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suck honey with extras RAW novel - Chapter (200)
엑스트라로 꿀 빠는 법-200화(200/344)
제 200화
222화 아실라 크렐벨트 (5)
“아톰 메타모르포제(Atom metamorphose).”
열기를 차단하기 위해 공간을 고정시켜 차단벽을 만들던 나는 순간 너무 놀랐다.
불길이 휩쓴 곳이 반대로 쩌저저저적, 얼어붙기 시작한 것이다.
“……얼어붙는 불?”
“놀랄 것 없어. 불의 성질을 변화시켜서 가벼운 장난을 친 거니까. 이렇게 보여 주는 게 알기 쉽거든.”
“……변화라는 게 설마.”
말 그대로 만물의 성질까지 건드릴 수 있는 마법이라는 것이다.
그야말로 비술 중의 비술.
“있잖아. 모든 물질을 극한까지 잘게 쪼개면 뭐가 나오는지 알아?”
알고는 있다.
원자.
“그리고 그것과 유일하게 같이 존재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최소 단위의 물질이 있어. 바로 마나야.”
확실히 그것만은 현실에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즉, 이론상 마나가 존재하는 한 그걸 다룰 수 있으면 모든 사물의 근본적인 요소에 간섭할 수 있다는 거야.”
거기까지 설명한 뒤, 그녀는 자신의 손바닥 위에 새하얀 빛을 만들어 보였다.
“이 빛은 무수히 많은 마법진으로 이루어져 있어. 하나하나가 그 최소한의 요소에 대응하는 사이즈로 이뤄져 있다면 믿겨져?”
“……그거 터무니없군요.”
내가 그 이론을 이해할 수 있을 리 없다.
하지만 그녀의 설명대로라면 저 마법진은 원자 크기의 사이즈에 대응한다는 의미.
그게 가능하다면 그녀가 스스로 누구보다도 뛰어난 대마법사라 자칭하는 것도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설명대로 그것 하나하나에 변화를 걸어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다면?
순간 등골이 서늘해졌다.
“더욱 알기 쉽게 보여 주자면 이런 짓도 가능하거든.”
그녀는 씨익 입꼬리를 끌어 올리며 다시 한 번 마법을 발동했다.
이번에는 마법진이 그녀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변화의 대상을 자기 자신으로 맞춘 것이리라.
“뭐든지 만들 수 있고. 뭐든지 될 수 있지. ……그리고 무엇이든지 할 수 있어.”
그녀의 팔이 변한다.
빛에 휩싸여 무수한 입자가 되어 그 부피가 증식하더니 거대한 괴수의 팔의 형태로 변화하는 게 아닌가.
“그, 그건?”
“예전에 어떤 멍청이가 도시에 마왕의 팔만을 소환하여 장난을 친 적이 있었지. 나도 놀러 갔다가 우연히 그 구조를 봤거든.”
뭔가 느낌이 좋지 않다.
“나름 흉내는 내봤는데. 음, 제법 괜찮게 만들어졌지 않아?”
“칫…….”
그 말을 듣자마자 나는 감상 대신 바로 공격에 들어갔다.
저건 위험해 보인다.
“아이스 스피어!”
날카로운 관통력을 자랑하는 가느다란 얼음의 투창을 만들어 그대로 중력 제어를 통해 반발력을 더하여 사출했다.
그러나 쏘아 낸 얼음의 창은 그대로 그녀가 휘두른 팔에 붙잡혀 산산조각이 났다.
마치 공이라도 받아 내듯 너무 간단히 붙잡았다.
단순히 겉모습만 변화한 게 아니라는 것이다.
근본…… 세포 단위, 아니 어쩌면 그거의 훨씬 더 본질적인 단위부터 변화한 것일지도 모른다.
“거참, 편리한 마법이군요.”
진심으로 감탄이 나왔다.
변신 마법이나 환술 같은 것들은 무수히 많다.
그러나 그것은 결국 속임수.
위장이다.
허세를 부리고 자신을 포장하고 적을 속이기 위해 취하는 수단.
물론 그것들도 훌륭한 마법이지.
하지만 그녀가 보여 준 마법은 훨씬 그것들을 능가하는 것이다.
말 그대로 세상의 본질에 손을 대는 마법.
그 가치를 헤아리는 것 자체가 어리석은 짓이겠지.
‘대단하군.’
더욱 탐이 난다.
저것을 얻는다면 살아남는 정도가 아니다.
“네가 이것을 원한다면…… 네 힘으로 이것을 이겨 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줘야겠지. 안 그래?”
요컨대 직접 체감해 보라는 뜻이리라.
그녀가 휘두른 마왕의 팔이 나를 향해 뻗어 온다.
나는 온 힘을 다해 몸을 날려 거리를 벌린다.
닿기만 해도 내 몸이 박살 날 것은 분명했다.
“걸렸어. 후후후.”
아실라가 손을 뻗는다.
그리고 또 한 번 그녀의 팔에 마법진이 발생한다.
‘거기서 추가로 발동해?’
펼친 손바닥 안쪽이 아가리처럼 변한다.
마치 드래곤의 주둥이처럼 생겼다.
