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suck honey with extras RAW novel - Chapter (317)
엑스트라로 꿀 빠는 법-317화(317/344)
제 317화
352화 진상(眞相)은 이곳에 (8)
그 뒤에도 나는 체력을 회복하는 대로 마그마 네시에게 계속해서 도전했다.
그러나 썩 쉽지는 않았다.
“으아아아아악!”
처음부터 녀석이 휘두른 머리에 맞고 나가떨어지는 날도 있는가 하면.
“크에에에에엑!”
다 밀어붙였나 싶었는데 아슬아슬하게 놈이 다시 기사회생하여 역전당한 예도 있다.
절망적인 건 아닌데, 마무리를 짓기엔 아주 약간 무언가가 부족한 상황.
“……진짜 저거 사기 아냐.”
만약 소설에서 나왔다면 저걸 잡는 데 한두 권은 그 전후 과정까지 자잘하게 묘사되었을 게 틀림없다.
분명히 저거 약점 찾으러 어디 던전에라도 들어가는 걸로 분량 때웠겠지!
그걸 단신으로 잡으라니 무모하기 짝이 없지.
“문제는 또 그게 못 잡을 것 같지가 않단 말이야…….”
아슬아슬하게 가능할 것 같단 말이지.
그게 가장 기분이 더러울 때다.
아예 못 잡을 것 같으면 쳐다보지 않는데!
비유하자면 몹을 잡는데 매번 딱 이제 거의 다 왔다! 싶을 때 ‘경기 끝’을 당하는 느낌.
정말 감질나지, 그거!
“어지간히 애먹는 모양이군.”
그리고 그런 내 모습을 멜라스는 여전히 느긋하게 지켜볼 뿐이다.
뭐, 그녀도 할 일이 없는 건 아닌지 이따금 며칠 동안 없어졌다 나타났다 하는 걸 보면 별개로 뭔가 하는 모양이지만.
아마 다른 곳에서 몬스터를 처리하는 게 아닐까 싶었다.
희미하지만 돌아올 쯤에는 피 냄새가 노골적으로 났으니까.
“이제 시간도 없는데…… 정말로 저걸 쓰러트릴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건 네놈이 하기에 따라 달렸느니라.”
말은 그렇게 해도 말이죠.
“일단은 참고삼아 묻겠는데, 노사께서는 저걸 어떻게 잡을 생각이셨습니까?”
“별걸 다 묻는군…….”
“그야 처음부터 저 몬스터의 정체는 알고 계셨던 게 아닙니까?”
“음…….”
부정하진 않는다.
“그럼 어느 정도 계산은 해 두었을 텐데요.”
“별것 없다. 베고 또 베어 완전히 소멸할 때까지 작살을 내놓았겠지.”
“……우와, 무식해라.”
“뭐라고 지껄였느냐.”
“아뇨. 참으로 현명하십니다, 라고요.”
그래 극강의 대미지야말로 최고의 지능 플레이지.
안다, 알아.
“극의 공격력이라…….”
“네놈도 할 수 있을 터.”
“글쎄요…… 어떨는지.”
아직도 왜 그녀와 내가 같은 기술을 구사해도 그렇게 완성도가 다른지 감도 잡지 못했다.
그녀는 계속 나도 같은 것을, 아니 그 이상을 할 수 있다고 말하지만.
믿지 않는 건 아니나 아직 그 이유를 알지 못하는 상황.
“……되든 안 되든, 내일은 온 힘을 다해 부딪혀 봐야겠군요.”
시간이 많은 것도 아니다.
조금 무모해져 봐야겠지.
* * *
나는 화산 아래에서 가만히 위를 올려다보았다.
덤빈 횟수가 꽤 되다 보니 이젠 저놈도 내 냄새를 기억하는지 벌써 지면이 흔들리더니 그 화산 안쪽에서 뭔가 튀어 올라 나를 향해 떨어진다.
불타는 바윗덩어리.
“흥…… 그건 뻔히 알아.”
그동안 괜히 도전했다고 생각지 마라.
나는 익숙하게 몸을 날려 간단하게 쏟아지는 바위들을 피한다.
단번에 정상으로 이동.
마침 내가 전이하는 지점을 노린 듯 그 지점에 마그마가 분출되나.
“그러니까 뻔히 안대도?”
만능의 수정을 발동, 마그마로도 쉽게 녹이지 못할 광물을 생성하여 앞에 펼쳤다.
그리고 그것을 가림막으로 삼아 바로 다시 전이를 발동.
“아이스 스피어!”
놈의 머리 위로 이동해 얼음의 창을 마구잡이로 난사한 다음 놈의 머리들이 고개를 치켜드는 순간 빠진다.
“아직 멀었어!”
계속 다음 수단을 동원하여 공격을 유지한다.
다음에는 중력장을 발휘하여 놈을 강타하고 검기를 넓게 펼쳐 광활한 파괴력을 발휘하여 후려친다.
콰앙!
놈의 전신이 흔들리며 제법 충격을 받았는지 멈칫한다.
“……여기까진 순조로워.”
이전보다 상대하기 가뿐하다고 여기는 것은 아마 익숙하기 때문.
