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suck honey with extras RAW novel - Chapter (273)
엑스트라로 꿀 빠는 법-273화(273/344)
제 273화
304화 빼앗긴 중심 (4)
본체를 끝장내지 않으면 상대해도 끝이 없다.
“……과연 저걸 상대하는 게 손해라는 의미는 알겠네요.”
“우선은 틈을 봐서 내빼야 합니다.”
우리가 잠시 놈들을 상대하는 동안 윤 한이 도주할 길을 찾고 있었다.
그들이 오라는 듯 손짓하자마자.
“스톤 월!”
“노움! 길목 차단해!”
크루세의 마법과 내 정령술이 동시에 반반씩 크리스털 돌들이 접근하는 길목을 차단한다.
그대로 우리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후퇴.
“5초 정도는 벌 겁니다.”
“어디까지 도망칠 거죠?”
뛰는 것 못 하기 때문에 저공비행을 하며 크루세가 묻는 동시에 몸을 한 바퀴 뒤집으며 추격해 오는 녀석들에게 마력의 탄환을 퍼붓는다.
그러나 녀석들에겐 제대로 통하지 않겠지.
놈들은 수정으로 다듬어진 날카로운 팔을 휘둘러 그 마탄을 전부 갈라 버린다.
단순히 추격전으로는 버겁겠군.
“제가 저놈들 좀 따돌릴까 합니다.”
도망치는 게 전혀 불가능한 건 아니나.
길게 추격전을 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검을 고쳐 쥐고는 다른 한 손에는 블러디 스태프를 꺼내 낚아채듯 단단히 쥐었다.
“……와라.”
먼저 선두의 두 마리가 협공을 하듯 상공에서 동시에 좌우를 노리며 떨어진다.
“흐읍!”
단단히 숨을 들이쉬고는 온몸에 힘을 넣으며 그대로 놈들이 내리치는 공격을 각각 한 손만으로 받아 낸다.
‘성가시긴 하지만 전투력은…… 명백하게 이쪽보단 아래니까.’
거기에 검의 능력으로 기술과 경험을 재현할 수 있기에 다소 무모한 곡예도 도전해 볼 수 있지.
내 사각을 찌르려는 듯 골목길에서 또 두 마리나 되는 크리스털 돌들이 덤벼든다.
나는 그 칼날을 살짝 몸을 비틀듯 움직이는 것만으로 아슬아슬하게 비껴 냈다.
“그리고 튕겨 내면…….”
검기를 실은 검 쪽이 아니라 다른 한 손에 쥐고 있는 블러디 스태프에 폭발적인 기세로 마나를 불어넣는다.
단번에 변환된 정령력이 스태프에 맴돌며 그대로 폭발했다.
콰앙!
충격에 버티지 못하고 크리스털 돌 네 체가 튕겨 나간다.
“플루라이트!”
놓치지 않고 그림자의 채찍이 뻗어 나가 놈들을 휘어 감고는 한 차례 휘둘러 공중으로 집어 던진다.
“그다음에는 이거다!”
그대로 공중에 떨어지는 녀석들을 향해 도약.
중력 제어를 발동, 반중력장을 비스듬하게 사선으로 처박는다.
“날아가 버려!”
파앙!
귓가가 터지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파열음이 울리며 그대로 중력장에 직격당한 크리스털 돌들이 튕겨 나갔다.
저 멀리 보이지도 않을 속도로 튕겨 나간 놈들이 제도 저 너머 하늘로 사라진다.
“……멀리 날려 버리면 그만이지.”
물론 입력된 명령대로 이곳으로 돌아오려 하겠지만 그때쯤이면 우린 피난한 뒤다.
단순하지만 이것만 한 대응 방법도 없겠지.
‘……공간 제어만 방해받지 않았다면 그냥 게이트 열고 날려 버리면 그만인데…….’
번거롭지만 계속 이런 식으로 적당히 날려 버리면 되겠지.
‘하지만 그걸로 끝날까?’
거기에 저 크리스털 돌만 있으면 다행이겠지.
분명히 추가로 올 것이다.
그 짐작에 확신을 때리듯 명백하게 별개의 움직임이 느껴졌다.
“윤 한 씨! 애들 데리고 고개 숙여요!”
내가 외치자 윤 한은 조금의 의심도 없이 두 꼬맹이를 안고는 그대로 몸을 숙인다.