그렇다면…….
“피해 봐!”
“……망할.”
무심코 욕지거리를 하며 중력 제어를 조절하지 않고 내 몸에 있는 대로 갈겼다.
반동으로 내 몸이 충격과 함께 더욱 거세게 밀려난다.
그와 동시에 손바닥의 안쪽에서 고열의 열선이 대량으로 방출된 것이다.
브레스마저 재현한 건가?
‘진짜 뭐든 가능하구만.’
피했는데도 덮쳐 오는 열기에 식겁하며 나는 식은땀을 흘렸다.
죽지 않는다는 걸 알아도 반사적으로 오금이 오그라들 수밖에 없다.
가까스로 회피하며 반동을 억지로 이를 악물고 무시하며 공격에 들어갔다.
“플레임 랜스!”
우선은 뭐가 통할지 알 수 없으니 뭐라도 공격해 보자.
내가 화염의 창을 날렸지만.
“응. 안 통해~.”
그녀가 가볍게 코웃음 친 것만으로 막혔다.
그녀에게서 새어 나온 마나가 기이하게 변동하더니 새하얀 장막이 펼쳐지며 튕겨 낸 것이다.
마치 빛의 커튼 같군.
‘……저쯤 되면 뭘, 어떻게 변화한 건지도 모르겠군.’
기본 내공이 다르다는 거겠지.
오래 끌면 불리하다.
그녀도 한계는 있겠지만, 그게 나보다 더 빨리 맞이한다는 법은 없다.
‘공격해서 결판을 지어야 한다는 건데…….’
어떻게 맞서야 할까?
짧은 궁리 끝에, 몇 가지 방안을 떠올리고 거의 대다수를 폐기했다.
‘역시 조금은 각오를 해야 하나.’
무모하지만 가장 가능성이 높은 방안을 택하고는 그것을 실행에 옮겼다.
뛰어들자.
“……돌격이라, 무모하네. 뭐, 그게 가장 가능성이 높겠지만.”
내 속셈 정도는 간파한 것인지 아실라가 쓴웃음을 짓는다.
하기야 눈치채겠지.
그야 대놓고 돌진해 오니까.
“으아아아아아앗!”
나는 쓸데없는 주저는 잊기 위해 고함을 지르며 뛰어들었다.
그리고 그 순간.
내 주변에 그녀가 순식간에 영창한 몇 개나 되는 공격 마법이 펼쳐진다.
마법의 전개가 빠르다.
“에일런, 의지는 이해하나 너무 성급하게 뛰어들었어. 이 정도면…….”
“충분히 피할 수 있죠!”
“……어?”
그녀가 무슨 헛소리냐며 의아해하는 사이 나는 그대로 뛰어들었다.
그리고 동시에 그녀가 쏘아 낸 마법들이 폭격처럼 퍼부어진다.
시야가 빼곡하게 공격 마법으로 메워진다.
만약 현실이었다면 여기서 나는 무조건 주마등을 보며 후회하겠지.
‘지금은 상관없어!’
나는 마나를 끌어 올리며 전방을 향해 플레임 랜스를 쏘아 냈다.
부딪히며 상쇄되며 간신히 빠져나갈 틈이 열린다.
물론 아슬아슬하다.
내가 뛰어들며 그 탄막을 빠져나가지만 이미 내 몸의 몇 군데나 공격이 꿰뚫고 지나간다.
“큭!”
그러나 신경 쓰지 않는다.
“……아.”
그녀가 무언가 깨달은 듯 눈을 가늘게 떴다.
내 의중을 거의 읽은 것이리라.
“확실히 무모하지만…… 그럼 이건 어떨까?”
마법진을 생성하였다.
그녀의 주변에 황금빛의 날개가 몇 개나 떠오른다.
흩날리는 깃털 한 장 한 장에서 심상치 않은 압력이 느껴진다.
“……다가오지도 못하게 해 주지.”
“그걸 쓰길 기다렸거든!”
저 마법은 아마 다루기가 극히 어려운 것이리라.
본인도 그렇게 말했고.
그렇기에 나를 시험한 것이지.
그 예로 그녀는 저것을 시전할 때는 단 한 번도 동시에 다른 마법을 펼친 적이 없다.
그 말은…….
“방해받을 걱정 없이 전이로 마음대로 오갈 수 있다는 의미!”
공간 전이의 제약이 풀린다.
방해되는 술식이 펼쳐지지 않는 것이다.
일부러 필사적으로 뛰어다니는 것도, 내가 공간 제어를 사용하는 것을 포기한 것으로 여기게 만들기 위해서기 때문이다.
바로 능력을 사용하고 그녀의 뒤로 이동한다.
“…….”
반응도, 다른 말도 없다.
그저 담담하게 고개를 돌리며 마법을 완성하려 할 뿐.
어디 허를 찌를 수 있으면 찔러 보라는 거겠지.
마치 의도적으로 틈을 보이는 것 같기도 했다.
‘말 그대로 마지막까지 시험하는 눈치군.’
그렇다면 망설이지 않는다.
노리는 대로 맞선다.
