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suck honey with extras RAW novel - Chapter (20)
엑스트라로 꿀 빠는 법-20화(20/344)
제 20화
24화 포션 사세요! (5)
쇠뿔도 단김에 뽑으라고, 이왕 말이 나온 김에 나는 바로 용병 길드로 향했다.
용병패는 이러려고 얻은 게 아닌가. 주저할 필요는 없다!
“……에일런 님, 이번에도 의뢰는 아닌가 보시네요.”
“네. 제가 의뢰를 하러 왔습니다.”
의뢰를 받으러 온 게 아니라 시키러 온 용병이라.
나도 팔자 한번 좋군.
접수원이 난처해할 만도 하다.
그러고 보니 내가 하라는 용병 일은 안 하고 가게 차리고 이러는데 과연 길드에선 어떻게 생각할까?
조금 신경 쓰여서 묻자 그녀는 잠시 고민하더니 대답해 주었다.
“굳이 따지면 에일런 님의 가게에 대해선 저희로서는 참으로 바람직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어? 그거 꽤 의외로군요.”
“에일런 님의 활동이 용병답냐, 아니냐 하는 점은 제쳐 두고 포션 덕에 다른 용병 분들의 활동에 크게 도움이 되니까요.”
“길드 입장에선 이득이란 거군요.”
작은 부상은 포션을 쓰면 금방 낫게 되니 보다 적극적으로 의뢰에 임할 수도 있지.
자잘한 부상 같은 경우 자연적인 치유를 기다릴 필요 없이 바로 조치를 취할 수 있으니 다음 의뢰를 받는 간격이 짧아진다.
결국, 의뢰의 회전율이 올라간다.
“그렇다면 길드 측에서 굳이 제 일에 대해 쓴소리할 이유는 없겠군요.”
“후후후. 그런 셈이네요. 그렇다 해도 지나치게 용병답지 않은 모습을 보이시면 다소 곤란합니다.”
“뭐, 그 모습은 차츰 보여 드리죠.”
어차피 언젠가 질리도록 제 활약을 보여 드려야 할 테니까요……. 정말로요. 칫.
어쨌든, 그럼 좀 잘 좀 부탁드리죠.
나는 접수원에게 대강의 사정을 설명했다.
도둑이 든 일부터 그에 따라 위기감을 느끼는 일까지 전부 말했다.
“그렇군요. 즉, 에일런 님의 가게를 호위해 주실 용병을 구하고 싶으시다는 거네요?”
“몇 달 정도는 고용할 거 같으니 그 정도 기간 동안 꾸준히 일해 줄 녀석들이면 좋겠습니다.”
“우선 적당한 분들이 몇 계십니다. 먼저 그들에게 제안을 꺼내고 공고를 거는 게 어떨까요?”
“그 판단은 맡기겠습니다.”
어쨌든 인선을 구하는 쪽은 나보다 그녀가 더 잘 처리할 테니까.
용병 고용에 관해서는 길게는 며칠은 더 기다려야 할 듯싶다.
‘그럼 별개로 그것도 같이 부탁하자.’
나는 다음 용건을 꺼냈다.
“그리고 두 번째 부탁드리고 싶은 게 있습니다.”
“또 있나요?”
이번에는 그녀도 예상하지 못했던 것 같다.
아마 내 요청을 들으면 그녀라도 다소 얼떨떨한 표정을 지을 것 같군.
나는 느긋하게 미소 지으며 두 번째 부탁을 말했다.
“내성 도시의 마법사.”
“……예?”
“알고 있습니다. 내성 도시의 마법사랑 연락 수단이 있다는 것쯤은요. 거기에 돈만 충분히 지불하면 의뢰도 받는다죠?”
“마법사 분들에게 의뢰를요? 에일런 님이 말인가요?”
“네. 물론이죠.”
나는 접수원의 얼굴이 살짝 멍하니 놀라는 것을 즐기며 말을 이었다.
“그 마법사에게 일을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연결해 주세요.”
* * *
다음 날.
아침 일찍부터 도착한 약초를 한창 가공 작업 중인 참이었다.
오늘은 가게를 쉰다.
가능하면 매일 열고 싶지만 역시 텀이 있어야 한다.
최근에는 대략적인 장사 일정이 잡힌 참이다.
5일 동안 장사를 하고, 하루는 이렇게 미리 재료를 가공하는 등 정비를 하고, 또한 그다음 하루는 쉰다.
오늘은 쓸 약재를 가공해 두는 날이다.
“오늘도 약초를~ 갈고~ 갈아~ 그리고 끓이고~ 식히면~ 적당히 완성!”
음정, 박자 제멋대로. 중요한 건 흥이다.
이렇게라도 혼자 놀지 않으면 지루해서 못 버티거든.
그렇게 한창 약초를 가공하고 있을 무렵이었다.
“있는가!”