‘하지만 이게 아냐…….’
내가 강해져서 수월하다고 느끼는 것이 아니리라.
그것만은 착각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이대로는 안 된다.
“큭!”
펼치던 공격의 흐름이 끊겼다.
놈이 안달이 났는지 내가 퍼붓는 공격을 억지로 거대한 몸으로 밀어붙이며 강제로 짓누르려 한다.
“성질 머리 하고는…….”
아슬아슬하게 놈의 돌격을 피하면서 공격을 퍼붓지만 역시 이것만이면 부족하다.
그래. 부족하다.
“……해볼까.”
시험 삼아 킬무리스에 기록된 검술을 일부러 다시 한 번 사용해 보았다.
파파파파팍!
비처럼 수십 가닥의 선이 녀석을 향해 퍼부어진다.
통하지 않는다는 건 안다.
아니나 다를까, 퍼부어진 검기는 녀석의 몸통을 완전히 꿰뚫지도 못했다.
“멀었어!”
계속 공격하며 궁리했다.
뭐가 모자란 걸까?
요령? 더 마나를 불어넣어야 하나?
생각하는 사이 녀석의 아가리가 나를 집어삼키기 위해 돌진해 온다.
“어딜!”
바로 중력구를 만들어 사출해 녀석을 떠밀어 버렸다.
이래 보여도 최대 위력으로 날린 거다.
녀석 정도의 거구라도 충분히…….
“음? 최대 위력?”
그 순간 한순간 내 사고가 정지했고, 잠시 움직임에 틈이 보였는지 다음 순간 눈앞으로 녀석의 머리 중 하나가 채찍처럼 내리쳐졌다.
“아차!”
일 났다. 그만 한눈팔았다.
급히 방어하며 마그마로 이루어진 목을 그대로 받아 내었다.
“뜨거워!”
나라도 뜨거운 건 뜨거운 거다.
뭐…… 애초에 저런 괴물을 상대로 맨몸으로 뛰어드는 인간이 보통이 아닐 리 없지만.
“……보통?”
역시 위화감이 있다.
처음에 멜라스가 지적을 할 때부터, 그녀가 시연해 보이던 기술을 볼 때부터 막연하게 들던 위화감.
“……혹시?”
나는 보다 위로 상승했다.
녀석이 쫓으나 녀석은 비행까지는 할 수 없다.
지금 내가 비행에 사용한 방식은 중력 제어 능력과 풍력을 조정하는 마법을 병용한 것.
나는 몸에 희미하게 남은 보랏빛 잔상을 힐끗거리며 문득 중얼거렸다.
“최대 위력…… 이 정도였나?”
다른 건 일단 빼놓는다.
나는 중력 제어의 힘을 가능한 최대로 발휘하며 그 묵직한 역장을 있는 대로 때려 박아 내리쳤다.
콰가가가가가강!
산 전체가 가라앉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의 압력이 울리며 녀석이 비명을 지른다.
그 충격은 화산은 물론이고 그 주변 일대까지 미친다.
희미하지만 흙먼지가 피어오르며 일대의 높이가 낮아진다.
역시 터무니없는 위력이다.
지금이라면 나는 아마 원래 원작에 묘사된 정도의 위력을 거의 끌어낼 수 있겠지.
“……그 소설에 묘사된 위력이라.”
애초에 중력 제어의 진짜 위력은 어느 정도지?
구체적으로 나온 적은 없다.
그저 당시에 추측 정도라는 서술만 있을 뿐.
추측으로는 도시 하나를 일격에 가라앉힐 힘이라고 했지.
실제로도 내 힘은 그 정도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최근에는 상대가 그만큼 더 강하니 빛을 발하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런데 말이지.
“정말로 그게 최대가 맞긴 해?”
예전이라면 의문을 품을 리가 없다.
하지만 이곳에 와서 몇 가지를 알게 되었다.
내가 읽었던 소설은 그저 하나의 가이드.
본래 있어야 할 예정을 그들이 생각하는 가장 바람직한 방향으로 한 것이라고.
“……애초에 그게 한계를 멋대로 자아낸 거 아냐?”
내가 읽었던 소설의 한계.
예를 들어 중력 제어는 방금 전 말했던 것처럼 도시 하나를 가라앉힐 힘이라고 했지?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무엇보다 기준이 이상하다.
능력이라는 건 사용자의 역량이 받침이 되어야 한다. 그게 똑같은 한계가 있는 게 모순이 아닌가?
강한 자가 쓰면 강하고. 더 강 한자가 쓰면 더욱 강해야 한다.
다시 한번 나는 같은 힘을 발휘해 보았다.
“흡!”
또 한 번 보랏빛 역장이 쏟아지며 놈과 함께 일대를 짓누른다.
“……틀렸어.”
아직 똑같다.
마나를 가능한 최대로 불어넣고 이를 악물고 쥐어짜 냈다.
나름 전력이라고 생각했는데?
하지만 한 가지 확신은 얻었다.
“……위력이 안 올라.”
조금 전보다 분명히 더 쥐어짰다고 생각했는데도 결과가 동일하다.
역시 한계가 있다.
