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suck honey with extras RAW novel - Chapter (325)
엑스트라로 꿀 빠는 법-325화(325/344)
제 325화
361화 최후의 난 (3)
“……안 그래도 더운 건 질렸는데 또 용암이냐.”
“엉? 뭔 소리냐?”
“아뇨, 그냥 해 본 소리입니다. ……그나저나 이건 좀 귀찮네요.”
나는 혀를 차며 앞으로 나섰다.
“뭘 하려는 거지?”
“별건 아니고…… 약간 시험해 보고 싶은 게 있거든요.”
나는 바로 중력 제어를 발동, 그리고 바다 저편을 향해 중력구의 구체를 쏘아 날렸다.
날아간 보랏빛 역장의 구체는 그대로 바다 한가운데 머물며 멈추고.
확산하듯 터졌다.
“흡!”
내가 손바닥을 펼치는 시늉을 하자 거기에 맞춰 힘의 균형이 이루어지며 바다가 갈라진다.
“바다를 갈랐어?”
“……이젠 인간 때려치웠구나.”
시끄럽네. 특히 루셀!
크루세는 이미 이쯤은 하리라 짐작했는지 태연하게 내가 하려는 목적을 확인 차 묻는다.
“그래서 갈라서 뭘 하려는 거죠?”
“길을 만들어 볼까 싶었거든요.”
어차피 이래서는 배를 띄울 수 없다.
그럼 용암 바다를 갈라서 육로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하는 발상에 이르렀다.
길이 없으면? 길을 만들면 되잖아?
“유지할 수는 있겠어요?”
“대충 딱 맞는다는 계산은 드네요.”
“……허.”
그게 얼마나 터무니없는 일인지 크루세가 듣고 이번에는 경직된 표정을 지었다.
“걱정하지 않아도 걸어갈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만…….”
내가 혀를 차자 가른 바다가 무너지며 다시 원래대로 돌아온다.
“힘을 푼 건가요?”
“아뇨…… 저쪽에서 강제로 개입한 거 같습니다.”
나는 힘을 풀지 않았다.
다만 누군가가 억지로 떠밀어서 내 힘을 튕겨 낸 느낌이 들었다.
‘무슨 생각이야?’
저편에서 무언가가 벌어지는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이래서는 갈 수도 없게 된다.
“그전에요, 에일런? 이 현상에 대해 아는 게 있나요?”
“……약간은요.”
정보를 숨길 필요는 없다고 싶어서 나는 바로 지금의 용암 바다의 정체를 말했다.
다행히 이건 쉽게 가르쳐 줄 수 있다.
“저 백색 지옥의 지배자인…… 그 마녀의 능력 중 하나입니다. ……아마도.”
“능력? 에일런 네가 쓰는 그거랑 같은 거?”
“같다면야 같긴 한데…….”
나는 손에 남아 있는 보랏빛 역장을 털어 내는 시늉을 하며 쓴웃음을 지었다.
확실히 나도 몇 종류나 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나도 이런 괴물 같은 짓은 못 하거든.”
루셀에게는 확실하게 가르쳐 주었다.
“적어도 그 마녀가 나보다 능력의 활용 면에서는 더 괴물이야.”
아마 지금의 나보다 한 수 위겠지.
능력의 가짓수나 출력, 어느 한쪽에서도 모난 면은 없을 것이다.
“소문에는 북쪽은…… 온갖 능력으로 무장한 괴물이 지배한다고는 들었긴 했는데.”
“알닉스 씨의 말씀대로 그곳의 지배자는 다양한 능력을 가지고 있죠.”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으면 이런 짓을 벌이는 거지?”
“글쎄요…….”
그것만은 차마 뭐라 말할 수 없다.
일단은 이것도 미리 경고해 두자.
“그녀는 수백 가지의 능력…… 아니, 그 이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걸어 다니는 능력의 창고, 혈계 능력의 살아 있는 화석.
분명 그렇게 서술이 되어 있었던가?
“기본적으로 능력이라는 건 출처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던전이나 과거의 유물…… 2만 년 전에 만들어진 기연을 통해 얻는 것.
그건 익히 알려져 있는 일이라 새삼 더 설명할 필요도 없으리라.
