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suck honey with extras RAW novel - Chapter (315)
엑스트라로 꿀 빠는 법-315화(315/344)
제 315화
350화 진상(眞相)은 이곳에 (6)
“재주라니…….”
“검술뿐이 아니다. 능력, 마력 모든 것에서 너는 본래의 잠재력을 티끌만큼도 써먹지 못하고 있구나.”
가진 힘은 강대하고 재주도 많으나 그것을 쓰는 요령이 전혀 돼먹지 못하고 있다는 뜻일까.
“확실히 그건 자각하고 있습니다.”
안다.
내게 써먹을 만한 기술이 없는 건 사실이다.
고민하면서도 쉽게 개선이 안 되는 것도 엄연한 사실이고.
“그야 제가 실력이 부족하니까요.”
“쯧쯧, 그게 착각이니라. 에일런 네놈은 단순히 본좌의 검술을 달인의 기술의 영역이라 착각하기에 힘을 쓰지 못하는 것이란다.”
“네?”
“네놈 힘과 네놈의 머릿속의 인식이 완전히 따로 놀고 있다. 그게 네 부족함의 근원이다.”
따로 놀고 있다?
“단순히 경험이 부족하다는 의미와는 다르게 들립니다만…….”
“그래, 아주 많이 다르고말고.”
멜라스는 완전히 다르다고 했다.
“경험이 부족한 놈은 차차 훈련을 거듭하면 된다. 언젠가 메워지기 마련. ……죽으면 의미 없지만.”
“아이고…….”
농담이 농담 같지 않다.
“중요한 것은 네놈은 경험이 문제가 아니다. 마음가짐이 문제지.”
“마음가짐?”
진지하지 못하다는 뜻일까?
말도 안 된다.
비록 내가 입으로는 끊임없이 투덜거리면서 싸우지만, 단 한 번도 장난치듯 행동한 적은 없다.
“그게 이해하지 못했다는 증거니라, 쯧쯧.”
멜라스는 혀를 차더니 잠시 뭔가 고민하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잠시 와 보려무나.”
“……예? 아…… 옙!”
어쨌든 따라오라니 따라가야지.
야영지에서 약간 거리가 있는 곳까지 걸어가던 멜라스가 이윽고 멈추었다.
“……이곳이면 되겠구나.”
“뭘 하시려는 것입니까?”
“네놈이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기에 직접 보여 주려는 것이다.”
직접이라니 설마 대련이라도 하자는 건가?
“그럴 필요도 없다. 자…… 보거라.”
멜라스는 검을 뽑고 적당한 나무를 하나 힐끗 눈여겨보더니 그대로 검을 휘둘렀다.
우지끈!
그대로 베인 나무가 쓰러진다.
“……어떠냐?”
“환경을 좀 생각해 주시죠.”
어쩐지 진심으로 머리 아프다는 얼굴을 한다.
압니다. 농담입니다.
“너도 같은 것을 해 보거라.”
아무래도 나도 같은 동작을 하여 나무를 베어 보라는 뜻이다.
나는 마찬가지로 킬무리스를 뽑고는 그대로 오러를 전개.
방금 전 그녀와 똑같은 동작을 의식하자 검이 자연스레 이끌리며 같은 검술을 재현한다.
나무 한 그루 정도야 너무나도 간단하게 베어 넘어간다.
“흠, 간단하네요.”
“역시 그 검술은 본좌의 것과 동일하구나.”
아무튼 확인할 것을 했으니 멜라스는 본격적으로 무언가를 내게 보여 줄 생각인가 보다.
“다음엔 이것을 해 보거라.”
그렇게 말하며 내게 어떤 기술 하나를 시연해 보이라고 한다.
어려울 것은 없다.
내겐 킬무리스가 있고, 이것에는 그녀의 검술이 전부 깃들어 있다.
다만 포인트를 소모할 정도로 큰 절기인지라 망설여졌지만 그녀가 괜한 것을 시키지는 않겠지.
