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suck honey with extras RAW novel - Chapter (198)
엑스트라로 꿀 빠는 법-198화(198/344)
제 198화
220화 아실라 크렐벨트 (3)
마도서를 해금하기 위한 조건은 충족되었다.
그렇다면 바로 해 버리는 게 이 바닥의 도리겠지.
‘주저할 이유도 없고.’
적들의 목적도 알았다.
마도서만 내가 차지해도 그놈들의 목적의 태반이 소실된다.
즉, 싸우기 유리해진다는 것이지.
만일을 대비해 다른 녀석들에게 몇 가지 당부 사항만 일러두고는 마도서가 안치된 방으로 내려왔다.
[뭐야, 에일런? 또 뭐하게?]아니나 다를까 딱히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아실라가 또 따라왔다.
“슬슬 마도서 봉인을 풀까 합니다.”
솔직하게 목적을 말했다.
지금 여기서 마도서를 가져갈 셈이다.
이제 이 마도서는 제 것이 될 것입니다. 후후후후.
[그러니까 무리라고 지난번에 이야기했잖아? 나랑 동격의 마법사를 데려온다 하더라도…….]“네. 맞아요. 불가능하죠.”
기억하고 있다.
불가능하다.
“그게 아니면 그 비밀 조직처럼 수단, 방법을 안 가리는 편법으로 강제로 깨든가.”
하지만 그것도 실패한다.
“확실히 아실라 님 당신의 말대로 제가 어지간한 수단을 동원해도 일반적이라면 이것을 손에 넣을 수 없을 겁니다.”
만약 방법이 없다면 나는 이것을 단념했든가, 다른 기회를 노렸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마도서의 해금을 신청하시겠습니까?>
YES! 당연한 소릴!
이걸 위해 애가 타는 느낌으로 포인트가 쌓이길 기다린 게 아닌가!
[……지금 뭐 하는 거야?]그제야 그녀는 무언가 묘하다는 것을 눈치챘는지 나를 노려본다.
[전부터 의문이었는데 너 대체 뭘 보고 있는 거야?]내가 허투루 말하는 것이 아님을 깨달은 것이겠지.
[너…… 설마…….]상관없다.
나는 허공에 떠오른 ‘YES’를 꾹! 눌렀다.
“깨져라.”
내가 중얼거린 말이 울리자.
파지지짓!
스파크가 날뛰면서 주변에 새겨진 봉인용 마법진이 깨져 나가기 시작한다.
그 영향인지 아실라의 몸이 한 번 파지짓! 마찬가지로 거칠게 반발하듯 흐려졌다.
<봉인을 해제합니다.>
<동결된 영향력이 활성화됩니다.>
<숨겨진 영향력이 세상에 드러납니다.>
<해방된 요소가 당신 개인의 존재를 의식합니다.>
“되었군.”
나는 메시지를 확인하며 미소 지었다.
<해당 요소의 해금이 이루어졌습니다.>
<숨겨진 영향력의 개방이 이루어집니다.>
그리고 눈앞이 새하얗게 물들었다.
……어? 이거까진 생각하지 않았는데?
그런 생각을 하며 내 의식도 역시 그 새하얀 빛에 휩쓸렸다.
아무래도 추가로 뭔가 일어날 모양이리라.
* * *
<해당 영향력과 당신의 영향력의 동기화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경고.>
<제3자에 의한 간섭이 발생합니다.>
<……잠시 기다려 주세요.>
그런 메시지만이 뜨고 몇 초 정도 지났을 때 다시 시야가 회복되었다.
“……이건 또 뭐래.”
아무 일도 없을 것 같은 안이한 기대는 하지 않았다.
그래! 뭔 일이 나겠지!
그래야 버라이어티한 에일런의 인생답지!
하지만 이건 내 예상을 훨씬 넘은 사태다.
나는 멍하니 주변을 돌아보았다.
“……죄다 반짝거리네.”
