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suck honey with extras RAW novel - Chapter (283)
엑스트라로 꿀 빠는 법-283화(283/344)
제 283화
315화 탈환을 위해 (7)
저것은 그녀의 혈계 능력.
원한의 수정.
‘본래는 존재하지 않는 능력. 폭주하고 변질된 능력이라고 했던가?’
저 능력의 본래의 이름은 축복의 수정.
충분한 마나와 정신력을 지불하면 그에 걸맞는 종류의 광물을 생성할 수 있는 계통의 능력이었다.
‘하지만 다른 능력으로 변질되었지.’
대제국이 멸망한 그 날. 처참하게 몰락한 황궁의 안에서 그녀는 살해당했다.
그리고…….
뜻하지 않은 일이 일어나고 말았다.
그녀가 검에 꿰뚫려 절명하는 순간.
원망스러운 감정이 능력 자체에 변질을 일으킨 것.
그 결과 능력은 이전과 완전히 다른 성능을 가진 흉악한 능력으로 재구성되어 버리고 말았다.
‘지금의 그녀는 능력의 폭주로 영혼이 얽매여 끊임없이 발광하는 존재였던가.’
그녀가 절명할 때 흘린 피와 원혼을 전부 빨아들여 최악의 방향으로 폭주해 버린 능력.
그것이 바로 그녀의 힘이다.
참으로 골치 아프지.
“문제는 이것만큼은 딱히 약점이랄 게 없단 말이지…….”
그녀가 만들어 내는 수정의 강도도 어지간한 금속 이상이고 마음만 먹으면 더 단단해진다.
마나에 대한 내성도 상당해서 마법사나 정령사와의 상성이 썩 좋은 편은 아니고.
거기에 크리스털 돌 같은 소환물을 만들어 병사로 부릴 수도 있는 등 지나치게 범용성이 높다.
‘저건 공략하기가 귀찮아.’
그렇기에 그녀의 상대만큼은 다른 누구에게도 부탁할 수 없었다.
‘원작에서는…… 대량의 병력을 이용해서 마나를 소모시킨 다음에 허를 찌르는 방식을 썼지만. 이번에는 쓸 수 없겠지.’
그렇다면 내 독단으로 대처할 수밖에 없으리라.
“……원망스럽구나! 제국이여! 여의 세계를 몰락시킨 세상이여! 그것을 지켜본 인간들이여.”
여제의 원통함이 외쳐진다.
본격적으로 힘을 쓸 셈이리라.
“처음부터 본 실력 내겠다고?”
그녀가 쓰는 수법을 알기에 나는 바로 경계했다.
“이 원한을 먹고 자라나라! 그리고 원한을 증오스러운 자들에게 퍼부어 주거라!”
선언과 함께 드디어 수정이 성장을 멈췄다.
‘……오는군.’
이 뒤에 일어날 일은 알고 있다.
틀림없다.
그녀가 원작에서 4만의 대군을 향해 보여 주었던 힘.
까드드드드득.
완전히 성장한 수정체의 나무에서 그녀가 손을 떼었다.
그러고는 수정체의 나무가 떨리기 시작한다.
떨릴 때마다 바스러지는 조각이 흩날린다.
그 조각이 슬쩍 내 발치에 닿자 살짝 어지러울 정도의 소음이 귓가에 울리는 것 같았다.
“원……혼인가.”
대체 한 명의 인간의 원한이 얼마나 깊다면 본래는 전투 능력이 없었던 능력을 이렇게까지 폭주시켜 저런 괴물을 낳는단 말인가.
그러나 감탄할 여유는 없을 것이다.
드디어 움직인다.
수정체의 나무가 괴기하게 변모하더니 이윽고 하나의 괴물의 형상을 만든다.
그대로 마치 거대한 원석을 조각하듯 스스로 깎여 나가며 만들어진 것은
한 마리의 수정 드래곤.
