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suck honey with extras RAW novel - Chapter (247)
엑스트라로 꿀 빠는 법-247화(247/344)
제 247화
275화 정령사의 통솔자 (3)
그 지부장이 그렇게 두려워하는 것도 이유가 있다.
정말로 괜한 기우다.
“그런데 여긴…… 동굴입니까?”
“정확한 위치는 저도 몰라요. 대충 대륙 어딘가 오지에 있는 동굴인 모양이던데…….”
이곳의 위치는 원작에서도 구체적으로 언급이 되지 않았다.
그저 인간은 쉬이 올 수 없는 한적한 곳 같다는 서술만이 있을 뿐.
말 그대로 어딘가의 동굴.
그 내부에는 마치 인간이 거주하는 저택을 모방한 것처럼 여러 가구나 집기들이 무작위로 배치되어 있다.
어떻게 보면 마치 인간의 생활 양식을 흉내 낸 것처럼 보여 묘한 위화감이 느껴진다.
“이런 곳에 길드 마스터가 있는 것입니까?”
“이런 곳이고 자시고 원래 여기가 정령사 길드의 시작점이에요.”
“……그런 것입니까?”
“정령사 길드는 이곳에서 시작되었거든요.”
“어지간한 괴짜인 모양이군요. 이런 곳에서 지내는 건 저희들도 어려울 터인데.”
“보면 알 거예요. ……마침 길드 마스터도 우릴 포착한 모양이니까요.”
그 순간.
막대한 정령력이 우리를 휘감았다.
정령사가 아닌 디레스마저 그 기운을 감지하고는 반사적으로 돌아볼 정도의 존재감.
누군가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설마, 저자가 길드 마스터입니까?”
“예. 그런 셈이죠.”
맞다. 제대로 찾아왔다.
안쪽에서 등장한 길드 마스터를 발견하고는 나는 싱긋 미소를 지었다.
잘 풀리고 있다.
-우리 쪽. 정령사가. 아니네?
머릿속에 목소리가 울린다.
직접 사념을 전달하는 방식.
그렇다.
“이런 식으로 뵙게 된 것은 본의는 아닙니다만 먼저 양해를 구하고 싶습니다. 길드 마스터. ……아니.”
나는 그 안쪽에 등장한 여성처럼 보이는 고위 정령을 향해 정중히 인사를 올리며 그 정체를 입에 담았다.
“바람의 정령왕이여.”
정령사 길드의 마스터는 인간이 아니다.
정령.
그것도 정령들 중 최고봉이라 일컬어지는 정령왕 중 일각.
<세닐레이나 알테레니아스 – 에피소드 보스. no. 17>
그리고 언젠가 우리의 주인공이 쓰러트릴 분이시기도 하고.
* * *
정령사 길드의 우두머리는 정령왕.
그 사실을 아는 이는 극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지부장급의 정령사와 부길드 마스터, 그리고 다른 어떤 인물을 제외하면 누구도 모르는 사실.
“……정말로 정령왕이 길드를 이끌고 있다는 것입니까?”
“사실입니다.”
나는 그것이 정말이라고 말했다.
하긴, 그것을 순순히 믿기는 어렵겠지.
기본적으로 정령은 속세와는 관련이 없다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으니까.
그 정령이 사회와 관련이 되어 있다.
그것도 하나의 집단을 이끄는 우두머리로서 군림해 있다고 말하면 머리가 이상한 녀석 취급을 받아도 이상할 게 없다.
-정정을 요구해.
바람의 정령왕, 세닐레이나는 내 말을 듣고는 조용히 반박했다.
-나는 이어받았을 뿐. 길드를 만든 것은 다른 아이들이었어.
“그것도 알고 있습니다. 처음 설립자는 최초의 정령사라 일컬어지는 다섯 명이었다죠.”
옛날옛날에 다섯 명의 아이들이 있었다네…… 같은 농담은 집어치워 두고.
길드를 세운 것은 당시 정령왕들의 비호를 받은 다섯 명의 정령사.
그리고 그들이 세상을 뜨고 난 후.
길드 마스터의 자리를 그녀가 부탁을 받아 이어받게 된다.
따지고 보면 2대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사실상 명예직인 셈.
그녀는 정작 실무에는 관여는 하지 않으니까.
정령이라는 특성상 적합하지도 않고.
“실제적으로 길드의 운용이라든가 세세한 작업은 부길드 마스터가 대대로 맡고 있죠.”
덧붙이자면 부길드 마스터는 평범한 인간이다.
아마 지금이 몇 대째더라?
그렇게 길드의 비밀을 간직한 채 운영을 전담하고 있지.
그리고 지금의 탐욕에 찌든 정령사 길드를 만들었다.
“그리고 관망할 뿐이죠.”
관망.
오로지 그것만 할 뿐.
