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suck honey with extras RAW novel - Chapter (245)
엑스트라로 꿀 빠는 법-245화(245/344)
제 245화
273화 정령사의 통솔자 (1)
다만 순순히 물러나는 것과 포기하는 것은 별개라는 것일까.
그날 이후에도 정령사들이 내 가게의 근처에 기웃거린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그들의 동선은 이미 파악했습니다. 그들이 계속 가게 주변을 맴돌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과연…… 놈들, 제법 끈질기군요.”
“처리하면 되겠습니까?”
디레스가 싸늘하게 묻는다.
“아니…… 처리라뇨. 살벌한 소리 좀 맙시다. 우리가 무슨 악당도 아니고.”
이들이라면 가능하다는 게 웃지 못할 일이다.
기껏 해 봐야 하급 정령사들의 무리니 디레스나 이종족들 몇 명만 보내더라도 지부 하나는 쥐도 새도 모르게 정리할 수 있지.
전쟁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의미 없는 짓이다.
자칫하면 그것이 구실이 될지도 모르고.
“저들이 먼저 공격하지 않는 한은 의식하는 척도 하지 말아 주세요.”
공격한다면 가차 없다.
그러나 그렇게 될 가능성은 지금으로서는 낮다고 할 수밖에 없겠지.
“내버려 두는 것도 좋지 않다고는 여겨집니다만…….”
아직까지 별일은 없지만, 그들이 가게 주변을 배회하면 손님들의 이목도 끌게 된다.
역시 그것도 달가운 일은 아니다.
방치해 둘 이유는 없다.
“그 부분은 제게 생각이 있습니다.”
당연히 가만히 놔둘 생각은 아니다.
정령사 길드가 언젠가 집적거릴 것은 예상해 두었다.
슬슬 결판을 내야겠지.
“며칠 내로 정령사 길드와는 담판을 지을 것이니 염려할 건 없습니다.”
“……에일런 님의 말씀을 믿지 못하는 것은 아니나…… 과연 그들이 순순히 말을 듣겠습니까?”
굳이 인간을 불신하고, 말고를 운운하기 이전에 정령사 길드가 속세에 찌든 것은 사실이니까.
디레스는 그들이 성의 있는 반응을 보일 거라고는 전혀 기대도 하지 않는 눈치 같았다.
“아하하. 당연히 말 안 듣겠죠.”
나도 그렇긴 하다.
인간은 탐욕스럽고, 탐욕에 물든 인간은 눈과 귀가 어두워지기 마련.
그렇다면 대화로 풀어 나갈 수 없는가?
꼭 그렇지만은 않다.
“유일하게 대화가 될 만한 자가 있거든요. 그자를 통해 결론을 지을 겁니다.”
“……대체 누굽니까?”
“길드 마스터.”
정령사 길드의 우두머리.
“본래 문제는 윗사람끼리 이야기를 해야 하는 법이죠.”
* * *
정령사 길드와의 문제라 하니 이 사람과 먼저 이야기를 해야겠구나.
우리 쪽의 기술 고문으로서 앉아 있는 연금술사 엘메로트.
최근에는 기술을 가르친다는 핑계로 온갖 일을 맡겨놓고 있는 월급도둑 연금술사.
“에일런, 빨리 고놈들이나 어떻게 하게. 쯧쯧. 놈들 덕에 외출도 마음대로 못 하는군.”
연금술사, 정령사, 그 외에 등쳐 먹은 귀족들까지.
그야말로 온갖 집단과 말썽을 일으킨 전적이 있는 그는 나를 보자마자 재촉을 하는 게 아닌가.
‘아니, 다른 건 둘째 치고 정령사 길드에 한해서는 댁 자업자득일 텐데?’
물론 그 말은 적어도 지금은 하지 않는다.
거기에 그를 영입할 때 말썽을 해결해 주겠다는 약속을 했으니 딴소리할 수는 없는 노릇.
“그렇지 않아도 그 문제 때문에 의견 좀 여쭙고자 한 것입니다만.”
“흠…… 이제 와서? 별로 할 말은 없어 보이네만…….”
없긴 왜 없어.
저 떨떠름한 태도만 봐도 안다.
무엇보다 나는 저 연금술사에 관한 이야기를 알고 있다.
그가 결심 하나만 하면 바로 해결이 될 일이란 것도 안다.
“혹시 제게 뭔가 적절한 조언이라든가, 달리 해 줄 수 있는 말은 없으신지요?”
“……딱히 없군.”
엘메로트는 뻔뻔하게 시치미를 뗐다.
그래, 그렇게 나올 줄 알았다.
‘자수했으면 하다못해 인도적으로 해결해 주고자 했는데…….’
지금부터 일어날 일은 그의 자업자득일지어니.
뭐, 딱히 그에게 해가 될 것도 아니다.
무엇보다 약속했으니까.
“여튼 간에 정령사 길드와의 문제는 해결해 드리겠습니다. ……적어도 그들이 앞으로 엘메로트 씨를 적대하는 일은 없어지겠죠.”
