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suck honey with extras RAW novel - Chapter (217)
엑스트라로 꿀 빠는 법-217화(217/344)
제 217화
242화 건국제 (6)
“폐…… 폐하?!”
위압적인 인상 때문에 알아보는 게 늦었다.
그자는 한 손에 인간의 멱살을 붙잡아 들고 있었다.
셀바스 왕국의 국왕.
그들이 찾던 그 노인이 괴로운 듯 버둥거리며 붙잡혀 있는 게 아닌가.
“감히 폐하께 무슨 짓을!”
“그 불경함! 죽음으로도 씻을 수 없을 것이다!”
모두가 그자의 행동을 질타하며 외쳤지만.
“불경함? 웃기는군.”
오히려 그는 코웃음 치며 붙잡고 있던 국왕을 반대로 연회장 안쪽으로 가볍게 던졌다.
와장창!
국왕의 노쇠한 몸이 떨어지며 테이블에 부딪혔고, 그 위의 있던 음식들과 같이 무너지며 엉망진창인 꼴이 된 채 굴렀다.
“폐하!”
“죽지 않았다. 쯧쯧. 고작 이 정도로 몸조차도 추스르지 못하다니 한심하기 짝이 없군.”
“감히! 폐하를!”
분노를 터트리며 일어난 사내가 있었다.
셀바스 왕국의 1왕자.
왕자는 이 상황에 어쩔 줄 모르던 병사의 검을 반쯤 강제로 빼앗아 뽑아 들더니 그를 향해 겨누었다.
“이 내가 직접 목을 쳐 주마! 이 불경한 놈!”
“호오? 그래, 들은 바가 있다. 네놈이 저 약자의 후계자인가?”
그는 오히려 흥미롭다는 듯 입가를 끌어 올리며 1왕자를 향해 손짓했다.
덤비라는 뜻이다.
“짐이 직접 네놈의 역량을 가늠해 주지. 오거라”
“……네놈!”
1왕자가 분노를 터트리며 힘을 끌어 올렸다.
선명한 검기가 피어오르며 그 기운에 공명한 검날이 한순간 찌릉! 강렬하게 공명음을 내었다.
그야말로 뚜렷한 오러를 발할 수 있다는 증거.
“오오! 전하!”
귀족들이 감탄을 터트리며 선망의 눈길을 보낸다.
차기 셀바스 왕국의 국왕으로서 가장 유력한 후보로 손꼽히는 재능 있는 왕자.
왕족이면서도 무려 오러 익스퍼트 중입의 경지에 이른 그는 어지간한 기사에 지지 않을 실력을 보유했다.
“…….”
그런 검을 두고 거구의 사내가 입을 다물었다.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인 것인지, 왕자는 당당하게 직접 처단할 것을 선언하며 덤벼들었다.
“각오하거라!”
“……흥.”
그러나 들린 것은 그 사내가 코웃음 치는 소리.
왕자는 무시하고 검을 내리쳤다.
그러나…….
깡!
흡사 바위라도 때린 것 같은 소리가 울리며 왕자가 내리친 검이 부러져 그 검날이 허무하게 공중을 날아 천장에 박혔다.
“……뭣이? 내…… 검이…….”
“단련을 태만히 했군. 보아하니 어릴 적 수련이나 하고 이후에는 왕위 계승에 정신이 팔려 게을리했겠지.”
뻔히 보인다는 말투.
왕자가 경악한 듯 그 사내를 올려다보았다.
믿기지 않는다는 듯 몇 번이고 조금 전 상황을 반추했지만, 현실은 변하지 않는다.
“무슨 수를…….”
“착각하지 마라. 짐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짐을 움직일 가치도 없는 검이었다.”
방어도, 회피도 하지 않는다.
그저 가만히 받아 주었을 뿐.
그거만으로도 검이 부러진다.
“……괴물인가.”
“흥.”
그 사내는 들을 마음도 사라졌다는 듯 그 거구의 손을 왕자의 코앞으로 향했다.
그리고 간단하게 손가락만을 튕겨 딱밤이라도 때리듯 왕자의 머리를 쳤다.
