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suck honey with extras RAW novel - Chapter (223)
엑스트라로 꿀 빠는 법-223화(223/344)
제 223화
248화 천공의 미궁 (3)
말도 안 되는 상상이지만 그것 외에는 의도가 짐작되지 않았다.
“생각해 보면 그 녀석, 갑자기 로안트 후작과 손잡은 것도 묘했지 않냐?”
단순히 상업을 위한 인맥을 원할 뿐이라고 했지만 이제 와서 그걸 믿을 수는 없다.
“혹시 그 녀석, 로안트 후작과 같이 계획을 꾸민 거 아냐?”
“그쪽이 신빙성은 있을 거 같아.”
어느 쪽이든 에일런이 이 상황을 주도한 것이라는 확신은 있다.
다만 그가 처음부터 주도했을 거라고는 믿기 어렵고, 그들은 에일런과 로안트 후작이 합작으로 일을 꾸몄으리라 그렇게 착각했다.
“어느 쪽이든 나중에 본인들을 불러 놓고 물어보면 될 일이야.”
셀베스터는 편지를 품에 넣어 두며 한숨을 쉬었다.
멋대로 놀아난 꼴이 된 것은 조금 찝찝했지만 덕분에 해야 할 일은 확고해졌다.
“요컨대 지금 그 이상하게 덩치 큰 놈은 던전 꼭대기로 쭉쭉 올라가고 있다는 거잖냐.”
“아무래도 그자는 맨 위층에 있는 물건에 관심이 있는 모양이니까.”
그리고 에일런은 그자의 계획을 방해하기 위해 던전을 따라 올라갈 것이다.
그리 밝혀 두었다.
거기까지 읽었을 때 둘은 당연히 자신들 역시 에일런과 마찬가지로 그 괴한을 추월하기 위해 움직일 것을 부탁받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정작 우리는 다른 곳으로 가란 말이지.”
편지에는 자신들에게 별개의 루트를 지정하면서 어떤 곳으로 가 주었으면 한다고 부탁하는 글이 쓰여 있는 것이 아닌가.
그 외에도 몇 가지 신경 쓰이는 정보가 있다.
처음에는 납득하지 못하였지만 계속 읽고 나더니 그의 눈빛이 변하며 그 편지에 적힌 것을 따르는 게 좋겠다는 판단을 내렸다.
“그거대로 할 셈이냐?”
“확실히 여기 적힌 대로 행동하는 게 최선이야……. 그건 인정할 수밖에 없어.”
얼토당토않은 내용이었다면 부정하고 멋대로 판단하여 행동했겠지만 이것을 따르지 않을 근거는 없다.
“아무래도 이곳에 잠든 보물은 두 가지인 모양이야.”
하나는 그 괴한, 펠렌트로넬이라는 자가 노리고 있는 것.
그리고 또 하나…….
“놈을 쓰러트리기 위해 도움이 될 강력한 힘이 있다는데?”
“흠, 그럼 우선 그쪽으로 가자.”
알닉스도 강력한 힘이라는 말에는 끌렸는지 호기심을 드러냈다.
시키는 대로 두 번째 보물을 먼저 찾아낸다.
셀베스터는 그렇게 정하고는 발걸음을 재촉했다.
* * *
여튼, 우리는 우리대로 이 던전을 공략하기 위해 움직이기로 했다.
“아마 제가 아는 대로라면 이곳은 최하층일 겁니다.”
“……보통은 던전은 아래로 내려가기 마련인데요.”
“여긴 반대로 올라가야죠. 하늘에 있는 던전이니까요.”
던전의 구조상 이곳의 보물이 잠들어 있는 방은 맨 꼭대기에 있는 게 당연한 법.
일단은 공략하는 것 외에 방법이 없다는 내 설명을 크루세나 레실리아나 둘 다 납득은 했는지 별다른 이견은 없었다.
거기에 던전의 공략 자체는 이 멤버만으로도 나름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다.
“길은 제가 찾도록 하죠.”
