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suck honey with extras RAW novel - Chapter (233)
엑스트라로 꿀 빠는 법-233화(233/344)
제 233화
259화 망집의 왕 (8)
불과 수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셀베스터와 펠렌트로넬의 격전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었을 무렵이었다.
두 사내가 서로의 목숨을 빼앗기 위해 살의 어린 일격을 쉴 새 없이 주고받고 있다.
그리고 놀랍게도 기세를 밀어붙이는 쪽은 다름 아닌 셀베스터였다.
“하아아아아압!”
기합과 함께 그의 검에서 번쩍이는 뇌기가 뻗어 나가며 내달린다.
콰가가가가가가강!
날카로운 섬광이 쉴 새 없이 터지며 뇌격의 칼날이 펠렌트로넬의 몸을 베어 낸다.
“……예리하군. 얕볼 수는 없나.”
능력으로 인해 그의 몸은 늘 최상의 방어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그 탓에 어지간한 검의 달인의 일격도 가만히 있는 그의 피부조차 베어 넘기지 못할 터.
그러나 저 소년의 검은 틀림없이 그의 육체에 통하고 있다.
지난번 그 애송이라 생각하지 않는 게 좋겠군.
펠렌트로넬은 자신의 인식을 고쳤다.
급격한 성장을 이룬 동향의 소년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진심을 다하고자 했다.
“그렇다면 짐 역시 조금은 방어라는 것을 해 보도록 할까?”
펠렌트로넬은 유쾌하다는 듯 웃으며 힘을 끌어낸다.
까앙!
그 순간 셀베스터의 검이 튕겨 나갔다.
“……오러.”
“오러는 네놈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그렇겠지!”
안일한 생각은 하지 않았지만 역시 만만찮다.
셀베스터는 더욱 빠르게 검기를 휘둘렀다.
방어가 두터워진다면 이쪽이 더욱 날카롭게 기술을 다듬어 돌파하면 될 뿐.
그러나 그의 공세가 언제까지나 일방적으로 이어지게만은 하지 않는다.
“짐 역시 조금은 힘을 써 보도록 하마.”
콰앙!
굉음이 울리며 펠렌트로넬의 몸에 닿은 검기가 폭발하듯 튕겨 나갔다.
“으윽?!”
“조금 전의 기세는 어디로 갔느냐!”
상승한 건 놈의 방어력뿐만이 아니다.
스피드, 파워 등 전체적인 능력이 오른다.
‘……지금까지는 진심조차 아니었나.’
그러나 버겁다는 느낌이 강해질수록 셀베스터의 입 꼬리가 움찔 거렸다.
손에 전해지는 감각이 힘에 부칠수록 더욱 싸우는 보람을 느낀다.
“호오…… 짐과의 격전에서 희열을 느끼는가.”
부정하지 않는다.
베기 힘든 상대가 있다는 것은 그만큼 뛰어넘을 가치가 있다는 것.
셀베스터는 대답 대신 온 힘을 다해 검을 내찔렀다.
파지지짓!
뇌기를 머금은 검이 진짜 번개처럼 내리꽂힌다.
그러나 절묘하게 가로막은 펠렌트로넬의 도끼에서 뿜어져 나온 화염이 셀베스터의 검기를 잡아먹듯 휘감는다.
“과감하군. 짐과 힘으로 맞붙어 볼 셈이냐?”
“얼마든지!”
기술 이전에 힘의 승부기도 하다.
펠렌트로넬의 플레임 액스가 방출하는 불꽃은 정령왕의 기운을 하사받은 화염.
모든 물체를 잡아먹을 기세로 태운다.
그에 대응하는 셀베스터의 검기는 영물의 기운을 빌려 모든 것을 꿰뚫고 절삭한다.
공격력과 공격력의 대결.
조금이라도 기세가 쇠하는 쪽이 무너진다.
“그렇다면 이건 어떠냐!”
펠렌트로넬이 허공에서 또 한 자루의 무기를 꺼낸다.
마찬가지로 화염을 뿜는 마법검.
“양산품에 지나지 않으나 베는 맛은 나쁘지 않더군.”