“그녀는 길드가 폭주하지 않도록 지켜보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해할 수 없습니다만.”
디레스는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얼굴을 하고 있다.
“폭주? 지금의 길드는 충분히 폭주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까?”
기술을 독점하고 지나치게 권리를 부르짖으며 정령술의 유지보다는 부를 쌓는 데 집중하고 있지.
그것을 폭주라 여기지 않는 것일까.
세닐레이나는 그 의문에 고개를 저었다.
-그 욕심 또한 정상적인 인간 사회의 한 틀이라 여기고 있을 뿐. 이상하진 않아.
“……그렇다네요. 하긴, 그건 저도 인정합니다.”
요컨대 저 정령왕은 탐욕을 부리는 인간도 그것이 어쩔 수 없는 본능의 하나라고 인정하고 있다는 뜻이다.
아마 정령사 길드가 세상을 파괴하거나 대량의 살육을 일으키거나 그런 비극을 일으키는 게 아닌 한 간섭하지 않을 것이다.
-너 또한 우리들과 계약할 자격을 갖추고 그것을 누리고 있어. 그렇지?
한편 세닐레이나는 나를 응시하며 말한다.
“예. 소소하지만 당신들의 후예와 일부 공감을 나누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당신이 유지하는 틀에 속하지는 않죠.”
-그래?
그러나 그다지 흥미는 없어 하는 느낌이다.
정령사의 확충에 눈이 먼 길드와 달리 정작 길드 마스터는 그런 인재 욕심에는 흥미가 없는 것이리라.
-어째서 그것을 써서 나를 찾아왔어?
“그 당신이 관리해야 할 정령사들에 대해 할 말이 있기 때문입니다.”
요컨대 클레임 걸려고 왔습니다.
당연히 곧이곧대로 이해할 리가 없지.
오히려 곤혹스러운 듯 입가를 우물거렸다.
“당신은 지금의 정령사들에 대해서는 관여할 필요가 없다고 하였죠?”
-그렇다.
“하지만 그 활동 자체가 저희 입장에선 매우 민폐입니다.”
그러고는 지금 그들이 내 쪽에 시비를 거는 것을 말해 주었다.
-……무엇을 원해?
“말이 통해서 좋군요. 저는 길드와 협정을 원합니다.”
불가침 협정.
서로 간섭을 하지 않는다는 조건하에서 서로 행복하게 잘 지내는 것이지!
-고작 그런 거. 빌몬스랑 이야기해.
빌몬스라, 아마 현 부길드 마스터의 이름이겠지.
“저는 어디까지나 당신과 협상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라고 판단했을 뿐입니다.”
길드 마스터가 실무에 관여는 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존재감 하나는 보통이 아니다.
가진 힘이 막대하니까.
부길드 마스터도 그녀의 심기를 거스르려 하지 않는다.
-의미 없어.
그러나 정작 그녀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협상에 응해 줄 마음이 없겠지.
아니, 흥미 자체가 없을 것이다.
‘역시 단순히 권유로는 낚이지 않는 건가.’
할 수 없이 큰 미끼를 던져야 할 것 같았다.
“물론 맨입으로 협상에 응해 달라는 말은 하지 않습니다.”
-……?
“자고로 협상이란 이쪽도 내놓을 게 있을 때 성립하는 게 보통이죠.”
다행히 나는 그녀의 정보를 안다.
그녀와 관련된 에피소드도.
그리고 그 결말도.
“저와 협상하면 그쪽이 원하는 것을 이루게 될 겁니다.”
-……무슨 의미인지 알고 있어?
“자세한 내막은 밝힐 수 없지만 알고 있거든요. 당신과 어떤 인간의 이야기.”
여기까지 말하면 충분할 것이다.
바로 섬뜩할 정도로 밀도 높은 정령력이 감도는 것이 느껴진다.
인간으로 치자면 발끈한 것.
-그거. 쉽게 입에 담지 마.
“어디까지나 아는 것을 말했을 뿐입니다.”
뭐, 여기까지라면 수상쩍은 사기꾼을 보는 눈을 해도 이상할 게 없지.
그러니 떡밥을 보다 크게 던진다.
“연금술사. 엘메로트.”
이번에는 말도 꺼내지 못했다.
제대로 먹힌 것이다.
“정령왕님께서 찾는 자가 엘메로트라는 것쯤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오지 않죠. 당신께서도 반쯤은 단념하고 있을 겁니다.”
만약 이 자리에 그 겉만 젊은 노인이 있다면 ‘나를 팔아먹은 건가!’ 하며 울상을 짓겠지만.
뭐, 어떠리. 내 부귀영화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팔아먹어 주리.
“저와 협상해 주시면 그 대가로 엘메로트 씨를 붙잡아 당신의 앞에 대령해 드리죠.”
원하면 포장도 해 주겠다. 직접 배송도 해 주겠다.