그리고 나는 크루세에게 눈짓으로 대신 크리스털 돌을 막아 달라고만 사인을 보내고 검을 쥔 채로 고개를 숙인 윤 한의 등 위로 뛰어들었다.
그대로 검의 능력에 몸을 맡긴다.
자연스레 킬무리스에 새겨진 경험이 그 살기를 감지하고, 곧장 공격에 대응한다.
까앙!
오러가 맞붙을 때의 특유의 불꽃이 튀었다.
“기습?! 대체 누가?”
윤 한도 그제야 누군가가 뒤에서 자신들을 노렸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외쳤다.
지금 기습도 단순히 설정된 행동으로 움직이는 무기물로는 이룰 수 없는 공격.
명백하게 인간, 그것도 상당한 고수의 실력이다.
“슬슬 나오시지!”
나는 바로 스프라이트의 전격을 사출했다.
상세한 위치까지 모르니 그저 위협사격.
다행히 운 좋게도 찍은 게 들어맞았나.
뻗어 나가던 전격의 섬광이 파앗! 무언가와 부딪혀 흩어졌다.
“아이고…… 참 위험하게……. 보아하니 정령사인가?”
그곳에 적당히 건들거리며 이쪽을 가늠하는 시선을 보내는 사내가 있다.
나이는 얼추 30대 중후반쯤으로 추정, 깡말랐지만 허약하다기보단 날카로운 살기를 가다듬은 것 같은 인상이다.
놈의 머리 위를 훑어보며 정체를 확인했다.
<젤하트 이레날스 – 단역>
“아하? 그 형편없다고 소문이 자자한 용병 젤하트인가? 여기저기서 맞고 다닌다고 들었는데?”
도발 겸 알아본 척 말을 걸었다.
젤하트.
포렐로스 제국 관련 스토리에서 날뛰었던 악역 중 하나.
단역으로 분류되지만 원작에 언급된 실력은 방심할 정도는 못 된다.
제국 용병 길드 기준 전 S등급의 용병.
그것도 문제를 일으켜서 박탈당한 것이지 실력이 부족해서 쫓겨난 건 아니기에 위험하다.
“그러고 보니 우리 쪽 애송이들 손봐 준 게 너인 모양이군.”
정령술과 그리고 여러 가지를 단번에 간파하고는 내 쪽의 정체 역시 알아본 모양이다.
어차피 젤하트 용병단과 부딪힌 시점에서 저자가 나올 거라고는 확신했기에 상관은 없다.
“그렇게 제국이 그리우셨나?”
“어떨지? 그립다면 그립긴 하더군. 여기보다 날뛰기 좋은 곳도 달리 없었지. 귀족들도 썩었고 즐거운 의뢰도 꽤 많았거든. 하하.”
그는 내 도발에도 시원스레 웃으며 대꾸하며 자신의 무기를 회수했다.
긴 사슬이 달린 창 자루.
그의 전용으로 만들어진 무기다.
평범한 창으로도 쓸 수 있고, 내장된 사슬을 늘어트리면 평범한 창이상의 리치를 발휘하여 허를 찌르는 것도 가능한 그의 특제 무기.
조금 전 윤 한과 꼬맹이들을 노린 기습 역시 저 창의 사슬을 휘두르며 날린 것이다.
“우리 쪽 애송이들이 당한 것도 그렇고. 소동을 피운 것도 그렇고. 대가는 치러야 하니…….”
그는 “읏챠” 일부러 시원찮은 소리를 내며 건물에서 가볍게 뛰어내렸다. 행동에 여유가 넘친다.
“자세한 건 때려눕히고 들을까?”
“그런 것치고는 저 꼬맹이들은 그냥 죽이려 한 거 같은데?”
직접 받아쳤기에 확신한다.
조금 전 그 일격은 만약 그대로 방치했으면 윤 한이 보호해도 감당할 수 없다.
셋 다 토막 났을 것이다.
그래서 짜증이 날 수밖에 없다.
“적의 등 뒤를 노리는 것에 대해서는 별말 안 하겠어. 나도 자주 하는 짓이니까. 하지만 꼬맹이들 말려들게 하는 건 도저히 이해해 줄 수 없군.”
“하하하. 상관없지 않나? 애새끼들보다는 너희 중 하나 적당히 살려 둬서 심문하면 그만이잖아? 그리고.”
