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suck honey with extras RAW novel - Chapter (236)
엑스트라로 꿀 빠는 법-236화(236/344)
제 236화
263화 결말 (3)
알고 있다.
저 너머에는 이 던전의 권한을 통째로 물려받을 수 있는 인증 아이템이 있다.
그것을 손에 넣기만 해도 바로 던전은 그의 뜻대로 휘둘리리라.
“늦었다, 에일런.”
펠렌트로넬은 자기 뜻이 이루어질 것을 확신하듯 그 문에 손을 대었다.
그러나.
…….
…….
…….
“……허어?”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다.
문은 반응하지 않는다.
인증 자체가 되지 않는다.
“……휴우, 일단은 시간은 벌었나.”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간신히 몸을 일으켰다.
정말로 조마조마했다.
행여나 그녀에게 부탁한 것이 늦어지거나 실패하여 저 문이 열리게 된다면 끝장이었으니까.
다행히 내가 쳐 놓은 보험이 제대로 걸렸다.
“무슨 짓을 한 것이냐!”
펠렌트로넬은 내가 무언가를 꾸몄다는 것을 눈치챈 듯 고함을 질렀다.
숨길 것도 없나.
“아무래도 내내 불안했거든. 혹시라도 싸우는 도중에라도 그쪽이 저 문을 열고 던전의 권한을 손에 넣어 버리면 어쩌나 싶었죠.”
처음에는 셀베스터가 실패할 경우를 상정한 보험이었다.
만약 셀베스터가 열세나 혹은 지더라도 바로 저자가 목적을 이루지 못하게 할 필요가 있다.
하기야, 그래 봐야 시간 끌기에 지나지 않지만.
“그럼 간단하죠. 문을 열지 못하게 하면 됩니다.”
던전의 기능을 일시적으로 정지시킨다.
이른바 셧다운.
다행히 나는 그 방법을 알고 있었으니까.
본래는 원작에서 이미 던전을 장악한 펠렌트로넬을 상대로 시간을 끌기 위해 썼던 방법.
“다행히 그녀가 제대로 일해 준 모양이네요.”
만일을 위해 그 역할을 레실리아 황녀에게 맡겼었다.
무려 던전의 전원을 내려 버리는 중대한 역할을 말이지.
물론 던전에는 복구 기능이 있기에 10분 정도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겠지만.
시간은 확실히 벌었다.
“기분이 어떠신가, 꼰대 왕님? 바라던 보상이 저 너머에 있는데 들어가지도 못하는 기분 말이야.”
한번 던전의 전원을 내려 봤습니다.
부디 그 소감을 들어 보고 싶군요.
나중에 감상문으로 제출하시길.
* * *
펠렌트로넬과의 전투가 한창이던 때.
레실리아는 자신의 체력 부족을 실감하며 헉헉거리며 언덕을 오르고 있다.
“잠깐! 잠깐만 기다려 봐요! 거기 정령!”
-으응?
레실리아가 급하게 부르자 그제야 푸른 색상의 여자아이 같은 형상을 한 정령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뒤돌아본다.
에일런과 계약한 물의 정령인 운디네.
지금은 에일런의 명령으로 따로 움직이고 있는 정령이다.
-느려! 그래서는 못 가!
“저는 정령이 아니라고요! 정령사도 아니고요! 아무리 그래도 체력의 한계가…….”
가까스로 언덕을 끝까지 올라온 레실리아는 그대로 축 늘어졌다.
그녀라고 체력이 없는 건 아니다.
그래도 나름 튼튼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던전이라는 거친 환경을 나아가기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
결국 자존심이고 체면이고 그대로 내팽개치고는 엎어진 채 한숨 돌리고 있다.
-힘내라, 힘내.
운디네가 엎어진 레실리아의 머리 위에 손을 올린다.
뭐, 차가워서 나쁘진 않지만 뭔가 기분이 미묘하다.