퉁! 퉁! 퉁!
누군가 가게에 찾아왔다.
‘이 시간에 날 찾을 사람은 없을 텐데?’
나는 의아해하면서 문을 열었다.
“예.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제가 이 가게의 주인인 에일…….”
나는 대답하다가 말을 흐렸다.
눈에 들어온 손님의 인상착의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큼지막한 로브를 걸치고 지팡이를 쥔 이들이 네 명이 있다.
그중 가운데 선 이는 상당히 나이가 든 노인이다.
그들의 인상을 보자마자 입에서 딱 감상이 튀어나왔다.
“……마법사?”
어딜 봐도 마법사다.
전형적인 마법사의 모습이었다.
그 마법사 노인이 나를 훑어보고는 묻는다.
“자네가 에일런인가? 연락은 받았네.”
연락.
그제야 내가 용병 길드에 해 둔 부탁이 떠올랐다.
내성 도시에 머무는 마법사와 이야기를 하고 싶으니 전언을 전해 달라는 부탁이었지.
‘부탁한 것도 사실이고 접수원이 수락해 준 것도 사실이긴 한데…… 설마 본인이 직접 찾아와?’
갑자기 연락도 없이 본인이 올 줄이야.
나는 서둘러 그의 이름을 확인했다.
<루넬트 – 엑스트라>
남은 젊은 마법사들도 확인했지만 전원이 엑스트라다.
루넬트라는 노인은 가볍게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
“누군가 건너 이야기하는 건 질색이라서 말일세. 나이를 먹으니 인내심이 줄어들더군.”
“미리 연락이라도 주셨다면 제 쪽에서 나름 마법사님을 맞이할 준비라도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코웃음 칠 뿐이다.
“상관없네. 바쁜 몸이라 그런 건 아무래도 좋네. 용건이 중요하지 겉치레는 아무래도 좋네.”
그렇게 말하면서 루넬트는 눈짓했다.
이제 들어가겠다는 뜻인가. 성질 한번 급하군.
바로 나는 그들을 들이고는 가게 안을 안내했다.
“그런데 마법사 님 뒤의 분들은?”
“내 제자 놈들이네. 이놈들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말게나.”
확실히 늙은 마법사는 제자를 달고 다니는 게 보통이다.
연구를 계승하는 목적도 있고, 제자가 있는 편이 여러모로 편리하니까.
루넬트의 제자들은 아무 말 없이 고개만 살짝 숙이고는 제 스승의 뒤편에 섰다.
꽤 엄한 스승인가 보네.
“자네가 내게 맡기고 싶은 의뢰가 있다고 들었네.”
“가게를 경비할 마법과 쓸 만한 마도구를 구입하고 싶습니다.”
“마법이라…… 자네는 어떤 걸 해 주길 희망하는 건가? 그것부터 구체적으로 말해 보게.”
보아하니 어지간해서 거절당하진 않을 모양이다.
상대가 의욕이 있다면 바람직하군.
“우선 가게를 경비할 능력이니 결계 종류를 원합니다만 가능할까요?”
“불가능하진 않네.”
그는 잠시 고려해 보다가 말했다.
“공방을 경비하는 문제는 늘 우리도 고민하는 것이지. 따라서 조금의 지혜는 쌓이기 마련이지.”
“오오! 그거 반가운 말씀이로군요.”
“하지만 결계는 치는 것만으로 해결되는 게 아니네. 단기간 작동하는 거야 문제없네만, 자넨 그렇진 않지?”
“예. 몇 달 정도는 유지되었으면 합니다만.”
“그럼 곤란하네.”
이유는 결계의 유지 과정이 번거롭기 때문이라는 모양이다.
특히 조금만 어긋나도 어떤 해를 끼칠지 모른다.
“자네가 직접 관리한다면 결계를 자네에게 양도하는 절차를 쓸 수 있네만.”
“그건 어렵겠네요. 저는 마법을 쓰지 못하니까요.”
나는 현시점에선 마법을 쓸 줄 모른다.
그리고 배울 방법도 마땅치 않다.
하물며 사고 위험이 있다면 더더욱 내키지 않아.
“그럼 몇 가지 간단한 마법을 걸어 주시는 건 문제가 없습니까?”
“간단한 마법 말인가?”
“예를 들면 문을 열면 큰 소음을 낸다든가. 가게 외벽의 강도를 올린다든가 하는 정도입니다.”
“강화 정도라면 충분히 하고도 남지. 한 번 걸게 되면 몇 달 정도는 간단히 유지될 걸세.”
“그럼 그렇게 부탁드리겠습니다.”
나는 현대 지구의 경비 시스템을 참고해서 걸어 주었으면 하는 마법의 종류를 특정했다.
침입 사실을 알리고, 적을 당혹스럽게 하고, 때론 발을 묶을 수단들.
마법이라면 충분히 가능하겠지.