나는 불만 없이 바로 사용해 보았다.
<오의 : 파도 부수기>
<소모 영향력 포인트 : 61pt>
<잔여 영향력 포인트 : 945pt>
<해당 오의의 기억을 불러들입니다.>
포인트를 소모하자 절로 몸이 움직이며 검에 깃든 오러가 폭증한다.
그대로 내가 내리친 절기가 전방을 휩쓸며 해일처럼 닿는 모든 것을 분쇄해 나간다.
콰아아아아앙!
눈앞의 모든 것이 갈아엎어지면서 파편이 치솟는다.
“……이 정도면 되었습니까?”
“상관없단다.”
그러나 정작 그녀는 내가 휘두른 검의 위력에는 별 관심은 없나 보다.
그저 턱을 쓰다듬으면서 ‘그 정도인가?’ 하는 느낌으로 대수롭지 않게 지켜본다.
대체 뭘 하고 있는 걸까.
“이번엔 본좌가 시범을 보여 주마. ……잘 보거라.”
같은 기술을 시연해 보일 모양.
대체 무엇이 다르다는 걸까?
일단은 조용히 그녀의 뒤에서 지켜본다.
역시 똑같다.
같은 동작을 취하고 비슷한 기운…….
“……음? 잠깐? 뭐야, 저거?”
묘한 위화감.
내가 고개를 절로 갸웃거리자 그녀는 가볍게 입가를 씰룩이며 그대로 같은 검술을 시연해 보였다.
“이것이 진짜 본좌의 기술이니라.”
콰가가가가가가강!
검기가 휘몰아치며 마찬가지로 닿는 모든 것을 분쇄하고 깎아 내린다.
나와는 명백하게 다르다.
내가 휘둘렀을 때 오의는 부채꼴로 100여 미터가량의 물체를 날렸다면, 멜라스가 사용한 오의는 족히 2킬로미터가량의 모든 것을 산산조각 내며 엎어 버렸다.
터무니없다는 생각이 먼저 들 정도의 격의 차이.
그녀의 검을 진정한 검기의 해일이라 표현하면 그전에 휘두른 내 검기는 그저 물장구에 지나지 않으리라.
“이제야 이해했느냐?”
“같은 검술이라면서요……. 그렇게 힘의 차이를 주면 뭐가 다른지 알 수 없습니다만.”
“같으니라.”
“……예?”
이해하지 못해 고개를 갸웃거리는 나를 두고 그녀는 또 같은 말을 했다.
“똑같으니라. 동작. 소모한 오러의 양. 밀도. 휘두른 간격. 모든 것이 조금 전 네놈이 보인 것과 똑같단다.”
“아니, 거짓말을 하셔도 좀 그럴듯하게…….”
“이게 거짓말 같더냐?”
하지만 위화감은 있었다.
“분명히 달랐습니다.”
“다른 것은 하나다. 네놈과 본좌의 인식의 차이.”
“……인식?”
“같은 기술을 쓰더라도 네놈은 그것을 본좌와 다르게 받아들이고 있다. 그것이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란다.”
……아직 이해가 가지 않았다.
무엇이 다르다는 걸까?
‘어떤 능력이 더 필요하다는 거지?’
나는 머릿속의 기억을 되짚어 가면서 가능한 필요한 게 뭐가 있을까 짚어 보았다.
하지만 딱 ‘이거다!’라고 싶은 것은 없다.
“힘을 키우라는 의미가 아니다. 요령을 더 깨우치라는 뜻도 아니지.”
“예?”
“네놈은 아마 평범한 인간과 다른 특권을 가지고 있겠지.”
“그걸 어떻게…….”
아무래도 그녀는 어느 정도 내 비밀을 알고 있는 모양이다.
다만 전부 이해하는 건 아니고 막연하게, 라는 느낌으로.