“……크리스털 드래곤인가.”
틀림없다.
내가 알고 있는 기술과 유사하다.
“아…… 드래곤은 별로 안 좋아하는데.”
그러나 들어 줄 리도 없다.
여제가 코웃음치고 그 드래곤의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대로 크리스털 드래곤이 나를 향해 돌진해 온다.
단순한 몸통 박치기.
그러나 닿는 모든 것을 분쇄하고 쓸어버리는 힘을 가지고 있다.
“질량이 최고의 깡패라는 거냐!”
저대로 치이면 뺑소니네 뭐네를 불평할 수도 없겠군.
한 손에 킬무리스를 쥐고 다른 쪽 손에는 블러디 스태프를 쥔다.
오러와 정령력, 그것을 동시에 나눠 뿜어내지 않으면 맞서는 것은 불가능하리라.
“흡!”
단번에 뛰어 건물의 벽을 타고 질주하며 그 드래곤의 돌진을 피하고자 한다.
“샐러맨더! 놈을 태워 녹여 버려!”
샐러맨더를 소환하여 녹영의 불꽃을 퍼붓는다.
어떤 사물이든지 태울 수 있는 정령의 만능 화염.
이거라면 다소는 통하지 않을까.
그대로 녹빛의 화염에 휩싸인 크리스털 드래곤이 몸부림쳤다.
“허튼짓을!”
여제가 고함을 친다.
그녀의 목소리가 전신에 공명하듯 쩌렁쩌렁 메아리치듯이 울린다.
마치 그것만으로 더욱 힘을 얻었다는 듯 크리스털 드래곤의 눈빛이 빛났다.
“……불을 흡수하나.”
녹영의 불꽃이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녹영의 불꽃도 결국 정령술.
그 근본에는 내가 공급한 에너지가 있다.
그것을 통째로 집어삼켜서 없애 버린 것이다.
“……뭐, 대처할 것쯤은 생각했으니까.”
어디까지나 틈을 벌기 위한 공격이다.
샐러맨더가 당장이라도 덤비고 싶은 듯 꼬리를 휘적거리며 내 눈치를 보나 나는 고개를 저어 허가하지 않았다.
“저 괴물에는 닿지 마. 정령이라 해도 빨아 먹힐 테니까.”
특히 정령은 위험하다.
단순히 소환이 해제되는 게 아니라 정말로 존재가 없어질 수도 있다.
샐러맨더는 불만인 듯 눈치를 보나 곧 수긍했는지 쉽사리 거리를 벌렸다.
대신 몇 발이나 되는 화염탄을 내뱉었다.
이번에는 평범한 정령의 화염 공격이다.
“가소롭긴!”
당연히 통할 리가 없지.
쏘아 낸 화염탄은 크리스털 드래곤이 발톱을 휘두르는 것만으로 갈기갈기 찢겨 나가듯 터지며 사라졌다.
상관없다.
어차피 불꽃은 눈속임이다.
“진짜는 이쪽이다!”
샐러맨더의 화려한 화염을 눈속임 삼아 단번에 크리스털 드래곤의 아래까지 거리를 좁힌 내가 그녀가 눈치채기 전에 재빨리 움직였다.
검을 휘둘러 쳐올리며 길게 검기를 뻗어 긁는다.
카가가가가가가가강!
오러의 칼날이 크리스털 드래곤의 배 아래를 통째로 갈라 버릴 기세로 파고든다.
“배 아래 강도가 무른 모양이더군!”
그것 또한 내가 소설을 읽으면서 알고 있던 지식이다.
등이나 팔다리 부분의 강도는 극도로 단단하나 외부의 관절이나 배 아래는 상대적으로 무르다.
아마 구조상의 결점이겠지.
물론 상대적으로 무르다고 해서 진짜 생물의 배마냥 말랑하다는 뜻은 아니다.
“으으으으윽. 더럽게 딱딱하잖아…….”
