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suck honey with extras RAW novel - Chapter (209)
엑스트라로 꿀 빠는 법-209화(209/344)
제 209화
233화 새로운 영업의 준비 (4)
바로 약속을 이행하겠다는 서류에 사인을 하게 한 뒤에 우리들은 저택으로 향했다.
가는 길 그 중간에 먼저 논의했던 가게와 공방을 지을 장소를 확인해 봤는데 그쪽은 문제는 없었다.
디레스도 딱히 불만은 없어 보였고.
그렇다면 저택만 해결되면 된다.
우리들은 딜튼의 안내에 따라 문제의 저택으로 향했다.
“오오오오오! 생각보다 더 괜찮은 저택이잖아요!”
저택을 보자마자 감탄을 터트렸다.
거대하고 튼튼한 울타리 너머로 보이는 저택은 과연 한때 귀족이 살았다는 말이 신빙성이 있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저택의 외부에 넝쿨이나 이끼가 약간 껴 있었지만 그 정도는 딱히 결점으로 보이지 않았다.
“본래였다면 이 저택만으로도 못해도 금화 4천 개의 값어치가 있었을 텐데요…….”
딜튼이 씁쓸한 듯 말하는 것은 정작 애물단지가 되어 버렸기 때문이겠지.
“그 정도면 혹시 제가 해결하지 못하길 마음속으로 바라시는 게 아닐까 모르겠군요?”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이대로 처분하지 못하면 그것이 더욱 큰일입니다. 그러니 부디 손님께서 확실히 처리해 주셨으면 합니다.”
“걱정 마세요. 이 에일런, 하겠다고 마음먹은 일은 반드시 해내니까요.”
적어도 ‘에일런’이 되고 나서 마음먹은 일이 되지 않은 적은 없습니다.
우선은 저택 내부를 살펴볼 겸 나와 디레스가 안으로 향했다.
딜튼은 따라오지 않도록 했다.
뭐가 있을지 모르니 그편이 안전하기 때문이다.
“살펴보고 이상이 보이지 않으면 여기서 하루나 이틀 정도 묵으면서 확인해 보죠.”
그의 증언대로라면 하루 정도면 바로 습격을 받는다 하니까 오래 기다릴 것도 없을 것이다.
그래도 마냥 앉아서 기다릴 수도 없다.
일단은 먼저 저택 내부를 살펴보면서 혹시라도 있을 흔적을 찾아보기로 했다.
“볼수록 마음에 드는군…….”
넓고 정돈된 저택의 내부 구조를 보아하니 더욱 갖고 싶어졌다.
이런 큰 저택은 정말로 남자의 꿈이지. 암, 그렇고말고.
“으후후후후후후…… 아. 이러면 안 되지, 안 돼.”
이것을 얻을 생각에 벌써 입가가 풀어질 것 같아서 겨우겨우 긴장을 불어넣었다.
“그나저나 디레스 씨까지 굳이 따라와서 고생하실 필요는 없었을 텐데요…….”
“문제없습니다. 거기에 미력하지만 저라도 돕는 편이 훨씬 나을 것입니다.”
디레스는 정말로 개의치 않는다는 듯 평소대로 무뚝뚝한 태도로 주변을 살피고 있다.
“거기에 묘하게 섬뜩한 느낌도 있으니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네?”
그 말에 순간 발을 멈췄다.
뭔가 있나?
기척을 감지하기 위해 집중했지만, 영 분간이 가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저희는 이런 유의 감각에 민감한 편입니다.”
“과연…… 엘프 특유의 경계심이라는 겁니까.”
그렇다면 믿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 바닥에서 절대 무시할 수 없는 게 감이다.
촉이 오면 그걸로 끝이다.
“하지만…….”
“하지만?”
“개인적인 의견입니다만.”
디레스도 썩 자신은 없는 듯 먼저 그 말을 하고 난 뒤 설명했다.
“사악하다기보단 조금 기묘한 느낌이 들고 있습니다만…… 그 상인의 말대로 인간을 몇이나 습격한 것의 느낌이라고는 생각이 되지 않습니다.”
“확인을 해 보면 알 일이겠죠.”
오히려 호기심이 생기고 말았다.
그대로 디레스의 감에 의존하여 우리가 저택의 주방쯤 되어 보이는 곳으로 향했을 때.
“……음?”
뭔가 묘한 것을 발견하고는 멈췄다.
“검?”
검이다.
그것도 상당히 낡아 빠진 검.
검신은 녹이 슬고 검자루도 쇠가 다 벗겨져서인지 표면도 거칠다.
대장간에 들고 가도 오히려 불순물 때문에 녹이는 게 손해가 될 것 같다면서 버릴 것 같은 검.
“쓰레기인가?”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나는 어째서인지 디레스의 안색이 창백하게 굳어지는 것을 눈치챘다.
“에일런 님, 저것은…….”
“……잠깐만요.”
재빨리 저것의 마력의 상태를 확인해 보았다.
“……윽?!”
그 위화감을 눈치챈 순간, 검에서 갑자기 스산할 정도의 기운이 증폭되는 게 아는가.