“아직도 멀었어요, 물의 정령?”
-운디네가 봤을 땐 거의 다 왔어. ……아마도. 틀리면 미안해!
“불길한 말은 하지 말아요!”
뭐, 틀리진 않을 것이다.
지금 앞서 나아가는 운디네는 에일런이 사전에 내린 명령에 따라 행동하고 있다.
그가 심상으로 지시했던 길을 기억하고 나아가는 것이니 문제없다.
적어도 에일런은 레실리아를 보낼 때 그렇게 말했다.
그렇다고 거절하기에는 뒷일이 감당이 되지 않았다.
거기에 이것이 꼭 필요한 일임은 에일런의 설명을 들었기에 이해할 수밖에 없다.
‘……그 인간도 아빌 오라버니랑 같은 과야, 분명!’
그렇게 부족한 체력은 두 인간을 향한 분노를 연료로 삼아 태우며 어떻게든 악으로, 깡으로 나아갔을까.
-여기야!
운디네가 어느 한 지점을 가리켰다.
“……거기인가요?”
보기에는 평범한 막다른 길에 지나지 않는다.
-여기에 큰 힘이 흘러!
운디네의 역할은 이 던전을 유지하는 마나가 흘러가는 파이프라인을 찾는 것.
그리고 레실리아에게는 그 흐름 중 한 곳을 망가트려 달라고 부탁하는 게 아닌가.
-파낼게!
운디네가 자신 있게 앞으로 나서며 두 팔을 앞으로 쭉 내민다.
그러자 물이 모이며 뾰족한 원뿔 모양을 이루더니 고속으로 회전하기 시작한다.
그대로 그 회전하는 물의 송곳을 부딪치며 벽을 파내기 시작하는 운디네.
“……힘은 아직 충분한가요?”
-응! 충분해!
운디네가 다소 떨어진 거리에서도 활동할 수 있는 것은 사전에 에일런이 충분한 힘을 불어넣었기 때문.
정령의 단독 행동.
일반적인 정령사가 들으면 입에 거품을 물 만한 비상식적인 행위나 다름이 없지만 레실리아는 거기까지는 모른다.
그저 정령은 정령사에게서 떨어져도 당분간 행동할 수 있구나…… 하고 막연하게 감탄할 뿐.
“조심해 주세요! 여기서 힘을 다 써 버리면 전 여기 완전히 고립되어 버리니까요.”
-응. 응. 알고 있어.
어쩐지 대답이 건성이라 불안하지만 정령은 인간과 다르게 솔직하다고 한다.
믿어 보자.
뭐, 만일을 위해 에일런이 히드라의 독으로 되어 있는 단검을 빌려주고.
그 뱀의 영물이 준 비늘도 있다.
덕분에 몬스터가 접근하진 않았지.
그리고 한참을 파내자 운디네가 마침내.
-됐다!
하고 활짝 웃는 게 아닌가.
“파낸 건가요?”
-응!
운디네가 보란 듯이 비키자 과연 벽 안쪽으로 푸르스름한 빛을 내는 관이 몇 개나 흐른다.
그러나 안심할 수 없다.
에일런의 말로는 이 중에서 특정한 것만을 부숴야 한다고 했지.
“……잘못 부수면 던전이 추락한다고 했지요?”
-응! 떨어진대!
활짝 웃지만 그게 더 식겁하기 마련이다.
일단은 에일런이 지정한 라인을 확인했다.
“……검은색! 검은색! 파이프라고 했어요!”
-맞아! 검은색! ……응? 맞는 거야?
“맞아요! 잠깐만요, 물의 정령! 그렇게 말하지 마세요, 저까지 불안해지잖아요…….”
괜찮다.
에일런이 몇 번이나 강조하며 설명했고 그녀도 중요함을 알기에 기억해 두었다.
……괜찮겠지.
“검은색 관을 부수죠.”
-응. 하지만 운디네는 못 부숴.