잘 닦아 낸 대리석 같은 느낌으로 벽이며 바닥이며 모든 것이 반짝거리는 게 아닌가.
솔직히 말해서 핥아도 되겠어. ……진짜로 핥진 않겠지만.
처음에는 낯선 곳으로 날아온 게 아닐까? 의심했다.
하지만 공간을 넘은 감각은 없었다.
“어쩌면 이곳은…….”
나는 방금 전까지 보고 있던 곳을 다시 훑어보았다.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다.
하지만 어쩐지 느낌이 유사하다.
“그 마도서가 봉인된 방과…… 느낌이 유사하네?”
가만히 있기도 뭣하니 다른 곳으로 이동해 보았다.
통로 밖으로 나오자 드디어 이곳에 대한 것을 확신하고는 입을 다물었다.
“……설마 여기가 그 탑이야?”
큰 틀은 변하지 않았다.
분명히 내가 있었던 유적탑이 분명하다.
하지만 전부 새것 같다.
벽에 나 있는 금도 없고, 관리가 되어 있는지 모든 게 반짝인다.
“맞아, 에일런. 네가 생각한 대로야. 지금 네가 보고 있는 건 아직 이곳의 내가 제대로 살아 숨 쉬고 있을 때의 풍경이야.”
누군가가 말했다.
돌아보니 그녀가 있다.
아실라 크렐벨트, 이 유적탑의 주인.
“본래 이곳의 이름은 변화의 공방탑이야. 뭐, 결국 이 시대까지 이 이름이 전해질 일도 없지만. 아마 내 이름도 전해지지 않았겠지. 네 반응을 보니 알겠더라.”
“……!”
“어머? 왜 그렇게 놀란 눈을 하는 걸까? 지금까지 잘도 떠들었잖아? ……나랑 말이야.”
내 쪽을 향해 싱긋 웃는 소녀, 그 목소리의 정체는 아니나 다를까 그녀 본인이다.
하지만 다른 점은 유령 상태가 아니다.
제대로 몸이 있다.
발이 땅에 닿아 있다.
“한 가지 착각을 정정해 줄게. 살아 있는 건 아냐. 되살아난 것도 아니고.”
그녀는 안타깝다는 듯 한숨을 쉬며 고개를 서서히 저었다.
“일단은 설명해 둘게. 그래야 다음 절차를 밟을 수 있을 테니까. 이곳은 네 정신과 마도서의 마력이 공명하여 만든 의식의 확장 영역.”
“확장 영역?”
“까놓고 말하면 네 머릿속이야.”
나는 반사적으로 내 관자놀이 부근을 매만졌다.
“인간의 정신 영역은 스스로도 인지하지 못한 용량이 있거든. 마도서가 해방되었을 때 발생한 마나를 이용하여 네 정신과 동기화시키고 그 남는 용량을 이용한 거야.”
“하지만 이 탑의 풍경은…….”
“내가 적당히 이미지를 조작한 거야. 내 지식에 남아 있는 이미지를 이용하여 덧씌운 거지. 이해하기 어려우면 내가 멋대로 주무른 꿈속 세상이라고 여겨도 돼.”
그런 것치고는 생생하다.
시험 삼아서 적당히 벽을 발로 차 봤는데 아프다. 내 발이.
“꿈치고는 너무 생생한데요?”
“마나에는 인간이 보통은 인식할 수 없는 수많은 정보가 잠들어 있어. 나라는 의식체를 기점으로 이용하며 특정 정보를 개인의 머릿속과 동기화시키는 건 의외로 간단해.”
“제가 상당한 정신 내성력을 얻었는데요? 대체 어떻게 그렇게 간단히 제게 간섭을 한 겁니까?”
비약을 먹고 완벽에 가까운 내성력을 얻었는데도 그걸 뚫고 간섭된 것인가?
내가 놀라워하자 아실라는 그게 어쨌다는 듯 팔짱을 낀 채 코웃음 쳤다.
