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suck honey with extras RAW novel - Chapter (242)
엑스트라로 꿀 빠는 법-242화(242/344)
제 242화
270화 없는 거 빼곤 다 있습니다! (4)
‘이대로면 나는 계속 아무것도 할 수 없어…….’
특히나 그것을 실감한 것은 그 던전이 낙하할 때.
셀베스터는 무력감을 느꼈다.
영물을 길들여 제 스승의 경지를 따라잡았다?
그러나 떨어지는 거대한 돌덩어리를 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나는 약해.’
무력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셀베스터는 그날 이후 고민을 거듭했다.
‘세상 밖으로 나가야 해…….’
지금까지는 세상 물정을 모르기에 한곳에 머무르는 것을 택했다.
하지만 부족하다.
예를 들면 에일런, 그 소년에 대해 생각을 해 보자.
그 소년은 계속해서 여러 장소를 오간 모양이었다.
자신은 알지 못하는 것을 보고 많은 것을 얻는다.
거기에 스승의 검까지 얻은 것을 보고는 그는 내심 겉으로 드러내지 않기 위해 애를 썼지만 상당히 동요했다.
스승과 관련된 물건이 남아 있을 거라 여기지 않았다.
하물며 왕도에서 멀지도 않은 곳에 있었다.
눈이 어두웠다.
‘내가 한곳에 안주했기에…… 몰랐던 거야.’
답은 먼 곳에 있다.
결론을 내린 셀베스터는 행동하기로 했다.
왕도를 떠나 보다 세상을 돌아다녀 보기로 했다.
다른 영지로, 그리고 타국으로…… 그렇게 대륙 전체를 돌아다니면서 답을 찾아보기로 하였다.
변덕은 아니었다.
이전부터 막연하게 품던 생각이긴 하였다.
언제까지 셀바스 왕국에만 체류할 생각은 없었으니까.
“……솔직히 말해서 나 혼자서만 떠나도 상관은 없었는데.”
셀베스터가 난처하다는 듯 돌아보자 툭 던지는 듯한 눈길을 보내며 루셀이 한마디 했다.
“장난해? 애초에 나를 여기 데려온 것도 셀베스터 너였거든?”
“그랬지…….”
그랬다. 마치 그 의리를 지키겠다는 듯 루셀이 왕도를 나서는 셀베스터를 쫓아온 것이다.
“뭐, 나는 그냥 휴학만 냈을 뿐이야. 셀베스터 네 용건이 끝나면 다시 돌아가면 될 뿐이고. 다시 돌아가서 출세하면 되는 거야.”
그러니 부담은 가지지 말라는 듯 말하며 루셀은 뒤에 성큼 따라오는 누군가를 향해 동의를 구하듯 눈길을 보낸다.
그녀뿐일까, 그 뒤에는 알닉스도 허둥지둥 쫓아오고 있다.
“차라리 처음부터 대놓고 상의라도 해, 이 뻔뻔한 자식아! 나 참…… 갑자기 네 녀석 쫓아오느라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기나 해?”
“……미안하게 됐어.”
셀베스터가 순순히 사과했다.
굳이 그들을 무시하고자 말을 꺼내지 않은 것은 아니다.
혹시나 권유하는 것 자체가 그들에게 있어서 해가 될까 염려하여 감춘 것일 뿐.
정작 중요한 것을 중요할 때 셀베스터는 말하지 않는다.
두 사람은 그것을 따지듯 각자 한마디씩 던졌다.
“아무튼 따라갈 테니까 그리 알아.”
“뭐, 왕국 내에 있는 것도 지루하던 참이니까. 이왕 이렇게 된 거 더 먼 곳까지 가 보자고.”
“……그래.”
셀베스터는 조용히 동료들을 향해 동행을 허락하듯 미소를 지었다.
“그런데 어디로 갈 생각이냐?”
“설마 처음부터 위험한 곳으로 갈 건 아니지?”
