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suck honey with extras RAW novel - Chapter (29)
엑스트라로 꿀 빠는 법-29화(29/344)
제 29화
34화 응징에는 응징으로 (4)
‘범죄 길드…… 마음에 들진 않지만 쌓아 둔 건 많겠지.’
그들이 저지른 악행은 알고 있다.
인신매매에, 허가가 나지 않은 품목의 밀거래, 자릿세 징수 등…….
분명 그것들로 쌓은 이득이 상당할 터.
습격으로 인해 가게도 부서졌고 사용한 마도구도 다시 구입해야 한다.
최소한 손해는 메꿔야지.
챙기자.
‘가능하면 내가 바로 이득을 볼 수 있는 것들이 있었으면 좋겠는데…….’
나는 서둘러 아지트를 뒤지기 시작했다.
우선 창고에는 몇 종류에 달하는 약초가 있다.
내가 쓸 수 있는 것도 있지만 태반은 거래를 금지한 품목일 것이다.
‘괜히 저걸 썼다가 꼬리를 잡히면 위험하니까 포기하자…….’
그 뒤에도 계속 창고 등을 뒤적인 끝에 나는 복도 끝에 있는 어느 방으로 들어갔다.
다른 방과 다르게 꽤 정돈되어 있다.
비싸 보이는 술병에 품질이 좋아 보이는 검도 몇 개나 세워져 있군.
누구의 방인지 알 법하다.
‘싱겔 그놈의 방인가?’
그렇다면 뭔가 건질 만한 게 있겠지?
‘보통 자금의 대부분은 두목이 아니면 측근이 직접 관리할 거야.’
놈의 방을 수색했다.
모든 가구를 뒤엎고 벽과 바닥을 짚어 가며 찾아다녔다.
그러자 서랍장 하나를 치우자 바닥에 흠이 보였다.
‘여기군!’
바로 바닥을 뜯어내자 그 안에 귀금속이 든 궤짝이 들어 있다.
보석의 가치를 알아볼 눈은 없지만 적어도 내가 사지 못한 가게를 서른 번은 다시 사고도 남을 정도란 건 확실하다.
‘하지만 바로 환전은 못 하겠군.’
일단 이건 보관해 두고 조금씩 환전해 두자.
당장 사용할 수 있는 돈도 추가로 발견했다.
대충 어림잡아 보니 금화 70개, 은화 80개, 동화는 세는 걸 포기했다.
‘……돈 자루만 짊어져도 옮기는 데 꽤 고생하겠군.’
이런 무거운 짐이라면 더 무거워도 좋다.
더는 챙길 것도 없다.
나는 미련 없이 자리를 뜨기로 했다.
이 망할 범죄 조직과의 악연도 이걸로 끝이다.
이렇게 사소한 이웃 다툼은 막을 내렸다.
* * *
이틀 뒤 도시 전역이 떠들썩해졌다.
골칫거리이던 범죄 길드 검은 뱀이 몰살당한 사건이 알려진 것이다.
놈들의 아지트가 이상할 정도로 조용하다는 것을 의심스럽게 여긴 한 행인이 안을 살폈고, 그 안에 시체가 가득한 것을 보고는 기겁하여 신고했단다.
그 후 소문은 빠르게 퍼졌다.
병사들이 조사와 수습을 위해 들락날락하니 숨길 수도 없다.
무엇보다 상인과 시민들을 그렇게 괴롭히던 검은 뱀의 징수꾼도 보이지 않으니 당연히 그 사실이 알려질 수밖에 없다.
“키야! 고것 참 시원하군.”
“아무렴, 천벌을 받은 거지. 그렇고말고!”
소식을 접하고도 누구도 그놈들에게 동정심을 품는 자 따윈 없다.
평소에 쌓인 원한만이 많던 이들이다.
춤을 추면서 환영하지 싫어할 일은 없다.
“그런데 대체 누가 그놈들에게 벌을 내린 건가?”
“낸들 알겠나? 조사를 맡은 병사들도 모른다더군.”
한 차례 조사를 벌이긴 했지만, 알아낸 건 없었다.
알아낸 것은 그저 놈들이 저항의 흔적도 없이 몰살당했다는 것.
유일하게 전투의 흔적이 있는 사내를 살펴봤지만 결국 알아낸 것은 없다.
“그자가 누구면 어떤가.”
“덕분에 우리 같은 이들은 앞으론 두 발 편히 뻗고 자지 않겠나.”
그저 시민들은 그 누군지 모를 자에게 고마움을 표하며 떠들면서 건배를 할 뿐이다.
* * *
<당신의 행동이 미약한 영향력을 발생시킵니다.>
<영향력이 포인트로 환산됩니다.>
<획득 영향력 포인트 : 2pt>
<잔여 영향력 포인트 : 29pt>
어? 아무것도 안 하는 데도 조금씩 영향력 포인트가 들어오고 있네?
원인은 짐작이 간다.
‘칫, 아직도 그 화제가 가라앉지 않았구나…….’
검은 뱀 몰살 사건.
그렇게 불리는 화제가 여전히 세간에 퍼지고 있으니까.