“내가 누구라고 생각하는 거야? 정신에 미세한 입자 정도의 틈새만 있어도 얼마든지 개입할 수 있어. 생전에는 꽤 천재로 불렸거든! 뭐! 나 정도만 가능하겠지만!”
천재 무섭네.
“……뭐, 그렇다 칩시다. 그래서 왜 저한테 이런 꿈을 꾸게 하는 거죠? 용건이 있는 듯한데.”
나는 빨리 마도서를 얻어야 한다.
“성급해하지 마. 나름 필요한 절차니까.”
“무슨 뜻이죠?”
“그보다 내가 먼저 하나 묻고 싶어. 대체 어떻게 봉인을 해제한 거야?”
“…….”
“본래라면 그건 누구도 해제해선 안 되었어. 할 수도 없고…… 단 하나 예외로 둔 경우를 제외하고.”
예외?
“혹시 제가 그 예외라는 생각은 안 드십니까?”
“그럴지도 모르지. 하지만 아닐지도 몰라. 솔직히 판단이 서지 않아. 실은 처음 봤을 때부터 마음에 걸려서 지켜보긴 했는데 영 모르겠단 말이지? 생전의 내가 들은 것과 너무 달라.”
의미심장한 말.
그보다 날 계속 탑 안에서 따라다닌 건 심심해서가 아니었구나.
“그리고 너무 서운하게 여기진 마. 어떻게 보면 이것도 네게 협조하는 것일 수도 있으니까.”
“……그게 무슨 말입니까?”
“말해 두는데 이렇게 네 정신에 끼어들지 않았다면. 너 바로 먹혔을 거야.”
……응? 먹혀?
“그 마도서에 깃든 마법은 조금 특수해서 말이야. 제대로 기반이 없는 자가 손을 대면 먹혀 버리고 말아. 혹은 폭주하든가. 괴물 같은 게 되어 버렸을지도 모르지.”
……짐작이 가지 않는 게 아니다.
11권에 출현한 괴물.
그것이 만약 그녀가 말한 폭주 상태라면?
아실라 크렐벨트의 시신은 11권에 등장한 보스로 의심되었다. 만약 그 시체가 폭주하여 날뛴 괴물이라면?
“그럼 지금은…….”
“내가 끼어들어서 중간에서 막았을 뿐이야. 그래도 불확실해. ……내가 중간에 조절해 주면 모를까.”
다만 그녀는 내가 마도서를 얻게 도와준다는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도와주지 않을 거라는 말을 하는 것도 아니고.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는 뜻이다.
“판단은 이제 내릴 거야.”
“어떻게요? 새삼 면접이라도 보시겠다는 겁니까?”
“면접이라…… 흐음~ 그것도 나쁘지 않네. 과거 내게 제자가 되겠다고 몰려드는 녀석들을 그렇게 시험하기도 했으니까.”
좋은 게 떠올랐다는 듯 그녀는 가볍게 손뼉을 치고는 손을 뻗었다.
그녀의 손에 화려한 장식이 달려 있는 지팡이가 튀어나왔다.
“그럼 면접. 까짓것, 한번 해 볼까?”
“합격 기준은?”
“별거 없어. 여기서 네 실력을 증명해 보렴~.”
참 간단해서 좋네.
저거 틀림없이 최악의 면접관 유형이다.
압박 면접도 아니고 폭력 면접이라니.
“대화로 풀어 갔으면 좋겠는데요. 이래 보여도 자기소개는 익숙하거든요.”
“대화? 아하하하하하! 말도 안 되는 소릴 하네?”
그녀가 웃음을 짓자 지팡이에 터무니없는 양의 마나가 모인다.
“여긴 네 정신 속 세상이야. 고작 세 치 혀를 놀리는 것보다 네가 직접 뛰고 피하고 얻어맞고 그렇게 온몸으로 힘껏 표현하는 게 진실되게 느껴지는 영역.”
그녀가 고개를 살짝 까딱이자, 모인 마나가 변화하며 불덩이를 일으켰다.
대량의 화염이 이쪽을 향해 퍼부어진다.
