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suck honey with extras RAW novel - Chapter (264)
엑스트라로 꿀 빠는 법-264화(264/344)
제 264화
295화 악당들이 너무 많아 (2)
준비하며 차근차근 때를 기다리는 동안.
‘살짝 한 번만 상황을 보고 와도 되지 않아?’
그런 생각이 문득 들어 나는 포렐로스 제국 쪽으로 날아가 보고자 했다.
직접 가 본 것은 아니다.
그곳의 풍경은 삽화로 원작의 기억에 남아 있다.
그렇다면 그곳으로 전이가 될까?
‘살짝 보고만 올 뿐이야.’
1초 정도 보고 나서 바로 여기 돌아오면 그만이다.
어지간한 일이 아니면 내가 거기서 뭘 하지는 않을 것이다.
정보가 필요해.
나는 바로 전이를 사용하고자 했다.
목적지는 포렐로스 제국의 제도!
그러나……
“…….”
자신 있게 손을 뻗은 게 무색하게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솔직히 창피할 정도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 의미는 명백했다.
‘전이가 안 돼…….’
내 능력에 문제가 생긴 건 아니다.
다른 곳으로 전이는 정상적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제국 쪽으로 전이만이 제대로 되지 않을 뿐.
누군가가 차단한 것이다.
‘역시…… 무슨 일이 있나.’
어쨌든 가 보지 않으면 모르는 일이리라.
* * *
모든 준비를 마치고 난 뒤.
우리들은 포렐로스 제국으로 출발하기로 하였다.
“준비는 다 되셨죠? 되셨다고 믿습니다? 나중에 가서 놓고 온 거 있다고 해도 소용없습니다?”
“알겠으니까 출발해요, 에일런.”
크루세가 장난은 그만하라는 듯 타박했다.
“하지만 텔레포트도, 에일런 당신의 능력도 통하지 않는다고 했죠?”
포렐로스 제국으로 텔레포트나 공간 제어를 이용한 간편 여행 계획은 바로 차단되어 버리고 말았지.
이후 크루세와 의논하였으나 그녀 역시 무언가 모종의 수단으로 공간 간섭 자체를 차단시켰을 거라는 의견에 동의했다.
“그렇다면 그게 가능한 녀석에게 부탁할 뿐이죠.”
나는 바로 발란트를 불러내었다.
현재 우리들이 있는 곳은 도시에서 제법 떨어진 평원.
여기라면 이 덩치 큰 뱀을 불러내도 소동은 일어나지 않을 테니까.
곧 내 부름에 단번에 나타난 의리 깊은 녀석이 중후한 목소리를 울리며 대답했다.
-자주 불러내는군.
“뭐, 마음껏 일시키라고 한 건 댁이잖아?”
약속한 기한까지는 알차게 부려 먹을 테니까.
-무슨 일이지?
“오늘은 싸워 달라는 게 아냐. 가고 싶은 곳이 있는데 거기까지 데려다주면 돼.”
-묘하군. 네놈에겐 능력이 있을 텐데? 하물며 인간에겐 마법이 있다.
“아…… 그게 말이지.”
일단은 발란트에게도 사정은 설명했다.
-호오? 너희의 술법이 통하지 않는 건가?
“문제는 그렇다고 우리끼리 간다고 해도 얼마나 걸릴지 모르고, 솔직히 말해서 상당히 귀찮아.”
-귀찮은 거냐.
“그래, 귀찮지.”
귀찮음은 심각한 문제다.
“그렇게 돼서 네가 직접 데려다줬으면 하는데.”
-흐음, 단순히 옮겨 달라는 뜻으로는 들리지 않는군.
그 말이다.
“일단 확인하는데, 발란트 네가 오는 방법. 그거 단순한 공간 간섭 계열 술법은 아니지?”
내가 그렇게 확신하는 건 내가 공간 제어 능력을 가지고 있기에 그쪽에 한해서는 제법 후각이 예민하다.
