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suck honey with extras RAW novel - Chapter (261)
엑스트라로 꿀 빠는 법-261화(261/344)
제 261화
291화 정령 마법 (4)
10대 마경 중 한 곳이라 일컬어지는 장소 중 가장 인간 사회와 가까운 곳 중 하나를 꼽으라면 대부분의 인간들은 이곳을 꼽을 것이다.
피의 결정탑.
이 마경의 위치는 인간의 삶의 터전과 지극히 가까운 곳에 있다.
엘파르크 제국.
혹은 구 엘파르크 제국의 수도로 불렸던 땅.
한때는 대제국으로 손꼽혔던 그 멸망한 땅을 사람들은 마경이라 부른다.
이유는 간단하다.
찬란하던 제국의 수도는 온데간데없고 그곳에 치솟은 것은 거대한 붉은 결정.
그 붉은 결정은 쌓이고 쌓여 하나의 거대한 탑을 이룬다.
다른 마경에 비하면 범위도 좁다.
고작 대도시 하나 정도의 범위.
그러나 위험성으로 따지자면 백색 지옥의 다음.
썩어 문드러져 버린 세계수로 인해 독기로 뒤덮인 과거 엘프들의 터전과 동급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저 결정에 닿은 생물은 마찬가지로 결정화가 되어 저 탑의 일부가 된다.
말 그대로 생명을 잡아먹으며 성장하는 원념의 탑.
그런 끔찍한 탑의 끝에는 무엇이 있는가.
그곳에는 오로지 한 명의 인간만이 있을 뿐이다.
몸의 절반 이상을 핏빛의 결정체에 뒤덮여 있는 괴인이 옥좌에 앉아있다.
구 엘파르크 제국의 마지막 황제.
여제 할페네아스 말르 엘파리아.
몰락한 대제국의 증인이며 원념만을 곱씹는 망령.
“네놈…… 네놈! 포렐로스 제국의 쓰레기들…….”
오로지 대제국을 몰락시킨 이들을 수백 년이나 증오하며 그녀는 그 원념만으로 자신이 다스리던 도시를 무려 마경으로 바꾼 괴물이었다.
“원망스럽다…… 증오스럽다……. 몰락을…… 놈들에게도 끔찍한 몰락을……. 수백 년을 곱씹어도 풀리지 않을 끔찍한 결말을…….”
저주와 같은 말을 내뱉으며 그녀는 고개를 돌렸다.
몸에 뒤덮인 결정의 파편이 으스러지는 소리가 울리는 동시에 홀의 입구에서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가관이구나, 망국의 여제여. 대제국의 통치자로서의 위엄은 이젠 온데간데도 없는 것인가.]“함부로 지껄이지 마라……. 감히 시체 따위가 몰락의 고통을 아느냐?”
[크큭. 알다마다. 너무나도 잘 알지.]마치 비웃듯 그 리치는 키득거리며 뼈가 울리는 소리를 내며 웃었다.
크멜스 알프렌스.
[세상을 저주하는 원념을 두고 이 크멜스를 빼놓는다면 섭섭하겠지.]“……그런 말을 하려 이 땅을 침범한 것이냐?”
[허튼소릴. 이미 전언을 듣지 않았는가? 여제, 자네에게 제안을 하러 왔네.]다른 누구도 아니고 저 리치가 직접 누군가를 찾아와 협조를 구하고자 한다.
여제는 그 행동에 약간은 흥미를 느낀 듯 핏빛 눈동자를 빛냈다.
“들어 보마. 지껄여 보아라.”
[오해하지 말게. 말하는 것은 이 크멜스가 아니니.]“무슨 뜻이냐?”
그리고 여제는 이곳에 침입한 기척이 하나 더 늘어났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녀가 나오라는 시선을 보내자, 궁전의 기둥 뒤쪽에서 한 사내가 모습을 드러냈다.
푸른 피부에 날개를 가진 기이한 존재.
인간도 다른 생물도 아닌 어중간한 모습.
그 기이한 모습에 여제가 눈을 찌푸렸다.
“거기 계신 리치께서는 어디까지나 협력을 약속해 주신 분일 뿐. 자세한 건 내가 설명하지, 여제.”
“네놈은?”
“그렇군. 확실히 모르겠지. 에필레오트라고 불러 줬으면 좋겠군, 여제여.”
자신을 정중하게 소개한 에필레오트는 묘하게 불쾌한 미소를 머금었다.
“자기소개가 늦은 것은 사죄를 드리도록 하지. 요즘 묻지 않아도 나를 알아보는 녀석이 있어서 그만 깜박했거든.”
“상관없다. 무슨 용건이냐.”
“바로 말하지. 포렐로스 제국을 치는 것을 도와주지.”
빠직.
여제가 옥좌의 팔걸이를 무심코 움켜쥐며 나는 소리였다.
“무슨 속셈인 것이냐? 설마 시체, 네놈도 동참한 것이냐?”
