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suck honey with extras RAW novel - Chapter (307)
엑스트라로 꿀 빠는 법-307화(307/344)
제 307화
341화 진정 검을 겨눠야 할 곳 (4)
한 번 더 날린 공격에 세계수의 단말은 끔찍하다는 듯 비명을 질렀다.
-캬아아아아아아아악!
아마 인간의 말로 의역하자면 ‘오지 마! 하지 마!’라는 느낌.
녀석이 팔을 마구잡이로 휘젓자 그에 연동하듯 치솟은 나무뿌리들이 채찍처럼 내가 날린 공격을 받아쳤다.
“그렇게 내가 싫냐?”
벌레 같은 취급을 받는 것 같아 조금 불쾌하군.
“그럼, 완전히 박살을 내주지.”
나는 킬무리스를 겨누고는 힘을 집중했다.
거기에 마족 멜제네리아를 소환하여 녀석의 기운을 빌려 검에 두른다.
혼탁의 검기.
닿기만 해도 생물의 전신을 녹여 버릴 것 같은 불길한 기운을 검에 담아 휘둘러 내리쳤다.
-캬아아아아아아악!
그러나 녀석도 이번만큼은 호락호락하게 당해 주지 않는다.
사방에서 뻗어 온 수많은 뿌리가 겹치며 몇 겹이나 되는 벽을 이룬다.
마치 자수를 뜨듯 그 뿌리줄기를 촘촘하게 엮어 벽을 만든 것이다.
콰앙!
혼탁의 검기가 벽에 부딪쳐 박살을 낸다.
그러나 아깝게도 마지막 한 장에서 멈췄다.
“흥! 그럼 이건 어때!”
세계수는 내 행동을 주목하여 나만을 경계한다.
나는 추가로 공격을 하는 시늉을 하며.
“부탁드리죠! 우리 시체 양!”
“그따위로 부르지 말아 주셨으면 하옵니다만.”
내가 손짓하자 허공에 둥그스름한 게이트가 열리며 그대로 그 안에서 엘레스가 뛰어내렸다.
“엘레스?!”
에르닐이 놀라고 셀베스터도 흠칫 경악했다.
자신이 해치운 줄 알았던 언데드가 거기서 튀어나올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한 것이겠지.
“나이스 기습!”
처음부터 기습을 위해 주변에 숨어 있게끔 사전에 상의를 해 두었기 때문이다. 거기에 그 시점에서 이미 그녀의 핵을 돌려주었기에 숨는데도 문제는 없었고.
“하아아아아아앗!”
이미 엘레스에게는 이 상황이 벌어질 것을 사전에 이야기를 해 두었기에 일말의 망설임도 없다.
엘레스가 일으킨 흑마력의 검기가 세계수의 단말의 머리를 꿰뚫는다.
“칫! 모처럼의 기습이었는데 얕았사옵니다!”
그러나 바로 혀를 차고 엘레스가 뛰어올랐다.
몸이 반쯤 갈라진 단말이 뿌드득, 억지로 몸을 움직이듯 경련하더니 엘레스를 향해 팔을 뻗는다.
그 의지에 호응하듯 날카로운 뿌리들이 추격한다.
“우선 물러나!”
내가 마기의 불길을 일으키며 뿌리들은 전부 불살라 버리는 사이 엘레스는 내 뒤편에 착지했다.
“정말로 저걸 해치우자는 것이옵니까?”
“단말이 직접 나선 것은 직접 해치우기 위한 것. 놈에게만 유리한 건 아닙니다.”
단말의 중앙에 세계수의 핵심이 되는 결정이 있을 것이다.
직접 나서는 만큼 리스크가 있다는 뜻.
“그걸 파괴하면 힘이 약화하겠죠.”
“……말은 쉽사옵니다만.”
엘레스는 말끝을 흐리고 에르닐 쪽을 흘겨보았다.
“저 멍청이 엘프랑 할 말은 나중에 하시죠.”
“그럴 생각이옵니다. 그렇게 되었으니 거기 분들도 조력을 해 주는 게 어떻사옵니까?”
엘레스가 멍하니 이 상황을 지켜보는 크루세와 셀베스터에게 한마디 하듯 외쳤다.
“어째서 언데드가 명령을…….”
“잠깐! 에일런! 어째서 저 언데드를 데리고 다니는 거야!”
제대로 된 내막을 모르는 그들에게 있어서는 하나같이 생소한 일뿐.
가르쳐 주고 싶지만 그럴 여유는 없다.
“설명은 나중에! 우선 저 괴물 나무를 닥치게 한다!”
“……알았어.”
“……나중에 꼭 듣도록 하죠.”
결국, 셀베스터와 크루세도 일단은 다른 것은 제쳐 두고 내 일을 거들고자 나섰다.
그런 우리를 에르닐은 그저 멍하니 지켜볼 뿐.
“어째서?”
“어째서고 자시고, 이게 옳아.”
나는 당당하게 단언했다.
“옳다니! 알고나 하는 소리야? 그런 짓을 해선 그들이…… 정해진 예정대로의 숙업을 보여 주지 않으면…….”