“만약 무의식적으로 그 한계가 걸려 있다면.”
그것의 제한을 벗어나는 것도 가능할 터.
어쩌면 멜라스가 지적하고 싶은 건 그것일지도 모르지.
요령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경험이 없는 것도 틀리진 않고.
하지만 근본적으로 어긋났다면…….
“인식…….”
나는 짧게 중얼거리면서 지상으로 착지했다.
위에서 퍼붓는 게 안정적이지만 지금은 보다 강하게 의식해야 한다.
비행까지 의식할 여유가 없다.
다시 한 번 더 중력 제어를 사용한다.
“최대로…… 마나를 불어넣…… 아냐. 근본적으로 인식을 뜯어고쳐야 해.”
보다 강력하게, 더욱 무겁게…… 그 끝을 정하지 않는다.
애초에 능력에 한계가 있는 것 자체가 모순이다.
강한 자가 사용하면 더 강해야 하지.
무엇보다 멜라스는 말했다.
나는 이미 그녀보다 강하다고.
그러니 당연히 그 결과도 달라야 한다.
“후우…….”
숨을 들이쉬고 억지로 힘을 쥐어짜 내는 게 아닌 계속해서 자연스레 내 마나를 불어넣는 감각을 만들어 간다.
방금 전처럼 그 벽에 부딪혔지만 무시했다.
그리고…….
‘한계는 없다.’
거짓말처럼 방금 전 느껴졌던 한도가 사라졌다.
막힌 벽이 없어진 것처럼 마나가 계속 능력을 발동하기 위한 연료로 끊임없이 정제되어 간다.
“……과연. 그건가.”
끝이 없다.
얼마나 불어넣어야 할지 모르겠다.
나 자신의 미숙함이 느껴진다.
애초에 나는 힘이란 게 얼마나 대단한 건지, 조금도 체감하지 못했다는 것을 실감한다.
“유감이지만 더는 만끽할 시간은 없겠군.”
그 잠깐 사이에 몬스터가 다가온다.
마그마가 뚝뚝 떨어지는 몸을 밀어붙이듯 그대로 나를 짓눌러 버릴 기세로 돌진해 온다.
“어림도 없어.”
위압될 필요도 없다.
바로 나는 발동 직전의 능력을 해방했다.
“가라.”
그리고…….
내 앞을 가로막는 모든 것이 사라진다.
* * *
“흠…… 고 녀석, 이제야 자신이 할 수 있는 한도를 이해할 모양이군.”
검제 멜라스는 에일런이 싸우고 있는 화산 쪽을 보며 중얼거렸다.
고놈이 정말로 자신의 문제점을 깨달을 수 있었을까는 솔직히 반반이다.
“대체 어디서 보고 들은 건지는 모르겠다만, 너는 자신의 한도를 잘못 이해하고 있다.”
같은 기술이라도 에일런은 그것을 이 정도면 최대 위력이겠지, 하고 멋대로 재단하고 있다.
무엇을 근거로 삼았는지 모르겠지만, 에일런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힘에 한계점을 두고 있다.
마치 누군가가 멋대로 설정한 한계.
그렇기에 실제로 가지고 있는 능력과 그것을 활용하는 한계가 어긋난다.
그러니 고전하는 것이다.
“……하기야 고것도 하나의 깨달음이겠지.”
보통은 햇병아리가 갓 풋내를 벗을 때 알게 되는 것을 고놈은 아직도 몰랐다.
다소 고생시킬 필요는 있었지.
“이제야 이해한 모양이구나, 둔한 녀석.”
정식 제자는 아니더라도 약간이라도 조언을 내린 소년이다.
그가 하나의 결과를 이루었다면 그것에 나름의 보람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그녀는 눈앞의 광경을 보며 흐뭇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가 보고 있는 광경은…….
한 귀퉁이가 베어 문 과실처럼 깎여 나간 화산.
그리고 그 뒤편에는 마치 거인이 치고 나간 것처럼 거대하게 패인 파괴의 흔적.
“그게 네놈의 진짜 한계란다, 이 둔한 놈 같으니.”
* * *
“뭐야? 이게, 뭐야…… 와~ 무서워라.”
내가 저지른 짓이지만 지나쳤다.
한계 이상의 중력 제어의 위력은 지나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나를 과하게 불어넣은 건 사실이긴 한데.’
두 번 같은 짓을 하라고 하면 할 생각도 없다.
‘그래도. 덕분에 확신은 얻었어.’
그녀가 지적했던 내가 능력을 제대로 끌어 쓰지 못하는 원인.
‘내가 알고 있는 선입견…….’
다만 생각에 푹 잠겨 있을 수는 없다.
아직 몬스터는 끝장나지 않았다.
신체의 절반 이상이 날아갔음에도 녀석은 아직도 흉안을 번뜩이며 오히려 자신을 이렇게 몰아넣은 나를 향한 적의를 숨기지 않고 드러낸다.
“오오. 거참, 무섭네.”
마음에도 없는 추임새를 넣으며 나는 이번에는 킬무리스를 재차 치켜들었다.
요령을 알았으니 이젠 애먹을 필요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