나는 자신 있게 나서며 길 안내를 자청했다.
“저보다 길을 잘찾는 사내는 없을 겁니다.”
<임프의 눈동자>
<능력 ‘임프의 눈동자’를 습득하시겠습니까?>
<임프의 눈동자를 습득합니다.>
<소모 영향력 포인트 :100pt>
<잔여 영향력 포인트 : 7pt>
탐색 계열의 능력을 이렇게 얻어 두고는 그녀들 몰래 써먹으면서 먼저 길을 탐색한다.
이것을 발동시키면 마나를 소비하여 조그만 눈동자 같은 것을 생성한다.
그 눈동자는 내 정신과 연동이 되어 있기에 이것을 통해 물체를 관측할 수 있다.
‘내게 있어선 3의 눈인 셈.’
이른바 감시용 카메라 비슷한 능력.
다만 눈동자 자체의 내구성은 낮고 전투력과는 상관이 없는 능력이다.
무엇보다 가장 골 때리는 게 있는 결함 능력인데.
‘눈동자는 조작이 불가능하지.’
어디까지나 눈동자를 생성할 뿐 이걸 달리 움직일 수단이 없다.
참으로 쓰레기 같은 능력.
그러나 지금의 나라면 이것을 쓸 수 있다.
‘아톰 메타모르포제.’
마나 간섭 변환 마법을 발동.
눈동자의 형상에 마나를 흘려 넣어 조작, 간섭하여 뜯어고친다.
기본적인 능력의 구조는 놔두고 일부 변이를 시키도록 한다.
복잡한 능력은 나도 고칠 자신이 없지만 지켜보는 기능밖에 없는 능력이라면 약간의 개조는 가능하다.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치며 개조가 끝나자 다시 생성된 눈동자에는 작은 새의 날개 같은 것이 두 쌍 정도 돋아났다.
이것을 조작하자 날개가 퍼덕이며 눈동자가 내 마음대로 움직인다.
축하합니다.
단순한 감시 카메라가 드론 카메라로 진화하였습니다.
‘생긴 건 끔찍하지만, 이걸 날려 보내서 물체를 관측할 수 있어.’
덕분에 몬스터가 얼마나 분포하는지, 어떤 길이 있는지 미리 관측하며 진행할 수 있다.
물론 전투를 전부 피해 갈 수는 없지만 그것도 걱정은 없다.
기습을 당하지 않는 것만 해도 유리해진다.
“곧 몬스터에 포위당할 거 같군요. 준비해 두세요.”
기본적으로 크루세나 나나, 광역적으로 고화력으로 주변을 쓸어 넘길 수 있는 인재다 보니 흔히 맞이하는 몬스터에 포위당했다는 상황에 난처해할 이유가 없다.
오히려 잡졸들이 모이는 것은 환영할 일.
“묘한 몬스터들이 있군요.”
크루세가 포위한 몬스터들을 올려다보며 흥미로운 연구 대상을 발견한 듯한 느낌으로 중얼거렸다.
우리들을 포위한 몬스터는 대량의 와이번.
다만 이곳의 특징상 약간 변이를 한 것인지 비늘 겉에 철 같은 것이 마치 흉갑처럼 붙어 있다.
“아마 먹이가 부족하기에 이곳에서 바위나 철을 흡수하여 생존하도록 변이한 모양이더라고요.”
나는 적당히 원작의 서술을 떠올리며 설명했다.
“……저, 저기요? 두 분 다 느긋하게 관찰이나 할 때일까요?”
반면 레실리아는 와들와들 떨며 마치 우리 둘에게서 떨어지지 않겠다는 듯 뒤에 꼭 붙어 있다.
“지금 저희 포위당했어요!”
일반적으로 이 아가씨의 이런 반응이 정상이다.
포위당했는데 기뻐하다니, 변태도 아니고.
가장 상식인의 반응이 어쩐지 신선한 건 왜일까.
“예…… 뭐. 포위당했네요.”