적어도 발란트를 부를 때는 공간을 주무르는 특유의 위화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러고 보면 녀석도 이전에 텔레포트 같은 것과 원리가 다르다는 뉘앙스로 말했지.
-무슨 의도지?
“말 그대로야. 공간 계열 마법이나 능력은 차단당했어. 하지만 그 외의 이동 수단이 있다면?”
그렇다면 통할지도 모른다.
맹점을 찌르자는 의도.
-……우선은 그 질문에 답해 주지. 이 몸이 이동하는 것은 우리들 영물이 긴 수행을 통해 체득한 술법이다.
“잘은 모르겠지만 공간 간섭 계열은 아니란 거지? 다른 종류의 마법인가?”
-너희가 말하는 마법이란 상당히 난폭한 것이지. 억지로 마나를 조작해 있을 수 없는 현상을 일으키는 것이다. 우리들의 술법을 그것과 비교하는 것은 다소 섭하군.
“잠깐만요? 그냥 넘길 수 없는 말을 하는군요?”
마법에 대한 평가를 들은 크루세가 뭔가 울컥한 듯 끼어들려 하자 윤 한이 “진정하세요! 지금은 참으십시오!”라고 간신히 끼어들어 말린다.
-우리들은 가능한 자연 그대로의 순리를 거스르지 않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요점은?”
-……끝까지 듣기나 해라.
성질 급한 요즘 꼬맹이를 보듯 어이없다는 눈초리를 보내며 발란트는 계속 설명했다.
-이 몸이 쓰는 술법은 땅 아래의 무수히 뻗은 마나의 흐름에 육체를 동화시켜 이동하는 방법이다.
“공간 계열하고는 다른 건가?”
-다르고말고. 억지로 공간에 간섭하여 비틀어 이동하는 방법이 아니라 흐름에 몸을 태우는 것.
즉, 공간 이동이 아니라 땅 아래에 깔린 무수한 레일을 타고 빠르게 이동하는 수단이라고 여기면 되는 건가.
지맥을 혈관이라 가장하면 그 순환이 통하는 곳은 전부 이동 가능하다는 뜻이리라.
-적어도 이 대륙 안이라면 가지 못할 곳은 없다.
자신 있게 보증하는군.
흥미가 생겼다.
“그 기술의 이름은?”
-딱히 우리들끼리는 부르는 이름은 없으나 과거 어느 덕이 깊은 나그네가 우리의 술법을 흉내 내고는 이름을 붙였지.
영보(靈步)라고.
‘아마 흔히 나오는 축지법과 비슷한 계통이겠지.’
음…… 일단 읽어 본 적은 없는 능력이군.
그야 발란드가 말한 지역은 설정상 언급은 되어도 주인공이 가 본 적은 없었으니까.
‘그럼 얻을 수 있나?’
호기심도 들고 흥미도 있다.
<영보(靈步)>
<당신의 육체와 몸에 지닌 사물을 마나와 고유한 성질로 유사 변환시켜 그 흐름에 몸을 맡기게 됩니다. 이론상 당신의 발아래 마나의 흐름이 닿는 곳이라면 그 어디든 흘러갈 수 있습니다.>
음, 말 그대로 몸을 마나 속에 일시적으로 녹아들게 하는 기술인가.
그보다 얻을 수 있는 건가?
어디까지나 이곳에 존재하는 능력이기에 가능한 것인가.
일단 얻어 두자.
텔레포트나 공간 전이가 봉쇄되는 일이 흔하니 그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니까.
이동 수단은 다양하게 필요하다.
<해당 능력을 습득합니다.>
<소모 영향력 포인트 : 823pt>
<잔여 영향력 포인트 : 957pt>
‘습득에 필요한 소모량이 많네?’
존재는 하되 서술되지 않은 능력이라서 그런가?
아니면 다른 이유라도 있나?
소모량은 어지간한 상위 능력과 맞먹는 모양이나 쓸모없지는 않겠지.
다만 이걸 제국까지 사용하는 이동 수단으로 삼기는 어려울 것이다.
