답하며 내게서 멋대로 정령력을 끌어내며 물의 창을 기관총처럼 날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 중에 희미하게 피와 살을 찢는 것 같은 기척이 들렸다.
“역시…….”
눈을 뜨자마자 나는 확신을 담아 중얼거렸다.
눈앞에 보인 것은 아직 멀쩡한 간부의 모습.
하지만 나는 거기서 고개를 돌렸다.
다시 흐릿하게 그녀의 모습이 사라졌다.
“운디네. 다시 한 번 더. 알아서 노려.”
다시 운디네가 제멋대로 공격을 퍼붓는다.
단, 간부가 있는 방향이 아니라 전혀 엉뚱한 곳으로.
하지만 그게 맞는 것이다.
지금 틀린 것은 내 눈과 감각이고.
드디어 간부의 모습이 다시 드러났다.
대신 희미하게 마치 안개처럼 얼핏 보인 것은 어깻죽지가 찢어진 듯 부상을 입은 그녀의 모습이었다.
“역시 저쪽이 진짜인가.”
이게 그녀가 쓴 전법의 정체다.
“보이는 풍경 전체가 전부 환술이었냐…….”
생각해 보면 이상했다.
“광범위하게 환술을 뿌린 거군.”
비슷한 마법이 있다.
5서클 정신 간섭 마법 마인드 일루전.
상대방의 뇌에 간섭하여 온갖 감각을 주무르는 골치 아픈 마법이다.
다만 내가 아는 그것보다 훨씬 효과와 성질이 고약하다.
아마 기초가 되는 술식을 그녀 나름 개조한 것이겠지.
‘그건 그렇다 쳐도 내 마력 내성을 뚫어 버리고 이 정도로 위화감 없는 환술을 걸 줄이야…….’
대체 언제 환술을 펼친 걸까?
아마 짐작건대 처음 기습 공격을 할 때였을 가능성이 크다.
아마 영주가 갑자기 죽어 버린 것도 모습을 감추고 몰래 공격을 날린 것에 불과할 터.
하지만 그게 꼭 시시한 트릭이라고는 할 수 없다.
때에 따라선 가장 골치 아픈 타입이니까.
화려한 환술이 아니라 현실과 분간이 되지 않는 풍경을 펼치고 모습을 감추고 목숨을 노린다라.
철저하게 적을 사냥하는 타입이다.
“제 소소한 장난이 들켰군요. 역시 처음 기습으로 끝장을 냈어야 했는데.”
그녀가 아쉽다는 듯 순순히 고개를 흔들었다.
“그렇다면 상으로 마저 보여 드리죠.”
환술이 한순간 해제된다.
일부러 해제한 것이다.
이런…….
그것을 보고 나는 이를 악물었다.
주변에 빼곡하게 온갖 마법진이 대기가 되어 있다.
전부 그녀가 펼친 것이다.
‘설치형인가?’
한번 시험 삼아 돌멩이를 주워 던져 보자 그중 하나는 바로 포박용 술식이 전개되며 묶어 버리는 게 아닌가.
조금 전 내가 공중에서 끌려 내려진 원인도 저런 것이군.
“치사하군.”
“조금 잔재주를 부릴 뿐이죠. 전 다른 간부와 다르게 싸움은 자신이 없답니다?”
“……이게 어디가 조금이야.”
간부급의 실력자의 특기가 온갖 잔머리를 굴린 전투라니…….
그녀가 다시 손짓하자 재차 모든 함정이 다시 풍경에 녹아들듯 사라진다.
또다시 환술을 걸었다.
그것도 내가 다시는 걸리지 않겠다고 정신을 바짝 차렸는데도 저항할 수 없다.
‘상대방이 인식해도 환술은 그대로 전개되는 건가…….’
대체 어느 정도의 정신 간섭 기술을 가진 거지?
얼마 전 정신 간섭 기술에 저항하는 아이템을 손에 넣었는데도 걸렸다는 것은 만약 그게 없었다면 더 끔찍한 장난질에 넘어갔을 거라는 뜻이다.
‘그러고 보니 고밀도의 환각에 걸리면 그 착각만으로도 심장이 멈추기도 한다지?’
소름이 끼치네.
하지만 감탄한 것은 나뿐이 아닌 듯싶었다.
“보통내기가 아니로군요…… 본래는 더 고약한 것을 보여 주려 했는데 고작 시각과 일부 감각을 위장하는 게 그만이라니. 설마 셀바스 왕가 쪽의 요인인가요…….”
단단히 착각하는 모양이지만 정정할 이유도 없다.
나는 일방적으로 무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