“그리고 두 번째는 그 마녀에게서 받는 겁니다.”
과거에도 언급한 바가 있지만 눈의 마녀 페리시아는 능력자를 양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본래 그녀를 능력의 창고로 쓰고, 그것을 타인에게 부여하는 용도로 쓰기 위해 그렇게 짜여진 것이라는 모양이던데.
“……그런 괴물이 있다고?”
“하지만 알려지진 않은 모양인데요.”
“페리시아는 결코 북쪽의 얼음의 땅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나는 그것만은 확실히 말할 수 있다.
“그리고 절대 불필요한 공격을 하진 않죠.”
“……이건 그 공격의 범위에 드는 게 아닐까.”
바다를 통째로 용암으로 바꾸는 행위.
자연마저도 가지고 노는 행위는 어떤 의미로는 쓰기에 따라서 나라를 멸망시킬지도 모르는 짓이다.
“무엇보다 이렇게 바꿔 버리면 이 일대의 생태계는…….”
“사실 그거 말입니다만 조금 재밌는 게 있더군요.”
나도 조금 전 눈치챈 사소한 사실 하나.
내가 손짓하자 그대로 용암의 바다에서 무언가가 끌리듯 강제로 튀어나온다.
“저건…….”
“물고기?”
흔한 바닷물고기 한 마리.
“잠깐! 용암에서 그게 어떻게 사는데!”
알닉스가 경악하는 것도 당연하다.
즉, 저 용암의 바다는 존재하되 실제로는 생태계를 해치지 않는다.
어디까지나 저 용암의 열기가 적용되는 건 바다 밖의 존재에 한해서.
터무니없다.
피아 구분도 가능하다는 건가.
“……그걸 가능하게 만드는 게, 정말 괴물 중의 괴물이라는 겁니다.”
솔직히 이것만은 무슨 원리인지…… 상대의 정체를 아는 나도 짐작이 안 가…….
대체 능력을 얼마나 조합하고 얼마나 활용해야 이렇게 되는 건가…….
‘……솔직히 가기 싫어.’
어찌 되었든 바람직한 일이라고는 말할 수 없겠지.
“……저기에서 뭔가 일어나는 건가.”
그것만은 명백했다.
* * *
크루세 엘파먼트 일행이 항구에 도착하기 약 열흘 전…….
새하얀 눈의 마경 백색 지옥.
콰앙!
끝없이 눈이 내리며 그것이 쌓이기만 하는 그 고요한 땅에 파괴음이 울렸다.
단 한 명의 인간이 내리친 검.
그 검에 실린 날카로운 기운이 새하얀 눈의 땅을 가르고 눈보라를 휘날리게 한다.
그리고 그 검을 휘두른 장본인은 셀베스터.
“……칫.”
그는 초조한 듯 이를 악물며 급히 몸을 옆으로 날렸다.
콰앙!
뛰어들자마자 그곳에 무언가가 떨어졌다.
“지금 하늘에서 돌이 떨어진 거야?!”
경악하며 돌아볼 새도 없다.
갑자기 발목까지 쌓인 눈이 증발했다.
땅이 붉게 달아오른다.
“큭!”
급히 질주하자 그곳에서 솟은 것은 대량의 마그마.
마그마의 파도에서 벗어나자 이번에는 하늘 너머에서 번개가 흡사 비처럼 쏟아졌다.
“젠장!”
셀베스터가 급히 뇌전의 검기를 끌어내려 흩뿌리자 그 번개에 이끌리듯 대량의 푸른 섬광이 몰아치며 일대를 산산조각을 내었다.
그러나 견제조차도 되지 못한다.
“마치…… 천재지변 그 자체군.”
“더욱 끔찍한 건 저게 한 사람의 힘이라는 거지. 푸흐흐흐흡!”
기분 나쁜 웃음소리.
그가 눈짓만 보내자 그곳에는 만신창이인 괴인이 서 있다.
에필레오트.
셀베스터와 다르게 중상이라고 해도 될 정도의 상처를 입었는데도 놈은 무엇이 우스운 것인지 낄낄거렸다.
“정말로 괴물이군 그래…… 듣긴 했지만 이 정도였나, 페리시아!”