“포위……당한 건 사실이니까요.”
나나 크루세나 황녀의 외침에 일단은 무시하기도 뭣해서 수긍하는 척만 했다.
그러나 정작 위기감은 없다.
“성가시기도 하니 한 번에 끝내 버립시다. 할 수 있겠죠, 크루세 씨?”
“당연한 말을…… 그러고 보니 에일런, 실력이 늘은 것 같은데 마침 이곳에서 확인을 해 보죠.”
아무래도 내 힘이 늘어난 건 진즉 눈치챘나 보다.
“그럼 반은 제가 맡겠습니다.”
“그럼 나머지 반은 제가.”
“황녀 전하는?”
“말도 안 되는 소리 말아 주세요!”
레실리아는 자기한테 맡기지 말라는 듯 도리도리 고개를 젓고 있다.
뭐, 맡길 생각도 없다. 계속 거기서 우는 소리 해주세요.
“와라, 스프라이트.”
번개의 상급 정령 스프라이트를 불러내어 천장까지 뛰어들게 한다.
와이번들은 잽싸게 스프라이트를 피해 냈지만, 당연히 페이크다.
“휩쓸어 버려.”
스프라이트가 말 그대로 번개를 머금은 폭풍이 되어 거세게 몰아치며 주변의 와이번들을 휩쓸어 버리기 시작한다.
꽈르르르르릉! 꽝!
단번에 와이번들이 휩쓸려 산산조각이 나며 흩어진다.
“역시 상급 정령인가요.”
크루세도 스프라이트가 전격을 뿜는 것을 지켜보고는 지지 않겠다는 듯 마법을 영창하기 시작했다.
“스톰 오브 라이트닝.”
6서클의 광역 번개 마법.
같은 번개 마법을 쓴 것은 다른 속성의 마법을 썼다가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겠지.
그녀가 발생시킨 번개의 폭풍이 마찬가지로 와이번들을 집어삼키며 전멸시키기 시작했다.
‘역시 던전 공략에는 광역기 섬멸이 최고군.’
자잘하게 몰아가며 상대할 필요도 없다.
역시 화력이 최고.
꽈르르릉!
마침내 천둥소리가 잦아질 때쯤에는 사방에 와이번의 마정석이 마치 우박처럼 우수수 떨어질 뿐.
훌륭하게 전멸시켰다.
“……이건 이거대로 아프겠네.”
머리 위에 공간 고정으로 보호벽을 만들어 떨어지는 마정석의 비를 막아 내며 나중에 저걸 언제 줍나, 같은 느긋한 생각을 할 뿐이었다.
<획득 영향력 포인트 : 95pt>
<잔여 영향력 포인트 : 102pt>
거기에 와이번 자체는 원작에 등장한 몬스터라 영향력 포인트도 짭짤하게 주는군.
한편 크루세가 어째서인지 내 쪽을 날카롭게 주시하더니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화력이 제 생각보다 더욱 늘었군요. 정령술의 수준도 대폭적으로 증가했고…… 거기에…… 마나 서클도 증가한 듯싶은데…….”
그것 몇 번을 본 것만으로도 거기까지 판가름한 건가.
나는 적당히 인정하는 척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조금 이런저런 일이 있었습니다. ……그보다 수습하고 어서 출발하죠. 갈 길이 머니까요.”
내 성장 과정을 설명해도 믿기 어렵겠지.
그러니 나는 둘러대듯 외치며 수습이나 시작했다.
* * *
그 뒤로도 계속 나아갔다.
정작 우리들을 곤란하게 한 것은 몬스터의 강함보다는 던전의 광활한 규모.
“시간이 걸리겠네요.”
3층 정도 올라오자 장기전이 될 것 같은 예감에 크루세도 난색을 표했다.
여기까지만 오는 데도 엿새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갈 길이 멀다는 것을 깨닫고 막막해진 것이겠지.
“이대로면 공략만 몇 달은 걸릴 것 같군요.”
“그 몇 달도 빠른 편입니다만.”