대량의 마나가 피어오른다.
“설마 저것은?”
달그락.
놀라는 사이 검이 제멋대로 떨리더니 그대로 허공에 떠올라 우리 쪽을 향해 날을 겨누고는 날아왔다.
“위험합니다! 여기선 제가!”
디레스가 앞으로 나서며 품에서 단검을 꺼내 쥐고는 휘둘러 받아 내었다.
까앙!
쇳소리가 울리며 디레스의 단검의 날과 저 낡은 검의 이 빠진 날이 서로 맞물렸다.
“……스스로 움직이다니 설마 마법검인가?!”
디레스 역시 나와 같은 결론을 내렸는지 이를 악물며 버티려는 때.
갑자기 그 검에서 느껴지는 압력이 폭증했다.
“오러라고?!”
검의 날에 푸른 기운이 덧씌워지는 것과 동시에.
“위험해!”
내가 반사적으로 디레스를 향해 마력탄을 발사해 날렸다.
그의 몸이 옆으로 튕겨 나가는 것과 동시에 오러를 머금은 낡은 검의 날이 허공을 휘젓는다.
“으으으윽?!”
바닥을 구르며 신음하지만 디레스는 나를 원망하는 말을 담지 않는다.
그대로 있었으면 베였을 거라는 걸 알고 있는 것이다.
“물러나 있으세요! 제가 받아칠 테니까요!”
예상했던 것보다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는 내가 앞으로 나서며 마나를 끌어 올린다.
다행인지 아닌지, 저 검은 바로 나를 향해 그 날을 겨누는 게 아닌가.
“오? 내가 마음에 든 거냐?”
조준하듯 조금씩 날이 흔들리는 게 마치 고개를 흔드는 것 같았다.
‘설마 마법검인가? 하지만 대체 뭐야?’
안타깝게도 관찰을 할 여유는 없다.
바로 검이 허공을 춤추듯 휘적이며 나를 향해 덤벼들었기 때문이다.
스으으웃!
날붙이가 허공을 가르는 특유의 소리가 울리며 단번에 검에 씐 푸르고 날카로운 기운이 덮쳐든다.
“뭐, 검이야 지긋지긋하지만.”
공간 고정으로 검기가 내게 닿지 못하도록 벽을 쳐 막고자 했지만.
그 검날이 고정된 공간에 닿기 전.
갑자기 궤도를 바꾸었다.
“엥?”
옆으로 빙 돌아 내가 고정시킨 공간을 피했다.
“뭐라고?!”
본능적인 위기감에 재빨리 고개를 뒤로 꺾었다.
아슬아슬하게 콧등 위로 푸른 잔상이 스쳐 지나간다.
순간 가슴속이 철렁했다.
어쩐지 검이 부르르 떤다.
그것이 마치 웃는 것 같았다.
‘어설프게 대처할 순 없겠는데.’
검은 그대로 나를 향해 쉴 새 없이 연격을 퍼붓는다.
그 순간이 되어서야 눈치챘다.
저 검은 무차별적으로 난도질을 하는 것이 아니다.
“이게 검술까지 구사해?”
그 검이 허공을 회전하며 쉴 새 없이 날을 휘두르는 패턴은 흡사 고수들이 검을 휘두르는 것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스릉!
검기의 기운이 퍼지며 내 옷자락에 희미하게 선이 그어졌다.
아슬아슬하다.
“에일런 님!”
“괜찮으니까 디레스 씨는 오지 마세요!”
집중하지 않으면 저 검의 움직임을 놓칠 것 같다.
검날이 움직이는 궤적을 놓치지 않기 위해 최대한 집중력을 발휘하며 주시한다.
‘온다! 그렇다면!’
계속 물러나며 마침내 내 등이 벽에 닿은 순간 그것을 노렸다는 듯 검이 과감하게 날아온다.
퇴로가 없다고 여긴 건가.
‘전이를!’
바로 공간 전이를 사용, 그 검의 뒤편으로 이동하자 나라는 목표물을 놓친 검날이 벽에 박혔다.
벽에 박힌 검이 빠져나오기 전에 나는 그 검의 손잡이를 향해 손을 뻗고는 마법을 발동했다.
마나 간섭 변화 마법, 아톰 메타모르포제.
“……어떻게 돼먹은 건지 몰라도 마법검이라면 그 구성 술식만 간섭해서 무력화 시키면 그만이야.”
그 요령이라면 일가견이 있다.
내가 방출한 새하얀 빛이 그 검에 파고 들어가고 그대로 발악을 하듯 검은 나를 향해 다시 날을 휘두르려 한다.
거리가 가까운데다가 지금 마법을 사용하느라 집중하고 있기에 다른 짓을 할 여력이 없다.
그러나 곧이리라.
“끝났어, 망할 날붙이 자식아.”
나를 향해 날아들려던 검이 궤도를 잃고는 허망하게 허공을 휘젓는다.
특유의 예리함이 사라졌다.
“꺼져.”
내가 단순히 툭, 주먹으로 올려치는 것만으로 그대로 빙그르 날아가 벽에 부딪혀 떨어졌다.