젤하트는 늘어트린 사슬을 적당히 창 자루를 흔드는 것만으로 회수하여 다시 일반적인 창의 형태로 결합하고는.
“개인적으로 애새끼들은 별로 안 좋아하거든. 시끄러워서 말이야.”
“아이고…… 그거 유감……이네!”
말할 것도 없다.
나는 단번에 돌진하여 킬무리스를 휘둘렀다.
“음? 정령사 아니었나?”
설마 시작부터 근접으로 치고 온다는 것에는 내심 놀랐는지 그는 휘파람을 불며 내 공격을 받아치기 위해 창대를 휘두른다.
콰앙!
두 오러가 부딪히며 일대의 공기를 울리는 듯한 충격이 퍼진다.
“기세는 좋군. 의외인데. 움직임도 나쁘지 않아. 재주가 좋군.”
“칫…….”
역시 첫 수에 박살을 내는 건 어렵다.
썩어도 전 S등급 용병.
어지간한 기사들은 상대도 되지 못할 고수임은 틀림없겠지.
“포이즌 포그.”
나는 준비해 둔 마법을 발동시켰다.
시커먼 독성 구름이 주변으로 퍼지며 우리 둘을 휘감는다.
젤하트는 그것이 독성을 머금은 구름이라는 것을 눈치채고는 어이가 없다는 투로 말했다.
“독 구름? 황당하군. 그게 여기서 먹히겠냐?”
“안 먹히겠지!”
나도 저 녀석도, 이미 내성은 상당해서 이런 저급 연막은 소용없다.
“눈 가리기 겸! 허를 찌르는 정도는 되니까.”
바로 소환한 샐러맨더의 불씨가 반응했다.
조금 전 발산한 독 구름의 술식은 약간 개조를 해 두어서 구름 자체에 인화성을 띠도록 해 두었다.
그것에 불씨가 반응하면.
파아아앙!
우리들을 휘감은 구름에 불길이 붙으면 단순히 시커먼 연막이 열기를 머금은 화염의 연막이 된다.
“미친 새끼…… 제정신이냐?”
“이 정도는 돼야 깜짝 쇼 정도는 될 거 아냐!”
어차피 이 정도 화염은 오러 덕에 먹히지는 않겠지.
그러나 돌발적 행동은 충분히 주의를 끌기 마련이다.
화염을 무시하며 내가 킬무리스를 내질러 묵직한 찌르기를 날렸다.
그 오러의 칼날이 화염을 가르며 젤하트의 목을 노린다.
“하핫. 그래 봐야 애새끼들 눈속임이지.”
젤하트는 가볍게 그것을 창대로 받아 내었다.
“아깝군! 얕은 수다!”
“그럼 그 눈속임에 처맞으시든가.”
어차피 방어할 건 당연하다.
저들에게는 그 정도 재주는 간단하니까.
그렇기에 나는 찌르기가 막힌 상태 그대로 능력을 끌어 올린다.
오러의 끝에 보랏빛의 역장이 감돈다.
“꿰뚫어!”
중력 제어 능력을 킬무리스 끝으로 한정하여 발동, 그대로 반중력장의 칼날을 쏘아 낸다.
칼날 모양의 역장이 사출되었다.
대충 이름 붙이긴 중력의 칼날.
오러의 벽은 뚫지 못해도 성인 남성의 체중 하나 정도는 충분히 밀어내고도 남을 위력이리라.
“……큭?!”
젤하트의 발끝이 밀려나고 그가 그대로 반중력의 칼날에 날려 가 건물 한쪽에 처박혔다.
아직 멀었다.
“샐러맨더! 스프라이트!”
두 정령의 힘을 끌어내어 화염과 번개를 그가 파묻힌 건물을 향해 대량으로 집중하여 퍼붓는다.
석재마저 녹여 버려 걸죽한 죽처럼 만들어 버릴 정도의 화력이 쏟아진다.
‘……이걸로 끝나면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그럴 일은 없다.
완전히 녹아 버려 굳어 버린 건물 잔해를 부수며 젤하트가 걸어 나왔다.
“이건…… 좀 뜨겁긴 했군……. 숨 막혀 죽는 줄 알았잖냐.”
말과는 달리 여유가 넘친다.
다소의 화상 정도는 입은 모양이나 그게 고작.
저래 보여도 일류 용병인가.