나는 힘껏 뛰어 그것을 피했다.
어차피 빗나가게 할 생각으로 쏜 것이다.
“무엇보다 궤변 따위에 납득해도 네 의지가 부족해 마도서에 먹혀 버리면 의미가 없어. 그러니 직접 증명해.”
“……싸우자는 말, 참 어렵게 하네. 그보다 꿈속이라면서요. 제가 싸울 수 있긴 해요?”
“가능해. 단, 네가 힘을 쓰거나 얻어맞으면 네 마나도 그만큼 실제로 먹힐 거야. 아, 팔이나 다리가 날아가도 실제로 날아가는 것은 아니니 안심해. 실패해도 죽지는 않아.”
……그거 별로 안심이 안 되는데.
저 여자, 쇼크사라는 말을 아나 몰라.
어쨌든 실력으로 증명하라는 이야기는 진심인 것 같았다.
정신 속 세계라고 얕잡아 볼 수도 없다.
지금 주도권은 그녀가 쥐고 있다.
내게 있어 마도서를 차지할까, 할 수 없을까의 분수령은 여기에 달려 있다.
“에일런 넌 선한 이일지도 몰라. 그건 네 행동을 관찰하며 확인했어. 하지만 선하더라도 의지가 약하다면 의미가 없어. ……그럼 그 뒤가 없으니까.”
“그 뒤?”
“뭐, 잡담은 여기까지! 어쨌든 나를 납득시켜 봐. 그럼 마도서든, 뭐든 줄 테니까!”
“……증명을 원하신다니 그럼 질리도록 보여 드리죠.”
시련이라고 생각하자.
던전에서 보스랑 싸우듯, 무언가를 얻기 위해 내기를 하듯.
시험하겠다면 그에 따르는 게 이 바닥의 도리겠지.
“그럼 사양 않고 풀파워 에일런을 보여 드리죠! 샐러맨더!”
첫 공격은 화려하게 답해 줄까 싶어서 샐러맨더를 불렀지만.
“자! 처음은 너다!”
…….
…….
…….
“……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대신 그녀가 쏘아 낸 광탄이 나를 향해 비처럼 쏟아질 뿐.
“우아아아앗?!”
황급히 공간 제어를 사용했다.
이번에는 문제없이 발동했다.
평소와 같은 감각과 함께 눈앞의 풍경이 바뀌며 내 몸의 위치가 변한다.
내가 있던 곳에는 그녀가 날린 광탄이 폭격처럼 퍼부어졌다.
‘뭐야? 능력은 잘만 써지는데? 방금 전에는 왜 정령술이 안 됐지?’
시험 삼아 마법을 써 봤다.
가장 간단한 1서클 마법 파이어 볼트.
내 전방으로 주먹만 한 불덩어리가 날아간다.
당연히 그 정도는 아실라가 가볍게 지팡이를 가리킨 것만으로도 흩어져 사라진다.
‘하지만 마법도 문제없이 발동이 돼.’
마법도 된다. 보유한 능력도 되고.
하지만 정령술만이 발동되지 않는다.
그런 나를 보고 아실라는 이유를 눈치챘는지 난처한 듯 뺨을 긁적거렸다.
“아…… 한 가지 정정할게. 정령술은 여기선 쓰기 힘들 거야.”
“치사하네요! 다 된다 해 놓고! 사기다! 과대 포장이다!”
“어쩔 수 없잖아! 여긴 네 정신세계. 그리고 정령은 너와 별개의 자아를 가진 존재. 당연히 다른 인격을 가진 존재가 타인의 정신세계에 쉽게 들어올 수 있을 리가 없잖아.”
요컨대 정령은 제3자 취급이라는 것이다.
“칫.”
“이왕 이렇게 됐으니 다시 말할게.”
그녀는 장난이라도 치듯 싱글거리며.
“네 능력과 마법만으로 내게 의지를 보여 봐, 라고. 음~ 이러면 되나?”
“되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