“그리고 마도구에 관해서인데, 마법을 모르는 저도 사용이 가능한 함정 같은 것도 필요합니다.”
“그거라면 사냥에 쓰는 것이 몇 종류 있네.”
“사냥인가요? 마법사가 사냥 같은 걸 합니까?”
“귀족 중에는 사냥을 즐기는 이도 있지. 그런 이들이 자주 찾는 마도구가 있네.”
“아하, 그렇군요. 그럼 제가 구입이 가능한 것을 고르고 싶습니다.”
이후 루넬트는 몇 종류인가 함정에 쓰는 마도구의 목록을 말해 주었고, 나는 쓸 만한 것을 추려 내어 구입 의사를 밝혔다.
“가격이 만만치 않을 걸세.”
“괜찮습니다. 충분히 감당할 수 있으니까요.”
번 돈을 대부분 투자하나 아깝지는 않다.
최소한의 안전이라도 돈으로 구할 수 있다면 이보다 바람직한 건 없지.
까짓것, 살 수 있는 만큼 사들이자.
이윽고 모든 상담이 끝나고 우리는 서로 만족스레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원하는 보안 체계를 손에 넣고, 그는 충분한 돈을 얻을 것이다.
그것이 상부상조다.
* * *
상담이 끝난 후, 루넬트는 제자들을 보내서 필요한 것을 가져오도록 명령했다.
바로 오늘 작업을 끝내겠다고 한 것이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입니까?”
“상관없네. 그리 어려운 것도 아니니. 그리고 바쁘네. 두 번이나 오가는 것도 번거롭지. 불만인가?”
“아뇨. 저야말로 부탁드리고 싶은 일이었습니다.”
설마 당일 설치가 이루어질 줄이야.
그대로 나는 마법사들이 작업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꼭 가전제품 사고 설치하는 거 보는 것 같네.’
무엇보다 이곳에서 마법에 관련된 작업을 엿볼 기회다.
보지 않을 수 없지.
거기에 나는 돈을 냈거든!
불만을 들을 이유도 없다.
하지만 지켜보면서 연신 고개를 갸웃거리며 멍하니 있어야 했다.
‘……응. 쟤들이 뭘 하는지 하나도 모르겠어.’
여기저기 마법진 같은 걸 그려 대는데 그게 무슨 원리로 그리는 건지 도통 이해할 수 없다.
‘역시 마법만큼은 자력으로 익힐 수 없나.’
마법도 배우고 싶은데.
아니, 꼭 배워야 하는데.
역시 평범하게 눈동냥으로는 힌트도 잡을 수 없는 걸까?
이후 그들의 작업은 하늘이 붉게 물들 때쯤이 돼서야 끝이 났다.
“흠! 틀림없이 자네 요망대로 작업은 끝냈네.”
루넬트가 지팡이 끝으로 살짝 바닥을 퉁! 두드리자 벽에 잔뜩 그려진 마법진이 숨겨졌다.
과연, 저렇게 위장하는 거군.
“이걸로 된 것입니까?”
“그렇다네. 자네 요청대로 이렇게 하면.”
그는 시범을 보이려는 양 마법을 가동시킨 상태에서 문을 밀었다.
본래라면 밤에 멋대로 밀 경우에 작동하지만 시범을 보이기 위해 설정을 건드린 모양이다.
그 순간.
말도 안 되는 소음이 들렸다.
“으윽?!”
칠판을 사방에서 쉴 새 없이 긁고, 수백 마리의 짐승이 비명을 지르는 등, 그 밖에도 세상의 온갖 불쾌한 소음은 죄다 섞은 듯한 괴기한 소리다.
나도 모르게 귀를 막았다.
“소, 소리 한번 끝내주는군요.”
“이것도 자네 요청대로일세. 이제 와서 말하긴 그렇네만 자체 취향 한번 괴팍하군.”
“굳이 제 취향은 아닙니다만.”
뭐, 적이 방심할 때 들으면 공황에 빠질 것 같으니 딱 좋다만.
그 외에도 구입한 마도구의 사용 방법을 설명을 듣고 다른 확인도 끝냈다.
마지막으로 루넬트가 뭔가 기대하는 듯 묻는다.
내심 내 감상이 신경 쓰인 건가.
참 곤란한 노인이군요.
“흠, 그래서 어떠한가? 이 정도면 자네의 요망에 충분한가?”
“이 정도면 충분합니다. 역시 소문대로의 마법사님이십니다.”
어쨌든 만족의 대가는 현물로 보여 줘야 하는 법.
내가 대금이 든 주머니를 슬쩍 넘기자 루넬트 역시 만족한 듯 수염이 살짝 흔들렸다.
웃는 건가.
마법사도 돈을 받으면 웃는구나.
그런 솔직한 욕망 나는 좋아한다.
돈을 밝히는 사람은 말이 통하는 법이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