“분명 네놈의 방식으로도 힘은 강해진다. 아마 조금은 더 위력을 올릴 수 있겠지.”
그녀는 틀리지는 않다고 했다.
“하지만 극에는 이르지 못한다. 그걸로는 본좌를 비롯해 본래의 힘의 주인을 따라갈 수 없단다.”
“……요컨대 같은 기술이라면 원판을 이길 수는 없다는 걸까요?”
나는 가만히 팔짱을 끼고는 제법 골똘히 고민해 보았다.
그녀는 경험보다 근본적인 문제라고 하였다.
“에일런, 네 녀석은 가진 힘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가지고 있느냐?”
“……묘한 질문이네요.”
“네게 있어서 힘이란 무엇이더냐.”
“더욱 대답하기 어렵습니다만.”
대답할 말도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내가 가진 힘에 대한 인식이라…….
그게 뭐지?
“네놈은 스스로 네놈이 가진 힘의 가능성에 제한을 두고 있다.”
“…….”
“이렇게까지 말해도 쉽게 납득은 가지 않나 보구나?”
“위화감은 느꼈지만 그것의 정체가 퍼뜩 떠오르지 않습니다.”
모를 때는 솔직하게 모르겠다고 하자.
“완전히 모르겠습니다!”
“…….”
뭐, 돌아오는 어이없단 시선은 그러려니 하자.
“차라리 더 확실하게 알 방법은 없을까요?”
“……본래는 지적하지 않아도 시간이 지나면 스스로 메워지게 되어 있을 것이다.”
“그 시간이 없습니다.”
아마 하루 이틀 사이에 메워지는 것은 아니리라.
“그럼 네놈의 목숨을 걸 수 있겠느냐.”
“아뇨!”
단호하게 NO라고 말하자.
“……그럴 때는 빈말이라도 그렇다고 하거라.”
“안 되는 건 안 되는 겁니다만.”
“할 수 없구나. 그럼 조금 무모한 수단으로 타협할 수 있겠느냐?”
“그 정도면…….”
못 할 것도 없겠지.
하지만 조금 무모한 수단이라니? 그녀는 내게 뭘 시킬 참이란 말인가.
“마침 딱 좋은 것이 있구나. 본좌의 예정에 딱 맞는 것이 있었지. 본래는 본좌가 해결하려 했으나. 좋은 기회다, 네가 해 보겠느냐?”
“상관은 없습니다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야 내가 거절할 이유 따위는 없겠지.
다만 마음에 걸리는 것은 한 가지.
“그런데 혹시 그거 짬 때리기는 아니죠?”
“……참으로 골 때리는 녀석이구나.”
골 때리는 녀석이라서 거참, 미안합니다.
* * *
자신이 할 일을 남에게 미루자~.
그런 아름다운 풍조에 따라 나는 본래라면 그녀가 퇴치해야 할 몬스터를 하나 대신 퇴치키로 하였다.
“몇 번을 말하지만 네게 떠넘기는 것이 아니니라.”
“넵~ 넵~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몬스터가 특별한 것입니까?”
몬스터라면 이미 지겹게 상대해 봤다.
돈이 없을 때도 상대해 봤고, 최근에도 뭐, 잊을 만하면 싸워야 하는 것들이다.
그것을 새삼 잡는다고 뭔가 깨닫는 걸까.
“말은 필요 없다. 직접 부딪혀 보거라.”
“말하지 않고 느껴라, 라는 겁니까?”
“음…… 비슷할지도 모르지.”
흔히 무협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말을 하고 있다.
생각하지 말고 느껴라, 라는 건가.
어차피 하든 하지 않든, 내게 손해는 없다.
그녀의 말대로라면 수틀리더라도 목숨이 위험한 건 아니라고 하는 모양이고.
그대로 우리가 도착한 곳은…….
“……엥? 뭡니까, 저거?”
나는 눈을 껌벅이며 그곳을 응시했다.