“으음. 그래, 그래 주면야 고맙네만…….”
아무래도 그도 뭔가 불길한 낌새라도 눈치챘는지 슬쩍 눈매가 가늘어졌다.
이 이상 간을 보다간 튀어 버릴지도 모르겠군.
“뭐, 기대하십쇼.”
“……정말로 안심해도 되겠나?”
물론이죠!
“아시잖습니까? 제 해결법은 확실합니다.”
해결법은 말이지.
* * *
‘우선은……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서…… 조금 필요한 걸 얻어 둘까…….’
어차피 포인트는 넉넉하다 못해 썩어 넘친다.
무려 3천 포인트가 넘는다!
슬슬 그것도 소모해야지.
무엇보다 얼마 전 내게 한 가지 사항을 알리는 메시지가 떴다.
<소유하신 영향력의 규모가 일정치를 상회하였기에 새로운 권한의 획득이 가능합니다.>
내 감이 옳았어!
역시 버티는 게 답이다!
<권한을 확대하시겠습니까?>
<획득에 1,500pt를 소모하게 됩니다.>
당연히 지르고 보자 주의를 신봉하는 내가 그냥 넘길 이유는 없다.
권환 확대를 신청하자.
“무조건 예스!”
예스를 꾹! 눌러 주세요.
“……그래, 이번엔 뭐냐.”
이전에는 상대의 능력치를 볼 수 있었으니.
이번에는 그것의 강화일까? 아니면?
<소모 영향력 포인트 : 1,500pt>
<잔여 영향력 포인트 : 2,014pt>
<새로운 권한을 취득합니다.>
<사물의 본질을 간파할 수 있게 됩니다.>
흐음, 사물의 본질?
이번에는 대강 무슨 소리인지 감이 올 것도 같군.
시험 삼아 나는 적당히 두리번거리다가 근처 선반 위에 놔둔 빈 그릇과 숟가락을 발견했다.
그리고 집중한다는 느낌으로 주시하자.
<사물 감정>
<결과 : 숟가락>
<보유 특성 : 없음>
<추가 열람 시 상세 항목 분석 가능>
역시 물건을 감정하는 능력이군.
유용할지도 모른다.
의외로 숨겨진 보물 중에는 단순히 쓰레기 같은 물건도 많은 법이니까.
이게 있으면 물건을 간파할 때도 도움이 될 테니 유용하겠지.
‘그리고…… 어쩌면 이게 있으면.’
나는 아공간을 열어 그곳에서 내 새로운 애검 킬무리스를 꺼내고는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이것을 감정할 수 있을까?’
<사물 감정>
<킬무리스>
<보유 특성 : 경험 계승>
<보유 특성 2 : 계승 강화>
<보유 특성 3 : ????????>
경험 계승이라…….
역시 셀베스터가 말했던 스승의 검의 능력은 온데간데없다.
일단 상세한 능력의 설명을 확인해 보았다.
이제부턴 능력에 대한 해설도 참조할 수 있게 된 모양이니까.
<경험 계승 : 해당 물체에 깃든 이전 소유주의 경험과 기술의 일부를 재현할 수 있습니다. (단, 개인의 그릇과 역량에 따라 재현할 수 있는 기술의 한계가 있습니다.)>
이건 내가 예상했던 것과 큰 차이가 없다.
그렇다면 그다음 두 번째 특성은 뭘까.
아무래도 기존의 능력의 확장판 같은데.
<계승 강화 : 일정 대가(영향력 포인트)를 지불하면 보다 강력한 경험을 불러낼 수 있습니다.>
“응? 강력한 경험?”
신경이 쓰인다, 쓰여!
나는 검을 쥐고는 그 두 번째 특성이 뭔지 체감해 보기 위해 집중해 보았다.
마나를 흘려 넣고 검기를 발산하고 집중하자, 자연스레 본능적으로 그 두 번째 특성의 정체가 떠오른다.
“……아하~ 그런 건가.”
포인트를 소모하게 되면 그에 부합하여 바로 특성이 발동.
“……그렇게 되면…… 아…… 그런 거군.”
그 소모한 포인트를 대가로 보다 강력한 기술을 쓸 수 있게 된다.
흔히 말하자면 필살기.
이 검에 깃든 검술의 여러 비의들을 재현할 수 있는 모양이었다.
‘필살기, 게이지 소모해서 쓰는 느낌이라 생각하면 되나…….’
포인트를 소모하니 신중하게 써야겠지만 비의를 쓸 수 있다면 나쁘지 않다.
대가가 있다 해도 무려 검술의 비의를 쓸 수 있다면야 충분히 이득이지.
원작에서도 셀베스터는 강력한 기술 하나를 완벽하게 체득하자고 별 고생을 다했으니까.
그걸 날로 먹을 수 있다면 꿀이지, 뭐야.
<계승 강화를 발동하시겠습니까?>
아냐! 아냐!
나는 급히 고개를 저으며 검을 다시 내려놓았다.
포인트는 귀중하다.