그 범인이 나니까 당연하지. 범인은 나닷!
다행히 내게는 별다른 의심의 눈초리 따윈 오지 않았다.
조사를 해도 내 행적을 눈치챌 수단은 없다.
가게에서 행패를 부린 것과 한밤중 습격 건까지는 알고 있겠지.
그러나 원한만으로 범인을 특정할 수는 없지.
‘동기는 누구에게나 있으니까.’
원한으로 범인을 가리라면 이 도시에 사는 대부분의 시민이 의심스러울 것이다.
몇 차례 병사들이 내게 와서 질문을 하긴 했지만 적당히 둘러대니 돌아갈 뿐이다.
‘뭣보다 이 사건을 그렇게 조사할 가치도 없을 테고.’
조사 수단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그러나 상당한 인력과 돈을 소모하는 일이다.
굳이 범죄 길드 전멸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그것을 낭비할 리 없지.
이렇게 아무것도 알려지지 않은 채 이 사건은 묻힐 것이다.
‘내게도 그편이 좋아.’
알려져 봐야 이득이 돌아올 구석은 없다.
누가 내게 잘했다고 상을 주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나를 경계하는 놈들만이 늘어난다.
아직 모든 범죄 길드가 전멸한 것도 아니니 다른 범죄 길드에서 나를 치려 할지도 모르고.
이득은 잔뜩 챙겼으니 아쉬울 것도 없다.
검은 뱀인지 도마뱀인지는 이제 잊자.
‘문제는 이제 다음인데…….’
요 며칠 동안 장사는 잊고 쉬면서 궁리를 조금씩 해 보았다.
일하고 싶어도 할 수도 없다.
시체도 치워야 하고, 피도 닦아야 했고, 망가진 것들도 새로 구비해야 했으니까.
앞날을 고민할 시간은 충분했다.
나는 조금 전 노점에서 사 온 음식을 느긋하게 먹으면서 생각해 봤다.
‘고작 양아치 집단 우두머리한테 고전해서 장기전으로 끌어 이긴 정도로는 불안해.’
지난번 깨달은 문제점들은 산더미 같다.
개선책도 생각해 봤지만 시간이 걸린다.
노력을 게을리할 건 아니지만 지름길은 필요하다.
강해질 방법이 필요해!
‘꾸준한 수련 말고 필요한 건…… 역시 그건가?’
아예 방법이 없는 건 아니야.
원작에는 수많은 강해지는 방법이 언급되었다.
수련법. 기연. 혹은 약물. 개조 등등…….
주인공이 한 수련법도 있고, 다른 이들에게 시킨 방법도 있다.
정보를 보다 적극적으로 이용하자.
아니, 이용 정도가 아니야.
‘가로채자.’
지금 시기라면 단번에 큰 힘을 손에 넣을 방법이 딱 하나 짐작이 간다.
‘던전에 가면 돼.’
내겐 정보가 있다.
원작이라는 정보.
차례차례 말단 악당이라지만 단역과 마주친 것을 보아 내가 아는 원작의 정보가 맞아떨어질 가능성은 상당히 크다.
‘문제는 내가 그 정보를 어디까지 활용이 가능하냐는 건데…….’
지나치게 이용하다가는 주인공의 행동을 방해해 버리고 만다.
그것만큼은 피해야 한다.
‘만일에라도 주인공이 필요한 것을 얻지 못해서 패배하거나 죽기라도 하면 귀찮아져…….’
그놈과 친구들은 세상을 구해 줘야 하니까.
내가 대신할 것도 아니니 가능한 그를 방해할 생각은 없다.
세상 따윈 혼자서 구하라지.
난 안 해.
‘이득을 보면서도 주인공이나 주연급 인물의 행적을 방해하지 않는 선.’
까탈스러워 보이지만 불가능하진 않다.
주연급의 행적만 피하면 된다.
‘예를 들어 루들이나 싱겔이 사라져도 전개에는 큰 지장은 없어.’
그들이 없어진다고 주인공이 큰 역경에 부딪힌다든가 혹은 얻을 걸 얻지 못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
최소 단역급의 인물 중에는 그런 녀석들이 많다.
단역들! 잔챙이 악당들!
‘그놈들이 가진 걸 내가 가로채면 돼!’
지금까지는 어쩌다가 조우한 악당들의 것을 전리품 삼아 얻었지만.
이번만큼은 적극적으로 가로채 볼까 한다.
그것을 위해 떠올린 곳이 바로 던전이다.
원작 초반의 서술들을 떠올리고 또 떠올리면서 겨우겨우 떠올린 단서다.
설정으로만 존재하는 일종의 맥거핀 같은 곳이다.
‘……데얄 던전!’
이곳으로부터 걸어서 20일 정도 걸리는 지점에 있는 영지 데얄령.
그곳에 던전이 발견될 것이다.
근거는 원작 3권 어떤 인물의 발언.
갈덴스.
아마 추정컨대 그자의 배역은 단역쯤.
첫 등장 시기는 1권 말.