나도 모르게 이를 꽉 아물고 손에 힘을 줄 수밖에 없다.
마치 강철로 된 산의 중턱에 검을 꽂아 넣고 그대로 산을 잘라 버리기 위해 긋는 것 같은 느낌.
킬무리스의 성능에 의존하지 않았다면 검이 파고들지도 않았을 것이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반쯤 오기로라도 더욱 힘을 불어넣어 검기를 방출한다.
오래 지속할 수 없다.
오래 검을 맞대고 있으면 날카로운 오러라 해도 저 수정에 흡수당하기 마련.
단번에 잘라 버려야 한다.
다행히 그 한순간의 힘 싸움은 내가 우위를 점했다.
까앙!
유리잔이 깨지는 소리가 크게 울리며 산산조각이 난 파편을 흩뿌리며 크리스털 드래곤이 휘청거린다.
그 거체의 안쪽, 내가 검으로 가른 균열의 안쪽에서 여제의 분노에 차오른 눈동자가 빛나는 것이 보였다.
“감히! 그 천한 검 따위로 굴욕을 줄 셈이냐!”
“마음대로 생각하시길. 내 쪽은 수단, 방법 안 가리고 이기기만 하면 그만이니까!”
기껏 만들어 낸 균열이나 금방 재생할 것이다.
다음에도 같은 수단으로 유효타를 먹일 거라는 보증은 없다.
다시 한 번 저 수정의 용에 틀어박히면 그때는 나라도 쉽게 격파하기 어렵겠지.
저 여제의 능력은 내가 아는 것 그 자체.
약점이나 딱히 허를 찌를 만한 방법은 그다지 없다.
하지만…….
‘없다면 만들면 되지.’
<원한의 수정>
<해당 능력을 획득합니다.>
<소모 영향력 포인트 : 417pt>
<잔여 영향력 포인트 : 808pt>
능력을 획득한다.
그녀와 동일한 능력.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선호하는 방식은 아니나 이것이 최선이리라.
본래라면 같은 능력을 얻을 수 있을 리가 없다.
그녀의 능력은 기존의 혈계 능력에서 변질된 것.
당연히 그 베이스가 되는 능력을 어떤 경위로 우연히 손에 넣는다 해도 얻을 수 있을 리 없지.
하지만 나는 다르다.
그런 반칙이 가능하다.
“……반칙이지만 능력의 정확한 명칭만 알면 얼마든지 얻을 수 있지!”
<습득 능력 : 원한의 수정>
능력을 획득한다.
바로 능력이 내게 정착되고는 언제든지 발휘할 수 있는 상태가 된다.
역시 특수하게 변질된 능력이기에 포인트를 더럽게 처먹는다.
‘보유한 포인트량만 충분하면 상관없어…….’
힘을 획득한 나는 주저 없이 사용했다.
“크으으으으으윽?!”
그 순간 터무니없는 고통이 엄습한다.
능력의 부작용이다.
‘원래부터 제대로 돼먹은 능력이 아니니까…….’
강력하지만 단점투성이.
폭주하는 능력이기에 조금만 방심하면 내 몸을 갉아먹을 것이다.
그 증거로 내 팔을 보자 조금씩 결정 같은 것이 뒤덮이고 있다.
능력에 잠식되고 있다.
다른 수단으로도 원래대로 되돌리는 건 불가능하겠지.
‘단번에 결판을 내야 해…….’
시한은 내가 완전히 능력에 잠식되기 전에.
“원한의 수정.”
바로 능력을 끌어올린다.
그제야 여제 역시 내가 무슨 짓을 하는지 눈치챘는지 경악 어린 시선을 보낸다.
“어떻게 네놈이 그것을?!”
“밑천은 밝히지 않는 주의라 양해를 구하도록 하죠.”
친절하게 트릭 따위를 밝혀 줄 만큼 성격이 좋은 편은 아니니까.