“시끄러워.”
나는 에르닐이 무어라 하건 무시하고 세계수의 단말을 노려본다.
“일단은 저놈을 해치우고 이야기하자.”
그것만은 반대하는 자가 없다.
에르닐만이 무언가 외치지만 굳이 들어 줄 정도로 나는 친절하지는 못한 양반이고.
제멋대로 너희들의 이야기를 끝내 주마.
“가자! 단번에 끝을 봐야 해!”
당연히 이럴 때 먼저 나서는 건 나겠지.
내가 마기의 검기를 다시 일으키며 돌진했다.
세계수의 단말은 다시 같은 벽을 짠다.
“웃기고 있네.”
그에 대응하듯 마족 멜제네리아의 힘을 더욱 크게 불러일으킨다.
“네 힘, 있는 대로 다 내놔!”
[……마기에 중독돼 죽어도 책임 안 져.]“흥.”
어림도 없지.
한계까지 불러일으킨 불길한 기운을 마음껏 해방한다.
거대한 검은 불길이 높게 치솟으며 세계수의 위까지 단번에 뚫어 버린다.
“어디 막아 보시든가!”
한편 세계수는 겁에 질린 듯 방어뿐이 아니라 나를 공격을 하려 한다.
세계수의 가지들이 나를 향하더니 그곳에서 묘한 빛이 뿜어져 나온다.
마법인가?
“어림도 없어요!”
크루세가 마법을 사용하자 사방에서 불어닥친 냉기가 그 빛을 통째로 묶듯 얼려 버렸다.
그리고 상의한 적도 없지만 셀베스터가 눈치 놓게 그 틈을 노리고 뛰어들어 뇌전이 실린 검기를 꽂았다.
꽈르르르릉!
일대가 번쩍이며 단번에 가지들이 파괴된다.
“다음은 어려워!”
이미 한 번 공격한 이상 다음에는 내성을 발휘하여 똑같이 파괴하는 것은 어렵다.
셀베스터가 외치자 나도 고개를 끄덕이며 바로 불러낸 마기의 검기를 내리쳤다.
“가라!”
마기의 화염 덩어리가 쏟아진다.
태우고, 잘라 버리고, 세계수의 악명 높은 내성도 무색하게 전부 박살을 내더니 그대로 단말을 집어삼켜 휩쓴다.
-캬아아아아아아아악!
녀석이 비명을 지른다.
“시끄럽군. 좀 닥치게 해 봐라.”
[……부려 먹긴.]멜제네리아는 투덜거리며 자신의 또 다른 특기를 사용했다.
세계수의 주변에 들리는 소리가 일제히 공명하는가 싶더니.
[터져.]녀석이 손가락을 따악, 울리자 보이지 않는 무색의 파동이 폭발했다.
음파를 조작하여 상대를 뒤흔드는 것이다.
파앙!
파열음이 울리며 세계수의 몸의 단말이 둔기에 얻어맞은 것처럼 움찔거렸다.
“엘레스!”
“말하지 않아도 알고 있사옵니다.”
다음 힘을 준비하기 위한 시간이 약간 필요하다.
바로 엘레스가 양손에 각각 자신의 검을 쥐어 들고는 타격을 입은 단말을 향해 맹공을 퍼붓는다.
파바바바바바밧!
검은색의 비가 마구잡이로 쏟아지는 것 같은 광경 속에서 세계수의 단말의 전신이 난도질당한다.
“거기 애송이!”
엘레스가 외쳤다.
대상은 셀베스터.
“으…… 음? 나?”
“두 자루만으로는 부족하옵니다.”
그 말만으로 알아들은 걸까.
언데드에게 명령을 받았다는 사실에 거부감을 느끼는지 복잡한 표정을 짓던 그는 이내 검을 고쳐 쥐고는 마찬가지로 뛰어들어 엘레스의 움직임에 맞춰 맹공을 퍼붓는다.
두 검의 달인의 공격은 처음으로 합을 맞추는데도 서로에게 조금의 방해도 되지 않고 빠르고 유려하게 상대를 갉아 낸다.
세계수가 성가시다는 듯 발버둥 치나 아무리 애를 써도 두 명의 검기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그리고 궁지에 몰린 세계수는 결국 최후의 수단을 선택한다.
쿠구구구구궁!
발밑이 흔들린다.
“칫, 치졸하긴.”
내가 혀를 차고, 에르닐이 망연자실한 듯 상황을 설명했다.
“세계수가…… 자신의 몸 전체를 움직여서 우리를 압살할 셈이야.”
아무래도 녀석도 전력을 다하려는 셈이겠지.
하물며 우리는 녀석의 몸 안에서 싸우는 셈.
“누가 그렇게 둘 줄 알고?”
나는 시원스레 세계수를 비웃었다.
“발란트! 녀석을 막아! 그리고 너도 돕고!”
대지의 영물의 왕 발란트와 그리고 최상급의 얼음의 정령을 동시에 순차적으로 불러내었다.
두 덩치가 불려 나오자 세계수의 흔들림이 멎었다.