세상을 좀 더 알기 위해 왕국에서 운영하는 로안트 아카데미에 입소한 주인공에게 묘할 정도로 경쟁심을 품는 생도로서 등장한다.
다만 라이벌 포지션이냐면, 그건 다소 미묘하다.
명백하게 그가 한참은 실력이 뒤처졌으니까.
모의전으로도 압도적으로 털렸지.
‘이른바 주인공을 돋보이게 하는 단역이겠지.’
그렇다고 해도 실력이 없는 인물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주인공이 사기일 뿐.
그런 그는 2권 중반 흡혈귀 사건쯤에 아카데미를 떠난다.
이유가 밝혀지는 것은 3권 중반부터.
다시 재등장했을 때 갈덴스는 본심을 드러내게 된다.
악역으로서.
재등장했을 때 그는 악역으로서 면모를 숨기지 않고 드러낸다.
그는 더 이상 연기를 하지 않고 자신이 어떤 비밀 조직의 말단임을 드러낸다.
그리고 주인공 앞에서 야망을 드러내지.
<이 힘은 내가 데얄 던전을 공략하고 손에 넣은 힘이다! 이 힘만 있으면…… 이 힘만 있으면 조직 내에서도 더는 나를 무시할 자는 없다! 간부마저도 쓰러트릴 수 있다!>
던전에서 얻게 된 능력을 과시하면서 주인공의 앞을 가로막게 될 것이다.
다만 그 뒤의 전개는 허무했다.
‘결국, 그놈은 셀베스터와 다시 붙어 볼 수도 없었지만.’
기껏 재등장해 놓고 바로 다음 장면에서 죽어 버린 것이다.
그의 독단 행동을 고깝게 여긴 그 조직의 간부가 갈덴스를 등 뒤로부터 꿰뚫어 죽인 것이다.
‘당시에는 그 전개로 어지간히 욕 처먹었지?’
지금도 그 내용을 떠올리니 왜 작가가 전개를 이렇게 했는지는 조금 의문이다.
이것뿐일까?
그 이후에도 뜬금없는 전개가 많았지.
하지만 지금은 그 허술한 전개에 감사한다.
덕분에 살았어!
‘그놈의 허무한 최후 덕에 내가 강해질 길이 보였어.’
언급된 던전.
기껏 능력을 손에 넣고도 제대로 사용하지도 못하고 허무한 최후를 맞이한 악역.
좋은 먹잇감이지 않은가!
그런 호구는 언제나 환영이야!
‘갈덴스가 얻을 던전을 내가 먼저 가로채도 아무런 문제도 생기지 않아.’
그놈이 있건 말건, 원작의 흐름은 성립한다.
애초에 3권도 별개의 사건을 다루는 것이지, 정작 갈덴스는 중간에 튀어나온 꼴이었으니까.
그놈이 능력을 얻지 못해도 아마 원작 내용이 전개되는 덴 지장은 없을 것이다.
그러니 데얄 던전, 그곳을 내가 먼저 선점하자.
‘싱겔 놈이 여기 있단 건 현재 시기는 놈이 조직 회합에 가기 전이야.’
그렇다면 지금 시기는 약 2권 초반 쯤.
2권의 시간 흐름은 어림잡아서 사건이 끝나기까지 약 세 달가량이 소요된다.
그사이 주인공이 뱀파이어 로드를 무찌를 때 갈덴스는 원작 이야기 바깥에서 데얄 던전을 공략한다.
‘아직 데얄 던전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은 없어.’
나는 재빨리 머릿속 사고를 풀 회전.
바로 그 시기를 맞힐 수 있을 법한 일정을 짜내기 시작했다.
‘……출발은 두 달 정도 뒤가 마지노선이겠지.’
준비 기간을 고려해도 그 이상을 소모할 수는 없다.
그래선 늦는다.
갖출 것을 갖추고 던전을 찾아내 공략하여 보상을 얻어 내자.
필요한 게 뭐가 있을까.
‘우선은 돈이네.’
기승전돈.
모든 것은 돈으로 이어진다.
여행비로부터 시작해서 필요한 장비.
먹을 것, 누울 곳 등 모든 것을 갖추려면 돈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일단 금화라면 검은 뱀의 자금을 손에 넣은 게 있으니 꽤 충당할 수 있다.
보석도 천천히 처분하면 되고.
여행비는 이로써 걱정이 없지만.
‘문제는 그래도 조금 부족하네.’
확실히 언급해 두자면 내게 돈이 없는 것은 아니다.
평범하게 산다면 평생 동안 굶지 않을 만큼의 금화를 손에 넣었다.
하지만 이 원작을 안전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너무나도 부족하다.
‘문제는 금화가 부족해…… 많이 부족해.’
강해지고 싶다면 던전에 가야 한다.
던전에 가려면 최대한 가능한 대로 빨리 준비를 해야 하는데, 문제는 돈이 필요해.
가능한 최적의 상태로 던전 공략을 시도하고 싶다.
남은 기간 가게를 열면서 벌 수 있는 매출도 생각해 봤는데 역시 꽤 간당간당하다.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
“두 달…… 빡세게 일해야지.”
방법은 그것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