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suck honey with extras RAW novel - Chapter (282)
엑스트라로 꿀 빠는 법-282화(282/344)
제 282화
314화 탈환을 위해 (6)
예정대로 제도 탈환을 위해 각자 전투를 벌이기 시작했다.
“……슬슬 나도 움직여야지.”
나라고 놀 수는 없는 노릇.
나는 도시 곳곳에서 들리는 파괴음을 무시한 채 그대로 황성으로 향했다.
“……셀베스터는 흡혈귀를 상대하고 있고. 엘라우트는 용병끼리의 악연대로 싸우고 있지.”
그리고 크루세도 아마 지금쯤이면 의향대로 크멜스와 마주쳤을 것이다.
어디까지나 예정에 따른 전개…… 한 번은 일어나야 할 전투다.
승산은 높을 것이다.
적어도 내가 읽었던 전개에서는 어떻게든 되었으니까.
“그렇다면 나머지는…… 어쩔까?”
내가 놈들의 기척을 알아채고는 히죽거리자 앞길을 가로막는 자들이 나타났다.
“그 이상은 가게 둘 수 없지.”
“단신으로 침입이라니, 배짱 한번 좋군.”
“아니면 일부러 들어온 건가?”
제각각 떠드는 세 명의 얼굴이 보였다.
나는 가만히 그들의 머리 위를 주시했다.
<실파나 – 단역>
<쿠케텔룬 – 단역>
<실레론스 – 단역>
‘……흐음, 전부 악당들인가.’
굳이 분류하자면 악당들이지.
셀베스터에게 시비를 걸거나 혹은 악행이 발각되거나 하면서 싸우게 되고, 그리고 그에 손에 쓰러지게 되는 단역들.
편의상 잔챙이 삼총사라고 부르자.
‘과연 메이저한 악당뿐만이 아니라 이곳과 얽혀 있는 잔챙이들도 끌어들였나…….’
이쯤 되면 대체 무슨 미끼를 뿌렸길래 이렇게나 모을 수 있었는지 감탄이 들 지경이다.
“잘됐군. 안 그래도 조금이라도 저런 놈들이 필요했는데.”
나는 허리춤에 매어 둔 마법검 킬무리스를 뽑아 들고는 여유롭게 그 잔챙이 삼총사들을 주시했다.
“시간 없다. 덤비려면 빨리 덤벼.”
의도가 명백하게 전달되었는지 놈들에게 적지 않은 살기가 어렸다.
“혼자 우리와 싸울 셈인가?”
“완전히 무시당하고 있군.”
“……건방지긴.”
얕보이고 있다는 것만은 확실히 알고 있는지 놈들이 분개하며 내가 바라는 대로 한 번에 덤벼 줄 모양이었다.
“와~ 오란다고 오네. 참 착하기도 하지.”
자주 생각건대, 악당들이란 참으로 솔직하고 정직한 무리가 아닌가 싶다.
툭하면 정정당당하게 겨루려 들고 말이야.
이렇게 흐뭇해하는 태도가 더욱 녀석들의 인내심을 메마르게 했으리라.
“뒈져 버려!”
먼저 실파나가 거친 언동과 달리 두 손을 맞잡고 기도를 올리는 시늉을 한다.
저것이 그녀의 특기라고 할 수 있다.
신성력.
새하얀 광채가 뿜어져 나오며 그녀를 포함해 다른 이들에게까지 보다 힘을 보태 준다.
‘타락한 신관이었던가…….’
이곳에서 신성력이란 일단 자질만 있고 한 번만 그것을 숙달하면 그자의 심성이 어떻게 되든 변함없이 그 힘을 양껏 발휘할 수 있다.
딱히 악당이 신성력을 쓴다 해서 막 검은빛이 나온다거나 하진 않는단 말이지.
“……신은 선악을 가리지 않는다던가. 참 지조가 없어.”
“후회해 봐야 늦었어!”
신관인 그녀가 버프를 담당하고 나머지 둘이 협공하여 나를 쓰러트릴 심산인가.