대답 따윈 필요 없다.
그사이 능력의 발동 준비가 끝났다.
이미 팔은 완전히 흡사 비늘처럼 뒤덮여 있다.
“……댁은 잘도 이런 꼴로 돌아다니는군.”
혀를 차며 능력을 발산한다.
단번에 소환된 푸른빛의 결정이 탑처럼 치솟는다.
“……역시…… 그 힘은…… 나와 똑같은?”
“뭐.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안타깝게도 그걸 제대로 부수는 방법이 없거든요. 치졸한 방법이지만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그렇기에 방법은 이것뿐.
“동급의 능력으로 부딪혀서 박살을 내는 수밖에 없죠.”
번잡한 방법일지 모르나 지금은 이 방법뿐이다.
애초에 정석적으로 그녀를 쓰러트리려면 단독으로는 안 된다.
최소 5천의 대군을 투입해서 소모를 시키고 셀베스터보다 두세 수 아래 정도의 강자를 열 명쯤 동시에 투입하여 주의를 끌어야 한다.
그런 괴물을 일대일로 잡을 방법 따위가 쉽게 있겠나.
소환한 결정이 전투에 적합한 형태로 깎여 나간다.
그녀의 크리스털 드래곤에 대항할 만한 덩치가 필요하다.
그 판단이 사념으로 주입되고 알아서 능력은 필요한 형상을 갖춘다.
거대한 다람쥐 형태의 수정 조각상.
‘……응? 근데 왜 다람쥐?’
대충 능력이 알아서 판단하도록 놔두긴 했지만 왜 다람쥐로 조형이 돼 버렸지?
……발동하면서 내가 뭔가 이상한 생각이라도 했나?
뭐, 형상은 아무래도 좋다.
형상이 달라도 성능은 동일하다.
“가라.”
내 크리스털 다람쥐가 덤벼들고 여제의 드래곤 역시 그에 맞서기 위해 달려든다.
말 그대로 괴수 대결전.
두 능력의 상징이 부딪히며 서로 난타전을 벌인다.
충돌할 때마다 콰앙! 심상치 않은 굉음이 울리며 그 충격만으로 일대를 뒤흔든다.
‘……역시 힘은 동급. 결국, 밀어붙이려면 힘깨나 내야겠군…….’
이미 능력의 부작용은 팔을 넘어서 몸통까지 뻗었다.
시간이 많지 않다.
“건방진 것! 무슨 속임수를 썼는지 몰라도 그런 우롱 따위가 통할 거라 여기나!”
“네. 아주 잘 먹힌답니다.”
일부러 조롱하듯 말하며 추가로 능력을 쓴다.
거대한 다람쥐의 배에서 뻗어 나온 수많은 수정의 송곳이 그대로 드래곤의 몸통에 박혀 고정된다.
“뜯어내!”
바로 덤벼들어 드래곤의 목덜미를 물어뜯는다.
드래곤 역시 저항하듯 발톱을 내리쳐 다람쥐의 몸통 일부를 도려내었다.
막상막하.
‘……아슬아슬하군. 그럼!’
정직하게 능력 하나만을 쓸 필요는 없겠지.
스프라이트를 소환, 그대로 번개를 마구잡이로 내리꽂는다.
사실상 저항력 때문에 먹히지 않는다 해도 소음과 빛, 그리고 거슬림은 참을 수 없을 터.
“건방진! 녀석!”
여제가 고함을 지르며 억지로 떨쳐 내려 한다.
그 결과 두 거대 수정상이 반동으로 거칠게 박살 나며 물러났다.
“지금이다!”
한 번 더 능력을 사용, 추가로 소환된 결정이 무수한 기둥처럼 뻗어 나가며 드래곤의 전신을 강타한다.
“한 번…… 더!”
그사이 능력의 폭주는 이미 반신 정도 침입해 있다.
더 쓰는 건 위험하고 시간도 많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