-……믿을 근거. 부족해.
“정 뭣하면 다른 증거라도 줄 수 있습니다만.”
-아니, 필요 없어. 인간은 거짓말을 하니까.
정령왕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인간의 거짓말은 교묘해. 그들은 우리조차도 속여.
“정령왕쯤 되면 속내 정도는 딱 한눈에 간파하는 거 아니신지?”
-그렇게 편리한 힘은 없어. 계약자면 모를까.
인간 참, 대단하네.
역시 악마도 저리 가라 할 만큼 대단한 종족답다.
“그런데 그걸 알면서도 정령사 길드의 욕망을 묵인하는 것입니까?”
-그것이 악행일까?
정령왕은 내 의문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인간은 거짓말을 해. 그리고 사욕을 추구해. 그건 그들도 예외는 아냐.
“……그게 당신이 본 인간성이라는 거군요.”
하기야 나부터가 욕심쟁이니 누가 누굴 탓하겠나.
“좋습니다. 그럼 이다음 이야기는 제가 그 망할 영감을 데려오면 이야기하도록 하죠. 그럼 되겠죠?”
정령왕 세닐레이나는 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할 수 있으면 말이야. ……그가 나를 찾아오지 않는 건. 그의 결심이니까.
부정하지 않는다는 것은 인정한 것이나 다름이 없지.
* * *
돌아오자마자 바로 움직이기로 했다.
먼저 엘메로트를 데리러 가야 할 필요가 있다.
“서두르죠.”
아니나 다를까, 우리가 그 작자의 공방으로 가자마자 추함의 끝을 볼 수 있었다.
플루라이트의 그림자에 꽁꽁 속박된 엘메로트가 버둥거리고 있다.
수고했어, 플루라이트!
“……역시 그럼 그렇지.”
정령사 길드에 쳐들어가기 전 나는 엘메로트와 상담을 나누는 시늉을 하며 슬쩍 그의 그림자 안에 플루라이트를 따로 소환하여 숨겨 놓았다.
내려 둔 명령은 하나.
그가 튈 것 같으면 바로 구속할 것.
그리고 그가 정말로 짐을 싸서 나가려고 하자 플루라이트가 명령을 수행한 것이다.
우리의 함정 고양이 발동!
“으으으으으으으읍! 우읍!”
엘메로트가 퍼덕거리며 항의한다.
솔직히 시끄러울 것 같아 내키지 않으나 어쩔 수 없지.
“입만 풀어 줘.”
플루라이트가 그의 입가를 가린 그림자를 없애자.
“이 고얀 녀석! 이런 식으로 이 늙은이를 곤란하게 해?”
“에이~ 뭐, 어떻습니까. 어차피 영약 때문에 몸은 늙지도 않는 양반이면서. 조금 거칠게 다룬다고 흠집 나는 건 아니잖아요?”
“궤변은 작작하게!”
단단히 삐친 모양이다.
어쩔 수 없다.
이렇게 수작을 안 부려 놨으면 이 은근히 뺀질거리는 양반은 진짜 튀었을 테니까.
하아…… 나는 그의 한심함에 한숨을 쉬었다.
“길드 마스터와 대면하고 왔습니다.”
나는 전부 생략하고 그것부터 말했다.
짜증을 내던 엘메로트의 기세가 갑자기 푹 죽었다.
말을 좀처럼 잇지 못하고 어쩐지 눈치를 보는 듯한 느낌.
“정말로…… 그녀를 만난 거냐?”
“확실히 정령왕쯤 되니 장난이 아니더군요. 이야기 나누는 와중에도 조마조마했습니다.”
길드 마스터가 정령왕이라는 걸 아는 자는 관계자 외의 외부인 중에서는 몇 없다.
그리고 그 외부인 중 하나가 저 엘메로트.
“……에일런, 어디까지 알고 있지?”
전부요, 라고는 말할 수 없지.
“엘메로트 씨가 정령사 길드와 악연이 시작된 게 어르신이 그녀와 대면한 이후라고 알고 있습니다만.”
“정말 기이한 놈이군……. 그것만으로 알아챈 건가…….”
“뭐, 어르신의 처지를 이용하고자 한 건 사과드립니다.”
우선 나는 그것만큼은 순순히 고개를 숙였다.
이유야 어찌 됐든 내가 정령사 길드와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그를 이용하려는 건 사실.
그리고 그것을 처음부터 생각하고 있던 것도 사실이니 그것만큼은 인정하고 먼저 사과해야겠지.
“……상관없네.”
본인은 그렇게 말하지만 내가 먼저 사과하면서 조금은 꽁해 있던 낌새가 약간은 풀린 느낌이 있다.
“반대로 이 늙은이가 듣고 싶군. 대체 그녀가 무어라 하던가?”
“아시잖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