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suck honey with extras RAW novel - Chapter (265)
엑스트라로 꿀 빠는 법-265화(265/344)
제 265화
296화 악당들이 너무 많아 (3)
도시 위였으면 난리가 났겠지.
“공격을…… 당한 것 같지는 않은데?”
그런 것치고는 적도, 살기도 없다.
-걱정 마라. 그것은 아니다. 아마 들킨 것도 아닐 테고.
발란트는 아직도 힘에 부친 것인지 그답지 않게 끙끙거리며 간신히 머리만을 움직였다.
-맹점이었다. 처음 위화감을 느낄 때 알아챘어야 했거늘…….
“무슨 뜻?”
-지맥의 마나의 흐름을 누군가 건드리고 있다.
그게 무슨 의미인지 몰라 내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누군가가 이 땅의 아래를 건드린 모양이더군. 자연스러운 흐름에 벗어나 있다.
“그 탓에 이동에 방해받은 거야?”
아무래도 발란트의 설명대로라면 지맥…… 땅 아래에 흐르는 대량의 마나의 흐름이 이상하게 어긋나 있어서 그 흐름에 섞여 이동 중인 그에게 타격이 온 모양이다.
간신히 큰 충격을 받는 것은 면했지만 그 탓에 공중으로 튕겨 나간 모양.
……큰일 날 뻔했군.
-이것만은 확신하고 있다. 결코 자연스러운 흐름이 아니다. 아마…… 너희가 말하는 마법이겠지.
“……마법.”
같은 마법사인 크루세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 눈동자를 굴린다.
그러나 뾰족한 답은 나오지 않는 모양이다.
“어쨌든 움직일 수 있겠어?”
-어렵군. 타격이 크다. 이 몸이라도 당분간 휴양하지 않으면 안 되겠군.
발란트는 머리와 꼬리를 축 늘어트리고는 더 이상 기력도 없다는 시늉을 했다.
-유감이다.
“어쩔 수 없지. 그보다 돌아갈 수 있겠어?”
-그 정도는 조금만 숨을 돌리면 어렵진 않다. 지맥이 이상한 흐름을 이루는 건 에일런 네가 말한 목적지뿐이다. 다른 곳은 문제없다.
굳이 제도로 향하는 것이 아니라면 단거리나 혹은 그 밖으로 벗어나는 것이라면 상관없는 모양이다.
“끙…….”
그렇다면 골치 아픈 일이다.
거기에 조금 전 발란트의 설명을 듣고 전혀 짐작이 가지 않는 게 아니다.
아마 지금 제국의 중심…… 제도에서는 모여든 악당들이 자기 뜻을 이루기 위해 차근차근 움직이고 있다는 증거겠지.
-어쩌겠나?
“……어쩔 수 없지. 이 이후부턴 우리끼리 어떻게든 가 보겠어.”
이제 와서 도망칠 수도 없지.
여기부터는 제 발로 어떻게든 갈 수밖에 없으리라.
* * *
그나마 다행인 점은 다행히 제국 국경 내에는 들어왔을 것이라는 점이다.
윤 한도 이곳의 자세한 위치는 잘 모르는 눈치지만 아마 제국 내 영토가 맞을 것이라는 의견에 동의했다.
텔레포트는 당연히 발동하지 않는다.
다행히 공간 능력 전반이 맛이 간 건 아닌지 물건을 넣어두는 아공간은 열린다.
평상시보다 많이 마나를 소모해야 간신히 열리지만 쓰지 못하는 것보다는 백배 낫지.
혹시 모르니 최소한의 장비는 미리 꺼내둘까. 일단은 내 마법검 킬무리스를 미리 꺼내서 허리춤에 메어 놓았다.
‘이제 어쩐담?’
우선 목적지를 정해야겠지.
“먼저 여기서 가장 가까운 도시로 향합시다!”
“그럴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만…….”
달리 선택지가 있는 것도 아니다.
무엇보다 다른 이유도 있다.
“도시로 가면 어떻게든 협조를 받아 낼 수 있을 테니까요. 그렇죠, 윤 한 씨?”
“과연…… 그 도시의 영주께 협력을 요청하는 것입니까?”
“척하면 척이죠!”
저래 보여도 저 친구는 제국의 자랑스러운 기사 분이니 잘만 하면 소소한 지원 정도는 얻을 수 있을지 모른다.
그래도 황녀의 호위 기사 중 한 명이 아닌가.
어지간한 깡통보다는 입장은 나을 것이다.
그 역시 자신에게 믿고 맡기라는 듯 당당히 가슴을 활짝 폈다.
“제게 맡겨 주십시오. 잘만 하면 지도뿐이 아니라 마차 정도는 얻을 수 있을지 모르니 말입니다.”
“오오! 기대하고 있습니다.”
“…….”
한편 크루세는 이런 대화를 하고 있는 우리들에게는 눈길 하나 주지 않는 채 어느 한곳을 보며 멍하니 있었다.
“저기…… 크루세 씨?”
“아…… 에일런? 무슨 일인가요?”