“저기요?”
“뭐냐.”
“제 눈이 잘못된 게 아니라면 아무리 봐도 이거 화산으로 보이는뎁쇼.”
그것도 펄펄 끓는 활화산.
“설마 이제 와서 화산을 처음 본다는, 귀엽지도 않은 말을 하려는 것이냐?”
“그런 건…… 아니지만 이상하잖아요. 이런 곳에 갑자기 화산이 있다니…….”
도시에서 그렇게 얼마 멀지도 않은 곳이다.
“최근에 이런 곳이 늘었다.”
“……네?”
“갑자기 멀쩡한 산이 화산이 되거나, 혹은 사막에 눈이 내리거나 얼어붙는 일이 일어나지.”
“…….”
“강력한 힘을 가진 몬스터의 변종 또한 출현하였다.”
농담이라고 치부할 수 없다.
어쩌면 이곳의 세계가 끝나면서 일어나는 현상인가?
“내버려 두면 피해가 갈 터.”
“……설마.”
그녀가 굳이 이 시기에 직접 몬스터들을 도륙하고 다닌 이유.
그것을 눈치챘다.
“됐다. 말이 많구나. 시간이 없지 않더냐? 퍼뜩 올라갔다 오려무나.”
짜악!
내 등짝을 후려치며 어서 가라며 닦달한다.
……진짜로 귀찮은 일 내게 떠넘기는 건 아니겠지?
우선은 믿도록 하자.
일단은 나는 바로 그녀가 말한 화산으로 향했다.
“정상에 있다고 했던가?”
중턱부터 미칠 듯한 열기가 느껴지지만 그것은 마법을 이용하여 어떻게든 차단했다.
뭐, 그래도 땀이 나올 정도는 되지만.
“……이런 데 생물이 있다고?”
몬스터의 생태는 일반적인 생물과 크게 다르지 않다.
생물이 살 수 없는 곳은 몬스터도 보통은 살 수 없다.
스켈레톤이나 골렘 같은 예외도 있지만, 그건 생물이라는 카테고리를 벗어난 것들.
그렇다면 여기 있는 것은 그와 비슷한 놈들이라는 뜻이리라.
“그럼 상대할 방법은 마법이나 능력으로 상정해 두어야 할까?”
뭐가 나타나든 대처할 방법을 내심 고민하였다.
그녀의 말로는 지금의 내 한계는 마음가짐 문제라고 하였지.
‘진지하게…….’
자! 뭐든 덤비라고 해!
자신 있게 내가 화산의 정상에 오르자 눈앞에 보이는 것은 온통 시뻘건 풍경.
당장이라도 터져도 이상할 게 없다.
“몬스터는…….”
문제의 몬스터는 어디에 있는 건가?
아무리 보아도 몬스터가 있을 만한 곳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굴이 있는 것도 아니고…….
애초에 마그마밖에 보이지…….
“마그마?”
혹시 싶어서 나는 화산 중앙을 응시했다.
“아니…… 설마…… 진짜 그건 아니겠지?”
아니라고 해 주세요, 제발! 플리즈!
그러나 우려는 늘 현실로 이루어진다.
이 순간 확신했다.
몬스터는 있다.
“……흐미.”
펄펄 끓는 화산의 중앙, 그 시뻘건 용암 속에 움직이는 물체가 있다.
눈이 마주쳤다.
구구구구구구구구.
그 용암이 부글부글 끓으며 거꾸로 치솟더니 드디어 그 안에 숨어 있던 녀석이 모습을 드러냈다.
“과연…… 이런 데서밖에 살지 못할 녀석인가.”
마그마 그 자체.
솟아오른 마그마가 형체를 이루더니 기다란 목을 빼 들고는 그 고개를 움직여 나를 노려본다.
정확한 종은 모르겠고, 나 또한 처음 보는 몬스터.
분명 저게 내가 상대해야 하는 몬스터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