체득하고 나니 깨달은 것인데.
발란트와 달리 아직 내 요령으로는 단거리 수백 미터가 고작인 모양이니까.
공간 제어를 처음 얻을 때가 떠오르는군.
“흐음…… 그럼 혹시 그걸로 우리들을 태운 채로도 이동할 수 있어?”
-가능하다.
다행이다.
우선은 이동 수단은 확보된 셈.
성공할지, 실패할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아니라면 다른 방책을 고민하면 그만.
“일단은 교통수단 확보되었습니다.”
내가 말하자 다들 내심 안심하는 느낌이었다.
특히 윤 한은 진심으로 안도하고 있다.
-네놈들을 옮겨 주면 되는 건가?
“응. 말하자마자 부탁하는 건 조금 염치없다 생각되지만, 상황이 급하니 바로 옮겨 줬으면 해.”
-흥. 염치라니, 마음에도 없는 소리나 하는군. 좋다. 어디로 가고 싶은 것이지?
발란트는 흔쾌히 승낙했다.
낙하하는 돌을 부수라느니 정령왕과 한 판 싸우라느니 하는 것보다는 간단하니 거절할 이유는 없다.
“포렐로스 제국…… 이라고 해도 인간들의 국가의 지명은 모르지?”
-그딴 것에는 흥미 없다.
“……그딴 것이라뇨. 저희 제국은 대대로 역사 깊은…….”
조금은 발끈한 것인지 윤 한이 조심스레 반론하려 하나 발란트는 코웃음 칠 뿐이다.
-그렇기에 더욱 관심이 없는 것이다, 인간. 너희가 말하는 역사란 우리들의 관점으로 보면 한순간의 흐름에 지나지 않는다. 이 긴 세월동안 인간 네가 말하는 유서 깊은 나라가 몇 개나 나고 사라졌는지 아는가? 몇 번의 문명이 생겨나고 사라졌는지 아는가?
“……그, 그건.”
-너희 인간의 기준으로 가치를 재단하지 마라.
“네. 네. 그 의견은 나중에 해 주시고 우선은 내 부탁이나 들어주지?”
발란트의 말에 부분 신경 쓰이는 구석이 있지만 지금 따질 문제는 아니다.
나는 서둘러 그의 말을 끊고 부탁이나 들어 달라고 재차 요청했다.
-성질머리 하고는……. 좋다. 바로 옮겨 주지. 이름은 모른다만 방향을 말해라.
“아…… 그러니까…….”
일단은 발란트에게 대략적인 목적지까지 방향과 거리를 가르쳐 주자 그는 잠시 나름 계산에 들어갔는지 입을 다물고는 말이 없었다.
-허어?
그러나 약간 의외의 소리가 들렸다.
“뭐야? 문제라도 있어?”
-그건…… 아니다만. 음…… 모르겠군.
불길한 반응이다.
“설마 이제 와서 못 한다는 소리 하는 건 아니지?”
-그런 말은 하지 않는다. 다만…… 음, 기분 탓이겠지.
역시나 불길한 예감에 양념을 팍팍 치는 듯한 반응을 보이며 발란트는 고개를 슬쩍 흔들었다.
-상관없다. 바로 부탁을 들어주지.
* * *
“다시 말하지만…… 두 번이나 이런 꼴을 당할 줄은 몰랐어요.”
크루세는 진절머리가 난다는 듯한 투로 조심스레 불평했다.
그야 이동을 하기 위해서는 발란트가 우리를 데리고 술법을 쓸 필요가 있다.
그리고 가장 안전한 건 역시 그의 입 안인 모양이다.
-머리 위에 올려 두었다가 떨어져도 불평은 듣지 않겠다만?
“됐으니까 출발이나 해 주세요, 뱀.”
크루세가 한숨을 쉬며 하다못해 조금은 쾌적한 환경이라도 꾸밀 생각인지 마법을 쓰려 했지만.