“뭐고 자시고 저희 이야기 제대로 듣긴 했습니까? 멍하니 계시던데요?”
“아…… 그러니까…… 뭐였죠? 식량이 떨어져서 오크라도 사냥해야 한다는 말이었나요?”
“……배고프세요?”
아니, 하나도 안 맞는데?
“죄송해요. 잠시 신경 쓰이는 게 있어서. 다른 것에 집중하느라 듣지 못했네요.”
크루세는 순순히 사과를 했다.
“별일이군요. 한눈을 팔다니…… 그전에 신경 쓰인다는 게?”
“어쩐지 불쾌한 감각이 느껴졌다가…… 사라졌네요?”
묘한 감각?
나 역시 집중해 봤지만 잘 느껴지지 않았다.
할 수 없이 능력들까지 추가로 사용하여 마력의 흐름과 성질을 전부 잡기 위해 집중하자.
‘……음?’
“에일런? 당신도 느껴지나요?”
“아뇨.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나는 지금 본 것을 일단은 덮어 두고는 모른 척 둘러댔다.
실은 전혀 보이지 않은 건 아니다.
하지만 보였다고 하기도 어딘가 모호했다.
크루세가 조금 전까지 지켜보던 시선을 따라가자 상공에 뭔가 시커먼 희미한 잔재 같은 게 머물렀다가 사라졌으니까.
뭔가 흔적 같은 것이다.
그것도 마력 계통의.
흑마력이나 마기 같은 사악한 계통의 힘의 잔재다.
‘……뭐지?’
잘 모르면 엮이지 않는 게 좋다.
“어쨌든 바로 도시로 향해서 그곳의 영주와 만나죠.”
* * *
다행히 가까운 도시를 발견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평소 대량의 마차가 오가는 길을 발견했고, 그대로 그곳을 따라 이동하니 도시가 보였다.
도착하자마자 우리는 관문에서 이곳을 지키고 있던 병사에게 어느 정도 정보를 들을 수 있었다.
이곳은 칼튼 령이라는 모양이었다.
“칼튼 령…… 과연 그곳이었습니까.”
“어디쯤에 위치한 곳입니까?”
“변경 중에 변경입니다. ……아쉽게도 국경 부근에 위치한 영지입니다.”
“으아…… 갈 길이 멀군요.”
아니나 다를까 제국 국경 부근에 떨어진 것이었다.
하기야 진입도 하지 못할 뻔했다는 것을 감안하면야 그나마 낫나.
“뭐, 위치만 알면 나머지는 금방입니다. 우선 계획대로 이곳의 영주를 만나 보죠.”
“그건 제게 맡겨 주십시오. 반드시 지원을 받아 내겠습니다.”
윤 한은 자신 있게 나서며 병사에게 손짓하더니 품에서 무언가를 꺼내 보여 주었다.
그 병사의 안색이 굳는다.
“……귀공께선?!”
“사정이 있어 이곳을 통과하게 되었습니다. 이곳의 영주님을 뵙고 싶은데, 괜찮겠습니까?”
아마 신분을 나타내는 증표겠지.
꽤 효력이 있는지 병사가 놀라워한다.
저래 보여도 역시나 황족의 호위를 담당하는 자.
자신의 권위를 내세우는 데도 익숙해 보이고.
‘덕분에 편하게 가면야 바랄 것도 없지만.’
그러나…….
기대하면 꼭 실망할 일도 있는 게 이 바닥의 순리였던가.
어쩐지 그 병사의 태도가 묘했다.
아니, 이상한 건 그뿐이 아니다.
어째서인지 병사는 우리를 조금 전부터 도시 안에 들이지 않고 있었다.
슬쩍 눈치를 줘도 이런저런 핑계로 미룰 뿐.
마치 우리가 들어오길 바라지 않는 것처럼.
“……영주님을 뵙기를 원하시는 건지요?”
“그렇습니다만?”
설마 거절하는 건가?
당연히 대놓고 거절의 말을 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예…… 바로 영주님께 보고를 올리겠습니다.”
일단은 고개를 끄덕이며 다른 병사를 불러오더니 작은 소리로 전언을 전하고는 그대로 보낸다.
역시 수상쩍다.
그리고 세 시간 정도는 기다렸을까, 드디어 이곳의 영주라는 작자를 만날 수 있었다.
다만 어째서인지 우리를 성까지 불러들이는 것이 아닌 바로 그 영주가 관문까지 직접 나오겠다 하였다.
역시 이상하군.
우선은 군말 없이 기다리자 곧 이곳의 영주가 직접 우리를 맞이했다.
영주의 이름은 막실레스 델켈호레스, 당연히 비중은 없다.
“레실리아 전하를 호위하시는 분이시던가? 이거 참, 보기 드문 손님이 오셨구려. 특히 지금 같은 시기에 말이네.”
“…….”
나는 일단은 말없이 듣기만 했다.
그저 의아하다고 여겼을 뿐.
다행히 그 의문은 내가 아니라 윤 한이 자연스레 물어 주었다.
“……어째서 이런 곳에서 뵙자고 하신 것입니까?”