최소한의 범위에 중력장을 집중하여 지근거리로 내지른다.
“이거나 쳐드셔!”
동시에 그녀가 만든 마법이 완성되려고 한다.
쿠우우우우웅!
두 가지 속성의 힘이 충돌하며 굉음과 빛이 발생하였다.
“크윽!”
전신이 찢어지는 것 같다.
아니, 찢어졌다.
튕겨 내지 못한 힘이 내 왼팔에 적중했다.
그대로 팔이 뜯겨져 나가는 듯 타오른다.
그러나 무시했다.
‘어차피 허구야…… 겁먹으면 안 돼.’
그녀는 말했다.
여기서 치명상을 입든, 무슨 부상을 입든 실제로 해는 없을 테니 안심하라고.
함정이라기보단 조언에 가까웠다.
어쩌면 위험도 상관없이 주저 없이 뛰어들 수 있는 배짱이 있을까 보고 싶은 걸까.
위험한 마법을 얻고 싶으면 그만큼의 판단력과 배짱이 있어야 한다고 여겼던 걸까.
어차피 내 알량한 추측일 뿐이고, 실제로 그녀가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이것만은 확실하다.
“이걸로 끝입니다!”
틀림없이 내 공격은 그대로 적중하였고 아실라의 남은 반신을 꿰뚫었다.
쿠웅!
내 시야를 뒤흔드는 것 같은 충격과 함께 나도 그대로 반동에 의해 바닥에 나뒹굴었다.
“……됐나?”
여기서 더 하자고 하면 그때는 깔끔하게 단념해야겠지.
그러나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다.
“……응. 이거면 충분하겠네.”
후련하게 납득했다는 목소리.
내가 고개를 들자 마력의 농도가 옅어진다.
그리고 어떻게 된 건지 다시 멀쩡하게 실체화된 그녀가 나타났다.
“……의외로 멀쩡하네요?”
“그 상태로 대화해 봐야 기분만 나쁠 뿐이잖아? 아니면 뭐야? 혹시 그런 쪽 취향이야? 응? 만신창이인 가련한 소녀가 좋은 건가?”
“헛소리는 집어치우시죠.”
분명히 말하는데, 댁한테 그딴 거 없습니다.
그렇게 따지려던 순간 갑자기 통증이 줄어들더니 내 몸도 원래대로 고쳐졌다.
“덤으로 네 이미지도 복구했어.”
“그건 감사드리고 싶군요. 계속 그 상태로 이야기하긴 찝찝하니까요.”
실제로 다친 건 아니니까 상관없지만, 역시 이편이 좋지.
“자, 이걸로 시험은 끝!”
그녀는 과장되게 크게 손뼉을 치며 기쁜 듯 웃었다.
“만족하신 겁니까?”
“에일런 너 정도라면 이걸 넘겨줘도 큰 문제는 없을 거 같으니까. 약속은 지켜야겠지.”
시험을 통과하면 마도서의 지배권을 이양해 주겠다는 약속을 지킬 모양이다.
다행이다 싶었다.
내심 걱정은 했거든. 속였을 가능성도 있었으니까.
“약속대로 마도서를 줄게. 다만 조금 시간이 필요하니까. 그사이 잠깐 이야기를 해 둘까 하는데? 어때?”
“딱히 상관은 없습니다.”
나도 묻고 싶은 것이 있었다.
다행히도 그녀가 먼저 말해 줄 생각인 듯싶으니 사양할 이유는 없다.
“그럼 잠깐 주변 분위기부터 바꿔 볼까.”
그녀가 가볍게 손을 휘젓자 풍경이 변한다.
탑의 꼭대기.
유적탑의 꼭대기로 풍경이 변하자 나는 무심코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 시기에는 이 일대가 이렇게 생겼군요…….”
조금 놀라웠다.
분명 지금의 시대에서 유적탑이 솟은 일대는 숲이었다.
그렇기에 나는 당시에도 이곳은 과거에도 숲이나 혹은 황야일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녀가 한창 살아 있을 시절.
직접 보여준 2만 년 전의 풍경은 지금의 것과는 완전히 다른 곳이 아닌가.
도시다.
거대한 도시.
그것도 지금의 시대보다 더 뛰어난 문명임을 자랑하듯 거대한 규모의 도시의 풍경이 보였다.
이 유적탑은 그 거대한 도시의 중앙에 있다.
“응, 틀림없이 이때는 이렇게 생겼거든. 그건 그렇고 그렇게나 시간이 지났는데도 잘만 떠오르네.”
어쩐지 그리운 투로 말하고 있었다.
그렇게 묘한 감상에 젖어 있는 아실라를 지켜보며 나는 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무슨 용건인지는 이야기를 들어 보면 알겠지.
나는 조용히 그녀가 먼저 말을 꺼내길 기다렸다.
“에일런, 확실히 물어보고 싶어.”
“얼마든지요. 제 프라이버시에 저촉하지 않는 한은 대답해 드리겠습니다.”
“……너 그때, 뭘 보고 있었던 거야?”
그것은 분명 그녀가 나를 시험하겠다며 나설 때 했던 질문과 비슷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