지금쯤 바깥에서는 두 녀석들의 힘으로 잠시 이 망할 나무의 거체를 막고 있을 터.
“유감이지만 네 방식은 전부 알고 있어.”
이 나무가 제대로 제힘을 발휘할 틈은 주지 않는다.
그전에 재빨리 벌목을 해 버리면 끝나는 일.
“끝이야.”
당황하며 비명을 지르는 세계수의 앞에 내가 단번에 도달.
그대로 녀석이 행동하기 전에 내 검을 녀석의 중심에 처박는다.
“다음에는 좀 더 평범한 나무로 태어나라.”
그러고는 혼탁의 검기를 해방, 녀석의 내부에서 터져 나오듯 반발하는 기운이 그대로 녀석을 완전히 산산조각을 내었다.
녀석의 몸체는 물론이고, 그 내부에 깃든 핵은 굳이 말할 것도 없다.
완전히 성장했을 때면 모를까 지금의 녀석은 고작 이 정도 노력만 하면 해치울 수 있다.
<특정 존재를 해치우셨습니다.>
그리고 녀석의 소멸을 알리는 메시지.
하지만…….
<당신의 행동에 의한 여파가 제법 큽니다.>
<주의하시길.>
……무언가가 묘했다.
분명 내가 계획한 대로다.
그러나 마치 무언가가 결정적으로 어긋난 듯 술렁거린다.
흡사…….
‘뭔가 놓치고 있는 것처럼…….’
이상하게 머리 위가 따끔따끔거리는 착각이 들었다.
흡사 누군가가…… 나를 지켜보고 있는 것처럼.
“저거 뭐야?”
그리고 이변이 일어났다.
* * *
“경고했었다, 이 대책이 없는 녀석 같으니. 푸흐흐흐흡. ……정말로 저지를 줄이야.”
세계수에서 제법 떨어진 장소.
에필레오트는 먼 곳에서도 그 안에서 무엇이 벌어질지 뻔히 보인다는 듯 키득거리며 상황을 관망하고 있다.
보이지 않아도 기운은 느껴진다.
셀베스터의 검기, 크루세 엘파먼트의 마력, 그리고 묘한 흑마력이 있는데…… 언데드 엘레스인가?
그중에서도 에일런의 것이 가장 알기 쉽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마구잡이인 기운.
명백하게 자신들과는 다르다.
그야말로 외래종다운 특이성.
그리고 세계수의 기척이 약해진다.
“넌 실수했어.”
그 순간 세상이 변한다.
노골적으로 이질적인 기척이 느껴진다.
지금까지 그가 거느린 그 사자들이 아니다.
“결국, 아랫것들만을 보내 정정하는 것을 포기한 건가.”
정체를 아는 에필레오트는 전율했다.
그리고 에일런에게 자그마한 동정심을 보냈다.
“에일런. 너는…… 너무 눈에 띄었어.”
그의 목적은 에일런이 지금까지 벌려 놓은 틈을 메우고, 이제는 자기 목적을 슬슬 상실해 가는 셀베스터의 재각성 혹은 제거였다.
그러나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에일런이라는 존재가 멋대로 설치며 개입한 결과.
크멜스 알프렌스는 악명을 떨치지 않고 스스로 퇴장하고 말았다.
에르닐 알프렌스 역시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방해를 받고 말았다.
지금에 와서 셀베스터 따위를 건드려도 이득은 없다.
그렇기에 에필레오트는 물러났다.
“이렇게까지 꼬이고도 놈들이 가만히 있을까, 의문이었는데…… 그것도 아닌 모양이군.”
에필레오트는 갑작스런 이변을 가장 먼저 눈치채고는 몸을 떨었다.
“놈들은 내가 아는 것보다 인내심이 적었나?”
아직 자신은 저 존재에 해를 입을 리가 없다.
오히려 저들의 뜻에 충실하게 놀아나는 중이니 두려워할 필요도 없을 텐데도.
“무섭군. 거참…….”
알면서도 본능적으로 공포를 느낀다.
알기 때문이다.
지금 일어나는 현상의 의미를.
“놈이 온다.”
예정이 차츰 뜻대로 풀리지 않자 결국엔 직접 개입하기로 마음먹은 것인가.
“우리들의 머리 위에 머무는 존재가 어지간히도 성이 난 모양이군.”
놈의 의사는 읽을 수 없다.
애초에 저건 언어가 통하는 존재도 아니다.
저것에 있어서 자신들은 그저 정해진 운명 속에서만 뛰어다니는 애완동물이나 마찬가지일지어니…….
“말했을 텐데, 에일런…….”
그는 조소하며 그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그 예정을 무너트린다는 것 자체가 세계를 끝장낸다는 것이거늘…….”
지금 저것의 목적은 뻔할 것이다.
“이제 너도 체감하게 될 것이다. 이 세계의 절망을…… 처음부터 비틀어진 운명을…….”
꼴좋다는 듯 녀석은 실소를 머금었다.
“어디 실컷 맛보라고. 진짜 대적할 수 없는 악의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