그대로 왕자의 몸이 허공을 날아 벽에 처박혔다.
“죽이진 않으마. 네놈들은 좀 더 목숨을 이어 가며 짐의 말을 경청해야 하니. 그리고 거짓된 시대의 죄인으로서 죗값을 치러야 하니 말이지.”
그의 말대로 벽에 처박힌 왕자는 핏덩이를 토해 냈지만 간신히 숨은 쉬고 있다.
“저, 전하…….”
“대체 이를 어찌해야…….”
“그래! 기사단장! 말페스 경은 뭘 하고 있나!”
그러나 이제 와서 다른 자들을 찾아봐야 의미는 없으리라.
그렇게 혼란스러워하는 가운데 한 사내가 조용히 앞으로 걸어 나왔다.
루펠 셀페네아드.
세간에는 루펠 공작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루펠공?”
“설마…….”
귀족들은 처음에는 루펠 공작이 자신들을 대표하여 대신 저 불경한 사내에게 항의를 하는 건가, 기대했다.
그러나 루펠의 입에서 나온 말은 그들의 희망을 짓밟는 말이었다.
“이 루펠 셀페네아드! 이곳에서 진정한 왕을 뵈며 인사를 올리겠습니다.”
그 행동의 의미를 모를 리가 없다.
“루펠! 배신한 것이냐!”
그를 지탄한 것은 칼네스 공작, 셀페네아드 공작가와 비교해도 결코 손색이 없다고 알려진 가문의 주인이다.
그러나 루펠은 오히려 어이가 없다는 듯 비웃을 뿐.
“배신? 웃기지도 않는구나, 칼네스공.”
“뭣? ……설마 네놈?”
칼네스 공작은 수염을 파르르 떨며 그 의미를 이해하고 말았다.
처음부터 내통했던 것이리라.
대체 저 사내가 어떻게 침입했는가.
어떻게 왕성의 병사들을 한 번에 무력화시켰는가.
지금도 어째서 병력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가.
그게 내통이 원인이라면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그가 본색을 드러냈다는 것은 이미 저들의 뜻대로 되어 간다는 뜻.
“짐의 말을 듣거라, 약해 빠진 것들이여.”
모두가 배신감에 치를 떠는 사이 그 거구의 사내가 한 발 앞으로 나서며 그들을 위압하며 성명을 발표했다.
“짐의 이름은 펠렌트로넬. 기억해 두거라! 그리고 기뻐하거라! 셀바스 왕국은 짐의 손에 의해 가장 먼저 해방되는 왕국이 될 것이니.”
“무슨 개소릴…….”
“음, 시끄럽군.”
그자가 가볍게 발을 움직이자 지금 막 중얼거린 귀족의 머리가 날아갔다.
근처에 굴러다니던 돌을 가볍게 차 날린 것이다.
“지껄이는 것은 좋다. 그러나 각오는 해 두도록. 그 의지를 밀고 싶다면 그만큼의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게 좋을 것이다. ……하긴, 네놈들 같은 하찮은 것들에겐 어렵겠지.”
경멸하는 말투.
저들은 분노와 굴욕에 몸을 떨면서도 힘에 압도당해 입 하나 뻥긋하지 못한다.
상대할 가치도 없다.
그리 여기고 있다.
“……하긴, 예외도 있는 모양인가.”
그러나 펠렌트로넬의 입가가 한순간 살짝 올라갔다.
“좋다. 덤벼라. 놀아 주마.”
그 말을 하기가 무섭게 놀랍도록 잽싼 움직임을 선보이던 은발의 소년이 단번에 그의 옆까지 치고 나와 검을 휘둘렀다.
셀베스터.
조금 전부터 이 소년이 병사에게서 뺏은 검을 가지고 공격할 기회를 엿보고 있었음은 이미 알고 있다.
그러나 일부러 기회를 엿보도록 놔두었다.
펠렌트로넬은 오히려 즐겁다는 듯 웃음 지으며 셀베스터의 검을 상대했다.
“자! 얼마든지 오거라!”