바로 눈치채고 발란트가 경고했다.
-그 마법도 자중하도록. 술법에 방해된다. 자칫하면 마나에 녹아든 채로 튕겨 나갈 수 있다.
“……하아아아아. 알았어요.”
아무래도 그녀는 영물과 영 상성이 좋지 않은 모양이다.
“뭐, 익숙해지면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맞습니다! 적어도 여름에 야외 훈련을 할 때에 비하면야…….”
“……그건 둘이 무신경한 거잖아요.”
크루세는 축축해진 로브 자락을 살펴보며 진심으로 울상을 짓는다.
아무튼 발란트 역시 출발할 준비가 되었으리라.
-출발하도록 하지. 꽉 잡아라.
그대로 녀석이 몸을 크게 움직였는지 한차례 크게 흔들리더니 이내 기묘한 감각이 느껴졌다.
주변의 마나의 밀도가 갑자기 높아지는 느낌.
이게 녀석이 말했던 것처럼 대륙 아래의 지맥의 흐름에 빠져들었기에 생긴 위화감인가.
‘뭐…… 곧 도착하겠지만.’
이 신기한 감각도 몇 초뿐이리라.
곧 목적지에 도착할 것이다.
하나.
-……에일런.
갑자기 발란트가 나를 부른다.
뭐냐. 나 찾지 말아 주세요. 운전에나 집중해 주세요. 사고 나면 어쩌려고 그래요? 전방 주시 모르십니까?
불길한 예감이 더욱 커진다.
“……좋은 소식이길 먼저 바라고 싶은데.”
-좋지 않은 소식이다.
빌어먹을!
그러나 듣지 않을 수는 없다.
-큭! 튕겨 나간다! 대비하도록!
“……응?”
그 의미를 재차 묻기도 전에 바로 상황이 일어나고 말았다.
크게 한 번 흔들렸다.
지맥 속에서 충격이 있을 수가 있나?
그런 의문이 채 들기도 전에 그대로 허공에서 거꾸로 회전이라도 하듯 우리들은 발란트의 입 안에서 크게 휘둘렸다.
“우아아아앗?!”
“히야아아악?! 이게 뭐예요?!”
다들 당황해서 어찌할 바를 모를 때.
결국, 관성을 이기지 못하고 우리들은 발란트의 입 바깥으로 튕겨 나갔다.
“……뭐야.”
상공이다.
상공 수 킬로미터 위에서 낙하 중.
-떨어진다.
“알고 있어!”
어찌 된 일인지는 가늠이 되지 않지만, 우선은 착지부터 해야겠군.
이대로면 우리 다 같이 사이좋게 지상에 처박힐 테니까.
발란트는 무사한다 쳐도 우린 좀 아프다.
거기에 윤 한 씨는 아마 목숨이 위험할 테고.
“흐읍!”
우선은 중력 제어 능력을 발란트에게 걸어 그대로 그의 거체를 받치며 낙하 속도를 늦춘다.
그리고.
“에어로 토네이도.”
크루세가 동시에 마법을 발휘하여 대량의 바람을 불러일으켜 바람의 쿠션을 만든다.
그리고 겸사겸사 비명 지르며 떨어지고 있는 평범한 제국 기사 윤 한은.
“으아아아아아아악!”
“어이쿠! 놓칠 뻔했네.”
대충 겸사겸사 내가 적당히 낚아채듯 붙잡았다.
저래 보여도 나름 몸은 튼튼하니 이 정도로도 어떻게 되진 않을 것이다.
그대로 발란트를 지상까지 착지시키자.
어째서인지 녀석은 그대로 바닥에 축 늘어졌다.
“……무슨 일이야?”
그러고 보면 좀 전에 무지막지한 충격이 느껴졌던 것 같은데.
“……설마 요격당한 건가요?”
크루세가 가장 먼저 그 가능성을 경계하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운이 좋다고 해야 할지, 아닐지.
현재 우리들은 아직 어딘지 모를 평원 위에 떨어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