그리고 그 둘의 시선이 향하는 곳에 서 있는…… 단 한 명의 새하얀 소녀.
“정말로 이상한 녀석들이네? 멋대로 내 땅에 들어오고, 멋대로 싸움을 걸다니? 혹시 예의를 모르는 야만인일까? 후후. 그렇다면 산채로 그 혀부터 도려내 줄 수도 있는데 어때?”
무엇이 즐거운지 발랄한 미소를 띠며 지금도 일대를 뒤흔드는 힘의 한가운데에 있는 새하얀 소녀.
눈의 마녀 페리시아.
이 마경의 지배자이자, 그리고 셀베스터와 에필레오트가 제거하고자 노렸던 목표.
“……저것이 이 마경의 지배자의 힘인가?”
“으음~ 이게 전부라고 판단하면 조금 곤란한데?”
전율하는 셀베스터의 앞에서 페리시아는 난처하다는 듯 자신의 뺨에 손바닥을 대었다.
“아직 보여 줄 수 있는 건 얼마든지 있는 걸?”
그녀가 손가락을 까딱이자, 갑자기 발밑에 보랏빛의 기운이 일렁이더니 땅이 마구잡이로 융기한다.
융기한 바위는 갑자기 재질이 철로 바뀌더니 수많은 철가루가 되어 그대로 폭풍처럼 휘날리며 닿는 것들을 갈아 버린다.
심지어 보통 철가루가 아니다. 닿는 모든 게 부식되고 있다.
“여러 가지 능력을 복합적으로 쓰고 있군.”
“……저게 전부 한 사람의 능력인가.”
이 모든 현상을 일으킨 것은 페리시아가 가진 능력.
“과연…… 저게 혈계 능력의 살아 있는 창고군. 푸흐흐흡.”
에필레오트는 피를 토하며 중얼거렸다.
혈계 능력의 창고.
“흥, 재미없는 소릴 하네.”
하지만 그 비유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건가?
밝게 웃던 눈의 지배자는 약간 심통이 난 듯한 표정을 짓더니 손가락을 까딱였다.
그 순간 에필레오트의 주변 공간이 한 차례 일그러지더니 그는 피를 토하면서 나뒹굴었다.
“크헉!”
간신히 숨만 붙어 있다.
“생각보다 단단하구나. 온몸을 조각내 줄 셈이었는데.”
그러나 봐주었기 때문은 아니리라.
“……칫.”
셀베스터가 혀를 차며 눈의 마녀를 향해 검기를 퍼부었다.
산마저도 쪼갤 듯한 날카로운 참격이 쏟아지나.
“시시해.”
페리시아는 가볍게 하품을 했다.
처음에는 치솟은 바위에 막히고, 곧이어 허공에 떠오른 보석에 막힌다. 심지어는 거품 같은 것이 허공에서 쏟아지더니 그대로 검기를 녹여 버린다.
오러를 녹여 흩어지게 하는 힘이라니.
“후훗. 얕아.”
“그렇다면 직접 부딪혀 주지.”
셀베스터가 신호를 보내자 허공에 번개를 두른 뇌조가 소환되어 직접 돌진한다.
그와 계약한 번개의 영물.
써먹기에 따라서는 직접 불러내 공격하게 할 수 있다.
“별난 새네? 흐음? 영물은 오랜만에야.”
그러나 페리시아는 그 뇌조가 토해내는 번개에도 위축되지 않고 여유롭게 맞선다.
‘어차피 기대도 안 했어.’
시선을 끈 틈을 노려 셀베스터가 뛰어들었다.
과감히 거리를 좁히고 오러의 밀도와 절삭력을 높여 뻗는다.
“흥.”
그러나 그녀가 가볍게 손등으로 쳐 그것을 튕겨 낸다.
“약해.”
계속 휘몰아치는 검을 한 손만으로 막아 내며 다른 한 손을 허공에 대고 후려치는 시늉을 했다.
콰앙!
굉음과 함께 셀베스터가 소환한 뇌조가 나가떨어진다.
“너무나 약해. 고작 그 정도라면…….”
페리시아는 셀베스터의 검기를 무시하려다가 순간 무엇이 마음에 걸리는지 눈가를 찌푸렸다.
“어머? 방금 그 검기는 검제 멜라스의 것일까? 눈에 있네?”