[조금 사정이 있어서 포렐로스 제국을 공격해야 하게 되었지. 그러나 이 크멜스라 하더라도 홀로 그곳에 뛰어드는 건 내키지 않는군.]포렐로스 제국은 얕볼 수 없다.
풍부한 인재들이 있으며, 몇 명인가 지극히 위험한 실력자들도 있다.
[준비만으로도 시간이 걸리지.]쉽게 패배할 거라 생각은 하지 않으나, 무사히 목적을 달성할 거라고 보장도 할 수 없다.
“거기서 마침 뜻이 맞을 만한 녀석들을 모아 보고자 제안했거든. 푸흐흐흡. 마침 그쪽도 원한은 있잖아?”
신흥 제국에 의해 저물어 가던 대제국의 몰락을 지켜보며 그 원념만으로 괴물이 되어 버린 그녀라면 좋은 협력자가 되겠지.
“그쪽이 계획을 세우는 건 알아. 하지만 이것도 좋은 기회라고 보는데? 어때, 협력하지 않겠나? 우리와 계획을 합치자고.”
“…….”
그러나 여제는 당장 대답을 내놓지 않았다.
염원하던 제국을 치자는 제안이 왔음에도 오히려 냉정하게 그 붉은 눈동자로 에필레오트를 주시할 뿐이다.
“무슨 속셈인 게냐?”
“의심스럽나? 간신들에게 속아 몰락한 것이 계기인가? 참으로 가엾군.”
“닥쳐라!”
여제가 눈을 빛내자 주변에 박혀 있던 수정이 까드드득! 소음을 내며 자라나더니 그대로 에필레오트를 포위한다.
그 수정의 칼날을 몇 개나 그를 향해 겨누며 위협을 한다.
“슬프군. 진심을 몰라주는 것인가.”
그러나 에필레오트는 반대로 우습다는 듯 자신의 흑마력을 개방하여 겨누는 날을 전부 자신의 힘으로 밀어 버렸다.
전신에서 붉은빛의 마나가 몰아치더니 그대로 부딪혔다.
콰앙!
굉음이 울리며 산산조각 난 수정의 파편이 흩날렸다.
“장난은 관두자고. 이런 걸로 시험이 될 것 같지는 않다만?”
“그렇다면 이유부터 말해야 할 것이야.”
“아~ 그것부터인가? 음, 그쪽이 납득할 거라 여기지는 않다만?”
“닥치고 말해라. 판단을 하는 것은 네놈이 아니다.”
여제가 고압적으로 힘을 내뿜으며 일갈하자 에필레오트는 어깨를 축 늘어트렸다.
“고집도 세군. 좋아. 뭐, 까놓고 말해서 이대로면 우리들은 전부 실패한다.”
“뭣?”
[…….]“각자가 그럴 듯한 계획 세우고 있는 건 안다고. 하지만 생각해 봐. 정말로 그게 성공할까?”
에필레오트는 자조적인 웃음을 보이며 단언했다.
“우리들은 무조건 실패해. 그런 운명이야.”
“……잘도 지껄이는군.”
“냉정하게 생각하자고. 우리 같은 악당들은 반드시 누군가에 방해받기 마련이지.”
[조금 짜증 나는 말이군.]크멜스가 불쾌하다는 듯한 목소리를 냈다.
그 역시 자신의 목적을 위해 계획을 꾸미는 이들 중 하나다.
에필레오트의 발언은 그의 목적을 부정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아, 딱히 놀리고자 하는 말은 아니야. 하지만 지금까지 역사가 증명했지. 그리고 그전에도…… 아니, 이 세계는 그런 법칙으로 굴러간다.”
에필레오트는 마치 그들과는 다른 무엇을 보듯 아득한 눈을 하며 말했다.
자신들은 반드시 실패한다고.
“이런 빌어먹을 세상에서 우리의 목적을 이루려면 혼자만의 힘으로는 안 된다. 그뿐이야.”
“그게 이유더냐?”
“어쩌겠어, 여제?”
“……그렇다면 계책부터 듣겠다.”
그러나 여제는 정작 심드렁한 듯 대꾸했다.
“네놈의 주장대로라면 힘을 합쳐 성공할 방법이 있겠지. 그것을 내놔라.”
포렐로스 제국에 복수한다.
그것이 그녀의 존재 의미일 뿐.
그러나 한편으로는 아직은 그것을 실행하기 위한 힘이 충분치 못하다는 것도 알고 있다.
말로는 인정하기 싫지만 에필레오트가 지적한 것은 틀림없이 현실이다.
“그것이 없다면 네놈의 말 따윈 조금도 들을 가치가 없음이렷다.”
“그거라면 걱정하지 말라고, 여제. 제대로 생각은 해 두었으니.”
“그리고…… 어떤 놈들을 끌고 올 셈이지? 설마 저 시체가 전부는 아니겠지?”
“그것도 걱정 마. 아직 전부 포섭한 건 아니니. 이후에도 몇 군데인가 더 돌아다닐 셈이거든.”