쿠케텔룬은 제국 변두리에서 영지민들을 쥐어짜던 고약한 기사고.
실레론스 역시 마찬가지로 터무니없는 보수를 요구하며 힘없는 마을을 수탈하던 악질 용병이다.
전부 원작에서는 셀베스터의 칼에 비명횡사를 했다는 특징이 있다.
쿠케텔룬이 뽑아 든 검에 오러가 맺히며 사정없이 나를 베기 위해 퍼부어진다.
실레론스는 내가 검을 피해 후퇴할 거라 여겼는지 미리 내 후방으로 돌아가 주문을 영창한다.
저래 보여도 마법을 쓰는 용병이었지.
‘……별것 없군.’
전부 예상대로 돌아가는 상황에 무덤덤하게 곁눈질을 하며 대응하기 위해 움직였다.
굳이 맞아 주려는 여유를 부릴 마음은 없다.
아무리 강해져도 얻어맞으면 조금이라도 아프니까 말이지.
우선 내 몸을 구속하려는 마법은 가볍게 힘을 방출하는 것만으로도 의미 없이 끊어진다.
당황한 놈이 추가로 마법을 쓰려는 모양인지라.
“홀드 퍼슨.”
되레 역으로 놈을 포박 마법으로 묶어 버린다.
경악하는 듯 두 눈을 크게 뜨나 늦었다.
그대로 목과 가슴과 배 아래에 얼음의 화살을 만들어 날려 관통시켰다.
“흥! 꼴에 마법사였나! 그렇다면 단번에 폐와 심장부터 꿰뚫어 죽여 주지!”
내가 마법을 쓰자 그렇게 판단한 것인지 쿠케텔룬이 광소를 터트리며 검을 내리친다.
추가로 영창을 하기 전에 베어 버리면 끝난다고 여긴 거겠지.
“검에는…… 역시 검이지?”
킬무리스에선 짙은 푸른빛이 방출된다.
내 대량의 마나를 기반으로 한 날카로운 검기.
놈이 경악 어린 비명을 지르기도 전에 그대로 베여 목이 날아간다.
“애초에 내가 검을 든 시점에서 경계를 했어야지.”
하기야, 했더라도 간단하게 물리칠 자신은 있다.
“그럼 남은 건 너 하나인가.”
“이…… 개자식이…….”
파문 신관 실파나가 이를 빠득 갈며 다시 기도를 올린다.
조금 전 분산된 신성력과 다르게 보다 강렬한 기운이 그녀를 감싼다.
그리고 품에서 꺼낸 것은 단단해 보이는 해머.
“……해머라.”
아주 잘 알려진 성직자들의 표준적인 장비다. 저것을 두르고 언데드나 흑마법사의 머리를 깨는 광경은 유명하니까.
신성력으로 보호받는 둔기는 단단하다.
어지간한 강철도 그대로 우그러트리고 짓눌러 버리지.
“뒈져 버려! 불신자 놈!”
교회에서 파문된 것이 납득이 갈 법한 괴성을 울리며 그녀가 나를 향해 해머를 내리친다.
“흠…… 말 좀 곱게하지.”
그러나 그것을 두 손으로 거뜬히 받아 냈다.
마음 같아서는 멋지게 한 손으로 치고 싶어도 한 손은 조금 불안하다.
역시 두 손이 안정적이지.
“……어?”
“참나…… 기도로 제아무리 타격력을 올려도 힘에서 달리면 끝이거든.”
딱히 근력 강화 버프 마법을 건 것도 아니다.
지금 내 순수한 근력만으로 일으킨 것이다.
‘……나도 거의 인간은 때려 쳤군.’
가끔 잊을 법하지만 이래 보여도 나는 지금 보유한 능력치에 한해서라면 높은 축에 속하겠지.
적어도 이 정도 놈들에게 쩔쩔맬 정도는 아니리라.
“……이 괴물…….”
그녀가 공포에 질린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악인 주제에 누구더러 괴물이라 하는지.
이 해머에 얼마나 많은 피를 묻혔는지 뻔히 아는 나로서는 어이가 없을 따름이다.