화염을 휘감은 검이 셀베스터의 머리를 향해 내리쳐 온다.
아무리 그래도 두 자루째의 공격에 대응할 수는 없다.
셀베스터는 별수 없이 몸을 뒤로 날리듯 물러났다.
콰앙!
내리쳐진 검이 굉음을 울린다.
크레이터를 일으키며 일대가 가라앉는가 싶더니 검이 와장창! 깨진다.
“……터무니없잖아.”
마법검을 단 일격으로 깨 먹는다.
엉망진창이다.
“훗.”
그러나 고의다.
산산조각 난 검날의 파편이 사방을 향해 비산했다.
흡사 화산이 폭발할 때 그 바위가 분출하는 것처럼.
열기를 머금은 파편은 그것만으로도 화살보다 예리하고 흉악하기 마련.
셀베스터가 파편을 검으로 쳐내자 펠렌트로넬은 가소롭다는 듯 묻는다.
“계속 쳐 볼 테냐?”
연거푸 새 무기를 꺼내 휘두른다.
그것은 전부 한 번 휘두른 것만으로 산산조각이 나지만 그때마다 파편이 날아들며 후속 공격이 된다.
그리고 그것을 경계해 대응하면 바로 파편의 뒤로 펠렌트로넬의 진짜 공격이 덮쳐온다.
“사치스럽기 짝이 없잖아…….”
다른 말로는 무식하다고도 해야겠지.
저 마법검 하나만 하더라도 어지간한 저택 한두 채의 값어치를 할 터.
그것을 망설임 없이 견제를 위해 깨부순다.
“때때로 사치 또한 나쁘지 않기 마련. 이럴 때가 아니면 언제 이런 싸움을 즐겨 보겠는가!”
펠렌트로넬은 호탕한 웃음을 터트리며 공세를 퍼부었다.
전후좌우 쉴 새 없이 화염과 충격이 몰아친다.
기세에 눌려 거리를 벌리면 부서진 무기의 파편이 쫓듯 뛰어든다.
‘그렇다고 무기를 휘두르는 본인이 실력이 없는 건 아냐…….’
공격 하나하나가 무겁다.
속도로서는 셀베스터가 한 수 앞설지 몰라도, 체력, 방어력 그리고 위력은 그가 두 수는 우위를 점하고 있다.
“좀 더 기개를 발휘해 보거라! 셀베스터!”
부웅!
거대한 도끼가 치솟아 오름과 동시에 불기둥이 치솟으며 셀베스터를 휩쓴다.
셀베스터는 힘에 거스르지 않고 오히려 그 일격에 몸을 싣듯 받아 내어 몸을 뒤로 날렸다.
허공에 뜬 그를 무방비하다 여겼는지 펠렌트로넬이 아공간에서 뭉툭한 메이스 한 자루를 꺼내 던진다.
쳐낸다 해도 상관없다.
그 뒤 바로 추격하여 두 쪽으로 쪼개 버리면 그만.
그러나 셀베스터는 날아드는 둔기를 쳐내는 것이 아닌.
오히려 허공을 뛰었다.
“허어?”
펠렌트로넬이 눈을 치떴다.
순식간에 허공을 딛고 뛰던 셀베스터의 모습이 시야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좌측면에서 뇌기가 내리쳐진다.
꽈르르릉!
쏟아지는 공격을 쳐내자 어느샌가 반대편으로 이동한 셀베스터가 검을 휘두른다.
검기에 몸을 가리고 이동한 것인가.
팟!
그 순간 그의 장딴지 아래가 깊게 베여 선혈을 흩뿌린다.
“……빠르군.”
속도 하나만큼은 인정할 수밖에 없으리라.
“그러나 아직 미숙하군! 공격이 정직하다!”
그다음 연격으로 내리쳐지는 셀베스터의 검기를 과감히 팔을 휘둘러 받아친 것이다.
피슛!
선혈이 치솟으며 펠렌트로넬의 팔뚝에 셀베스터의 검이 파고든다.
“베고 싶다면 베어 보아라. 그러나.”
그러나 거기서 멈춘다.