“……스승을 알아?”
셀베스터가 적잖게 놀랐다.
그러나 정작 그녀는 그 이상 이야기를 해 줄 마음은 없어 보였다.
대신 셀베스터를 처음으로 노골적으로 노려보더니.
무언가 실망했단 눈초리를 보냈다.
“하지만 적어도 그녀 같은 인물은 아닌 모양이네.”
“……그게 무슨.”
의미 불명의 말.
셀베스터가 발끈하듯 공격을 퍼붓지만, 역시나 페리시아에겐 통하지 않았다.
“음, 역시 아니야. 그보다…… 그렇다면 너는 왜 나를 집요하게 공격하는 걸까?”
페리시아는 그것이 이제 와서 궁금하다는 듯 묻는다.
그 점에 셀베스터도 할 말은 없다.
사실 먼저 공격한 것은 셀베스터와 에필레오트였다.
이 땅에 침입하면 가장 먼저 그녀가 눈치채고 나올 것이다.
그런 정보에 따라 일부러 이 땅에 침입했고 사방에 검기를 퍼부었다.
노골적인 도발.
당연히 이 눈의 마녀가 응하지 않을 리가 없다.
“처음에는 겁도 없이 주제를 모르고 찾아오는 손님이 아닐까, 싶었어.”
사실 이곳에 침입자가 전혀 없지는 않다.
3년에 한 번 꼴로 겁도 없는 무리들이 기어들어 오곤 했다.
최근에도 웬 드래곤 한 마리가 떨어졌고.
하지만 그들은 누군가에게 고용된 탐험가나 용병, 혹은 사고로 흘러 들어온 이들.
그러나 셀베스터는 노골적으로 그녀의 목을 노리고 공격해 왔다.
“이상하네? 지금까지 다짜고짜 나를 보고 공격한 녀석들은 얼마 없었는데 말이야.”
“네가 악인이라 들었어.”
“어머?”
그 대답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는 듯 페리시아가 눈을 껌벅거렸다.
“새하얀 마경의 지배자. ……지금까지 수많은 학살을 일으켰고. 이곳을 지배하며 많은 이들을 억류하고 처단했다고 들었어.”
“헤에? 그게 이유야?”
“악당을 처단한다. 그거면 충분하다고 생각되는데?”
셀베스터는 진심으로 그렇게 여기는 듯 대답했다.
그 대답을 듣자 한순간 페리시아의 눈매에 묘한 실망감이 머물렀다.
“거기에…… 저 녀석도 충분히 이상한 녀석이네?”
눈의 마녀는 빈사 상태인 에필레오트에게로 다시 시선을 옮겼다.
“제법 흥미로운 몸을 하고 있구나? 의외야 너 같은 게 아직도 남아 있을 줄이야.”
한순간 그녀의 눈매가 묘한 빛을 띠었다.
아마 무언가 능력을 쓴 것이겠지.
“큭…… 꿰뚫어 보진 말라고. 기분 나쁘니까.”
“아, 그러니? 그거 미안하게 됐네?”
그러나 더는 흥미는 없다는 듯 페리시아는 차갑게 대꾸했다.
“조금은 의외였지만 그것뿐이야. ……무엇보다 너흰 너무나 약하고. 시시해.”
“약하다고?”
“응, 너무나 약해. 조금은 흥미로워서 직접 상대해 줬지만 그럴 필요도 없을 것 같네.”
“……그렇다면.”
오기가 있다.
셀베스터는 온 힘을 다해 자신의 기운을 끌어모았다.
아낀다는 생각은 집어치운다.
“보여 주지.”
지금 일격이 먹히지 않는다면 쓰러질 각오로…… 목숨을 내놓을 생각으로 자신의 절기를 펼친다.
파지지지지짓!
검을 휘감은 뇌전이 이내 새하얗게 빛날 정도로 강렬해진다.
번개로 검을 예리하게 연마하듯 모든 힘을 이끌어 낸 셀베스터가 자신의 검기를 펼쳤다.
온 힘과 기술을 섞은 일격.
“……유감이야. 전혀 이해를 못했구나.”
그러나 정작 페리시아는 안타깝다는 듯 고개를 젓는다.