“젠장, 벽에 흠집 났잖아.”
투덜거리며 완전히 침묵한 검의 상태를 확인했다.
그 무렵 디레스 역시 상황이 끝난 것을 눈치채고는 내게 다가왔다.
“에일런 님, 괜찮으신 겁니까?”
“별로 큰 문제는 없습니다. 다만…… 아무래도 이게 그 범인인 것 같네요.”
“그런 모양입니다.”
그 역시 수긍했다.
“이거라면 범인의 모습도 보이지 않고 어지간해선 눈으로 따라잡지도 못하겠죠.”
“변명은 아니나 심상치 않은 검기였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온갖 특성으로 떡칠한 나이기에 간파하고 대응한 것이리라.
실제로도 디레스조차도 방심했다지만 위험할 뻔했으니까.
“대체 이건 뭘까요?”
“보기에는 마법검의 일종 같습니다만.”
도저히 종이 한 장도 못 썰 것 같은 녹슨 검날을 살펴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런데 이거 정말로 마법검인 걸까요?”
스스로 움직이는 검 같은 것들은 의외로 흔하다.
몬스터도 있고, 기습용으로도 존재하지.
포렐로스 제국의 어떤 기사는 자동 추적 마법이 걸린 검을 열 자루 넘게 허공에 던지며 그걸 이용해 싸우기도 하니까.
하지만 이건 그것들과는 다르다.
성능이 다르다.
애초에 주인도 없는데 검기까지 뻗다니…….
나도 그런 건 모른다.
“……그래서 이건 뭐지?”
그 의문에 대답해 준 건 갑자기 떠오른 메시지였다.
어? 이게 왜?
정말로 예상치 못했기에 놀랄 수밖에 없다.
<축하합니다.>
<숨겨진 요소를 발견하셨습니다.>
뭣이?
<해당 아이템의 본질이 손상되어 습득할 수는 없습니다.>
<습득하기 위해선 손상된 아이템의 복원이 필요합니다.>
“아니…… 진짜 이거 뭐야?”
나는 그저 집을 보러 왔는데…….
어쩌다 보니 희한한 덤까지 얹어진 셈이다.
세상인심 참, 끝내주네요! 저택을 사면 기이한 검까지 줍니다! 참, 혜자네!
‘현실 도피할 때가 아니지…….’
설명대로라면 아마 이 검이 지난번 얻은 마도서와 거의 동일한 요소일 가능성이 있다.
본의는 아니나 그걸 덜컥 쥐어 버린 셈.
떠먹여 준다는 수준이 아닌데?
어쩐지 뒤통수가 근질거린다.
‘꼭 이상한 데서 운이 터진단 말이야.’
아니, 따지자면 운이라기보단 무언가의 의도라고 봐야겠지.
‘정말 우연인가?’
그리고 또 하나.
감이지만 찝찝한 구석이 있었다.
‘기분 탓이 아니라면 그 검기…… 어째서인지 몰라도.’
검기가 눈에 익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그 검기에 대응하는 순간 한 은발의 소년이 휘두르는 검술이 떠올랐다.
그렇기에 눈으로 보면서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었다.
‘이거 어쩐지 셀베스터의 검술과 흡사한데?’
그러나 누가 지금의 의문을 풀어 줄 수는 없겠지.
원했던 대로 저택은 얻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만큼 새로운 의문 또한 얻게 되었다.
참으로 경사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 * *
약속대로 저택은 3할 정도의 가격에 손에 넣게 되었다.
세세한 인수 절차와 작업이 남긴 했지만, 이걸로 내 반듯한 저택을 얻은 셈.
솔직히 말하지.
아주 좋아 죽겠다!
“후후후후후후…… 집이야…… 여기야말로 내 집이야…….”
처음에는 시골 마을의 낡은 집으로 시작해, 구멍가게를 거쳐, 여관방을 전전하다가 마침내 이 저택까지 살 수 있는 입장에 이르렀다.
“이제 남은 건 본격적으로 세상의 평화만 오면 되는데…….”
그게 가장 어렵겠지.
아직 한참은 먼 이야기다.
본래 예정으로는 머물 곳만 확보하고 나면 그 뒤에는 적당히 관망하면서 팝콘이나 먹으며 위험할 것 같은 때만 개입하려 했다.
하지만 이젠 그럴 수 없게 되었지.
‘계획을 세워야 해…….’
이 세상의 멸망에 대해서 좀 더 알아야 하고.
한편으로는 원작의 사건에도 대비해야 한다.
참으로 바빠 죽겠군.
‘그러려면 먼저…….’
나는 아공간에서 낡은 검을 한 자루 꺼내며 그것을 살펴보았다.
완전히 망가진 마법검.
나조차도 정체를 도무지 알 수 없는 물건이다.
그러나 이것이 어딘가와 이어질 중요한 열쇠일 가능성이 있다.
이게 숨겨진 아이템이라고?
‘문제는 완전히 망가져 있다는 것이지만.’
다행히 내가 인복은 나름 있으니까, 어떻게든 될 거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