그녀가 어린아이들을 머리를 깨고 그 피로 신께 기도를 올린다는 건 이미 알고 있으니까.
그럼에도 신성력을 쓴다는 건 신은 잔인한 걸 좋아하나 보군.
“흥.”
가볍게 코웃음 치고는 그녀를 향해 손바닥을 펴고 내질렀다.
손바닥이 그녀의 가슴께 앞에서 멈추더니 그 앞에 보랏빛 역장을 뭉친 듯한 구체가 생겨났다.
중력 제어를 통해 만들어 낸 소규모 중력장.
“꺼져, 잔챙이.”
콰앙!
눈앞에서 화약이 폭발하는 듯한 소리가 울리며 그대로 그녀가 튕겨 나가 벽에 처박혔다.
<일정 비중의 인물들을 처치하셨습니다.>
<당신의 행동에 의한 영향력이 포인트로 환산됩니다.>
<획득 영향력 포인트 : 87pt>
<획득 영향력 포인트 : 91pt>
<획득 영향력 포인트 : 74pt>
<잔여 영향력 포인트 : 1,159pt>
상대적으로 약하게 느껴져서 그런지 생각보단 획득 포인트량이 적군.
그래도 나쁘진 않다.
“……뭐, 간단하네.”
소소한 전과라고 쳐도 되겠지.
우선은 이런 놈들을 처리하고 포인트를 모으자.
지금 당장 처치할 수 있는 잔챙이들을 긁어모아 힘을 키운다.
그게 당장 내 첫 번째 할 일 이다.
적어도 외진 숲에 틀어박혀 몬스터를 사냥하는 것보단 낫다.
“……그리고.”
나는 그녀에게서 뺏은 해머를 적당히 살펴보다가 힘껏 옆으로 던졌다.
콰앙!
철포라도 처박힌 듯한 굉음이 울리며 그 사각에 숨어 있던 자가 그대로 날아든 해머에 꿰뚫려 절명했다.
이름은…… 됐다. 확인하기도 귀찮다. 어차피 해치웠고.
<획득 영향력 포인트 : 66pt>
<잔여 영향력 포인트 : 1,225pt>
“악당. 악당. 악당이 참 많네.”
악당이 풍년이야.
기본적으로 나는 악인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명백한 악행이 묘사된 녀석들에 한해서는 자비는 없다.
거리낄 것도 없군.
“가끔은 대어 한 마리보다 적당한 크기의 잡어 열 마리가 더 괜찮을 때도 있거든.”
잡것들은 가능한 내가 처리해 두지.
무엇보다 이렇게 소소하게 처치한 포인트로 더욱 힘을 얻으면 향후 생존에도 유리할 테니까.
이 포인트는 곧 쓰게 될 일이 있을 것이다.
지금부터 시작이다.
‘그럼 슬슬 가 볼까.’
목표는 황성이 있는 부지 한복판에 세워진 붉은 수정의 기둥.
“참 처량하군.”
급조하여 세운 듯한 탑 같은 모습을 보며 나는 실소를 머금으며 그곳을 향해 단번에 뛰어들었다.
어느 정도 나아갔을까, 나는 발을 멈추고는 한곳을 주시했다.
육안으로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존재감은 있다.
“다행히 그쪽 찾느라 길 헤맬 일은 없나 보네요. 너무나 알기 쉬워서 손뼉까지 쳤지 뭡니까.”
그렇게 말을 걸며 나오라며 손짓하자, 상대도 그에 뻔히 응해 주었다.
“……건방지구나, 미천한 것. 네놈의 앞에 있는 자가 감히 누구인지나 알고 지껄이는 것이더냐?”
“일단 제가 역사 공부는 꽤 해서 알고 있거든요. 나라 하나 거하게 말아 드신 여제님이시잖아요?”
일부러 하는 도발이라는 것쯤은 그녀라도 제대로 머리가 있다면 알 것이다.
“역사에 따르면 포렐로스 제국의 시조에 의해 멸망하시고, 자랑스러운 제국의 이름도 헌납하셨다죠? 워낙 유명하셔서 잘 압니다.”