셀베스터는 대꾸하지 않고 검을 휘둘렀다.
조금 전 왕자 따위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강고한 검기가 퍼부어진다.
그것을 두고 그는 감탄을 터트리며 방금 전과 달리 팔을 들어 방어했다.
“……제법이군. 짐의 육체에 흔적을 남긴 것인가.”
고작해야 살짝 붉게 자국이 남은 정도.
온 힘을 휘두른 검기를 펼쳐도 그 정도에 불과한가.
“큭.”
셀베스터는 이를 악물고는 다음 검기를 펼쳤다.
그러나 연격을 퍼부어도 얕은 상처마저도 내지 못하고 있다.
“아깝군.”
펠렌트로넬은 무언가 깨달은 듯 혀를 차더니 셀베스터의 검기를 팔로 막아 내며 돌연 중얼거렸다.
“실력에 비해 검이 따라가지 못하는 것인가.”
“…….”
셀베스터는 대꾸하지 않았지만, 정곡을 찔린 듯 한순간 눈동자에 분한 감정이 머물렀다.
지금 그가 휘두르는 검은 일개 병사가 쓰는 것을 강탈한 것이다.
셀베스터의 검기를 담기에는 부족하다.
이미 휘두른 것만으로도 검날의 이가 군데군데 빠지는 게 아닌가.
“……그렇다면 이건 어떠냐! 이 망할 자식!”
그 순간 그의 뒤에서 알닉스가 뛰어들며 그의 몸통을 붙잡고자 했다.
그사이 셀베스터가 최대로 날카롭게 다듬은 검기를 뻗는다.
“협공인가. 뭐, 좋다. ……그러나.”
그가 코웃음 치며 이곳에 와서 처음으로 자신의 육체에 제대로 힘을 주었다.
단번에 근육이 팽창하듯 떨리며 그대로 알닉스를 가볍게 튕겨 내었다.
“짐을 잡기에는 부족하구나!”
“크으앗?!”
알닉스가 허무하게 날려 가고 셀베스터가 내찌른 검을 주먹으로 힘껏 내리쳤다.
“약하다!”
까가강!
요란한 소리가 울리며 검이 그대로 유리 조각처럼 깨져 나갔다.
“좀 더 제대로 된 검이었다면 하다못해 짐의 육체에 조금이라도 들어갔을지도 모르거늘.”
조롱이라기보단 진심으로 아까워하는 말투.
그대로 셀베스터의 몸통에 펠렌트로넬의 거대한 주먹이 파고들었다.
푸욱!
단번에 몸이 우그러들 것 같은 압력과 충격에 셀베스터가 숨을 토해 내며 벽까지 날려 가 부딪혀 미끄러졌다.
그러나 완전히 쓰러지지 않고 간신히 두 다리로 버텨 섰다.
“호오? 버틴 것인가.”
간신히 쓰러지진 않았지만 충격이 상당하다.
“기특하지만 포기해라. 빈손으로 뭘 할 수 있겠느냐.”
“……집어치워.”
셀베스터는 부아가 치민다는 듯 이를 갈며 그자를 노려보았다.
“검이 없어도 네놈쯤은…….”
그가 자루만 남은 검을 버리고는 주먹을 쥐었다.
진심으로 맨손만으로도 싸울 셈이리라.
“의지는 좋군…….”
그도 그것만은 인정해 주겠다는 듯 묘한 미소를 지으며 셀베스터를 향해 접근하려 했다.
그런 그를 막은 것은 그 사이를 뚫고 지나가는 얼음의 창.
“……검 다음에는 마법인가?”
그가 발을 멈추기가 무섭게 그다음에는 번쩍이는 뇌전이 그를 휘감아 태우려 했다.
“터무니없는 괴물이군요. 방어조차 취하지 않다니.”
크루세 엘파먼트는 자신이 쏘아 낸 번개에도 멀쩡한 그 사내를 확인하고는 중얼거렸다.
본래라면 저 은발의 소년이 뛰어들 때 과감하게 끼어들고 싶었지만, 그녀도 사정은 여의치 못했다.