기껏 해 봐야 셀베스터의 검이 반도 채 파고들지 못했다.
“짐의 팔을 잘라 내긴 쉽지는 않을 것이다.”
“……!”
거기에 붙잡혔다.
셀베스터가 날을 거두려 하나 그대로 박힌 채 꼼짝도 하지 않는다.
“쫄랑쫄랑. 거슬리는군.”
펠렌트로넬의 주먹이 그대로 셀베스터를 후려쳤다.
타격이 울리며 셀베스터는 온몸의 오러를 끌어내어 방어했다.
그의 몸이 떨어지기 직전의 낙엽처럼 흔들렸다.
“호오, 그래도 검을 놓지 않는 것인가?”
그러나 놓지 않으면 계속하여 휘둘러 두들겨 줄 뿐.
버티더라도 오러가 버티지 못하면 그대로 박살 날 뿐.
콰앙!
묵직한 타격이 다시 한 번 더 셀베스터를 뒤흔들었다.
‘그러나 검을 잃을 수도 없어.’
여기서 몸을 보호하겠다고 검을 놓는 것 자체가 자살 행위나 마찬가지.
셀베스터가 택한 것은 물러나는 것이 아닌 더욱 들러붙는 것.
그대로 몸을 뒤집듯 반전하여 펠렌트로넬의 팔뚝에 단단히 들러붙었다.
흡사 거머리처럼.
“웃기지도 않는구나!”
어이가 없다는 듯 펠렌트로넬이 팔을 휘둘렀다.
어지간히 단단히 붙어서 떨어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언제까지 붙어 있을지 두고 보마.”
그대로 벽을 향해 어깨로 들이박듯 부딪히며 들러붙은 셀베스터를 짓누른다.
던전의 벽에 금이 갈 정도의 충격.
“으윽!”
쿠웅! 쿠궁!
그대로 몇 번이나 계속하여 들이박자 드디어 셀베스터가 떨어졌다.
충격을 이용해 가까스로 검을 빼내고는 펠렌트로넬의 어깨를 밟고 뛰어오른다.
“이놈!”
펠렌트로넬의 어깨가 벽에 허무하게 부딪히기를 노려 공중에서 몸을 반전시키듯 휘둘러 그 기세를 살려 검을 내리쳤다.
검기가 그대로 이번에는 폭발하듯 터져 나갔다.
‘……이대로 밀어붙여야 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일사불란하게 검을 휘둘렀다.
꽈가가가가가가가강!
벼락이 터지듯 쉴 새 없이 충격이 울리며 펠렌트로넬을 집어삼킨다.
때론 둔기처럼 묵직하게 뭉친 검기를 휘두르고.
그것에 정신이 팔리면 날카롭게 벼린 검기로 전환하여 베어 넘긴다.
“성가시다!”
펠렌트로넬이 노호를 터트렸다.
전신이 상처투성이가 되어 감에도 개의치 않고 그대로 셀베스터를 걷어찼다.
힘만으로 흐름을 끊어 버렸다.
“……커헉!”
고통이 섞인 공기를 폐에서 토해 내며 셀베스터의 움직임이 둔해졌다.
“끝이다.”
펠렌트로넬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셀베스터를 향해 도끼를 내리친다.
화염을 휘감은 일격이 내리쳐 온다.
피하더라도 후속으로 몰아치는 화염에 휩쓸리겠지.
지금의 셀베스터의 방어력으로 화염까지 완전히 떨쳐 내긴 어려우리라.
펠렌트로넬이 승리를 확신한 순간.
그 순간 그는 보았다.
셀베스터도 마찬가지로 묘한 확신이 깃든 웃음을 짓고 있다는 것을.
콰앙!
펠렌트로넬의 온 힘이 실린 도끼에 셀베스터가 위를 향해 치켜든 검날이 닿는다.
그대로 스르르르르릉, 두 쇠붙이가 마찰을 일으키는 소음이 울리며 셀베스터가 미끄러지듯 앞으로 전진했다.
화염이 어깨와 등을 할퀴며 심상치 않은 화상을 입히지만 무시했다.
처음부터 무모하게 비껴 낼 생각이었으리라.