“알아요. 들었으니까요.”
왜 운디네를 놔두고 굳이 레실리아가 직접 가서 손을 대야 하는가.
그것은 이 던전의 중요 마나 공급 라인은 정령이나 몬스터가 손을 대지 못하게끔 장치가 돼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운디네가 가까이 다가가자 그 파이프라인에서 묘한 빛이 나온다.
정령을 내쫓는 빛이 아닐까.
황실에도 비슷한 결계 장치가 있기에 짐작은 간다.
레실리아는 긴장하며 품에서 뭉뚝한 단검을 꺼내 들었다.
“흣!”
짧고 힘이 약한 기합을 내며 레실리아가 그 관에 단검을 찍었다.
그대로 몇 번이나 추가로 내리찍었을까.
드디어 단검이 그 파이프라인에 깊숙이 찍혀 들어갔다.
파지지짓!
레실리아는 반사적으로 급히 단검에서 손을 뗐다.
그러고는 묘하게 안도한 듯 떨리는 한숨을 내쉬었다.
“……이걸로 된 거……겠죠?”
시키는 대로 했다.
만약 추락하면 죽어서도 에일런을 원망할 것이다.
다행히 추락하는 기미는 없지만.
“……돌아가죠, 물의 정령.”
어쨌든 해 달라는 임무는 제대로 해 주었다.
부디 고생한 보람이 있길 레실리아는 간절히 바라면서 몸을 일으켰다.
* * *
시험 삼아 던전의 전원을 내려 보았습니다.
그럼 과연 눈앞의 목표물을 두고 진행이 막혀 버린 그의 기분이 어떨까요?
당연히 열 받겠지.
펠렌트로넬은 처음부터 레실리아 황녀의 존재는 생각하지도 않았다.
힘이 약하기에 처음부터 방해라고 여기지도 않았겠지.
나나 셀베스터, 크루세, 알닉스가 방해할 것만 생각하고는 그 외에는 관심조차 주지 않았지.
이게 그 결과다.
“감히 같잖은 꾀를 부리다니!”
펠렌트로넬이 괴성 같은 기합을 지르며 나를 향해 뛰어들었다.
“놈을 막아! 스프라이트!”
번개의 발톱을 생성, 그대로 놈을 붙잡기 위해 뻗었지만 이번에는 전부 그것을 쳐내고 뚫어 버린다.
전이를 발동할 여유도 없다.
지나치게 열 받게 만들었나.
‘이건…… 좀 위험한데…….’
죽음이 눈앞에 바로 들이닥치는 것 같은 예감.
할 수 없나.
다소 잘려 나가는 것을 감수하더라도 즉사만은 면하자.
‘즉사만 피하면 바로 회복 계열 능력을 포인트로 추가해서…… 어떻게든 수습해서 전투를 이끌어 나가는 거야.’
그렇게 조금이라도 치명상은 피해 움직이려던 순간이었다.
그때, 나도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났다.
[꼴불견이구나, 어린 정령사야.]귓가에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 순간 펠렌트로넬이 혀를 차며 뒤로 급히 물러났다.
동시에 머리 위에 시커먼 구멍이 열리더니 무언가가 쏘아지듯 내 앞으로 떨어졌다.
흑마력으로 연 공간 간섭 마법이다.
[마침 좋은 시기인 것 같군. 자네가 맡긴 것을 돌려주지.]그 마법을 사용한 리치, 크멜스 알프렌스는 그렇게 말했다.
놈이 공간 너머로 던진 것은 내가 지난번 수리를 맡겼던 마법검.
그것도 완벽하게 수리가 된 검이다.
[이것으로 자네와의 거래를 마치마. 자네의 정보가 사실임을 확인도 해 두었다. ……그건 그렇다 치고 참으로 별난 검을 맡겼더군.]“……그 시체 놈인가?”
펠렌트로넬이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중얼거렸다.