내가 도발 좀 한다.
내가 한 말이 도발임을 뻔히 알면서도 흘려 넘길 수 없겠지.
상대가 누구인지 알고 일부러 지껄인 것이니까.
“미천한 것 따위가!”
노성이 울리며 저편에서 날카로운 수정의 칼날이 수천 개나 뻗어 나왔다.
그것을 가볍게 피했다.
“어쭙잖은 장난은 집어치우시죠. 제대로 상대하지 않으면 후회하실 겁니다.”
“……어리석은 놈. 좋다. 그 장단에 어울려 주지.”
곧 상대가 직접 나왔다.
<할페네아스 말르 엘파리아 – 에피소드 보스 no. 14>
몸의 3분의 2가량이 핏빛 수정에 잠식된 그 괴인이 몸소 나섰다.
“본래라면 미천한 것 따위가 여를 배알할 자격 따윈 없겠지. 그러나 친히 여를 해하려 나선 자객이라면 어쩔 수 없겠구나.”
‘저 어이없는 태도. 내가 알던 대로군…….’
다른 이들이 각자 승산이 있을 만한 상대를 맡은 것처럼 나 역시 저 여제를 제압해야 하는 임무를 떠맡은 셈.
여제, 할페네아스 말르 엘파리아.
원작에서는 포렐로스 제국과 관련된 에피소드에서 잠시 등장하는 악역이다.
본래는 제국에서 활동 중인 셀베스터가 모종의 이유로 인해 제국에 신뢰를 받아야 할 공이 필요했고, 그것을 위해 그녀의 토벌을 위한 작전에 합류한다는 내용이었지.
“……그건 그렇고 설마 저 괴물 같은 여자를 이 시기에 마주칠 줄이야. ……진짜 귀찮네.”
“뭘 중얼거리고 있는 것이냐! 천한 것!”
여제는 불쾌하다는 듯 인상을 찌푸리며 자신의 팔을 들어 올렸다.
“좋다. 친히 처형해 주마.”
까드드드드드득.
끊임없이 돋아나고 있는 수정에 뒤덮인 팔이 괴기한 소리를 내며 움직인다.
그녀가 조금만 움직여도 수정 조각이 부스러지며 떨어진다.
“……솔직히 그거 불편하지 않습니까?”
주의를 돌릴 겸 농담을 던져 보아도 대답은 딱히 없군.
저런 괴물에게 평범한 대답을 기대하는 건 무리겠지.
‘자신의 대제국의 멸망으로 인한 원한이 원동력이던가.’
그녀의 대제국은 포렐로스 제국의 시황제의 손에 의해 그 권력을 찬탈당하고 그 찬란한 역사의 끝을 맞이해야 했다.
여제는 그 대제국의 마지막 황제.
그렇기에 쌓인 원한.
“……역사에는 엘파르크 제국을 말아먹은 일등 공신으로 기록되어 있던데 말이죠.”
“감히 무슨 망발을 지껄이는 것이냐! 이 천한 것 따위가아아아아아아아!”
여제가 노성을 지르며 분노를 터트렸다.
오우…… 생각보다 효과가 좋군.
“하하. 약발 잘 먹히네.”
역시 과거 대제국과 관련된 일이라면 귀에 쏙쏙 들어오시나.
덕분에 주의를 끌었지만, 이거 까딱 잘못하면 내 목이 날아갈지도 모르겠다.
여제가 분노를 터트리자 그 감정에 호응하듯 그녀의 팔에서 돋아나며 자라는 수정이 더욱 진한 핏빛을 내뿜는다.
까드드드드드드득.
괴기한 소리가 더욱 커지며 수정이 더욱 빨리 자라난다.
흡사 수정으로 된 거목.
마치 그 거목은 그녀가 가진 무언가를 양분으로 삼는 듯 그대로 쉴 새 없이 자라나고 있다.
“……소름 끼치는 능력이군.”
능력의 정체를 알고 있는 나로서는 그저 흥미롭게 눈여겨볼 수만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