힘이 실린 공격을 내리치는 순간은 그 어떤 달인도 틈이 생기기 마련이다.
공격에 치중되면 무의식적으로 틈이 생겨나기 마련.
셀베스터는 처음부터 그때를 기다렸다.
“하아아아아아아아아앗!”
남은 힘을 전부 쥐어 짜내듯 검에 집중시켰다.
그 어떤 때보다 거친 뇌기가 응축되어 날뛰며 그대로 뻗어 나간다.
혼신의 힘을 지른 찌르기.
그것이 펠렌트로넬의 복부를 꿰뚫는다.
“……그러나 의미 없다. 짐의 육체를 침범한 것은 가상하나…….”
단번에 절명시키지 못하는 한 남은 것은 분노 어린 반격에 셀베스터가 반대로 목숨을 빼앗기는 것뿐.
“처음부터 이렇게 깊게 들어가길 노린 거니까.”
셀베스터는 아무렇지 않게 중얼거리고는.
“디프렉스 류. 공격술. 악체파쇄(惡體破殺)”
검에 실었던 검기를 해방하였다.
파앙!
무언가가 터지는 듯한 환청이 울리며 펠렌트로넬의 동작이 멈추었다.
“……!!”
그가 눈을 크게 뜨고는 셀베스터를 내려다본다.
무슨 짓을 한 것이냐고 묻고 싶은 듯한 시선.
“베기 위한 검기만을 익히고 있는 게 아니야. ……내부에서 휘젓기 위한 검기도 있기 마련이지.”
응축한 검기를 터트리는 순간의 패턴을 수백 가지로 나누어 한 번에 방출하며 뒤흔든다.
오로지 적의 내부에서 터트리고 휘저어 분쇄하기 위한 기술.
“보통은 표피가 강철이나 바위로 뒤덮인 몬스터를 박살 내기 위한 검기지만…….”
설마 인간을 상대로 쓸 줄이야.
셀베스터가 씁쓸한 듯 중얼거렸다.
보통이라면 그대로 온몸의 살덩이가 녹은 곤죽처럼 되어 버리는 게 정상이다.
틀림없이 체내의 모든 것이 짓뭉개졌을 것이다.
그런 잔인한 검을 몸속에 직격으로 찔러 넣었는데도 제 몸의 형상과 의식이 남아 있는 것은 경이롭다 여겨야겠지.
“……이놈.”
펠렌트로넬이 도끼를 치켜들려 하나 팔이 제대로 올라가지 않는다.
어깨 부근의 힘줄이 끊어진 것일까.
그뿐이 아니다.
전신의 근육이 갈기갈기 찢기고 혈관이 녹는다.
“네놈에겐 어울리지도 않는…… 검기로군…….”
방심했다.
검기는 곧 그 인간의 의지를 대변하기 마련.
저 소년의 검을 보고 그저 올곧다고 생각했기에 흉악한 기술을 품고 있을 거라고는 여기지 않았다.
따지자면 이것은 인간을 베며 그것에 희열을 느끼는 악귀들이나 쓸 법한 기술.
대체 저 소년은 무슨 생각으로 이런 것을 익혔단 말인가.
셀베스터가 말없이 검을 뽑자.
철퍽!
검이 뽑힌 상처에서 시커먼 핏덩이와 살덩이가 쏟아진다.
그대로 펠렌트로넬은 몸에 힘이 풀려 무릎을 꿇고 말았다.
“네 패배다, 펠렌트로넬.”
셀베스터는 조용히 그의 패배를 선언했다.
펠렌트로넬 역시 망연자실한 얼굴로 셀베스터가 들이대는 검끝을 주시했다.
더 이상 싸울 수 없다.
“……후회할 것이다, 셀베스터. 네놈들이 방해한 것은 이 문명의 미래를 존속시킬 방법이다.”
“궤변은 듣지 않아.”
셀베스터는 그저 펠렌트로넬의 주장을 광인의 헛소리라 치부했다.
그런 악인을 상대로 검으로 자신의 의지를 관철했고, 결국 승리했다.
이미 결과는 나와 있다.
“끝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