지금 크루세 역시 맨손이다.
연회 자리에 검을 챙기지 못하는 것처럼 마법사 역시 어떠한 장비도 허가받지 못하는 건 상식이다.
물론 맨손으로도 마법을 못 쓰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의 크루세의 마법은 저 거한에겐 전혀 통하지 않는다는 게 문제였다.
‘……그렇다면 하다못해 주의를 끌어서 밖으로.’
크루세가 싸우기 난처한 이유 중 또 하나는 현재 홀 내부에 억류된 초대객들.
실내인 데다 하물며 다수의 인간이 있는 곳에서 보조할 장비도 없이 마법을 난사하는 건 내키지 않는다.
빗맞히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하다못해 제 지팡이라도 있었다면 조절이 가능한데…….’
아쉬워하며 우는소릴 해 봐야 의미는 없겠지.
크루세는 각오를 다지고 마법을 영창하려 했다.
그때였다.
“지팡이? 댁이 놓고 온 게 이 지팡이입니까? 아니면 좀 더 반짝거리는 지팡이입니까?”
지금 목소리는 누구?
크루세가 당혹하며 무심코 돌아볼 뻔한 사이 손에 뭔가 날아와 붙잡혔다.
그녀가 참석하기 전 맡긴 지팡이가 아닌가.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지만 지금 그걸 따질 때는 아니다.
크루세가 지팡이를 내세우며 신속하게 마법을 영창했다.
“흐음?!”
그 사내의 안색이 순간 변했다.
화려한 폭발이 일어나며 그의 거구가 연회장 밖으로 단번에 떠밀려 나갔다.
놀라운 것은 그 정도 위력의 폭발을 일으켰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이들이 휘말리는 일은 없다.
놀라울 정도의 정밀도.
“제법이군…….”
바깥으로 튕겨 나온 펠렌트로넬이 순순히 자신을 떠밀려 보낸 마법의 위력을 곱씹자.
이번에는 뒤따라 날카로운 참격이 목을 노린다.
키이이이이이!
그가 팔을 들어 막아 내자 방금 전 자신을 향해 검기를 휘두르던 소년 셀베스터의 얼굴이 보이는 게 아닌가.
이 소년의 기세 또한 달라졌다.
무엇보다 손에 쥔 검이 다르다.
마법검. 칼리아흐 베라.
“……그 검은?”
“세세한 건 나도 따지고 싶은 게 많지만…… 됐어. 덕분에 살았으니까.”
셀베스터의 그 말은 저 사내를 향해 말하는 것이 아니리라.
지금 셀베스터의 손에는 그의 검기의 날카로움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그의 애검이 쥐어져 있다.
그것이면 충분하다.
“하아아압!”
셀베스터가 기합을 불어넣으며 더욱 힘을 준다.
그는 눈살을 찌푸리며 그대로 떨쳐 내듯 힘을 주어 팔을 휘둘렀다.
셀베스터가 뒤로 몸을 날려 그 압력을 피하기 위해 거리를 두고 난 뒤.
그는 자신의 팔을 보며 한순간 놀랐다는 듯 눈을 크게 떴다.
조금 전 검을 맞부딪힌 부위에 검상이 남은 채 그 안에서 피가 한 방울 흐른다.
이번에야말로 뚫린 것이다.
그것을 두고 그는 분노보다는 오히려 흥미가 끓어오른다는 듯 흉흉한 전의를 끌어 올린다.
한편 셀베스터뿐이 아니다.
지팡이를 겨누며 마법을 영창하는 크루세.
그리고 마찬가지로 정신을 차렸는지 자신의 창을 들고 노려보는 알닉스.
그 셋을 두고 그는 방해받았다는 짜증을 토로하는 것이 아닌, 오히려 기대하는 듯 웃었다.
“좋다. 실력이! 힘이 있다면 얼마든지 짐의 육체에 그것들을 들이대더라도 용서하마! 그러니 사양 없이 덤비도록!”
오만하게도 얼마든지 덤벼도 좋다는 듯 선언하자.
일말의 주저 없이 셋은 공격을 퍼붓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