세 번째 특성도 있는 모양인데 그것은 알 수 없는 모양이었다.
<??????? : 해독 조건을 만족하지 못하셨습니다.>
음…… 조건이 있는 걸까.
“……뭐, 이걸 알아낸 것만으로도 수확이라고 칠까.”
그리고 나머지 포인트도 슬슬 써 버리자.
‘만일을 위해서 절반 정도까지만 써 버릴까.’
일단은 마음속으로 상한선을 정해 두고는 그대로 내 스펙 개조를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정령 친화 극대 증폭> <악마적인 근력>
<고속 소환 요령> <대민첩 보정>
<고유 심상 유지> <스테미너 부담 대감소>
아무래도 정령사 길드로 들어가려니 최소한 능력치는 일관적으로 올려 두어야 안심이 되니까.
하물며 협상할 상대가 길드 마스터다.
최악을 대비해야지.
<일괄적으로 능력을 습득합니다.>
<소모 영향력 포인트 : 873pt>
<잔여 영향력 포인트 : 1,141pt>
단순히 능력치 올리기 작업만으로도 이젠 꽤 포인트를 소모하는군.
역시 내가 강해지는 것과 관련이 있는 것 같긴 해.
<에일런 – 조연 C>
<능력 습득 일람(별도 항목 개방)>
<체력 : 497>
<민첩 : 320>
<의지 : 151>
<마력 : 1,560>
<정령력 : 1,560>
<비고 : ‘지속 마력 회복’의 효과 발현 중>
<비고 2 : 정신 저항 완전 내성 효과 발현>
<비고 3 : ‘마법 단축 영창술’의 효과 적용 중>
<비고 4 : ‘영물 가호’의 능력 상승 효과 적용 중>
능력치를 올렸으니 만약 최악의 사태가 일어나도 어느 정도 맞설 수 있겠지.
‘그럼 나머지는 뭘 할까.’
아직 포인트는 많다.
좀 더 써도 괜찮겠지.
새로운 능력도 탐이 나긴 하지만 당장 필요한 능력은 퍼뜩 떠오르지 않는다.
‘아직 포인트도 남아돌고…… 그렇다면 한번 그거나 시험해 볼까.’
그러고 보면 시험해 보고 싶었던 능력이 있다.
<혈액의 강화>
<소모 영향력 포인트 : 312pt>
<잔여 영향력 포인트 : 829pt>
이 능력은 특히 특이한 점이 있다.
사용할 수 있는 횟수는 1회.
습득한 시점에서 단 한 번만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이다.
‘효과는 아이템에 특수한 효력을 내리는 힘.’
인챈트 계통의 능력이다.
능력을 통해 강화시킨 아이템은 보다 한 단계 위의 성능을 가진 아이템으로 진화한다.
예를 들어 단순한 숟가락도 능력을 통해 가호를 넣으면 다이아몬드도 파내는 슈퍼 플래티넘 숟가락이 되기 마련.
‘어떤 의미로 사기고, 어떤 의미론 참 쓰기 애매한 능력이지…….’
문제는 부여되는 효과가 랜덤.
허물며 이 능력은 1회용.
그리고 한 번 써 버리면 능력은 다시 습득도 할 수 없는 모양이었다.
무엇보다 강화된 능력이 뭔지 몰라서 써먹지 못한 사례도 있는 모양이고.
그러나 지금의 나라면 부담 없이 쓸 수 있다.
강화된 권한으로 아이템을 감정하면 되니까 바로 능력을 활용할 수 있지.
“……그럼 이걸로 강화할 건.”
강화해 둘 아이템은 미리 정해 두었다.
나는 아공간에 손을 집어넣고는 내 정령술 전용 무기인 페어리 스태프를 꺼내 들었다.
“너로 정했다!”
정령술과 관련된 장비는 손에 넣기가 쉬운 것이 아니다.
그러니 이것을 강화시켜 보자.
나는 스태프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는 나이프로 가볍게 손바닥을 베어 흘러나온 피를 떨어트렸다.
“……그리고 능력을 발동.”
능력을 발동시켜 강화에 들어간다.
내 피에 깃든 능력의 정보가 스태프 안으로 빨려 들어가며 새빨간 빛을 발광하기 시작한다.
능력의 가호를 받아 보다 상위의 아이템으로 변화하는 것이다.
“두근거리네.”
강화라는 건 참 좋지.
뭐가 일어날지 모르니 참으로 두근거려.
마침내 빛이 잦아들고 새로이 변모한 내 새 무기가 모습을 드러냈다.
아무래도 혈계 능력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인지 색상이 새빨갛게 물든 것이 특징.
세부적인 형상이나 장식도 보다 과감하게 변하였다.
지팡이 끄트머리에는 칼날 같은 가시가 굽이치듯 솟아 있고 전체적으로 무게도 묵직해졌다.
지팡이라지만 거의 둔기에 가까워지는군.
“……적어도 피에 찌들 걱정은 없겠네.”
빨간색은 좋지, 피가 튀어도 눈에 안 띄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