“황실의 기사님께 결례라는 건 알고 있네. 이후 불만을 말하더라도 어쩔 수 없겠지”
딱히 푸대접을 하자는 뜻은 아닌가?
“사실대로 말하지. 실은 귀공들을 도시에 들일 수 없소.”
아니나 다를까, 짐작했던 대로 썩 좋은 소리는 나오지 않는다.
윤 한은 조금 당혹스러운 얼굴을 하며 말을 내지 못했고.
결국, 내가 조심스레 나서서 이야기했다.
“그 말씀은 단순히 저희를 환영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여겨도 되겠는지요?”
“자네는?”
“레실리아 황녀의 전언을 받고 제도로 향하던 중인 자입니다. 에일런이라고 합니다.”
막실레스는 미심쩍다는 듯 나와 윤 한을 번갈아 보고는 굳이 논쟁을 할 필요는 없다 여겼는지 그대로 대화를 이어 나갔다.
“……자네들을 환영하지 않는 것은 아니네.”
“그럼…….”
“그러나 사정이 허락하지 않고 있지. 도시의 안전을 위해서는 자네들의 출입을 허가할 수 없네.”
그게 무슨 말인가, 안전이라니?
마치 우리를 들이면 위험해진다는 말로 들리는데?
“마치 들이고 싶어도 들일 수 없다는 말로 들리는군요.”
“부정하진 않겠네.”
자의가 아니라 타의로 환영할 수 없다는 건가?
“그럼 지도와 마차 정도만 제공해 주셔도 상관은 없습니다만.”
“…….”
묵묵부답. 그대로 못 들은 척 눈을 감는다.
칫, 그것도 안 된다는 것인가.
확실한 건 그가 지금은 우리에게 협조해 줄 것 같지 않다는 것.
그것도 자의가 아니라 타의라 주장은 하지만.
‘어쩌지?’
힘으로 협박해 볼까도 고려해 봤으나 썩 좋은 선택은 아니다.
덜컥.
고민하는 사이 막실레스가 먼저 일어났다.
“할 말은 전했네. ……자네들은 바로 나가게.”
“잠깐! 기다려 주십시오!”
윤 한이 황급히 일어나 그를 붙잡으려는 것을 내가 붙잡아 말렸다.
“에일런 씨?!”
“일단 어렵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저희가 억지를 부려 봐야 난처할 따름이겠죠.”
“하지만…….”
“이럴 땐 살짝 한발 뒤로 빼는 겁니다.”
소동을 일으켜 봐야 좋은 건 없으니까.
크루세 쪽은 조금 전부터 어찌 되든 상관없다는 듯 아예 말이 없고.
우선은 조용히 넘어가야 할 때라는 뜻이다.
“……소란을 피워서 죄송합니다.”
“……음.”
“우선은 물러나죠. ……그리고 한 가지.”
“……뭔가?”
“그 이유 말입니다만. 혹시 그것이 아무것도 아니게 된다면 생각을 바꾸실 수 있다는 뜻으로 여겨도 되겠는지요?”
“마음대로 생각하게.”
그는 그렇게만 대꾸하고는 나가 버렸다.
그리고 얄짤없이 우리 역시 쫓겨나 버리고 말았다.
결국, 도시 내로는 발도 들이지 못했군.
“……황실 호위 기사의 직위도 별거 없군요.”
내내 잠자코 있던 크루세가 한마디 터트리자 윤 한은 난처한 듯 머리를 감싸 쥔 채 한숨을 내쉬었다.
“뭔가 잘못된 게 틀림없습니다. 아니, 제가 다시 한 번 이야기를. 크켁!”
다시 관문 쪽으로 뛰어가려던 윤 한의 목덜미를 내가 강제로 붙잡아 멈추게 했다.
“그러니까 그거 의미 없으니 그만하시죠? 적어도 지금은 어려울 겁니다.”
“에일런 씨?”
“방금 그 영주님께서 말씀하셨지 않습니까? 저희, 들일 수 없다고.”
“그렇지만 설득하면…….”
“설득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입니다. 순서가 틀렸어요.”
나는 그렇게 말하며 품에서 접혀진 양피지를 꺼내 펼쳐 보았다.
“……그것은?”
“쫓겨날 때 병사 하나가 몰래 제 옷 소맷자락을 만지작거리더군요. 뭐 하는 짓인가 싶었는데 살펴보니 이게 있었습니다.”
“밀서?”
크루세가 별일이라는 듯이 의아해했다.
“왜 그런 번거로운 짓을 한 거죠?”
“여튼 간에 적어도 연애편지는 아닐 겁니다.”
“당연한 소릴…….”
우리를 내쫓은 이유와도 관련이 있겠지.
“아마 조금 전 그런 짓을 한 이유가 적혀 있겠죠. 척하면 척입니다. 뻔하죠.”
“……왜 그런 짓을?”
“직접 말할 수 없거나 하는 경우일 겁니다.”
일단은 확인하지 않으면 달리 말할 것도 없다.
내가 문제의 양피지를 펼치고는 그 내용을 쭉 읽어 내렸다.
“칫…… 별 귀찮은 짓을 하는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