“……우선은 세상이 돌아가는 정보를 얻고 싶어.”
셀베스터는 고민 후에 행선지를 말했다.
“일단은 포렐로스 제국으로 간다.”
마지막에 개입한 정체불명의 괴인이 말한 것이 뭔지는 모르나.
그것이 운명인지 뭔지 몰라도 스스로의 힘으로 거스르고 말겠다.
은발의 소년은 굳게 결심하며 자신이 생각한 결론을 입에 담았다.
* * *
그의 운명대로라면 셀베스터가 갈 행선지는 그곳뿐이리라.
‘아마 포렐로스 제국으로 갔으려나…….’
일단 나는 셀베스터가 떠났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행선지를 추리해 보았다.
아마 원작대로라면 그곳으로 향하고자 하겠지.
다른 곳으로 갔다고 해도 이상할 건 없다.
어디까지나 원작은 하나의 가이드고 만약 그가 정말로 자신의 앞길을 생각해서 정한다면 운명이 바뀔 다른 가능성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그럼 당분간은 무슨 일이 일어나도 나랑은 상관은 없겠지…….’
이후 일어날 일들을 생각해 보았다.
9권의 키메라 대량 발생은 이미 이전에 뿌리 뽑혔을 테고.
10권, 11권…… 그 이후에도 당분간은 계속 별일은 없겠지.
대부분 셀베스터 개인이 단독으로 해결할 일이니까 나랑은 상관없어.
‘그럼 그사이 내 생계에나 집중하면 되겠네?’
참으로 기쁜 일이다.
셀바스 왕국에 내전이 일어나진 않았으니 장사하는 데 큰 지장은 없겠지.
가게를 열 때가 왔다.
어서 이 기쁜 소식을 전하러 돌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
바로 왕도를 떠났다.
조금이라도 빨리 돌아가고 싶었다.
벌써부터 몇 명인가 귀족이나 혹은 그들이 보낸 자들이 와서 내게 뭔가 꼬드기고자 하는 말을 하는 게 아닌가.
그것을 전부 무시했다.
에일런은 꼬시기 힘든 남자입니다.
‘그것보다는 이게 문제인데.’
나는 마차 안에서 지난 메시지를 쭉 확인했다.
배역이 오른 뒤에 발생한 정보.
<배역 – 조연 C로 상승합니다.>
<조연 C : 많은 이들이 당신을 기억합니다. 당신의 이름을 들은 이들이 국가 하나 규모의 수에 이릅니다. 권력자들도 당신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다만 그만큼 당신을 질투하는 이들도 늘어납니다.>
여기까진 그렇다 치자.
<이제부턴 당신을 두고 음모를 꾀하는 자들도 생겨날 수 있습니다. 사건의 중심이 될 가능성이 생겨납니다.>
오, 마이 갓!
예상하긴 했지만 역시 배역이 오른다는 건 그만큼의 리스크가 있다는 거겠지.
까놓고 말해 유명해진다는 뜻이다.
‘하기야 내내 이름 숨기면서 활동할 수는 없으니까.’
그것도 한계라 여겼고 충분히 감수하자.
지금의 나라면 감당할 수 있을 것이다.
뭐, 나쁜 것만 있는 것도 아니다.
<정산이 끝났습니다.>
<특정 에피소드에 관여 중인 인물이 사망했습니다.>
<그 결과 많은 이들에 의해 당신의 이름이 회자되며 영향력을 발생시킵니다.>
<영향력 포인트가 정산됩니다.>
<획득 영향력 포인트 : 3,500pt>
<잔여 영향력 포인트 : 3,514pt>
음~ 많이 많네.
생각해 보면 나라 하나가 파탄 날 뻔한 사고를 막았으니까 합당한가.
거기에.