우선은 자신의 계획을 들어 보라는 듯 에필레오트는 여제에게 그것을 털어놓았다.
그의 주장을 단 한마디도 하지 않고 무심한 듯 듣고 있던 그녀는 설명이 끝나고도 한동안 입을 다물고 있었다.
그리고……
드디어 결론을 내린다.
“좋다. 네놈들 따위의 간계에 어울려 주지.”
“훌륭한 판단이야, 여제.”
악당들은 서로의 뜻을 겹치고는 사악한 웃음소리를 흩뿌렸다.
* * *
정령 마법을 익히고 그것을 연습시키면서 두 달 정도가 순식간에 지나갔다.
가게 자체는 순탄하게 운영되고 있고, 적어도 셀바스 왕국 내에서는 별다른 소동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
‘그럼 이제 주인공의 활동 무대는 타국으로 넘어갔다는 뜻인데.’
아마 내 예측이 맞다면 셀베스터는 포렐로스 제국으로 갔을 테니 그곳에서 사건이 일어날까?
분명 그럴 것이다.
무엇보다 불의 정령왕도 포렐로스 제국에 내가 쓸 만한 아이템이나 능력이 있을 거라고 말했으니까.
‘문제는 내가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인데…….’
쉽게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여행이란 의미에서도 신중하게 결정을 내려야 하고, 무엇보다 어떤 위험이 있는지도 모르니 지금은 당장 움직이기도 꺼려지지.
일단 좀 더 지켜본다.
그게 내 방식이다.
‘그럼 슬슬…… 그사이 다음 제안을 해 볼까.’
그전에 새로운 장삿거리에 관한 다음 안건을 툭 던져 봐야지.
내 본업은 어디까지나 내가 잘 먹고 잘 살기 위한 일을 하는 거니까.
거기에 시도해 보고 싶은 것도 하나 생겼으니까.
* * *
“질론 씨, 식당에 관심 없습니까?”
“……에일런 형씨?”
질론이 갑자기 얼이 빠진 듯 멍한 소리로 되묻는다.
이해한다.
갑자기 불러 놓고 내가 진지하게 무게 잡으며 말했으니까.
그러니 다시 말하마.
“그러니까 식당 관심 없냐고요. 밥집! 밥!”
“아, 아니…… 에일런 형씨께서 갑자기 그리 말씀을 하신들…….”
난처해한다.
일단은 설명을 해 주는 게 낫나.
나는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는 갑자기 내가 그를 부른 경위에 대해 대충 말하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저번에 그거 있잖습니까? 제가 왕도에 간 뒤에 포장마차 한 거요.”
“포……? 예? 아! 그때 그거!”
“네. 그거!”
그들이 먹을 걸 팔고 나름 사람들이 관심을 보였던 일화.
별것 아닌 해프닝으로 끝난 일.
아니, 오히려 내게 있어서는 새로운 가능성 하나를 깨닫게 된 일이다.
“그걸 계기로 아예, 이김에 작정하고 하나 해 볼까 하는 생각이 들지 뭡니까.”
“…….”
“일단 끝까지 들어 보세요.”
사람이란 먹어야 하는 생물이고, 또한 먹기 위해 사는 생물이라고도 하지.
“자고로 먹는 거 싫어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아…… 하긴 그럽죠. 네. 그렇습죠.”
“농담 아닌데요.”
진지하게 말하는 거다.
“우리 한번 타국의 음식을 여기서 팔아서 한몫 벌어 보죠.”
생각해 보면 타국의 음식을 프랜차이즈화해서 도입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
현대 지구에서도 충분히 성공 사례도 있는 일이고.
물론 이전에도 인식하고 있던 일이나 내가 그것을 고려하지 않은 이유는 있었다.
‘요식업은 확신이 없으니까…….’
자고로 패가망신하기 딱 좋은 사업이 요식업이다.
당장 지구에서도 퇴직금 가지고 가게 차렸다가 쫄딱 망한 선배들 많이 봤습니다.
아니, 무슨 치킨집을 나란히 세 곳에 차려요? 그러니 망하지.
아무튼!
그러니 나도 차려 보겠다!
당연 치킨집 차리겠다는 뜻은 아니다.
현대 지구에 있는 음식을 여기서 재현하겠다는 의미도 아니다.
‘불가능하진 않겠지만 솔직히 재현하기가 어려우니까. 그건 나중에 해결할 과제고.’
조미료 문제도 있고, 기술이나 기재 등의 문제도 있다.
무엇보다 나는 요리는 썩 자신은 없으니까.
처음부터 먹는 쪽 전담이었고, 앞으로도 그 입장에서 내려올 마음은 없다.
무엇보다 이런 건 남에게 떠맡겨야지.
듣자니 질론의 집안은 예전에 여관을 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다소 요리 정도는 할 줄 알겠지.
“질론 씨에게만 부탁드리는 건 아닙니다.”
다른 이들 중 다소 경험이나 손재주가 있는 이들에게도 이미 말을 꺼내 놓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