‘장기전이 되면 못 이기진 않을 거 같긴 한데…….’
상황이 썩 간단하진 않다.
젤하트 개인을 상대하는 거면 승산은 높다.
어느 정도 역량 자체는 파악하고 있으니까.
문제는 그 하나만 상대해선 소용없다는 것.
크리스털 돌들에, 만약 장기전이 되고 내가 젤하트를 더 몰아붙이면 다른 놈들도 기어 나오겠지.
자칫하면 포위당할 수도 있다.
그것만은 바람직하지 않다.
‘……성가신데.’
지금 결판을 내는 게 최우선 목적이 아니다.
정보를 얻고, 찾아내어 틈을 노려야 하는 게 우선일 뿐.
‘일단은 큰 기술로 한 번 주의를 끌고…… 틈을 만들어서 내뺄까?’
어느 정도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려던 때였다.
“……어?”
나도 모르게 주변을 돌아보았다.
거대한 그림자가 치솟는 것 같았다.
거대한 크리스털 돌, 그러니까 수백 체의 돌들이 모습을 합치며 짜 맞추더니 거대하게 변했다.
“……이건 다소 곤란할 것 같은데요.”
한편 크리스털 돌들을 상대하고 있던 크루세가 미간을 찌푸리며 고민하고 있다.
쓰러트릴 수는 있겠지.
하지만 필요 이상으로 마나를 소모할 터.
과연 지금 거기까지 온 힘을 다하는 게 상책일까?
거기에 저것까지 쓰러트릴 정도가 되면 분명 나머지 것들도 몰려오겠지.
“……할 수 없죠. 억지로라도 뚫고 후퇴할 수밖에.”
강행 수단이라도 써서 물러나자.
내가 그렇게 마음먹으려던 때였다.
스릉.
날카로운 검이 울리는 듯한 소리가 울리더니.
한순간 붉은색의 사선 같은 것이 얼핏 보인 거 같았다.
“……어? 어어어어어어?”
곧, 그 거대 크리스털 돌의 상반신이 흔들리는가 싶더니 이내 대각선으로 잘려 나가 무너지는 게 아닌가.
검기?
그러나 내가 한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내 수준에 저렇게까지 깔끔한 검기를 낼 수 있을까?
시도해 본 적은 없지만 그게 쉬울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아.
무엇보다 방금 전 보인 붉은 선.
만약 그게 검기라면…….
그렇다는 건…….
‘……그러고 보니 여기가 제도였지.’
이곳이 어디인지 떠올려 보던 나는 반사적으로 고개를 위로 치켜들었다.
방금 전 그 검기를 펼친 인간이 낙하하고 있었다.
붉은색의 머리카락이 중력에 따라 흔들리며 그대로 솜씨 좋게 착지한 여성 용병.
“하! 드디어 납셨나! 엘…….”
젤하트가 그녀를 알아보고 격앙된 목소리로 외치려 하나.
“시끄러, 삼류 자식. 누가 너 상대해 준대?”
그녀가 무시하고 놈을 걷어차 저 멀리, 눈에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멀리멀리 날려 버린다.
저 멀리 “엘라우트으으으으으으으!” 뭔가 구슬픈 메아리가 울린다.
‘우와, 아프겠네.’
감탄하며 나는 다시 그녀를 향해 시선을 옮겼다.
마치 그녀의 팔을 집어삼킬 듯, 그녀의 왼팔에 휘감겨 있는뱀처럼 불길한 형상의 마검.
못 알아볼 리 없다.
“엘라우트 에셀네우스?”
내가 그 모습을 확인하고는 이전의 싸운 기억이 떠올라 반사적으로 몸에 힘이 들어가던 때였다.
적인지 아닌지 모른다.
한편 그녀는 질렸다는 듯 고개를 절래절래 젓고 있다.
“……하여간 어린 것들이 더 기운차다니까. 그 꼬맹이들. 기어코 집이 어떻게 되었는지 확인하겠다며 뛰쳐나가서 사람 뛰어다니게 만들고…… 엉? 뭐야?”
한껏 푸념하던 그녀 역시 내 쪽을 알아보고는 눈가를 찌푸렸다.
그러나 나와 달리 그녀가 내 얼굴을 알아보기까지는 몇 초씩이나 되는 시간이 필요했던 모양이다.
“아! 그 꼬맹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