실은 나도 느끼는 정체감이었다.
방법이 필요하다.
뭔가 더 빨리 나아갈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며 다음 층으로 올라갔다.
다음 구역으로 올라가자마자 가장 먼저 들린 것은 내 뒤에 따라 올라온 두 여성의 탄성.
“……이건…… 또”
“참 기이한 광경이에요.”
나도 비슷한 생각을 하며 올려다보았다.
뒤집혀 있다.
현재 우리들이 발을 딛고 있는 땅은 아무것도 없는 돌바닥에 불과하지만 머리 위로 고개를 드니.
“……믿기지 않긴 하군요.”
천장에 광활한 초원이 펼쳐져 있다.
마치 거꾸로 뒤집힌 세상처럼 천장에 물웅덩이가 있고, 나무가 뒤집혀 자라고 있고, 그 위에 몬스터들이 돌아다니고 있다.
심지어는 폭포가 아래에서 위로 뒤집히듯 거꾸로 흐르고 있다.
“중력이 반대로 뒤집혀 있는 걸까요?”
“그런 모양입니다.”
내가 시험 삼아서 돌을 위로 던지자, 돌이 일정 높이로 솟자 반대로 갑자기 치솟아 올랐다.
“보는 대로 일정 높이를 기점으로 위쪽의 중력권에 잡히는 모양이군요.”
대충 이 구역의 높이를 반으로 나눠 각각 중력이 엉뚱한 방향으로 나눠 적용되는 듯싶다.
“거기에…….”
돌을 이번엔 앞으로 힘껏 던지자 날아가던 돌이 그대로 다시 위로 치솟는다.
“위아래뿐이 아니라 일정 거리를 기점으로 별개로 중력이 각각 엉뚱한 곳으로 적용되는 모양입니다.”
생각 없이 나아가다 보면 바로 추락사하고 말겠지.
“중력 자체가 함정…… 그런 던전인 모양이군요.”
어중간한 트랩보다 성가시다.
안심하고 멋대로 나아가다 보면 뒤바뀐 중력에 사로잡혀 떨어지거나 날려 가겠지.
“주변 환경을 관찰하면 나아가는 것도 어렵지 않고, 크루세 씨도 비행 마법을 쓸 수 있는데다가 저도 중력 제어 능력이 있으니 어렵지 않습니다.”
다만 대비가 되어 있지 않은 파티가 진입할 경우에는 난관을 거듭할 만한 구조다.
“……있잖아요? 이런 게 계속되는 거예요?”
“……대충 그렇죠.”
“우와아아아아아…….”
고생길이 열렸다는 듯한 한숨.
레실리아의 염려대로 이런 식으로 사람을 골치 아프게 하는 던전은 몇 군데나 있다.
거기에 더욱 난처한 것은.
주변을 주시하던 내가 눈을 가늘게 뜨고 그 흔적을 잡아내었다.
곳곳에 부자연스럽게 파인 곳이 있다.
마치 중량이 나가는 물체가 충돌한 것 같은 흔적이…….
“칫. 놈이 이미 지나쳤군요.”
“……그 뜻은?”
말할 것도 없다.
펠렌트로넬.
곳곳에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크레이터가 파이거나 물체가 박살 난 흔적이 있었다.
“놈이 먼저 향했습니다.”
“저 흔적만으로 아는 건가요?”
“……믿기진 않겠지만.”
내가 생각해도 바보 같은 방법이지만 그자가 이곳을 뛰어넘은 방법은 다음과 같았다.
“놈은 그저 나아간 겁니다. 중력이 어떻게 뒤바뀌건 상관하지 않고…….”
“추락사할 텐데요?”
“놈의 몸은 단단하니까요.”
능력으로 갖춰진 방어력만을 믿고 몸이 어디로 날아가 부딪히건 무시하면서 나아간 것이다.
가장 치사하게 던전을 공략하는 방법.
모든 대미지를 무시하면서 무적 모드로 나아가는 방법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