그러나 방해할 낌새가 없다는 것을 이해했는지 다시 내 쪽을 향해 집중하려 한다.
온다.
‘……그렇다면.’
나는 크멜스가 보낸 마법검에 주목했다.
수리는 되었다고 했지.
그 뒤에 조금 마음에 걸리는 말을 했지만 아무래도 좋다.
모르겠다!
될 대로 되란 심정으로 그 직감에 맡겨 보기로 했다.
검의 손잡이를 오른손으로 단단히 감아쥐자.
<축하합니다.>
<해당 아이템의 손상이 복구되었습니다.>
<습득하기 위한 최소 조건을 달성합니다.>
<해당 아이템이 당신의 영향력을 감지합니다.>
<당신이라는 개인의 존재를 알아보고 스스로의 능력의 개방을 허용합니다.>
아무래도 수리는 정말로 다 된 모양이군.
정말로 고쳐 줄 줄이야.
한편 메시지가 계속 뜨고 있다.
<주의>
<현재 상태로는 해당 아이템의 능력을 개방할 수 없습니다.>
<해당 아이템의 완전한 능력의 인증 및 개방에는 소량의 영향력 포인트가 필요합니다.>
<필요 영향력 포인트 : 137pt>
<개방하시겠습니까?>
고민할 새는 없다.
이미 펠렌트로넬이 내 쪽을 향해 도끼를 휘두르고 있다.
‘예스! 무조건 예스!’
승낙을 하며 검을 치켜든다.
<영향력 포인트를 소모합니다.>
<소모 영향력 포인트 : 137pt>
<잔여 영향력 포인트 : 14pt>
<인증이 완료 됩니다. 해당 아이템이 당신에게 귀속됩니다.>
<마법검 ‘킬무리스’의 능력이 해방됩니다.>
포인트가 소모되며 검에서 묘한 힘이 머물기 시작한다.
동시에 펠렌트로넬의 도끼가 내 목을 향해 날아든다.
반사적으로 검을 세워 받아 내었다.
콰앙!
당연하게도 충격을 버티지 못해 내 몸이 뒤로 날아갔다.
평소의 나라면 이대로 벽까지 부딪히겠지.
그러나…….
“……이렇게, 인가.”
나는 공중에서 몸을 뒤집으며 벽에 발이 닿도록 방향을 바꾸었다.
부딪히는 순간 몸을 움직여 충격을 벽에 분산시킨다.
……그런데 이 뒤에는 어떻게 하지?
모르겠으나 어째서인지 몸이 가볍게 움직인다.
마치 이렇게 하면 된다는 것처럼.
나는 그대로 생각하지 않고 실행했다.
몸이 평상시보다 더 가뿐하게 움직인다.
그리고 빠르다.
시야가 단번에 가속한다.
평소처럼 힘껏 뛴 것도 아닌데 순식간에 놈의 옆구리 아래까지 파고들었다.
“……!!”
놈의 경악하는 듯한 눈동자가 보였다.
“…….”
그다음은 이렇게, 인가.
무의식적으로 손에 쥔 검을 휘둘렀다.
퍼석!
놈의 옆구리가 얕게 베이며 피가 튀었다.
“그렇군…… 이런 검이었구나.”
<해당 아이템에 깃든 영향력은 기억>
<검제의 경험>
<검에 깃든 경험이 당신의 손을 타고 당신의 행동을 보조할 것 입니다.>
<당신이 검술을 모르더라도 검은 검술을 압니다.>
빠르게 메시지를 넘기고 나는 앞으로 뛰었다.
놈이 휘두른 도끼가 내리쳐진다.
나는 잽싸게 내달리며 놈의 등 뒤 사각으로 이동.
“느리잖아! 이 꼰대 아저씨!”
검을 휘둘렀다.
파파파파파팟!
놈의 등 뒤에 몇 개나 되는 혈흔이 새겨지며 그대로 휘청거렸다.
그래, 검술이다.
내가 검술을 구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