<에일런 – 조연 C>
<능력 습득 일람(별도 항목 개방)>
<체력 : 437>
<민첩 : 270>
<의지 : 121>
<마력 : 1,500>
<정령력 : 1,060>
<비고 : ‘지속 마력 회복’의 효과 발현 중>
<비고 2 : 정신 저항 완전 내성 효과 발현>
<비고 3 : ‘마법 단축 영창술’의 효과 적용 중>
<비고 4 : ‘영물 가호’의 능력 상승 효과 적용 중>
비중이 상승하면서 능력치 역시 올랐다.
강해진다면 환영이지.
나는 슬슬 창을 닫고는 눈앞의 일에 집중하기로 했다.
계속 무시하자니 내 맞은편에 있는 상대가 뚱해져 가는 게 대놓고 보였으니까.
크루세 말이야.
“……그런데 어째서 크루세 씨는 절 따라오시는 겁니까?”
돌아가는 마차의 안에서 나는 맞은편의 자리에 참으로 쿨하고도 뻔뻔하게 앉아 있는 크루세를 빤히 응시하며 물었다.
‘당분간은 에일런, 당신과 동행할 생각이에요. 그렇게 알아두시길.’
갑자기 찾아온 크루세가 그렇게 말하더니 나를 쫓아온 것이다.
“뭔가요 그 얼굴은? 제가 방해인가요?”
여기서 응, 이라고 말하면 왠지 지팡이로 한 대 찔리려나.
그리고 방해는 아니다. 그저 궁금할 뿐.
“방해까진 아니나…… 크루세 씨, 그렇게 한가하신 분이셨습니까?”
“바쁘죠. 탑에서도 지난 일에 관한 설명을 계속 요구하는 전언을 보내고 있어요. 휴우…….”
“그럼…….”
“예. 무시했어요.”
참으로 쿨하게 태업을 말한다.
“이미 지긋지긋한 연회에 출석한 것만으로도 충분하니까요. 솔직히 그 이상 간섭받고 싶진 않네요.”
보아하니 농담이 아니라 정말로 백탑의 출석 요구를 씹고 온 게 분명하리라.
참으로 질풍노도의 시기일세.
“솔직히 절 쫓아오셔 봐야 별일은 없으리라고 생각합니다만.”
“흐음? 글쎄요? 과연 어떨는지?”
크루세는 그럴 리가 없다고 부정하고 싶은 것처럼 입꼬리를 옅게 일그러트렸다.
“솔직히 말하죠. 에일런. 그 리치…… 크멜스 알프렌스와 접촉한 것 때문이에요.”
“……역시 그것 때문입니까.”
사실 다른 이유는 떠오르지 않던 참이었다.
이때의 크루세는 아직 그자를 찾아다닌다는 목적을 이루지 못한 상태였으니까.
보아하니 지난번처럼 내가 그자와 이야기를 나눈 걸 질타하려는 마음은 없어 보인다.
“두 번이나 에일런 당신은 그자의 행동과 겹쳤어요. 그럼…….”
“두 번이 있었으니 세 번도 있을 것이다?”
“바로 그거예요!”
“저는 개인적으로 부정하고 싶습니다만…….”
크루세의 말대로라면 앞으로라도 그 리치 형이랑 얽힐 일이 있을 거라는 뜻이 아닌가.
그거 또 무슨 사망 플래그니?
‘……문제는 부정을 못 하겠네.’
슬프게도 아니라고 할 수 없다는 시점에서 찔끔 눈물이 나올 거 같다.
아무래도 크루세는 직접 흑마법사의 공방을 찾아 들쑤시는 것에서.
가장 사망 플래그를 꼽고 다니는 얼간이 한 명을 주시하는 것으로 방침을 바꾼 모양이다.
썩을!
하필 그 얼간이가 나일 줄이야.
‘뭐, 살기 위해선 어쩔 수 없었지…….’
후회는 딱히 하지 않는다.
“나중에 후회하셔도 모릅니다만.”
“괜찮아요. 당분간만 지켜보고 정말로 가망이 없다 생각되면 그때 다시 행동 방침을 생각하죠.”
“그걸 세간에서는 무계획에, 막무가내라고 합니다만.”
“…….”
입을 다문다.
아무래도 말하는 것과 달리 별개로 뭔가 생각하는 게 있는 듯싶은데.
……추궁은 하지 말까.
어차피 그녀가 무엇 때문에 크멜스를 찾는지는 알고 있던 일이라 내가 뭘 말해도 사족에 지나지 않는다.
괜한 지뢰를 밟지 않는다는 법은 없다.
당분간은 그녀가 하고 싶은 대로 놔둬 보기나 하자.
거기에 내게 있어서도 나쁜 결정은 아니다.
‘앞으로 뭐가 있을지 모르지만 적어도 큰 전력 하나가 제대로 붙어 있는 게 안심도 되고…….’
이걸 명목으로 귀찮은 일이 있으면 온갖 핑계를 대며 부려 먹는다.
후후후후후후후후.
그런 사악한 생각을 품으며 나는 크루세의 동행을 허락했다.
“하지만 이후에 어떻게 생활하실지는 크루세 씨가 알아서 하셔야 합니다만.”
듣자니 백탑의 연락을 귀찮아서 씹어 버린 탓에 탑의 지원금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나 뭐라나.
마법사는 돈이 든다.
장비의 유지, 보수부터 여러 가지 일로도 적지 않은 자금이 들기 마련.
보아하니 개인 저금도 거의 들고 나오지 못한 모양이던데.
“어머? 절 뭘로 보시는지요?”
크루세는 가소롭다는 듯 코웃음 쳤다.
“여행을 하면서 때때로 자금이 떨어졌을 때는 몇 번이나 있었답니다.”
“음…… 그렇겠죠.”
“적어도 생활을 유지할 금화를 확보하는 것만큼은 나름 자신이 있답니다.”
자랑스레 말한다.
……오히려 그게 불안하다.
보통 저렇게 말하는 사람이 거하게 사고 치기 마련.
“뭐, 나중에 가서 저한테 도와 달라고 손 벌리지나 말아 주세요.”
“뭐라고요?”
생글 웃으며 다시 묻는 크루세.
못 들은 게 아니라 다시 한 번 말해 보라는 뜻이겠지.
“아, 아닙니다…….”
나는 시선을 피하며 대충 얼버무렸다.
* * *
내 저택과 미래의 가게가 한창 스탠바이 되어 있을 멜파로스 령의 중앙 도시에 도착하고 난 뒤.
크루세는 다른 볼일이 있다면서 따로 행동하고자 했다.
아마 그녀가 장담했듯이 이곳에서 당분간 머물 수완을 확립하고자 하는 것이겠지.
그렇게 그녀와 헤어진 나는 따로 터벅터벅 걸어 우선은 모두가 있는 곳으로 얼굴부터 먼저 비치고자 했다.
‘내 가게는 잘 지키고 있었겠지?’
사건이 조기에 끝났으니 각지에서 전투가 벌어질 일도 없고, 하물며 만일을 대비하여 문 꼭꼭 걸어 잠그고 있으라고 당부도 해 두었다.
조심성은 다른 누구보다 뛰어난 그들이니 걱정할 필요는 없겠지.
‘……아, 그러고 보니 선물 안 사 왔다.’
뭐, 어떤가.
앞으로 이어질 훌륭한 성공의 나날이 곧 선물이나 마찬가지니!
그런 생각을 하며 드디어 가게가 완성될 곳에 도착하자.
“응?”
위화감이 느껴졌다.
사람이 많다.
웅성거리는 느낌.
‘뭐야? 뭐야? 뭔 일 났어?’
평소라면 이렇게 인파가 모이면 나 역시 마찬가지로 강 건너 불구경하는 느낌으로 같이 지켜보겠지만 하필 장소가 문제다.
우리 가게가 들어설 곳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